스팀 리모트 플레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스팀 게임 구현의 꿈을 이룬 밸브. 이번에는 마치 닌텐도 스위치처럼 휴대용과 거치 콘솔을 오가는 게임기기 스팀 덱(Steam Deck)으로 손안에서 즐기는 스팀 세계를 만든다.


밸브는 16일 앞서 루머로 그 개발과정이 전해졌던 스팀 전용 휴대용-거치 기기 스팀 덱을 최초로 공개했다. 스팀 덱은 개발사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밸브의 게임 플랫폼 스팀이 담긴 게임기기다.

밸브는 스팀에 꼭 맞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강조했다. 실제로 스팀 덱은 그간 여타 휴대용 게임기에서 보기 어려운 요소들을 다수 탑재했다.

우선 조작부에는 최근의 휴대용 게임기가 그러하듯 십자키와 4개의 일반 버튼, 이동과 시점을 조작하는 아날로그 스틱이 2개 존재하고 좌우 각각 2개의 기본 범퍼&트리거버튼이 탑재됐다. 여기에 트랙 패드로 PC 게임 조작의 편의성을 높였다. 트랙패드는 듀얼쇼크4나 듀얼센스에 탑재된 터치 패드처럼 손가락으로 쓸어서 조작할 수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발더스 게이트3'에서 필요한 마우스 조작을 이 트랙패드를 통해 해결했다. 스팀 게임의 경우 컨트롤러에 최적화되지 않은 게임이 여럿 존재하는 만큼 마우스 조작이 필요한 게임이나 FPS 게임처럼 정밀한 조작을 요구할 때 아날로그 스틱 대신 이 트랙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그립부에는 2개의 그립 버튼이 존재해 '스팀 덱'을 쥔 중지, 약지, 혹은 새끼손가락으로 추가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게임 입력을 가능하게 한다. 이 외에도 7인치의 커다란 정전식 터치 스크린에 자이로 기능으로 스팀 덱 자체를 움직이는 조작도 함께 지원한다.


다만 아무리 조작이 편리해도 안에 있는 운영체제가 부실하다면 무용지물일 터. 밸브는 스팀 덱에 최적화된 스팀 OS를 탑재해 실제 컴퓨터나 스팀 전용 기기와 동일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는 게임기를 켠 후 스팀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기존과 동일한 스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를 통해 보유한 게임을 확인, 스팀 덱에 설치해 즐기고 왼쪽 트랙패드 아래 있는 STEAM 버튼을 눌러 라이브러리, 상점, 채팅 등 다양한 요소를 게임 중에도 확인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 가능한 게임 콘셉트답게 클라우드 저장 기능으로 게임을 저장하면 PC 등 다른 기기에서 스팀 덱에서 플레이하던 저장 파일을 불러와 이어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스팀 덱에 직접 설치하지 않고 PC에 설치된 게임을 원격으로 플레이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리모트 플레이도 함께 지원한다.



더불어 다양한 스팀 게임을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APU가 탑재되었다. 밸브는 AMD와 협력해 Zen2+ RDNA 2 제품으로 최신 AAA 게임 플레이를 효율적인 저전력 구조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양에 따르면 CPU는 Zen2 4코어 8스레드의 2.4~3.5GHz, GPU는 1.0~1.6GHz의 8 RDNA 2 CU가 있으며 최대 1.6 Tflops의 성능을 낸다. 램은 16GB LPDDR5가 사용된다.

밸브는 저전력 구성을 통해 기본적으로 수 시간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며 스트리밍이나 사양이 낮은 2D 게임 플레이의 경우 7~8시간까지 한 번에 플레이할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을 함께 자랑했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처럼 스팀 덱을 꽂을 수 있는 독이 존재한다. 이 독에 스팀 덱을 연결하고 외부 디스플레이와 이으면 스팀 덱만으로 큰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닌텐도 스위치와 달리 HDMI 2.0 포트와 DP 1.4 포트가 함께 존재하며 유선 연결이 가능한 이더넷 포트도 있다. 여기에 독을 통해 마우스와 키보드 등을 연결하고 즐기는 플레이를 염두에 두어 USB 3.1 포트1개와 USB 2.0 포트 2개 등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지원한다.

스팀 덱은 용량에 따라 64GB 모델이 399달러, 256GB 모델이 529달러, 512GB 모델이 649달러로 예약 판매 중이며 이를 한화로 계산하면 각 모델의 가격은 약 45만원, 60만원, 74만 원 정도다. 이용자는 마이크로 SD 카드를 통해 저장 용량을 추가로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64GB는 eMMC, 256GB와 512GB 모델은 NVme SSD를 저장장치로 사용하고 512GB 모델의 저장장치가 더 빠르다. CPU나 GPU 등 다른 스펙의 차이는 없지만, 고성능의 SSD를 이용하고 싶다면 상위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한편, 밸브는 스팀 덱의 스팀OS 3.0으로 개발자가 별도의 포팅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게임이 실행된다고 전했다. 물론 스팀 덱에 맞는 게임 플레이 향상을 위해 개발자 키트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론상으로는 개발자의 지원이 종료된 스팀 게임도 스팀 덱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셈이다.

스팀 덱은 미국, 캐나다, EU 지역 및 영국에 오는 12월 출시되며 현재 해당 국가 스팀 계정을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국내 출시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밸브는 2022년 더 많은 국가에 스팀 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