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21(Game Developers Conference 2021)이 한국 시간으로 20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다. GDC 2021은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라스트 오브 어스 2, 고스트 오브 쓰시마, 하데스, 원신,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 등 작년 한해 주목받았던 다양한 게임과 개발사들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다.

컨퍼런스 이틀 차,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과 배포 과정에서 직면하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글로벌 게임 결제 솔루션 기업인 엑솔라(Xsolla)의 게임 커머스 책임자 Anton Zelenin이 강연자로 나서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 몇 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지난 몇 년간, 개발자들은 여러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BM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경우 예약 구매라는 방식을 활용했고, 어떤 개발자들은 출시 준비가 되지 않은 타이틀을 판매한 뒤 얼리 엑세스 기간 동안 게임을 다듬기도 했다.

대형 스튜디오들은 배틀 패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크로스 플랫폼을 통해 유저들의 사회적 경험과 자신들의 수익적인 부분을을 극대화하려 했다. 이에 비해 작은 스튜디오들은 개발 자원을 얻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돌아섰고,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자체 서비스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자체 서비스'는 매우 흥미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게임 개발자들이 자체 서비스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체 서비스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노출'이다.

이는 PC, 콘솔, 모바일 게임 모두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과 손쉬운 접근성 때문에 게임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로, 매주 수백 개의 새로운 게임이 출시된다. 당장 2020년 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거의 50만 개의 모바일 게임 앱이 있었다. 이러한 시장의 포화는 많은 게임들이 유저에게 노출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면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툴이나 방법은 매우 적은 편이기에 현재 게임 시장에서는 단순히 좋은 게임을 만든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누군가 자연스럽게 특정 게임이 출시된 것을 알아차리고, 플레이하고, 주위에 입소문까지 낼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자가 마주하게 되는 난관은 또 있다. 바로 수익률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마케터들이 매우 낮은 ROI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플랫폼의 정책이 계속 변경되면서 퍼포먼스 마케팅이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IDFA 롤아웃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이에 마케팅 예산은 현재보다 더 증가할 수 있으며 BM 중 상당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AppsFlyer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가 앱 설치를 위한 광고에 사용하는 비용은 2019년 220억 원이었으며, 2022년에는 48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은 이미 30%에 달하는 수수료로 개발자가 얻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세금과 환불 등을 합산하면 실제로 개발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60% 미만이 될 수 있다.


엠브레이서 그룹(Embracer)의 라스 윈지포스(Lars Wingefors) CEO는 최근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플랫폼에 지급되는 수수료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게임 개발에 지출된 실제 비용의 2배 이상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티스트, 엔지니어, 제작자 등 산업 전문직 종사자들의 임금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경쟁적인 환경에서 게임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커지고 있다.


개발자로서 직면하게 되는 또 다른 큰 과제는 바로 유저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플랫폼에 달려 있다. 검색 결과 페이지에 제목이 어떻게 표시되는지부터 다운로드 페이지, 결제 과정에 이르기까지 개발자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렇기에 모든 유저들의 니즈에 맞게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유저들이 선호하는 결제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용정보기관인 익스피리언(Experian)에 따르면, 5명 중 3명은 모바일 지갑을 통해 디지털 결제를 하고 있다. 특히 2020년을 보면 이 숫자는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제 외 현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현지화 과정에는 언어 번역뿐 아니라 가격 책정이나 유통 등도 포함된다. 각 나라별로 익숙한 결제 흐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더 나은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거나 더 많은 유저에게 다가가려면, 플랫폼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며 온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모바일에서 웹으로 가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한 위험을 분산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모바일 게임을 웹으로 전체 이식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가장 좋다. 이렇게 하면 유저는 원하는 기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모바일 게임을 이식할 때 알아야 할 몇 가지 기술적인 고려 사항이 있다. 첫째, 스마트폰이 게임용 PC를 제외한 일반적인 PC보다 성능이 높다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을 할 때에는 메모리 사용량에 제한이 거의 없지만, PC의 웹 브라우저 내에서 게임이 실행될 경우 반드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성능 문제를 방지하려면 게임의 웹 버전을 더 작은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 게임의 텍스처나 해상도와 같은 것을 고려해 최적의 크기를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휴대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상황에 따라 가로와 세로로 모두 게임을 할 수 있다. 이는 게임을 이식할 때 촉각적인 변화 역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능한 많은 유저들을 만족시키려면 브라우저에서 어떤 식으로 작동시킬지, 게임 메커니즘을 변경해야 하는지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부분들이 있음에도, 모바일 게임을 하나의 앱 이상으로 확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체 퍼블리싱 역시 큰 도움이 된다. 모바일 게임을 웹에 자체 퍼블리싱한다고 해서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되거나 주요 수익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멀티 플랫폼은 모바일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고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오래된 타이틀을 유저들이 다시금 플레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모바일 게임을 웹으로 확장하면 장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진다. 제휴 네트워크 및 인플루언서에 연결하고,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대로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하고, 이메일이나 업데이트 세션 등을 통해 유저와 직접 소통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올인원 앱인 '슈퍼 앱'을 통해 비지니스를 확장할 수 있다. 위챗을 비롯해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슈퍼 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그 중 일부는 게임 역시 서비스 중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