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PS2 기종으로 첫 시리즈가 발매되었던 슈퍼 몽키 볼 시리즈는 현재까지 꾸준한 팬덤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세가의 장기 IP 중 하나입니다. 시리즈의 초기에 발매된 슈퍼 몽키 볼, 슈퍼 몽키 볼 2, 슈퍼 몽키 볼 디럭스 총 세 시리즈를 현세대 콘솔의 성능에 걸맞게 그래픽을 리메이크하고 풍부한 콘텐츠로 무장해 슈퍼 몽키 볼이 세상에 나온 지 20주년에 발매하는 기념비적인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슈퍼 몽키 볼은 전체적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분위기가 강한 게임입니다. 밝은 색감에 2등신의 귀여운 외형을 가진 캐릭터들, 대사 하나 없이 마치 하나의 어린이 연극을 보는 듯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남녀노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보통의 게임들은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함으로써 게임을 진행하지만 슈퍼 몽키 볼은 맵을 조작해 캐릭터가 타고 있는 공을 굴려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방식의 조작법으로 인해 신기하면서도 적응하기 전까지는 어려운 감이 없잖아 있 하지만 곧 적응하는 순간 슈퍼 몽키 볼만의 재미를 찬찬히 맛볼 수 있었고 어떻게 20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이번에도 쉼 없이 굴러가 봅시다!



귀여운 첫 인상, 숨겨진 매콤함.

게임의 조작법은 단순함을 넘어 너무 간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조작해야 하는 버튼이 많지 않아 입문 장벽은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를 움직이는 R 스틱과 맵을 기울이는 L 스틱을 제외하면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버튼은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간단한 조작법과 더불어 한 스테이지의 플레이 시간도 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퍼펙트! 슈퍼 몽키 볼에서는 두 가지의 조작법이 있는데 맵을 기울여 공의 움직임을 조정한다는 독특한 컨셉에 걸맞게 패드의 자이로를 이용해 스테이지를 기울여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틱으로 조작하는 것이 직관적이고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욱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독특한 게임의 컨셉과 자이로의 조작법은 굉장히 어울리기 때문에 한 번쯤은 자이로 기능을 이용해 플레이해 보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게임이 단순하다 보니 무릇 쉽게 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장애물과 자칫 방심하면 낙사하기 쉬운 코스의 구성으로 인해 스테이지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통과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에 잠기다 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귀찮거나 싫다고 한다면 그저 천천히 진행하면서 안전하게 골인만 하며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스테이지가 많다.

▲ 클리어를 방해하는 장애물들은 정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게임을 어떻게 즐길 건진 여러분의 몫.

사골을 푹 끓이듯 게임의 모든 것을 즐기고 완벽히 클리어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다 회차 요소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스테이지에 널려있는 바나나를 전부 획득하기나 제한 시간 내에 클리어하기 등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미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중하게 플레이하며 스테이지에 있는 바나나를 전부 모으고, 두 번째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골인해 클리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루트를 발견하는 식으로 한 스테이지를 여러 번 재시작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바나나 전부 모으기나 제한 시간 내 클리어하기와 같은 미션은 굉장히 높은 난이도로 처음 접하거나 아직 미숙한 유저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만큼 강하고 여러 번 도전하게 되는 강력한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 바나나 먹기가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 사실 이때쯤이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게임의 난이도가 평균적으로 높기 때문에 시리즈의 팬이나 어려운 난이도를 즐기는 유저에게만 어울리는 게임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쯤에 게임에서 친절한 시스템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보조 기능을 사용하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 소소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보다 세밀한 조작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거나, 제한 시간을 넉넉히 두 배로 늘려 여유롭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든지, 스테이지 클리어에 최적화된 루트를 표시해주는 등 말이죠.

너무 친절할 정도로 도와주는 것보다는 유저가 게임에 적응할 수 있으면서 직접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적당히 도와주는 균형 잡힌 보조 기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저히 클리어를 못 할 것 같은 스테이지는 포인트를 소모해 건너뛸 수 있어 라이트 유저들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모로 준비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루트를 화살표로 표시해준다. 좌측 하단을 보면 R1 버튼으로 슬로우 모션도 사용할 수 있다.

▲ 응애 나 슈퍼 겁쟁이. 스킵 해줘.



담백하게 알찬 20주년 작품

퍼펙트! 슈퍼 몽키 볼 1&2 리메이크는 세 시리즈를 포함한 만큼 본 게임의 분량이 상당히 많고 콘텐츠도 굉장히 다양해 종합 선물 세트를 받은 듯 든든하니 좋았습니다. 스테이지나 미션을 클리어하면서 얻게 되는 포인트를 통해 상점에서 다양한 아이템이나 새로운 콘텐츠를 구매해 새로운 즐길 거리나 꾸미기 아이템을 늘릴 수 있는데 그중 익숙한 모습의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세가의 대표 타이틀 중 하나인 '소닉' 시리즈의 소닉, 테일즈와 '용과 같이'시리즈의 키류 카즈마, 고전 명작 시리즈 '젯 셋 라디오'의 비트 등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로컬 플레이를 통해 최대 4인까지 함께 다양한 파티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파티 게임을 통해서 서로의 실력을 겨루어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레이싱과 같이 사람이 많아야 재미있는 게임의 경우 CPU가 함께 참가하기 때문에 같이 게임을 할 사람이 많지 않더라도 즐겁게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 콘솔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덕에 사진 모드가 추가되어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언제든지 사진 모드를 실행해 다양한 각도와 모습을 확인하고 추억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챕터 별 스테이지의 배경이 다르고 포인트로 구매가 가능한 사진 모드의 꾸미기 아이템이 매우 많기 때문에 같은 스테이지라도 다른 느낌의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리플레이를 저장해 나중에 플레이를 확인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귀여운 겉모습에 잠깐 속았지만 다소 높은 난이도는 도전 욕구를 끝없이 자극했고 간단한 조작법과 게임성을 내세운 게임다운 게임의 재미로 인해 게임에 푹 빠지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즐겼습니다. 다 회차 요소나 빵빵한 콘텐츠로 무장해 오랫동안 즐길 거리가 있으면서도 특유의 짧은 구성으로 짬짬이 즐기기 좋았습니다. '퍼펙트! 슈퍼 몽키 볼 1&2 리메이크'는 10월 7일(목)에 NSW와 PS4, PS5 플랫폼과 더불어 Steam을 통해 PC 기종으로 발매될 예정입니다.

▲ 세가 게임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은 반가운 얼굴들일 것이다.

▲ 나는... 친구가 없어도... 외롭지 않아...

▲ 사진 모드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니 한 번 즐겨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