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주가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계획과 관련된 정보 공개 이후 회사와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의 거래가 불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며 주주들의 이익보다 이사회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주주 카일 왓슨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바비 코틱(Robert A. Kotick) CEO 브라이언 켈리 이사회 의장, 로버트 모가도 사외 이사를 비롯해 레베타 바우저, 로버트 코티, 핸드릭 하통, 배리 메이어, 피터 놀란, 던 오스트로프, 케이시 와서맨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앞선 1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해 공개된 합병과 관련된 최종 위임 진술서인 form DEFM14의 게재 이후 공개됐다. 해당 문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합병 영향과 합병 배경, 합병 사유, 재무적인 상황과 장기적인 계획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현 상황에 관해 기술하고 있으며 합병 거래 과정 역시 포함하고 있다.

왓슨의 대리인은 소송장을 통해 회사 거래 과정의 결함이 있고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분기 긍정적인 재무 결과가 발표되고 지속적인 매출 증가, 잠재적인 성공 가능성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 없이 거래를 체결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

특히 성명서에서 '특별 위원회'를 언급했지만, 해당 위원회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혹은 MS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위원회가 구성, 거래에 참여했는지 적절한 정보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즉, 이번 거래로 보유 주식에 비례, 이득을 챙기게 될 액티비전 블리자드 회사 내부자들이 자신들의 실익을 위해 거래를 주도했다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바비 코틱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 430만 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블라이언 켈리 이사회 의장은 113만 주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사진은 적게는 1만 주에서 20만 주 이상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왓슨 측은 ▲ 특별 위원회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되었는지의 구체적인 정보 ▲ 거래의 협상 과정과 거래 후 관련 정보 / 상세한 재무 정보를 누락과 생략, 잘못된 내용 없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소송으로 바비 코틱 CEO가 여러 논란에 줄어든 급여 이상으로 챙겨갈 이득에도 눈길이 집중됐다.

지난 11월 16일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바비 코틱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추행, 성폭행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보고하지 않고 묵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주들은 관리 부주의와 허위 진술로 회사의 가치를 떨어트렸다며 바비 코틱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바비 코틱은 해당 논란에 대해 부인했으며 급여 역시 이사회 내 최저 금액인 62,500달러로 줄이고 상여 등의 기타 보상도 받지 않겠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사임 요구에도 회사를 이끌며 합병을 이끈 바티 코틱은 form DEFM14에 공개된 보상안에 따라 임기 전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1,459만 달러(한화 약 175억 원)를 황금 낙하산 규정으로 보상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