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시 레전드' 개발사 5민랩(대표 박문형)이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에 합류했다. 지난 2월 크래프톤은 5민랩 지분 전량을 538억 원에 매입했다. 크래프톤이 밝힌 이유는 '게임 개발 역량 확충'이다. 크래프톤이 5민랩 개발력을 인정한 셈이다. 5민랩은 2013년 창업한 게임 개발사다. 지난 9년 5민랩은 PC, 모바일, VR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였다. 최근 5민랩이 선보인 '스매시 레전드'는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 환경에서 난투 액션이 특징인 게임이다.

지금까지의 '스매시 레전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 이제 라인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된 '스매시 레전드'는 개발사 5민랩이 직접 서비스한다. 5민랩은 '스매시 레전드'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 (왼쪽부터) 박수찬 디렉터, 박문형 대표, 이평국 PD

최근 크래프톤에 합류했다.

박문형 대표 = 사실, 크래프톤 말고도 많은 게임사가 우리에게 좋은 제안을 해왔다. 5민랩의 미래를 바탕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크래프톤이 우리의 개발 방향성과 맞는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2013년 5민랩을 창업했으니, 게임 스타트업치고는 꽤 오래된 편이다. 넥슨에서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경험을 갖고서 창업을 했다. 지난 9년 동안 온갖 종류의 '삽질'은 다 해봤다. 창업 당시 동료들은 대학교 동아리에서 게임을 만들거나 아마추어로서는 게임을 많이 만든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현업 개발 경험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을 하다 보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게 됐다. 그 과정에서 5민랩만의 독특한 게임 개발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5민랩만의 게임 개발 문화라고 한다면?

박문형 대표 = 창의력 면에서 굉장히 많은 자유도를 보장한다. 사내 문화는 수평적이어서 결정도 빠르게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게임 아이디어만 있다면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하는 식으로 시작한다. 이런 게임 개발 방식이 아마추어 단계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 방식은 아마추어 단계에선 좋을 수 있으나, 상업적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박문형 대표 = 우리가 '에자일(Agile)' 신봉자까지는 아니지만, 창업 당시 해외 게임 스튜디오에서는 빠른 개발 실행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반면, 우리나라 게임 개발에서는 비교적 덜했다. 5민랩은 '에자일스러운' 개발 문화를 쭉 쌓아왔다. 그리고 크래프톤이 에자일스러운 개발 방식에 대해 M&A를 제안해온 회사들 중 가장 이해도가 높았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초기 개발이 그러했던 것으로 안다.

박문형 대표 = 인수하려는 회사가 5민랩 개발 문화를 이해하는 지가 우리에겐 중요했다. 그리고 크래프톤은 이해하고 공감을 해줬다. 5민랩 임직원끼리도 크래프톤만의 개발 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크래프톤도 빠르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고, 가능성에 따라 조직 규모를 유동적으로 키운다는 점에서 우리와 같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론 크래프톤의 개발 문화를 존경했던 면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M&A로 이어진 거 같다.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김창한 대표와 M&A 과정에서 게임 개발 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 사업 성공은 예측하기 어렵다. 처음 계획도 개발을 하다 보면 많이 바뀐다. 개발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유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 있다. 그 교집합을 계속 찾아야 한다. 게임 개발은 태생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고, 예측하기 어렵기에 빠른 시도가 중요하다. 그래서 예측보다는 대응으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계획을 계속 수정하면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장 의장과 김 대표 모두 같은 생각이더라. 그리고 5민랩은 이런 개발 노하우를 책으로 배웠다기보다는 오랫동안 생존하면서 체득했다.


▲ "5민랩은 생존하며 개발 노하우를 쌓아왔다"

크래프톤에 합류 이후로도 5민랩만의 개발 문화가 이어질까?

박문형 대표 = 그렇다. 그 점은 크래프톤도 우리에게 바랄 것이다. 크래프톤 성공 과정을 보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성과들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지노게임즈 인수 이후 배틀그라운드가 나왔으니까. 현재 크래프톤은 다양한 모습을 갖춘 독립 스튜디오 체계를 만들어가는 거 같다. 그래서 크래프톤도 지금까지의 5민랩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바라고, 그 과정에서 특출난 성과가 나길 바랄 것이다. 만약 5민랩의 개성을 버려야 한다면 우리가 M&A를 바라지 않았을 거다. 물론, 크래프톤이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회사가 커지려면, 각각의 프로젝트나 스튜디오 개성이 드러나야 독립 스튜디오들의 합집합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5민랩이 개성 있는 활동을 이어나가길 크래프톤이 기대할 거라 생각한다.


앞서 5민랩의 이직률과 퇴직률이 낮다고 했다. 회사 문화가 궁금하다.

박문형 대표 = 일단 창업 때 운이 좋았던 거 같다. 좋은 분들을 만났던 게 가장 주효했다. 정말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창업했던 2013년을 되돌아보면, 당시 국내에서 잘 되던 게임들은 모두 해외에서 가져왔던 것들이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잘 나가는 게임들이 6개월 뒤엔 한국 게임사가 겉모습을 바꿔 출시했다. 그렇게 가져오는 것도 대단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는 재밌는 게임이란 이전까지 안 해본 게임이 더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업계에 신선한 맛이 나타나야 전체적인 발전도 가능하다.

신선한 게임을 만들기란 어렵다. 실패 가능성이 높다. 10번 시도해 한 번 성공하면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9번의 실패를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란 어렵다. 그리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개발자 입장일 수 있다. 개발자가 신선한 시도를 하는 것과 유저가 재밌게 즐기는 게 같지는 않더라.

5민랩은 게임업계 가장자리에 있는 등대와 같은 게임사가 되고 싶다. 게임으로 치면 스타크래프트2의 감시탑과 같을까? 시야를 밝히고 게임업계의 경계를 넓히는 게임사로 자리 잡고 싶다.

박수찬 디렉터 = 박 대표가 경영진 입장에서 밝힌다면, 나는 오래 재직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일해본 입장에서 5민랩은 게임 개발자의 도전에 굉장히 열려있다. 그래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도전하도록 한다. 도전하다 재밌으면 계속하고, 아니다 싶으면 접고. 이런 식으로 굉장히 많은 도전을 장려한다. 그래서 회사 내에 조그만 팀들이 많이 생기고 사라졌다. 이런 5민랩의 스타일에 나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사실 많은 중소게임사가 이미 나온 게임들을 따라 해 작품을 내놓는다. 못 해먹을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하려면 특장점이 있어야 한다.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거나, 연출을 더 화려하게 만들어 스케일을 키우는 등. 그런데 스케일을 키우는 건 대형게임사들이 훨씬 잘한다. 중소게임사가 성공하려면 '포인트'를 내야 한다. 유저들이 플레이하도록 하려면 최소한 하나라도 특이한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게임들과 다른 포인트를 만든다는 건 계획을 세운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특정 부분에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 같다는 감이 온다. 이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게 5민랩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 5민랩 사무실 전경

2020년까지 이익을 내다 2021년 적자를 기록했다. '스매시 레전드'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박문형 대표 = 우리는 '스매시 레전드'가 굉장히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내부에서도 여전히 '스매시 레전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고, 더 잘 키울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말처럼 '스매시 레전드'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데는 어려움이 좀 있었다. 이번 인수 덕으로 걱정이 좀 해결된 부분이 있다.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매시 레전드'를 바라볼 수 있어 걱정을 덜었다.


어떻게든 개편을 잘하면 충분히 역주행할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박문형 대표 = 아주 칼을 갈고 있다. 분명한 건 '스매시 레전드'는 유저들로부터 과도하게 매출을 가져가려고 노력하면 안 되는 종류의 게임이다. '스매시 레전드'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실력 기반 게임이기에 과금으로 인한 불공정성이 없어야 한다. 뒤늦게 시작한 유저도 먼저 한 유저를 따라잡을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과금으로 인한 성장 요소(P2W)가 있다면 게임 운영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스매시 레전드' 운영을 굉장히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매시 레전드'를 잘 키워서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서비스하고 싶다는 게 우리 야망이다.

우선 지금의 모바일-PC 플랫폼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로드맵을 유저에게 보여드리고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이후 콘솔 등 플랫폼 확장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5민랩은 '스매시 레전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스스로 '스매시 레전드'를 성공한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때, 새로운 시도를 담은 게임을 계속 내놓을 생각이다.


회사가 안정적으로 됐으니, 새로운 사람들을 뽑을 법 하다.

박문형 대표 = 인원 수를 늘리기보단 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민랩은 플랫폼이나 장르, 사용 가능한 엔진 상관 없이 사람을 뽑는다. 굳이 인재상이라고 한다면, 5민랩은 5민랩에 어울리는 사람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본다. 그리고 본질에 더 집중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5민랩은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조직이다. 그러니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5민랩에 온다면,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을 것이다.

5민랩은 개발 조직에 권한도 팍팍 넘긴다. 그렇기에, 반대로 자기주도적이지 않으면 일하기 굉장히 힘든 곳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박스를 채우는 게 너의 일이야'와 같은 일이 잘 없다. 백지 위에 새로운 꼭지를 세워나가는 일이 많기에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5민랩에 어울린다.

목적지향적인 사람, 본질을 찾는 사람, 마지막으론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에 열려있고 또 피드백을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이 5민랩에 어울린다. 우리가 찾는 인재상이라면 이런 사람들이다. 일단, 액션 전투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제일 열심히 찾고 있다.

이는 5민랩의 가장 큰 복지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복지는 다른 회사에 뒤처지지 않는다. 직원에게 가장 좋은 복지는 좋은 동료라 생각한다. 수평적인 문화에서 자기주도적으로 게임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게 5민랩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평국 PD = 직원 입장에서 말해보면, 사실 직원들 끼린 "왜 여긴 프로세스가 없냐"라는 말들이 좀 있었다. '나는 그냥 일하고 월급 받으러 왔는데 뭘 저런 거까지 요구하나'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그래서 직원 수가 많아지는 과정에서 이탈률도 좀 늘기는 했다. 다른 회사에서는 기획자가 계획하면 개발자가 프로그래밍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가 말한 인재상이 직원들도 바라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5민랩에서 오래 일해본 입장에서 박 대표의 진심을 느꼈다. 직원 스스로 크려고 한다면, 클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 "직원 스스로 크려고 한다면, 클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예로 한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고하면, 그 이후 과정은 어떠한가?

박문형 대표 = 5민랩에 명확한 절차가 없기는 하다. 개인적으론 아직까지도 게임 개발을 시작할 때 뚜렷한 절차가 있는 게 좋은지 나쁜지 고민이다.

일단 개발을 해보라고 한다. 프로토타입을 보고서 사람을 붙여볼 만하다고 생각이 되면, 소수의 사람을 붙인다. 5민랩은 처음부터 20~30명이서 팀을 만들지 않는다. 작으면 한두 명, 많으면 다섯 명이다. 그렇게 소수의 팀을 만들어 증명하도록 한다. 시간이 흘러 기대감이 올라가면 사람들을 계속 넣어준다.

그렇지 않으면 드랍되기도 한다. 그런데 드랍 결정은 대표인 내가 하지 않는다. 나는 게임의 드랍 여부는 처음 개발을 시작한 사람이 가장 잘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게임 개발이 탄탄히 진행되고 있는지만 검증한다. 사실, 드랍 여부는 개발을 시작한 사람이 다 안다. 지금 접어야 할지, 더 해볼 만한지. 당사자가 가장 잘 알기에 드랍 결정도 스스로 결정하게끔 한다.

슈퍼셀이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우리를 '김치셀'이라고 한다. 슈퍼셀과 우리는 추구하는 바가 서로 같은 거 같다.


얘기를 들어보니 크래프톤이 왜 5민랩을 인수했는지 알 거 같다. 몸집이 커진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5민랩처럼 가벼운 발걸음의 아웃복서가 필요했던 거 같다.

박문형 대표 = 나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일종의 별동대랄까? 5민랩은 크래프톤의 개발 문화를 가진 별동대라는 생각이 든다.


'스매시 레전드'의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

이평국 PD = '스매시 레전드'는 결국 실력 게임이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유저가 많아야 한다. 게임 서비스가 오래 지속되려면, 유저가 많이 들어와 오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개편을 준비하면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스매시 레전드'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쟁작에는 맞을 수 있으나 '스매시 레전드'에는 맞지 않았다. 경쟁작은 캐릭터마다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정도지만, '스매시 레전드'는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한 편이다. 유저는 내게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다른 걸로 바꾸지 않고 쭉 한다. 이전 BM은 이런 '스매시 레전드'의 특징이 반영되지 않았다.

개편 후 '스매시 레전드' BM은 랜덤 뽑기 요소를 과감히 없앨 것이다. 캐릭터 재능도 개편 전에는 랜덤 뽑기로만 얻을 수 있던 게 있었다. 그래서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못하게 했던 요소들을 과감히 빼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부분이다. 개편 후에는 유저들이 플레이에 시간을 쓴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박문형 대표 = 오래 플레이한 유저가 합리적으로 느끼도록 할 것이다. 유저가 게임에서 졌을 경우, '쟤는 100만 원을 써서 이겼고 난 돈을 안 써서 지는 거야'라는 느낌이 없도록 하겠다. 유저가 플레이를 하며 하나하나 얻을 수 있도록 만든 게 개편 후 버전이다. 기존 과금 요소를 재미 요소로 바꾸는 거다. BM은 캐릭터에 애정이 생긴 유저가 꾸미는 데 약간의 돈을 쓸 수 있도록 완전히 바꿨다.

이평국 PD = 개편 전에는 레벨마다 캐릭터 성능 차이가 있었다. 1레벨과 10레벨의 성능 차이는 2배였다. 레벨이 높은 유저가 레벨이 낮은 유저를 실력에 상관없이 그냥 이길 수 있었다. 이런 점도 줄이기 위해 개편 후에는 레벨마다 성장 격차를 많이 줄였다. 그리고 재능을 개편해 유저 선택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스매시 레전드'에는 격투 게임처럼 피격에 따른 경직이 있다. '스매시 레전드'는 격투 게임 요소에 가위바위보 요소를 잘 접목해 유저 층을 폭넓게 가져가려 한다.



박수찬 디렉터 = 지금까지 성과는 아쉬울 수 있으나 '스매시 레전드'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전까지 '스매시 레전드'처럼 모바일에서 밀도 높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게임이 없었다. '스매시 레전드'에서 밀도는 정말로 상호작용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A캐릭터가 B캐릭터에게 가격하면, 게임 내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일이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거의 없었다. 이런 요소가 굉장히 높은 네트워크 기술을 요구한다.

모바일에서 이 정도의 격투를 보여주는 게임이 없기에, 조만간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할 것이라 기대한다. '스매시 레전드'가 이 분야에 선두가 되고, 시장의 대표가 될 게임이라 생각한다. 그런 게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있기에 개편도 크게 진행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일부 유저만 즐길 수 있던 허들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채워가고 있다.


박문형 대표 = '스매시 레전드'가 아쉽다는 것은 기대 대비 아쉽다는 정도다. 게임 다운로드 수가 550만을 기록했는데,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 사랑을 받았고, 우리가 만든 세계관 안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좋아해 주는 유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5백만 다운로드가 아니라, 5천만, 5억 유저가 같이 즐기는 게임이 되는 걸 상상한다.

이제 그 상상의 첫 발을 내디디었다. 그런데, 내디뎌봤더니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많이 있었다. 과금 구조라던가, 최적화 등. 그런 부분들을 지난 1년간 꽤 많이 고쳤다. 그리고 개편을 하며 더 큰 장기 로드맵을 그렸다. 많은 사람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다 바꿔 목표에 도달하고 싶다.


게임을 해보니 격투가 화려한 이펙트에 먹히는 경우가 많더라.

이평국 PD = '리그 오브 레전드'의 5vs5 한타보다 '스매시 레전드'의 3vs3 한타의 복잡도가 더 높을 수 있다. 실제로 이펙트로 인해 캐릭터 행동이 안 읽히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매번 3vs3 상황이 벌어지는 게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모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다.

박수찬 디렉터 = 실제로 '스매시 레전드'는 3vs3 한타를 계속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유저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오래 유지되는 게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하는 입장에서도 인지하기 쉬울 정도의 게임을 어떻게 만들지가 요즘 하는 고민이다.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건 있다. 계속해서 집중하고 신경 써 살피겠다.

▲ 스매시 레전드의 한타

BM 외 개편하는 점이 있다면?

이평국 PD= 리뉴얼 이후엔 점령을 메인 모드로 경쟁전을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해당 모드를 기준으로 밸런싱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4월 출시 예정인 경쟁전을 통해서 경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의 욕구가 해소되길 기대한다. '스매시 레전드'는 친구와 함께 팀으로 플레이할 때 더 재미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추후 클랜 및 친구 채팅 등 소셜 기능을 강화해서 팀 플레이하기 좋은 경험을 제공하려고 계획 중이다.

리뉴얼 이후 '스매시 레전드'를 많은 분들이 알게 됨으로써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게임 플레이의 재미뿐만이 아니라, 매력적인 세계관과 레전드들의 스토리 등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고 다방면으로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젠 자체 서비스기에 밸런스 패치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재능은 확률 뽑기로 얻은 보상이어서 밸런스 패치가 어려웠다. 개편 후에는 BM과 전투가 분리되기에 더 적극적인 패치가 가능해진다. 메인 모드에서 다양한 캐릭터 활용법이 생기고, 여러 전략이 발생하도록 밸런스 패치를 하려고 한다.

현재 특정 캐릭터는 승률이 70~80%인데, 다른 캐릭터는 20~30%인 경우가 있다. 밸런스가 너무 안 잡혀있다. 우선 캐릭터들 승률을 적합한 범위 내에 들어오도록 하는 게 목표다.

'스매시 레전드'가 오래 서비스되려면 전투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패치해야 한다. 그래야 게임이 고이지 않는다. 당장 개편에는 전투 시스템이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걸 유저에게 알리고 싶다.

그리고 캐릭터 수는 우선 30개가 채워질 때까지는 빠르게 추가할 것이다. 목표는 한 달에 하나의 캐릭터 추가다.



자체 서비스 준비는 잘 되어가나?

박문형 대표 = 3월 15일부터 5민랩이 서비스를 하게 된다. 라인게임즈와도 얘기가 잘 되어서 데이터를 잘 옮길 수 있다. 개편 전에 즐겼던 분들도 개편 후 계속해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

자체 서비스를 위한 인력도 꾸렸으나, 5민랩이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 이 부분에선 아마 크래프톤의 도움을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크래프톤이 굉장히 유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크래프톤이 M&A 이후 '무조건 크래프톤하고만 해야 해'라는 자세는 아니더라. 때때로 크래프톤의 인프라만을 활용해도 되고, 필요하다면 같이 서비스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평국 PD = 유저 소통 면에서도 이전까진 아쉬운 게 있었다. 이제는 5민랩이 직접 서비스하기에 유저 소통도 더 원활할 것이다. 개발자 노트도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올리고 싶다. 영상을 통한 소통도 준비하고 있다. 저희가 개발하려는 방향에 대해 유저에게 꾸준히 알려야, 피드백도 온다. 피드백을 받아야 우리의 방향성이 맞는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가 원하는 걸 게임에 녹여야 오래 서비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편 후 '스매시 레전드'의 목표가 있을까?

박수찬 디렉터 = '스매시 레전드'가 문화로 자리 잡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스매시 레전드'를 잘한다는 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는 문화가 됐으면 한다. 마치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스매시 레전드' 경쟁전 등급이 자랑거리가 되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 "스매시 레전드가 문화로 자리 잡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5민랩은 어떤 회사가 되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박문형 대표 = 2013년 창업 때부터 지향점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새롭고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 내가 유저로서 플레이하고 싶은 것을 발견해,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게임의 세계관을 충실하게 잘 만들어 대중들에게 퍼질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창업 때부터 시도했고, 지금도 시도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시도할 것이다.

'스매시 레전드'도 마찬가지다. 개편 이후 '스매시 레전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스매시 레전드'는 고유한 가치를 지닌 게임이고, 만든 개발자들이 사랑하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즐겁게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한다. 그리고 유저가 바라는 점을 계속 맞추려 노력해왔다. 이번 개편을 통해 유저가 바라는 쪽으로 방향성을 확실히 튼다. 이런 식으로 유저에게 다가가겠다.

5민랩의 개성과 방향성이 어느 순간 시너지를 내 발화할 것이라 믿는다. 혹여나 잘 안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여러 종류의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게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박수찬 디렉터 = 회사 입장에서 보면 '스매시 레전드'의 이번 개편은 매출을 포기하는 면도 있다. 매출을 포기하고서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스매시 레전드'를 알리고 싶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어야 회사도 서비스로 운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스매시 레전드'는 5민랩의 큰 도전이다. 앞으로도 5민랩이라는 회사가 유저를 더 즐겁게 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이평국 PD = 스타트업이 많이 쓰는 관용구 중에 '프로덕트 마켓 핏(Product-Market Fit)'이 있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이 정말 유저가 원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이다. 5민랩이 만들고 싶어 하는 게임과 유저가 원하는 게임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끼리만 재밌어하는 게임은 의미가 없다. 5민랩이 만든 고유의 가치와 유저가 좋아하는 것 사이에 있는 것을 찾고, 계속 나아지게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