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너야? 돌고 돌아 G2.

2022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T1이 전승 우승, V10 등 절대적 1위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오는 5월에 펼쳐질 2022 MSI에 진출한 가운데, 유럽의 G2 e스포츠도 MSI행 티켓을 손에 넣어 이번 MSI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T1과 G2 e스포츠는 자신들이 소속된 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구사하는 팀으로 국제전에서 숱한 명승부와 이야기를 만들어 낸 팀이다.

두 팀의 첫 만남은 2016 MSI 6강 풀리그다. 2015 MSI에서 EDG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T1은 '페이커' 이상혁을 필두로 '듀크' 이호성, '벵기' 배성웅, '블랭크' 강선구,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이라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단연 우승후보였다.


반면, 당시 G2 e스포츠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G2 e스포츠와 전혀 다른 팀이다. '트릭' 김강윤', '엠퍼러' 김진현이 용병으로 있었고, 미드에 '퍽즈', 탑과 서포터는 '키키스'와 '하이브리드'라는 선수로 참가했다. 2016년만 해도 유럽과 한국의 차이는 꽤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T1 입장에선 그렇게 껄끄러운 상대가 아니었다.

T1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꽤 고전하며 6승 4패로 아슬아슬하게 PO에 턱걸이로 올라갔지만, G2 e스포츠를 상대로는 2:0 완승을 거뒀고, G2 e스포츠는 2승 8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그룹 스테이지에서 MSI 첫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렀다.

다음해 2017 MSI에서 두 팀은 또 만났다. 양 팀 모두 멤버의 변화가 있었다. G2 e스포츠는 '트릭' 김강윤과 '퍽즈'만 유지된 채, 탑에 '익스펙트' 기대한, 바텀에는 '즈벤-미시'가 새롭게 합류했고, T1은 탑과 정글에 '후니' 허승훈, '피넛' 한왕호로 바뀌었다. 결과는 T1의 완승. 그룹 스테이지에서 2:0으로 G2 e스포츠를 잡은 T1은 결승에서 다시 만나 3:1로 꺾고 2연속 MSI 우승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2년 뒤, G2 e스포츠의 전성기를 알리는 한 해가 왔다. 멤버는 '원더', '얀코스', '캡스', '퍽즈', '미키엑스'. T1은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으로 굉장히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두 번의 대결 모두 G2 e스포츠의 승리. 그룹 스테이지 때만 해도 G2 e스포츠는 5승 5패로 북미 팀 리퀴드와 경쟁하는 구도였으며, T1의 라이벌은 IG였기 때문에 T1의 0:2 패배는 꽤 충격적이었다.

2019 G2 e스포츠는 뭔가 정형화되어가고 있는 LoL을 자신들만의 메타, 상식을 깨는 픽 등으로 파훼하고 있었다. 추후 인터뷰를 통해 G2 e스포츠는 "가장 정석적인 스타일을 잘 소화하는 LCK는 최고의 스크림 파트너"였다고 말하기도 하며, 다양한 뉴메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다시 만난 4강에서도 아쉽게 2:3으로 패배하며 G2 e스포츠는 결승에서 팀 리퀴드를 3:0으로 잡고 우승을 차지한다.

두 팀의 만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훨씬 더 중요한 무대인 롤드컵 4강전에서 다시 만났는데, 이번에도 G2 e스포츠는 T1을 3:1로 잡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했다. G2 e스포츠가 라인전, 한타, 운영에 있어 밸런스가 좋은 팀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정석적이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G2 e스포츠의 스타일에 T1이 또 당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22 시즌, T1의 '페이커'는 여전히 건재하다. 그리고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 전승 우승에 성공했고, V10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최고의 폼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MSI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반대로 G2 e스포츠는 MSI행을 확정 짓는 과정이 T1과 다르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팀에 확실히 녹아든 모습도 아니었고, 로그나 프나틱 등, 다른 팀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더 많았다. 그런데, G2 e스포츠엔 확실히 뭔가가 있다. PO에 돌입하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승자조 첫 대결에서는 프나틱에 패배하면서 패자조로 떨어져 역시 힘이 없는 줄 알았지만, 이후 계속 승승장구하며 우승까지 차지해버린 G2 e스포츠다.

'캡스'와 '얀코스' 위주의 리빌딩을 거친 G2 e스포츠는 '브로큰 블레이드'와 '플래키드', '타르가마스'를 영입했다. '브로큰 블레이드'야 이미 검증된 선수였고, '캡스'도 여전히 뛰어난 기량으로 유럽을 장악했다.

가장 관심사는 바텀이었다. '타르가마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데뷔부터 유망주로 물망에 올랐는데, 학업을 위해 2부 리그에서 머무르며 공부와 게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리고 합류한 G2 e스포츠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유럽 내에서는 이미 제2의 '미키엑스'가 아니라 제1의 '타르가마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파트너 '플래키드'는 폭발력이 있는 원거리 딜러다. 특히 최근 PO를 거치면서 폼이 확 올랐는데,
2022 LEC 스프링 PO 기준 KDA 8.2, 분당 대미지 637.3, 팀의 대미지 지분 30%를 담당하는 등 대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22 LCK 스프링 PO 기준 우승을 차지한 T1의 '구마유시' 이민형은 분당 대미지 600인 것을 감안하면 1:3패배까지 있는 플래키드의 분당 대미지 637.3은 놀라운 수치다.이미 많은 팬들이 '플래키드'와 '구마유시'의 대결을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G2 e스포츠의 LEC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벌써부터 G2 e스포츠나 T1 CEO 조마쉬 등, 유쾌한 설전을 주고받고 있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두 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상 T1이 확실한 우위에 있지만 도깨비 같은 G2 e스포츠라 장담하긴 힘들다. 과연 이번에는 오랜만에 T1이 시원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