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레저'

좋은 말이지만 가장에게는 숙제다. '뭐라도 해야 한다'와 '아 잠이나 자고 싶다'의 내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은 가장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다. 편함과 가족의 시무룩함이 한 묶음, 그리고 피곤함과 가족의 즐거움이 세트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의 주말이니까.

주초에는 별 생각이 없지만, 주말이 다가올수록 이 고민은 커진다. '이번 주는 대충 외식으로 치울까?', '아냐 저기 어디 테마파크 새로 오픈했던데 거기라도 가 볼까?'사이에서 갈곳을 잃은 양처럼 배회하다 보면 새삼 슬퍼진다. 그래, 그게 가장이다.

다행이라면, 이 '레저'에 대한 개념도 문화권마다 다르다는 것. 어느 나라는 수 시간을 운전해 가서 하이킹을 하거나 야생에서 모험(이라고 말하고 고생은 아빠가 다 하는)하는 기분으로 캠핑하는 걸 최고로 치지만, 대한민국은 다르다. 명실상부 '게임 강국'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플레이X4'는 답이다. 일산이라는 공간이 유일한 제약일 뿐. 일단 오면, 이번 주 가족행사 계획은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마침 가정의 달 아닌가? 어차피 5월의 주말에 낮잠은 없다.

▲ 멀리서도 느껴지는 K-FGC(Family Game Center)의 위엄

플레이X4의 한국형 가족 게임센터는 기존과는 약간 다르다. 게임을 하는 건 맞지만, 게임을 하는 그 자체도 큰 개념의 '게임'에 속한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설명하자면 이런 식이다.

▲ 안내 데스크에 가면


▲ 요 카드를 얻을 수 있다.


▲ 카드를 찍고 게임을 하면 점수가 누적되고, 점수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형태

물론, 필요 점수는 만만치 않지만, 보상이 생각보다 고퀄리티다. 5일장 놀이마당처럼 인형이나 주고 마는게 아니라 속된 말로 아이들이 환장하는 선물들이 준비되어 있다. 뭔지 알려주면 기대감이 사라지니 비밀이지만.

▲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가족들의 모습. 원래 친하면 가족같다고 한다.


▲ 가족게임센터의 게임 대부분은 걱정없이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 위험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의 게임들


▲ 각종 아케이드 회사들의 역작들이 모여 탄생한 공간인 만큼 기계 하나하나의 크기가 압권이다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디자인의 게임들도 직접 해보면 조금 다른 편


▲ 그래도 현란한 실력보다는 운이 필요한 게임들이 보통 주력이다.

보다시피, 가족게임센터의 주력은 단순하면서도 즐거운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마냥 단순하지도 않다. 행사장에서도 가장 오른쪽 끝에 위치한 이 공간은 이전의 '플레이X4'에서 전통적으로 아케이드 게임장이 존재하던 구역인데, 사실 아케이드 게임들은 그 어떤 게임 플랫폼보다도 피지컬을 요구하는 분야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들이 대거 더해지면서 '가족 게임센터'라는 이름으로 마련되었지만, 피지컬 고인물들이 실력을 뽐내던 (구)플레이X4 아케이드존의 감성도 어느정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것. 이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가족게임센터에서도 상부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 그나마 대중적인 펌프도 존재하지만


▲ 조금 옆으로 돌아가다 보면


▲ 주머니에 손을 넣고도 만점을 찍는 고인물들의 춤사위가 펼쳐진다


▲ 우리 가족은 저런거 못해;


▲ 아케이드 시장의 주력이 리듬 게임이니만큼


▲ 여러 비범한 디자인의 리듬 게임을 모두 볼 수 있다.


▲ 그래도 평범하게(?) 게임을 즐기는 가족들도 많다. 원래 친구들은 가족 같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