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코리아 강대현 COO

  • 주제: 블록체인과 가상세계의 진화
  • 강연자 : 강대현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분야 : 키노트
  • 권장 대상 : NDC22 컨퍼런스를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관련 전공이나 경력이 전혀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


  • [강연 주제] 현재 게임계에 이슈화되고 있는 블록체인에 대해 블록체인 자체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게임 가상세계의 진화를 위한 고민과 그 모습에 대해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최근 블록체인이 각 업계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도 예외가 아니었다. 몇 년 사이에 블록체인과 NFT를 도입하면서 'P2E'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임들이 하나둘씩 시장에 등장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여러 업체들이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P2E, 코인 등으로 대변되는 블록체인 게임의 흐름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코인 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수익에만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퀄리티가 낮은 게임만 나올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또한 블록체인, NFT가 엮이면서 새로운 이슈들이 발생하자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늘었다.

    과연 넥슨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서 어떠한 시각을 갖고 있으며, 이 새로운 분야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넥슨 코리아의 강대현 COO는 이번 키노트 강연을 통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견해 그리고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블록체인 신작 4종을 공개했다.


    강대현 COO는 "블록체인 게임 = P2E"라는 인식에 대한 견해를 먼저 밝혔다. 이러한 인식이 생긴 원인으로는 그간 블록체인 게임이 콘솔, PC,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낮고 코인이나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점이 노출되어왔다는 점을 꼽았다. 그래서 유저들에게 블록체인 게임하면 게임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면모가 강조된 게임들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으며, 넥슨에서도 초창기에는 그러한 시각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바라보았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넥슨에서는 이후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표면적인 현상만 보고 속단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P2E가 아닌, 블록체인의 또다른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현 상황은 초기 단계로, 아직은 단편적인 면모만 나온 정도라고 분석했다. 강대현 COO는 이를 초기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 빗대서 언급했다. 두 게임 모두 다 각각 기존의 콘솔 게임, PC 게임에 비해 퀄리티가 낮아서 "게임이 아니다"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비약적인 발전을 거치면서 각각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에 주목했다. 이처럼 블록체인도 초기에는 혼란이 있고, 그 시각도 제각각이지만 P2E만이 아닌 블록체인 자체에 주목하면 그것만의 열린 생태계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넥슨이 게임 업계의 발전 과정을 '가상세계의 진화'로 해석해온 관점을 소개하면서, 블록체인은 그간의 닫힌 생태계를 열린 생태계로 만들어줄 새로운 영역이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의 발전으로 오프라인 로컬 유저들만 접근 가능했던 가상 세계가 서버를 바탕으로 수천, 수만 명이 참여하는 넓은 가상 세계로 발전했으나 아직 '서버'라는 한계가 남아있는 상황. 그 상황에서 블록체인이 가상세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다른 가상 세계와 융합하는 통합 플랫폼이자 통합 가상 세계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블록체인 = 코인, NFT, 수익을 내는 요소가 아닌 인프라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했다

    블록체인을 '융합하기 좋고, 나누기 좋은 투명한 인프라 기술'이라 해석한 그는 블록체인의 특성 중 투명성, 열린 생태계, 가치의 저장 세 가지에 주목했다. 블록체인하면 최근에 NFT와 토큰으로 이어지는 가치의 저장만 주목되고 있으나, 이외에도 온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 규칙 및 기록, 그리고 체인 안에 있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기여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라는 점도 또다른 가능성을 이끌어낼 원동력이라 평가했다. 또한 이에 근거해서 한 게임 내에만 귀속되어있던 아이템, 캐릭터, 게임 머니 등 모든 재화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자유로운 연결이 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게 되면서 블록체인이 게임을 열린 생태계로 확장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만일 블록체인 게임이 차세대 게임으로 다가왔을 때,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 그는 투명하게 공개된 규칙, 열린 참여와 기여에 따른 보상, 가치의 저장 및 이동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에 다시 한 번 주목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존에 개발사의 의도에 따라 변화되는 환경 역시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적 한계로 개발사가 주도해서 게임을 바꾸긴 하지만, 개발사의 파워가 너무 세져서 임의로 바꾸면 가상 세계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권한을 분산하고, 합의를 거쳐서 쉽게 바뀌지 않는 투명한 규칙을 설립해 마치 진짜 또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방식에서는 설계한 코드대로 움직이는지 신뢰하기 어려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그대로 동작할 수 있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어 게임 서비스의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게임의 성장에 따른 과실이 유저에게도 기여한 만큼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개발사 역시도 그 생태계에 일원으로 존재하는 만큼, 생태계의 다른 일원에게도 분배를 해야 생태계의 크기도 확장되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치의 저장뿐만 아니라 '이동'이라는 측면도 강조했다. NFT로 실물임을 인정하고 가치를 저장하고 보존할 수 있어도, 이를 활용할 수 없으면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이 없어지는 사용처가 없어지는 게임 NFT가 아닌, 활용처가 확보된 NFT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블록체인의 특성을 투명성, 기여에 따른 보상이 가능한 열린 생태계, 가치의 저장 및 이동으로 꼽았다

    넥슨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을 가진 순간부터 이러한 문제를 여러 차례 고민해왔다. 아울러 열린 생태계, 가치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NFT를 게임 하나에만 쓸 수 있게 하는 건 지극히 폐쇄적인 만큼, 어느 하나의 게임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공유하는 세계관과 공유하는 NFT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자사 IP 중 블록체인에 적합한 것을 검토한 결과, 가장 먼저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하기로 결정, 단순히 IP 신작을 넘어서 NFT 중심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설계 중이다.


    강대현 COO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는 그에 속한 여러 게임들이 같은 메이플스토리 NFT를 공유하며, 메이플스토리라는 IP가 여러 게임에 서로 공유되는 형태인 만큼 NFT의 영속성도 보장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생태계를 구축할 신작 4종에 대해서도 발표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원작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C 기반의 신규 글로벌 MMORPG '메이플스토리 N'이 소개됐다. '메이플스토리 N'에서는 몬스터 처치 및 게임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NFT화할 수 있으며, 이렇게 NFT화한 아이템은 유저가 자유롭게 거래 및 소유가 가능하다. 이에 의거한 자유 시장 경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N에서는 캐시샵을 운영하지 않고, 유료 상품도 판매하지 않고 NFT 프리 세일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경제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생태계 기여자들과 넥슨에 보상으로 분배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PC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손쉬운 개발이 가능한 블록체인 게임 제작 샌드박스 플랫폼 MOD N(가칭)도 소개됐다. 'MOD N'에서는 '메이플스토리 NFT' 뿐만 아니라 외부 NFT를 활용해 나만의 유니크한 게임 개발이 가능하며, 본인이 만든 게임의 인기에 따라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 기여도가 측정돼 이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획득한 NFT를 활용해 다양한 앱을 만들 수 있는 SDK, '메이플스토리 N SDK'도 제공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NFT를 활용한 헬스케어 앱이나 굿즈 제작 펀딩앱, 글로벌 퀘스트 앱 등을 사례로 든 강대현 COO는 그외에도 유저 및 개발자들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메이플스토리 N SDK는 메이플스토리가 만일 서비스를 종료해도 그대로 존재, 지속적 사용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모바일에서도 '메이플스토리 NFT'를 그대로 가져와 언제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도 선보일 예정이다.

    ▲ 메이플스토리 NFT를 활용, 앱 제작이 가능한 '메이플스토리 N SDK'

    ▲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NFT를 그대로 가져와 플레이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강대현 COO는 "NFT를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와 앞으로 나올 넥슨 게임들이 융화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이후의 비전도 언급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비전이 실현되기엔 난제들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우선은 국내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아직 블록체인 서비스가 불가능하기에 생태계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넥슨의 권한을 최소화하더라도, 업데이트로 인해 미치는 생태계 영향력 문제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NFT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메이플스토리를 시작으로 넥슨의 여러 IP뿐만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프로젝트에 메이플스토리 NFT가 들어오고 또 외부 NFT가 메이플스토리로 들어오는 등 경계를 넘어 서로 융합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함께 만들어나가는 생태계의 일원이 되겠다"는 넥슨이 꿈꾸는 진화된 가상 세계의 비전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