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피넛' 한왕호는 뽀삐를 플레이한 1세트 극초반, 드래곤 둥지를 점멸로 넘어가 카운터 정글을 들어가고, 봇 갱킹까지 연결시키는 깜짝 전략으로 찬사를 받았다. 또한, 경기 내내 주도적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POG에 선정됐다.
다음은 '피넛' 한왕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https://static.inven.co.kr/column/2022/07/04/news/i8230371975.jpg)
Q. 경기 승리한 소감은?
승리해서 당연히 좋다. T1을 잡은 광동 프릭스라 팀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잘 대처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Q. 어떤 부분을 우려했나.
아무래도 세라핀, 세나, 애쉬 이 세 챔피언이 포인트였다. 세라핀과 세나는 첫 페이즈에서 다 밴하고, 애쉬를 어떻게 할 것인지만 고민했다.
Q. 1세트에는 애쉬를 밴하지 않았고, 2세트는 가져오는 선택은 했는데,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1세트에서는 사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애쉬와 조합할 건 없겠지 싶었다. 근데, 칼리스타랑 나오더라(웃음).
Q. 1세트는 초반 동선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경기에 들어가서 좀 더 게임을 헤집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게 가면 상대의 강력한 봇 조합으로 인해 주도권을 잃는 게 당연했고, 그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 이 동선은 연습하면서 벼르고 있다가 오늘이 기회인 것 같아서 썼다.
Q. 판단의 근거는 뭐였나.
보통 뽀삐가 카운터 정글을 올 거라고 생각을 잘 안 한다. 벽을 넘는 챔피언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상대가 드래곤 강가에 와드를 잘 안 박는다. 그런 허점을 노려서 점멸로 넘어갔다. 상대 대처가 늦을 수록 피해는 커질 거라고 생각했다.
Q. 동선을 연구할 때 참고하는 선수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캐니언' 김건부 선수가 초반 동선을 잘 짜는 것 같다. 근데, '캐니언' 선수의 동선은 심리전에 가깝다. 상대가 레이스에 와드를 박았다고 하면, 그 틈으로 노출이 안 되게 하면서 심리전을 거는 식이다. 또, LPL에선 상위권 정글러가 다들 초반 동선을 잘 짠다. 그거 보면서 많이 배운다.
Q. 뽀삐만 잡으면 맹활약하는데.
옛날 사람이라 뽀삐를 좀 더 잘하는 것 같다. 내가 프로게이머 전성기가 시작됐을 때가 2016년도인데, 그때 탑 뽀삐가 열풍이었다. '스맵' 송경호 형과 같이 플레이하면서 보고 배웠다.
Q. 스프링보다 한층 더 강해진 느낌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스프링 때 어떤 게 아쉬웠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호흡을 좀 더 못 맞춘 게 영향이 있지 않겠냐고. 당시 내 개인적인 생각은 누구나 동일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변명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스프링에도 꾸준히 계속 호흡을 맞췄다면 좀 더 잘했을 것 같다.
Q. 전 라인이 강한 팀의 정글러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기분이 어떤가.
당연히 나에게는 큰 행운이다. 내가 요리사라면, 너무 좋은 재료들이다. 근데, 이전에도 라인전 강한 선수들을 많이 겪었다. 또, 라인전이 약한 팀에서도 두 번 다 조금씩 결과는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결국 두 조건 모두에서 플레이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도 만약 우리 팀원들이 라인전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다. 좋은 경험이 많이 쌓였다.
Q. 다음 상대는 T1이다. '1황'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스프링 때는 멤버들이 없어서 어떻게 무슨 팀으로 할 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이번엔 그러지 않아도 돼서 좋다. T1이 너무 잘하는 팀인 건 알지만, 우리도 분위기 좋으니 잘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스프링 우승 팀이고, T1이기 때문에 붙어봐야 알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늘까지 해서 6연승을 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가 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이 몇 개 있다. 잊지 않고 고쳐서 좀 더 잘해진다면 이번 서머에서 좋은 결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팬분들도 많은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