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출시되어 여러 게이머에게 호평을 받은 '스타워즈' IP 게임,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의 후속작이 오는 4월 28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EA는 지난 주 미국 LA에서 글로벌 매체 및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사전에 체험해볼 수 있는 프리뷰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6시까지 약 4시간에 걸쳐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습니다.

전작인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은 '구공화국의 기사단' 이후 게임으로 크게 흥행한 사례가 없던 스타워즈 IP를 생각하면 꽤나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메트로바니아 스타일의 길찾기 요소와 소울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전투 스타일은 특유의 세계관과 함께 독특한 재미를 전달했고, 전반적인 스토리 또한 대부분의 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죠. 이런 게임일수록,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연 기회를 통해 체험해 본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의 첫 인상은 일단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점은 더욱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 교과서에서나 나올 만큼 '이상적인' 후속작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LA 헐리우드에서 진행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미디어 프리뷰 이벤트

※ 시연 현장에서 게임 플레이 장면 촬영은 제한되었으며, 기사에는 EA측이 제공한 스크린샷이 사용되었습니다.


파다완에서 제다이로, 더욱 다채로워진 전투 스타일

▲ 쌍수 자세는 물론, 능수능란한 광선검 기술을 보여줄 주인공 '칼 케스티스'

시연 현장에서 약 4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체험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행사 현장의 사진을 찍는 것조차 엄격히 금지되었습니다. 개발중인 빌드를 플레이하는 만큼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발생하는 장면이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출시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스토리 일부가 미리 공개되는 것도 개발사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시연을 위해 준비된 빌드에서는 전편인 오더의 몰락 이후 이어지는 주인공 '칼 케스티스'의 여정을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확인할 수 있었던 대략적인 내용은 칼과 동료 드로이드 BD-1이 어떤 목적을 위해 '코보(Koboh)'라는 행성을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전작부터 든든한 발이 되어준 함선 '맨티스'가 크게 고장이 나고 맙니다. 결국 행성을 찾은 목적을 해결하고, 또 함선을 고친다는 목표를 가지고 코보를 탐사하는 것이 체험의 주된 목표였던 셈입니다.

이 처음 듣는 행성을 돌아디는 과정에서, 전작인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에서 크게 발전한 부분 몇 가지는 금새 피부에 와닿습니다. 바로 파다완에서 제다이가 된 주인공의 전투 메커니즘, 더욱 알차게 준비된 커스터마이징과 넓어진 맵입니다. 특히, 이 세 가지의 큰 변화는 전작을 플레이한 많은 이용자들이 아쉬워했던 점들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전작 팬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기울여가며 후속작을 준비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패링을 통한 전투의 손맛은 여전하면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제공합니다

가장 먼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는 전작인 '오더의 몰락'의 사건이 벌어진 5년 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작의 이야기를 통해 파다완에서 진짜 제다이가 된 주인공 '칼 케스티스'는 그 후로도 5년이라는 세월동안 제국의 손아귀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여정을 해 온 셈이죠. 그렇기에 많은 스타워즈 팬들 역시 이번 작품에서 제다이로서 보다 노련해진 주인공의 전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연 구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전투 시스템은, 주인공이 평소 두 가지 '자세(스탠스)'를 원하는 대로 바꿔가며 상황에 맞는 전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칼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라이트세이버를 여러 형태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데, 시연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한손검 형태와 양 쪽으로 광선이 나오는 듀얼 블레이드 형태, 그리고 양 손에 하나씩 광선검을 드는 쌍수 자세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 자세는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특정 상황에서 유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양날검 형태는 적군의 원거리 공격을 튕겨내는 데 특화되어 있고, 넓은 범위를 타격하는 만큼 여러 적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상당한 활용도를 가지는 자세였습니다.

쌍수로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르는 자세의 경우 순간적으로 높은 대미지를 적에게 줄 수 있고, 공격 속도도 가장 높아 호쾌한 전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사거리가 가장 짧은 자세에 속해 그만큼 적과 거리를 좁혀야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죠. 한손검 자세는 가장 무난한 형태로, 어느 상황에서든 활용도가 일정하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세분화된 스킬 트리로 특정 자세에 특화된 캐릭터 육성도 가능할 예정

각 자세들은 게임 도중 만나는 명상 포인트에서 '자세I'과 '자세II'로 배정된 단축키에 할당할 수 있고, 다른 자세를 고르기 전까지는 할당된 자세 안에서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여러 자세 중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자세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해당 자세에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더욱 강력한 공격도 가능해집니다.

이에 따라 스킬 트리 자체도 전작과 비교해 크게 확장됐습니다.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의 스킬 트리는 '생존', '라이트 세이버', '포스' 세 가지를 중심으로, '라이트 세이버' 탭에는 총 다섯 가지의 '자세'에 대한 스킬 트리가 제공됩니다. 생존 탭은 말 그대로 체력 증가 등 생존에 필요한 효과가 모여 있으며, 포스에서는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스를 강화할 수 있는 기술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편, 위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두 개의 자세는 영화 에피소드 7편부터 카일로 렌이 사용하며 유명해진 '크로스가드' 형태의 라이트세이버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권총인 '블래스터'가 될 전망입니다. 시연 현장에서는 개발자가 직접 게임의 전투를 플레이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해당 장면에서 주인공이 한 손에는 블래스터를, 또 한 손에는 라이트 세이버를 들고 적과 전투를 진행하는 모습을 확인 가능했습니다.

▲ 주변 적을 잠시 아군으로 만드는 등 적재적소에 포스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길치 제다이'는 이제 그만, 대폭 개선된 지도 시스템

▲ '오더의 몰락' 당시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던 지도 시스템

여러 자세의 추가와, 이를 통한 전투 방식의 변화도 의미 있는 개선이지만,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의 가장 확실한 변경점은 아무래도 전작에서 아쉬움을 많이 산 '맵 시스템'의 개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더의 몰락 시절 '길치는 하지도 못하는 게임'이라는 둥 게임 내 길찾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커뮤니티의 원성이 자자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지도 시스템은 그야말로 혁신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화했습니다.

이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길 찾기와 관련한 시스템은 우리를 보조하는 귀염둥이 로봇 'BD-1'이 그 역할을 도맡습니다. '망원경'이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binoculars'와, BD-1의 이름을 조합한 'BD-노큘러(?)'라는 기능을 통해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확인한 목표물의 위치를 지도에서 표시할 수 있도록 각종 아이콘 또한 지원하기 시작했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지나온 곳마다 지도에 선이 생기기 때문에, 어느 장소를 지나왔고, 또 어느 장소를 아직 방문하지 않았는지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변화했습니다.


전작에서 가장 많은 혹평을 받았던 부분 중 하나인 맵 시스템이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맵 구조가 전작보다 훨씬 넓어졌기에 그 중요성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게임 자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이나 장비를 습득한 뒤, 이전 장소로 되돌아가 탐험을 계속하는 메트로바니아 형태를 띄고 있지만, 지역의 규모나 볼륨 측면에서 확장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사례로, 시연 버전에서 확인할 수 있던 '코보'행성의 경우 사람들이 생활하는 마을을 작은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더러, 구석 구석을 살펴보면 탐험할 수 있는 여러 지역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구역들은 도전 과제 형식으로 클리어할 수 있는 지하 던전이나 아이템이 숨겨져 있는 동굴 등으로 존재하는데, 여차 하면 메인 스토리를 위해 따라야 하는 구간에서 벗어나기 십상일 정도로 갈림길이 많다는 느낌입니다. 전작이었다면 큰 단점이었겠지만, 지도 시스템이 개편 된 지금은 부담 없이 탐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야생동물을 탈것으로 길들이는 시스템의 추가로

▲ 월드의 규모 또한 상당히 넓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종 NPC들의 등장으로 인해 월드에서 활기가 전작보다는 많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메인 스토리를 따라 도착한 작은 마을의 상점에서는 치장용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었고, 몇몇 NPC와 대화로부터 특정한 '소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문은 사이드퀘스트의 일종으로, 지도 내에 범위가 표시되기 때문에 찾아가기도 편리하게 되어 있었죠.

메인 스토리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하는 장소로 통하는 진입로는 '노란색'으로 표시되고, 현재 장비/능력으로는 진입할 수 없는 구간은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것은 전작과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지도 시스템의 개편이 더해지며 전반적인 월드 규모의 확장에도 이전처럼 탐험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캐릭터가 갈 수 있는 길인지, 또는 등반할 수 있는 벽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요소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편의성 증진의 측면에서 추후 개선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 맵 구석구석을 탐험하면, 이런 형태의 도전 과제형 콘텐츠도 자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판초만 뒤집어 쓰던 시절은 끝났다, 한층 강화된 커스터마이징

▲ 통통 튀는 애니메이션도 귀여운 우리 BD-1

전작에서 개선된 것은 맵 뿐만이 아닙니다. 주인공 칼과 BD-1, 그리고 라이트 세이버 등에 대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대폭 강화됐죠. 누가 광선검을 들고 판초만 입으라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시종일관 같은 패션을 고수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꽤나 구체적으로 여러 의상을 바꿔가며 패션 센스를 뽐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의와 하의를 따로 입을 수도 있고, 그 위에 자켓을 고를 수도 있죠. 거기에 헤어스타일은 물론 수염까지도 꽤나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합니다.

시연 도중 해외 기자들 사이에서는 '멀릿(1980년대 서양 남성들 사이에서 유행한 헤어스타일, 일명 김병지컷)' 스타일을 고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는데, 거기에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섞으면 지금껏 우리가 알던 칼 케스티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인상이 탄생했습니다. 그밖에도 묶음 머리라든지, 더벅머리 등 자신만의 주인공을 꾸밀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니, 번듯한 인상의 미남은 어디가고...

커스터마이징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귀염둥이 BD-1의 전반적인 색상 스킨만 바꿀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머리와 다리, 안테나 등 여러 파츠를 조합해 나만의 드로이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총 다섯 가지 파츠로 드로이드의 모습을 조립한 다음 마음에 드는 마감재와 색상을 고르는 형태로 확장되어, 주인공만큼이나 개성 있는 BD-1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오더의 몰락'의 광선검 커스터마이징은 판초 일변도의 의상과 달리 꽤나 멋진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후속장에서는 한층 더 나아간 시스템을 보여줄 전망입니다. 파츠는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지만 색상과 재질을 통일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에서는 라이트 세이버의 힐트를 구성하는 각 파트별 재질과 색상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최종 완성품의 경우의 수도 많아졌으니, 정말 나만을 위한 라이트 세이버를 조립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 양손에 쥐는 손잡이를 각각 다르게 조립할 수도 있다는 것!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는 전작을 플레이한 팬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었다는 흔적을 여러 곳에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사례로는 이제 세이브 포인트로 활용되는 명상 장소에서 이전 장소로 '빠른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 이전에 방문했던 장소나 특정 구간을 놓쳤을 때 편리하게 오고갈 수 있게 됐습니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존 '오더의 몰락'에서 보여준 전투 시스템을 어려워한 이들을 위해 새로운 난이도인 '파다완'을 추가했는데, 이는 가장 낮은 난이도인 스토리 모드보다는 어렵지만, 그 윗 단계인 기사 난이도보다는 쉬운 플레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거미류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옵션이었는데, 시연 당시 빌드에서는 안정성 문제로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름대로라면 외계 행성을 탐험해야 하는 세계관 특성상 자주 등장하는 거미류 몬스터를 좀 더 덜 징그러운 모습으로 보여주는 옵션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

전작인 '오더의 몰락'를 즐겁게 플레이한 사람들은 주로 전반적인 콘텐츠의 부족과 회차 플레이를 할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게임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번 시연 기회 분량 만큼의 경험이 게임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면, 이번 후속작은 전작을 재미있게 한 게이머들의 아쉬운 점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스타워즈 팬들이 항상 기대하고, 또 실망도 많이 한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 일정 이상 만족감을 선사한 이후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