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살다 보면 정말 중요했던 순간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본인에게 가장 자주, 그리고 제품을 직접적으로 맞닿아 반복적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는 구매를 빼놓을 수 없겠죠. 한우, 먹을 땐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계산서의 총액을 보는 순간 먹은 내 입을 탓할 순 없으니 애꿎은 부가세만 탓하게 되는 게 현실이라는 얘기입니다.

무언가를 살 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것을 중요하게 보시나요?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챙기는 게이머입니다. 물론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근사하며 그 나머지 요소까지 전부 갖춰진 제품도 많겠죠. 하지만 아쉽게도 제 지갑은 그걸 허용해 주지 않습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우선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래픽카드로 비유하여 좀 더 확실하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보급형 라인업의 RTX 4090보다는 플래그십 이상의 RTX 40 시리즈를 더 선호합니다. 정말 마음에 든다면 RTX 3080 정도까지 눈을 낮출 생각도 있고요. 4090이 주는 파괴적인 성능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뛰어난 발열제어를 비롯한 기계의 정숙함, 마감, 그리고 그 제품이 상징하는 바를 좀 더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말은 그럴싸하게 했는데,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물건 찾기 참 힘들죠. 얘기한 것들은 전부 써봐야 아는 건데, 그래픽카드라는 게 한두 푼 하는 물건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냥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중 제 지갑이 찢어질 정도는 아니고, 그냥 몇 달 울 정도의 범위 내의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COLORFUL iGame 지포스 RTX 4070 Vulcan OC(이하 4070 불칸)'. 컬러풀(COLORFUL)은 그래픽카드 천상계 투톱 작년까지 3대장 중 하나인 쿠단을 취급하고 있는 그래픽카드 제조 업체입니다. 하이엔드 라인업의 쿠단을 비롯하여 플래그십의 불칸과 넵튠, 게이머가 접근하기 좋은 어드밴스드, 울트라 그리고 토마호크 등으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업체죠.

▲ 내 기준 디자인 GOAT!! '컬러풀 iGame 지포스 RTX 4070 불칸 OC'

아무래도 하드웨어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불칸, 정말 많이 봤습니다. 사진으로 말이죠. RTX 20 시리즈에서는 메카닉스러운 디자인을, RTX 30 시리즈에서는 역각을 강조한 샤프한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알록달록이 아닌, 무채색으로만 트렌디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던 불칸은 매니아층이 두터웠지만 RTX 40 시리즈에 가서는 그 독특함이 다소 묵직해져 팬들이 좀 아쉬워 하긴 했습니다.

"난 오히려 좋은데?". RTX 40 시리즈 출시 시점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업체가 그래픽카드 라인업을 발표했을 당시, 제 눈을 사로잡은 건 불칸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거대해질 수밖에 없는 RTX 40 시리즈인 만큼 모든 브랜드 제품들의 부피가 커졌는데, 가장 어색하지 않고 잘 소화해낸 것이 불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플래그십 라인업인 만큼 가격은 만만찮겠지만 그건 RTX 4090의 사정입니다. 제 지갑의 한도치는 역대 60ti ~ 80 정도로 80까지 가면 쟁여놓은 것을 팔아야 할 정도, 70 정도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들을 줄이면 될 정도, 60ti 정도면 와이프 몰래 사도 버텨질 정도입니다. 사양도 RTX 4070 정도면 적당한 수준이 아니라 차고 넘치네요. 와이프 몰래 바꿨던 3060ti를 드디어 졸업해 볼까 합니다.




제품 제원


  • COLORFUL iGame GeForce RTX 4070 Vulcan OC
  • 규격: 지포스 RTX 4070 (12GB)
  • 공정 및 코어: 4nm / 쿠다 코어 5888개
  • 코어 클럭: (일반) 1920MHz / (부스트) 2625MHz
  • 인터페이스 : PCIe 4.0
  • 메모리 종류 : 12GB GDDR6X
  • 소비 전력: (기본) 215W / (최대) 250W
  • 지원 단자 : DP 1.4a x 3 / HDMI 2.1 x 1 (총 4개)
  • DirectX 지원 : DirectX 12 Ultimate
  • 전원 단자 : 16핀 / 14+3
  • 크기 : 348.5(W) x 159.5(D) x 60.5(H) cm
  • 엔비디아 기술 지원 : DLSS, G-SYNC, 3세대 레이트레이싱
  • 기타 지원 : LCD 디스플레이 독 탑재(자석 부착형) / 별도의 라이트 보드(LED 지원) / 물리 버튼식 오버클럭 / 그래픽카드 지지대 동봉

  • 불칸 RTX 4070은 자사의 라디에이터 기술로 쿨링 솔루션을 대폭 강화하여 열 분산 효율과 정숙함,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컬러풀의 그래픽카드 라인업입니다. 거대한 2개의 8mm, 4개의 6mm 히트 파이트가 내장되었고 일체형 알루미늄 프레임과 새로운 소재를 적용한 백플레이트를 통해 효과적인 쿨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기 압력과 유입량을 대폭 개선한 3개의 104mm 쿨링 팬을 통해서 발열 제어 성능을 극대화했습니다. 불칸에 탑재된 팬은 9개의 날을 지원하는 '허리케인 사이드 블레이즈'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듀얼 볼 베어링을 탑재하여 오랜 시간 높은 사양을 요구로 하는 작업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아울러 시스템 부하가 적을 때 팬을 멈추는 제로팬 기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플래그십 모델답게 구매자를 혹하게 하는 요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부품을 잘 모르는 게이머를 위해 잘 보이는 위치에 물리적으로 일반 성능과 터보 성능 버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거대해진 RTX 40시리즈를 든든하게 받혀주는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비롯하여 제품 장팍에 필요한 드라이버, 그래픽카드 젠더, 그리고 지문을 닦으라고 외치는 것 같은 작은 헝겊과 더불어 목장갑(?)까지 동봉되어 있습니다.

    불칸의 묘미는 LCD 디스플레이입니다. 컬러풀의 소프트웨어인 'iGame Center'를 통해 LCD에 출력되는 창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그래픽카드에 부착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독을 지원하여 USB 연결을 통해 내 책상 위를 꾸미는 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이미지 및 움짤(gif)를 넣을 수 있으며, 기본으로 지원하는 시스템 모니터링도 손쉽게 가능합니다.

    ▲ 굵직한 히트 파이프를 갖춘 컬러풀 불칸 4070

    ▲ PC를 잘 모르는 게이머도 버튼 하나면 일반 모드에서 성능 모드로 변환이 가능합니다!

    ▲ LED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은 이제 그만! LCD 디스플레이로 원하는 이미지(gif 포함)로 꾸며보자!





    제품 사진

    ▲ RTX 40 시리즈에 나온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라인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RTX 4070! 나에게 차고도 넘치는 성능!

    ▲ 박스 뒷면에는 제품과 관련된 기술들이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 열리는 것도 참 고급스럽네요

    ▲ 두근두근


    ▲ 거대한 부속품들은 조금 뒤에 확인하기로 하고

    ▲ 바로 본론부터 감상하시죠

    ▲ 정전기 방지 비닐에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 매우 영롱합니다





    ▲ 넋이 나가서 비닐 떼는 것도 잊었네요

    ▲ RTX의 상징, 두툼한 두께


    ▲ 원터치 버튼으로 일반-터보 모드 변환이 가능합니다!






    ▲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단자! 이건 부속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말 나온 김에 살펴봅시다!

    ▲ 뭐가 굉장히 많네요

    ▲ 그래픽카드 지지대 / 라이트 보드 / LCD 디스플레이 / 설명서 / 드라이버

    ▲ ARGB 장치 연결 케이블

    ▲ 그래픽카드 젠더

    ▲ 게이밍 감성! LED를 담당하는 라이트 보드

    ▲ 이걸

    ▲ 여기에

    ▲ 자석으로 딱!

    ▲ LCD 디스플레이 또한 자석으로 간편하게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 그래픽카드가 아닌, 별도의 독에도 자석으로 탈부착이 가능하여 책상 위를 꾸밀 수도 있습니다

    ▲ 이런 세심함 너무 좋습니다

    ▲ 목장갑과 헝겊까지!





    DLSS 3.0, 어디 한번 즐겨볼까?

    ▲ 포르자 호라이즌 5에서 지원하는 DLSS 3.0!

    RTX 4070의 성능은 DLSS 기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 측에서도 이번 RTX 4070은 DLSS 3 환경에서 1.4배가량의 높은 효율을 낸다고 언급했는데요.

    조금 쉽게 풀어 말하면 DLSS 기술은 최적화 기술입니다.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그래픽 성능을 최적화하여 인게임적 성능, 가장 대표적으로는 프레임(FPS)을 확보하는 기술로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겠습니다. 이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결론만 놓고 얘기하면 참 달콤하기도 합니다. "조금 애매한 사양에서 4K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가 바로 그것입니다.

    실제로 4K 해상도와 DLSS 3.0을 지원하는 게임인 '포르자 호라이즌 5'로 일반 설정과 DLSS 기능을 켰을 때를 비교 해보니 각각 평균 24FPS, 최소 21FPS까지 차이가 나더라고요. 각각 수치로 표현하면 DLSS 기능 ON 상태에서는 평균 106FPS, 최소 95FPS이 나왔고 OFF 상태에서는 평균 82FPS, 최소 74FPS로 측정되었습니다.

    ▲ 그래픽은 당연히 최고 옵션으로!

    ▲ 달려라 달려~~

    ▲ DLSS 3.0 효과, 확실하네요! 평균 24FPS까지 차이 났습니다


    ▲ 오랜만에 오버워치 2도 한 판! 4K 최고 옵션으로 적용하여 플레이했습니다

    ▲ 평균 185FPS의 준수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최소치가 정말 안 떨어져서 좋았습니다

    좋은 그래픽카드로 가볍게 다른 게임도 한판 돌렸습니다. 블리자드의 FPS, '오버워치 2'를 플레이했는데요. 5:5 교전 중에도 185FPS 이상을 유지하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픽카드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부품과 전자기기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기는 합니다만, 플래그십 라인업 이상의 제품들은 대부분 성능의 널뛰기가 적습니다. 컬러풀 불칸 4070 또한 준수한 최소치로 오버워치 2에서 180FPS를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LCD 디스플레이 독으로 원하는 화면을!

    ▲ 웨이코스에서 지원하는 컬러풀의 소프트웨어, 'iGame Center'

    ▲ LCD 디스플레이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 LED를 원한다면 라이트 바로!

    ▲ 화면으로 확실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LCD 디스플레이로!

    ▲ 세울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모니터링도 가능하며

    ▲ 동봉된 독에 자석으로 간편하게 부착하여 책상 위를 꾸밀 수 있습니다

    ▲ 연결은 USB로 간편합니다!

    ▲ 음... 이걸로 뭐 하지.. 뭔가 재밌는 거 없을까

    ▲ 혹시 브랜드 이름을 원더풀로 바꾸지 않으실래요ㅠㅠ 감사합니다 ㅠㅠㅠ




    마치며


    앞서 언급했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RTX 4090보다 플래그십 이상 라인업의 그래픽카드를 좋아합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가려져 일부 환경에 따라 널뛰기하는 프레임보다 잔잔하고 균형 있는 성능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메인스트림 등급인 70시리즈에서 컬러풀 불칸처럼 든든한 라인업의 제품을 찾아보긴 좀 힘들죠.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RTX 4070에서 어필하는 DLSS는 꽤 괜찮은 기술입니다. 요즘 게임들이 RTX 4090을 갖추지 않으면 60FPS도 힘들게끔 고사양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QHD, 더 나아가 4K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성능 외에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죠. RTX 4090만 그래픽카드인 것은 아니니까요. 6월에 출시하는 올해의 대작, '디아블로 4' 또한 오픈 시점에 DLSS 3.0을 지원한다는 얘기를 공식화했을 정도로 최신 게임 최적화에 불가피한 기술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컬러풀 그래픽카드 유통을 담당하는 웨이코스가 4월 13일부터 4월 20일까지 컬러풀의 RTX 4070 그래픽카드 출시를 기념하여 '레이저 데스애더 V2 프로' 게이밍 마우스를 제공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제가 본 사은품 중에는 꽤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제품은 V3 최신 모델 출시 직전까지 T1의 페이커 선수가 수년간 사용했던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컬러풀 4070 불칸은 저와 같은 소비 심리를 갖고 있는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한 그래픽카드입니다. 물론 든든한 빌드 때문에 가격은 일반 모델에 비해 높겠지만 세상에는 높은 성능을 좋아하는 게이머도, 가성비가 1순위인 유저도, 저처럼 제품의 완성도와 안정감, 그리고 한번 사고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을 꺼려 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부품이 커짐에 따라 정숙함을 0순위로 고려하는 유저들도 정말 많아졌고요. 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체할 수 없는 플래그십 라인업 꼭대기에 있는 제품답다는 후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ㄴ... 내 지갑이..!!" 인벤에서 요즘 유행하는 짤을 활용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