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저스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세컨드 웨이브'의 파이널 알파테스트가 5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세컨드 웨이브는 테라와 이터널 리턴의 콘솔판을 개발한 타무라 코지 PD가 지난 2022년 7월 직접 회사를 설립해 개발 중인 신작이다. FPS와 TPS 시점을 동시에 제공하는 MOBA 장르의 게임이며, PC, 콘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오는 2023년 연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세컨드 웨이브는 지난 27일부터 진행됐던 1차 알파테스트, 그리고 6월 3일부터 진행된 파이널 알파테스트를 통해 국내 유저들에게 처음 그 모습을 공개했다. 챌린저스게임즈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 관련 피드백을 받고, 이를 개선하여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성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스팀을 통해 진행된 이번 알파 테스트에는 스팀 계정을 가지고 있는 유저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5일 오전까지 진행된 파이널 알파 테스트를 직접 체험해본 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꼈던 솔직한 감상을 정리해보았다.


'세컨드 웨이브'는 어떤 게임?
미니언은 없음, 더 단순하게 즐기는 팀 단위 히어로 슈팅 액션



'세컨드 웨이브'는 다양한 문화권의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MOBA 장르의 액션 게임으로, 아르만티아 대륙 과학기술의 정수인 '아케인스톤'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전쟁을 다루고 있다. 카툰렌더링 기반의 비주얼과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스킬과 액션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게임이 될 예정이다.

여기서 예정이라고 소개한 이유는, 알파테스트 단계에서는 스토리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 내에 일절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후 공개될 정식 빌드에서는 아르만티아 대륙의 시간 흐름에 영향을 미친 주요 인물들, 그들이 '영웅'으로 불리게 된 배경, 그리고 한때 평화로웠던 대륙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고간 원흉은 어떤 이들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개발사 챌린저스게임즈에서는 세컨드 웨이브를 MOBA 장르로 분류하고 있지만, 보통 흔하게 떠올릴 수 있는 미니언이나 포탑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플레이는 '오버워치'처럼 영웅을 골라 팀 단위로 맞붙는 협동 중심의 히어로 슈팅 방식에 가깝다.

파이널 알파테스트 빌드에서는 총 9종의 영웅 캐릭터가 등장한다. 각각의 영웅 캐릭터는 총기류로 원거리에서 싸우는 '원거리', 전방에서 적의 공격을 막는 '탱커', 범위형 속성 공격을 활용하는 '마법사', 상대방의 뒤로 진입해서 싸우는 '암살자', 각종 버프와 힐로 아군을 보조하는 '서포터', 그리고 근접 공격에 집중한 '전사'로 분류된다.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스크린샷을 보면 10번째 캐릭터인 서포터 캐릭터 '이지스'를 확인할 수 있으나, 파이널 알파테스트 빌드에서는 사용해볼 수 없었다.

▲ 여섯 가지 직업 분류로 구분된 영웅들이 등장한다

게임을 처음 켜고 진입한 로비 화면에서는 각각의 영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영웅', 게임 플레이를 하며 수집한 장비나 코스튬을 확인할 수 있는 '콜렉션', 그리고 상점과 배틀 패스, 이벤트, 미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세컨드 웨이브의 BM은 배틀 패스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각각의 영웅을 꾸밀 수 있는 스킨 장비나 재화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단계에서는 해금되어 있지 않았기에, 정확한 상품 구조는 확인할 수 없었다.

▲ '세컨드 웨이브'의 로비 화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모드로는 가장 기본적인 일반전과 랭킹전 개념의 '경쟁전', 친구들과 함께 설정을 정한 뒤 플레이할 수 있는 '사용자 지정 게임', 그리고 연습 모드와 튜토리얼이 제공될 예정이다.

파이널 알파테스트에서는 6:6 점령전과 4:4:4 삼파전을 선택하여 즐길 수 있는 '일반전' 모드만 제공됐다. 1차 알파 테스트에서는 6:6 외에도 5:5 점령전이 함께 제공됐으나, 유저층 분산을 막아 매칭 시간을 줄이기 위해 게임 모드를 간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5:5:5로 총 15명의 유저가 동시에 접속했던 삼파전은 전황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격해지는 난전 상황을 줄이기 위해 최대 12인으로 소폭 수정한 모양새다.

플레이할 게임 모드를 선택한 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매칭이 시작된다. 삼파전의 경우 한 시간을 기다려도 매칭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유저 참여가 적었으나,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는 6:6 점령전의 경우 테스트가 진행된 기간 동안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매칭이 이루어졌다.

매칭이 완료되면 30초 동안 한 팀이 된 동료들과 함께 게임 내에서 사용할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다. 전투가 시작된 이후에는 해당 게임이 끝날 때까지 영웅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다른 팀원들과의 조합을 살펴본 뒤 부족한 역할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파이널 알파테스트 빌드에서는 힐과 버프 중심의 스킬셋을 가진 서포터 캐릭터가 '메로페' 하나였고, 일반적으로 메로페를 포함한 구성이 승률이 높았다.

▲ 아직은 각 역할군마다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딜탱힐로 대략 구분되는 정도

6:6 점령전의 전장인 트레스틴에는 세 곳의 점령 포인트가 존재한다. 맵 중앙에 위치한 핵심 점령지인 '에너지 코어'를 활성화 시키면 4초당 5점씩, 양 옆의 A,B 포인트는 4초당 1점씩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점령은 상대편이 없을 때 해당 포인트에 서있기만 하면 자동으로 진행되며, 이렇게 점수를 모아 총 15분 동안 더 많은 점수, 혹은 1,000점을 먼저 달성한 팀이 승리하는 구조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맵의 동서쪽 끝에 대형 몬스터가 등장한다. 해당 몬스터를 처치하면 한번에 75점, 150점이라는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점령 포인트를 차지할 타이밍, 대형 몬스터를 처치하기 위해 빠지는 타이밍을 잘 계산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주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영상으로 기본이 되는 게임 방식을 배울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먼저 천 원의 소지금이 제공된다. 이를 활용하여 물리공격, 마법, 방어구, 신발, 장신구로 구분된 장비를 구매한 뒤에 전투를 시작하게 된다. 전투에서 상대방을 쓰러트리거나 어시스트를 했을 때 추가 재화를 얻을 수 있고, 이후 본진 구역에서 추가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전투를 통해 벌어들인 재화로 3단계까지 계속 티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가 하면, 기본 성능이 출중한 대신 상위 업그레이드가 제공되지 않는 장비도 존재한다. 또 착용할 수 있는 장비는 오직 네 개 뿐이므로, 어떤 장비를 먼저 선택하고 강화할 것인지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초반에 어떤 장비를 구매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다면 '추천' 항목에 떠있는 장비를 구매하면 된다.

장비는 공격력, 전체 체력, 흡혈, 공격속도, 이동 속도 등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여주며 전투의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활용된다. 각 영웅의 특성을 이해하고 상대팀 구성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이후엔 각 영웅의 직업군, 또는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맞는 '나만의 장비 세트'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본 소지금으로는 두 개 정도의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 보통 죽고 난 뒤에 추가 장비를 구매하게 되는 식

전장은 완전한 대칭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쪽과 동쪽, 중앙 점령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짚라인',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힐링 팩, 높은 저격 포인트로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등의 추가 오브젝트가 존재한다. 짚라인을 이용할 때 점프 키인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것 외에 별도의 추가 조작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이들도 금방 숙지하고 적응할 수 있는 구조다.

영웅들의 기본 움직임이 빠른 편이고 대부분의 영웅이 대시 기술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므로, 전황을 넓게 보기 위해선 3인칭 시점을 활용하는 것이 편했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따라 언제든 V 키를 눌러 시점을 1인칭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직업군에 따라 본진 근처의 복도와 맵 중앙의 옥상에서 저격을 시도하는 이들, 사이드를 돌며 A,B 점령지와 몬스터 토벌 중심으로 운영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보통 중앙의 핵심 점령지인 '에너지 코어' 주변에서 난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죽고 난 이후 부활 쿨타임도 7초 정도로 짧고, 처음부터 모든 영웅의 궁극기 스킬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전투에서의 영향력 유무와 상관 없이 누구나 1분 주기로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기에 서로 간만 보느라 늘어지는 일 없이 계속해서 난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세컨드 웨이브 전투의 특징이다.

전투는 15분을 꽉 채우지 않고 어느 한쪽의 우세로 분위기가 기울어 12분 내외로 1,000점을 채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투가 끝나면 전투에서의 활약, 점령 점수 기여 등을 합산하여 해당 게임의 'MVP'가 선정되고, 해당 게임의 스코어 보드를 살펴보는 것으로 게임이 마무리된다.

▲ 유저들이 엉켜서 벌어지는 소규모 전투가 끊임 없이 계속 발생한다.

▲ 전투가 끝나면 MVP 선정이 있으나, 별도의 리플레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파이널 알파테스트에서 제공된 또 다른 게임 모드인 '삼파전'은 레드 서커스라는 두 번째 전장에서 치러지며, 세 개 진영에서 4:4:4로 진행되는 점령전이라고 할 수 있다. 6:6 점령전과 달리 킬뎃 여부까지 스코어 포인트에 반영되고, 점령 점수와 킬뎃 점수를 더해 1,500점을 먼저 채우는 진영이 승리하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두 개의 점령 포인트가 맵 중앙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밖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허점을 노리는 등 별도의 전략에 머리를 쓸 필요가 없고, 오롯이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모드에 가깝다. 물론 승점을 전부 채워가는 특정 진영의 승리를 막기 위해 나머지 두 진영이 일시적 연합을 맺는 등, 6:6 점령전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추가적인 수싸움이 발생하는 것이 삼파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 더 어지럽고 번잡하지만, 6:6 점령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삼파전'


'세컨드 웨이브'의 실제 감상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가볍고 빠른 전투는 인상적, 불안정한 서버와 부족한 타격감은 해결해야 할 과제



세컨드 웨이브는 일견 '오버워치'와 '사이퍼즈'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전투 UI와 점령전 중심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 1인칭 시점과 영웅들의 스킬 구조에서는 오버워치를, 3인칭 시점의 캐릭터 조작과 보스 몬스터 토벌 시스템, 상점 시스템과 티어 개념이 있는 아이템 구매에서는 사이퍼즈를 떠올릴 수 있다. 어떤 하나의 게임이라도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적응하고 활약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끊임 없이 이어지는 빠른 템포의 전투와 각각의 개성이 있는 매력적인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그리고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협동 중심의 히어로 슈팅 게임 플레이는 기존의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한정된 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플레이한 주말은 참 즐거운 체험이었다는 기억이 남았다.

하지만 유저 피드백을 받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진행한 테스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단계에서는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많았다. 테스트 서버가 불안정해서 게임이 시작되지 않거나, 플레이한 기록이 남지 않고 튕겨버리는 등의 시스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타격감'이다. 현재의 세컨드 웨이브에서는 기절이나 넉백 효과가 있는 CC기를 맞았을 때를 제외하면 별도의 피격 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총기의 경우 그나마 덜하지만, 주무장이 근접 공격인 '버나드'나 '바투'로 플레이하면 대부분의 게임 플레이가 허공에 대고 허우적 거리는 느낌으로 채워지는 식이다.

모든 영웅이 1분 쿨타임으로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기에, 밸런스를 위해 궁극기 효과와 연출을 간소화한 것도 부족한 타격감을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몇몇 궁극기는 한 명의 적을 일격 필살로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지만, 사실 위력이나 연출이 일반 스킬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아끼고 아꼈던 궁극기를 절호의 순간에 터뜨리는 '일발 역전'의 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일까, 게임이 진행되는 15분간은 한쪽의 파워 밸런스가 끝까지 이어지는, 대부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 분명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근접 공격은 허우적 거리는 느낌이 크다

▲ 한쪽이 우세하면, 역전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때문인지 중반 이후에 '잠수'하는 이들도 많았다

부족한 캐릭터 선택 폭 역시 아쉬움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테스트 빌드 속 탱커 캐릭터는 두 개, 서포터 캐릭터는 메로페 하나 뿐이었고, 사실상 다양한 조합과 전략을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몇 번을 반복해도 무작정 붙어서 치고받는 난전만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시원시원하다고 느꼈던 게임의 첫인상과 재미는 그리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했다. 정식 플레이 빌드에서는 각각의 직업군마다 적어도 셋 이상의 영웅 풀을 갖춘 상태에서 서비스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게임 모드가 한정된 것 역시 앞으로 보완해야하는 부분이다. 6:6 점령전과 삼파전은 서로 다른 형태의 긴장감을 맛볼 수 있는 모드인 것이 분명하나, 부족한 캐릭터 풀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같은 느낌의 전투 양상은 플레이어로하여금 금방 피로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PvE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혹은 더 다양한 오브젝트와 맵 구조, 비주얼이 적용된 두 가지 이상의 전장을 추가하는 것 역시 반복되는 느낌을 환기해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컨드 웨이브는 이제 막 알파테스트를 마쳤을 뿐이고, 앞으로 유저 피드백을 받아 더 개선될 일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개발사인 챌린저스게임즈가 상점 페이지와 공식 사이트를 통해 소개한 것처럼, 앞으로의 세컨드 웨이브에서는 영웅들의 매력에 더 빠져들고, 몰입할 수 있도록 카툰렌더링 비주얼을 충분히 살린 스토리와 캐릭터 연출, 그리고 스토리와 몬스터 토벌 콘텐츠가 포함된 'PvE 콘텐츠' 등 새롭게 즐길 거리가 더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시점을 바꿔 플레이하면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막혀있었던 모드 외에도 더 다양한 콘텐츠가 채워진 게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