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R은 이번 서머 게임 페스트 주간을 통해 자사가 준비하고 있는 '사이버펑크 2077'의 최신 대규모 DLC, '팬텀 리버티'의 출시일을 공개했습니다. 게임은 오는 9월 26일 출시되며, 신규 지역과 스토리를 포함한 대규모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출시일 공개와 함께, 지난 12일 오전부터는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사전 시연회가 진행됐습니다. 팬텀 리버티 파트 시작부터 약 한시간 가량 분량으로, 새로운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요 인물들을 마주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본편과 비교해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체험기에 이어, 이번에는 CDPR이 준비하고 있는 '팬텀 리버티'에서 어떤 변화들이 플레이어를 마주할지, 메인스토리를 제외한 핵심 변경 사항을 위주로 알아보겠습니다.

◆ 본 시연은 RTX 4090을 탑재한 PC 환경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시연 진행 시 영상 및 스크린샷 촬영은 불가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본편의 스크린샷 일부를 활용했습니다.
◆ 본 기사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정식 출시 시점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 이야기의 배경이 될 '도그타운'의 규모는?
시궁창 같은 나이트 시티에도 밑바닥이 존재했으니...

▲ 접근이 금지된 '도시 속 도시', 도그타운의 전경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이번 신규 DLC의 무대가 되는 지역 '도그타운'입니다. 대규모 DLC에 걸맞도록 본편에서는 접근할 수 없었던 나이트 시티의 새 지역이죠. 이름부터 평화로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듯, 이 곳은 나이트 시티의 일반 시민에게는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입니다.

'도시 속 도시'라는 별칭에 어울리도록, 도그타운은 NUSA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도시 중 하나인 나이트 시티에서도 통용되는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핸슨 대령'과 휘하의 반군이 다스리는 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V가 가진 능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도 상으로 보면 도그 타운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본편을 플레이하던 중 메인 스토리에 따라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 퍼시피카 쪽의 거대한 경기장이 기억나시나요? '팬텀 리버티'에서는 그 경기장을 비롯한 퍼시피카 구역 일부가 '도그타운'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어에게 개방됩니다. DLC 스토리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되고, 이후에는 퍼시피카 지역의 픽서인 '미스터 핸드'의 도움으로 봉쇄된 도그타운 안팎을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게 됩니다.

▲ DLC에서 개방되는 도그타운의 위치와 규모는 이 정도

▲ 퍼시피카에 갈 때마다 궁금했던 곳인데, '팬텀 리버티'에서는 출입구로 사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시연은 약 1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접한 도그타운은 지도상으로 보이는 크기보다 더욱 넓고 디테일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곳에도 사람들이 모여 물물을 교환하는 상점가가 존재하고, 본편에서는 주인공과 그다지 교류가 없는 픽서 '미스터 핸드'의 의뢰도 수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DLC에서 새롭게 추가된 '에어드랍'같은 신규 활동을 하면서 도그타운 곳곳을 탐험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트레일러를 통해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대로, '팬텀 리버티'는 본격 첩보물을 지향하는 스토리를 주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때문인지, 무작정 들이받는 조니 실버핸드식(?) 전투 방법이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연출되고는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설명할 전투 측면에서의 대격변이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밖에서 보면 멀쩡해 보여도, 안은 아주 개판(?)이 따로 없습니다


완전 새 게임 아닌가 싶은 '전투' 대격변
잠깐, 내 회복약 어디갔어?

시연 도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놀랍게도 NUSA의 대통령과 배우 이드리스 엘바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느끼는 경험이 본편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죠. '팬텀 리버티'는 그동안 사이버펑크 2077이 보여준 전투 문법에서 많은 부분을 뜯어고칠 예정입니다. 체감상,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시연에 사용된 주인공은 반사신경에 어마어마한 특성과 특전을 올인한 캐릭터로, 자동소총과 카타나, 맨티스 블레이드를 주무기로 활용했습니다. 거기에 산데비스탄을 장착해 기본적인 해킹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요. 신체와 테크 특성 또한 잠긴 문을 손쉽게 열기에는 부족한 수치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전투는 카타나를 활용한 근접전과 자동소총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 위주로 진행해야 했는데, 두 가지 모두 본편과는 다른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먼저, 총기를 격발하는 데도 스태미너가 소모되도록 바뀌었고, 스태미너가 고갈될 경우 조준에 큰 불이익을 받도록 변경됐습니다. 이제는 전처럼 레이저 포인터같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총기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지만, 이전보다 전투에 몰입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타나와 맨티스 블레이드같은 근접 무기의 쓰임새는 이전과 유사하지만, '마무리 일격'이라는 특수 공격이 추가됐습니다. 이를 사용하면 그로기 상태에 빠진 적을 멋드러지게 해치울 수 있죠. 이후 후술할 '렐릭' 특성과 더불어 더욱 호쾌한 액션이 가능해 진 점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DLC 출시 전까지 수백 개의 수류탄과 회복약에 작별을 고하도록 합시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투 난이도를 올리는 주범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수류탄과 회복약같은 소모품의 쓰임새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시연을 기준으로 회복약과 수류탄은 더 이상 가방에 수백 개씩 쟁여놓을 수 없게 바뀌었고, 최대 2회까지 충전되는 쿨타임을 가진 아이템으로 변모했습니다. 위급 상황이라고 주어진 회복약 두 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다시 충전될 때까지 쿨타임을 견뎌야 하는 것이죠. 물론, 모자란 회복약을 보충한다고 소중한 제작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지만, 이전처럼 약물 중독자마냥 호흡기를 입에 달고 싸움을 이어나가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총도 조심히 쏴야 하지, 회복약도 더 조심히 먹어야 하지, 이 두 가지만으로도 '팬텀 리버티'의 전투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줍니다. 난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좀 더 상황에 신경을 쓰도록 만들었다는 편이 더 가깝겠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본편을 플레이한 경험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이 모든 변화는 신규 지역을 포함해 게임 전체에 적용될 예정이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릅니다.

▲ 항상 거슬리던 이 '렐릭' 트리가 드디어 해금됩니다

전반적인 전투 양상의 변화와 함께, 주인공을 육성하는 트리 또한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성 별로 두세 개씩 페이지가 나뉘어 있던 특전 페이지는 한 페이지에서 모든 스킬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변화되었고, 총기류가 스태미너를 소모함에 따라 그에 맞는 특전 옵션들이 생겼죠.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전까지 잠겨 있던 '렐릭 특성'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특성인 '렐릭'은 고릴라 암즈나 맨티스 블레이드같은 사이버웨어나 해킹, 총기류 등 주로 사용하는 무기마다 강력한 패시브를 부여해 주는데, 이를 통해 본편과는 색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렐릭 특성 해금에는 특성이나 특전 포인트와는 다른 '렐릭 포인트'를 필요로 하며, 이는 도그 타운 곳곳에 숨어 있는 '운용데이터 다운로드' 장치에서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더, 지금까지 '사이버펑크 2077'은 각 특성의 하위 기능인 '특전'을 초기화하는 기능은 제공했지만, 그 토대가 되는 '특성'을 초기화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신체에 올인한 캐릭터는 아무리 특전을 초기화해도 넷러너나 테키가 될 수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번 시연에서는 특전과 함께 특성 또한 초기화가 가능한 점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언제든 돈만 있다면 원하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육성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UI, 장비 능력치도 전부 새롭게 바뀐다고요?
데이빗! 임플란트에 집착하면 사이버 사이코가 되어버린다!!

▲ 큼직한 DPS로 무기의 성능을 나타내던 UI도 확 바뀝니다

전반적인 전투 양상 외에, UI를 비롯한 정보 창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생길 예정입니다. 먼저, 무기들은 더 이상 DPS 숫자로 그 성능을 나타내지 않게 되며, 연사 속도나 발당 대미지 등 구체적인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도표를 대신 보여줍니다. 본편에 DPS 상관 없이 강력한 무기가 존재했던 만큼, DPS가 충분한 변별력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변화로 보입니다. 각 총기의 특성을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좋았지만, 지금 무기와 새롭게 획득한 무기를 한눈에 비교하기 힘들어져 조금은 직관적이지 않다고 느껴질 소지도 있습니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크게 여러 NPC와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 창이 매우 간소하고 직관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무조건 메뉴로 들어가야만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고, 답장을 할 수 있었던 본편과 달리, 게임 플레이 화면에 오버레이되는 형태로 변경되어 더욱 편리해졌죠. 또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지역까지 가야만 했던 본편과 달리, 노트북 단말기 내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든지 구매가 가능해진 점도 확실한 개선 사항 중 하나입니다.

▲ 문자메세지 볼 때마다 울화통 터지던 사람들에게 희소식

끝이 아닙니다. '팬텀 리버티'를 비롯한 업데이트 이후에는 주인공 V가 입는 의류에는 방어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옷은 그저 외형을 꾸미는 존재로 변화한 것이죠. 대신 방어도를 비롯한 능력치 대부분이 '사이버웨어'로 옮겨오면서, 리퍼닥을 찾아 몸을 개조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습니다.

하지만, 좋은 임플란트를 마구잡이로 이식한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세계관 상 몸에 임플란트를 과도하게 이식하면 정신을 잃고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사이버 사이코'가 되어 버리는데, '팬텀 리버티'에서는 주인공에게 이 사이버 사이코 게이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1시간 가량의 짧은 시연에서는 이 게이지가 다 차면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게임이 세계관에 충실하다면 웃고 넘길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 전설 사이버웨어로 도배했다고 좋아하다간...

▲ 사이버 사이코가 된 여러분 곁엔 루시가 없습니다. 명심합시다.


그밖에 크고 작은, 유의미한 변화들
나이트 시티의 세계를 더욱 많이 확장해 주기를

▲ 스토리 말고도 바뀐 게 이렇게나 많은 '팬텀 리버티'

이렇게만 봐도, 사이버펑크 2077은 신규 DLC를 통해 스토리 외에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트 시티와 다른 분위기를 전달할 '도그타운'을 떼 놓고 봐도, 전투 측면에서 생긴 변화들 덕에 기존 플레이어도 색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예정이죠.

약 한시간 분량의 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요소들이 이 만큼이니, 더욱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살펴보면 더 많은 변경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차량을 타고 있는 도중 권총을 꺼내 사격하는 기능이 추가되는 것들 말이죠. 게다가, 차량 공격 모드가 탑재된 일부 자동차는 그릴 앞부분에서 기관총이 나오는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스토리 측면에서 '팬텀 리버티'는 지금까지 본편이 보여주지 못 한, 나이트 시티의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다룹니다. NUSA의 대통령에게 닥친 위협, 그리고 7년 동안 잠복 수사를 하고 있는 요원, 거기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음모까지 말이죠. 머리 속에 박힌 렐릭을 빼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솔로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출시 초기에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CDPR은 지금까지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애정을 멈추지 않았고, 본편의 게임성을 대폭 개선한 이후 대규모 DLC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들의 전작인 '위쳐3'의 확장팩 시리즈를 즐긴 게이머라면, 이들이 대규모 DLC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조금 먼저 1시간을 즐겨 본 입장에서 소감을 말해 본다면, 이번에도 CDPR의 DLC도 충분히 기대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