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지난 반년은 게임 팬들에게 할 게 너무 많은 시기였습니다. 데드 스페이스, 바이오하자드 RE:4,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스트리트 파이터6, 디아블로4, 파이널 판타지16 등 팬들을 사로잡은 게임들이 줄줄 출시됐죠. 기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이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다양하게 출시되며 코로나19 이후 아쉬운 행보를 여럿 보였던 게임 업계 정상화를 이야기할 수도 있게 됐고요.

그리고 어느덧 1년의 절반이 흐르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도 줄줄 흐르는 시기가 왔습니다.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혔던 타이틀은 올해 하반기에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죠. 물론 올해 초 전해드렸던 2023년 기대작에 포함된 게임도 많지만, 출시일을 하반기로 새로 결정한 타이틀도 있고, 공개되지 않은 신작이 하반기 깜짝 출시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 하반기 출시될 주요 게임들을 모았습니다. 라인업을 통해 휴가, 혹은 연휴 일정에 즐길 게임을 미리 고르셔도 좋고 월급에 용돈에 적절하게 미리 분배하고 모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미리 준비하고 게임 라이프를 더 즐겁게 보내는 겁니다.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슈터 기대작

이미 쟁쟁한 상반기 대작들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스타필드는 여기 견줄,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습니다. Xbox 게임 패스에도 추가되며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죠. 베데스다가 거대한 우주를 어떻게 그려낼지도 관심이 컸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로 출시와 함께 즐길 수 없게 되며 아쉬움도 커진 상황입니다. 게임 자체의 기대가 워낙 컸고, 근래 AAA 타이틀이라면 으레 한국어를 지원했으니 실망감도 크고요. 게임 패스 비용 상승까지 이어지며 팬심은 더 흉흉해졌는데요. 이전 베데스다 게임이 그랬듯 한국어 지원 없이도 플레이하게 만드는 매력이 살아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반대로 첫 출시 이후 여러 혹평을 받았던 사이버펑크2077의 확장팩, 팬텀 리버티는 이번에도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본편처럼 완벽한 음성 더빙까지 더해지죠. 여러 패치를 통해 본편의 플레이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확장팩으로 보다 확장된 세계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만큼 기대도 높습니다. 미디어 대상 사전 플레이 평가도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출시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고요. 9월 맞붙는 두 타이틀 중 어느 쪽이 기대작에 어울리는 성과를 가져갈지 기대되네요.


모터 vs 모터 = 오픈월드 vs 시뮬레이션

유비소프트와 Xbox 게임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레이싱 타이틀. 특히 각각 9년, 6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지고 출시되는 만큼 전작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그래픽과 레이싱 연출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분명한 기대작임에도 두 레이싱 게임은 드라이빙을 그리는 모습이 다르기에 뭐가 더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도 생각해봐야 하죠.

하와이를 배경으로 하는 더 크루 모터 페스트는 정확히는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보다는 포르자 호라이즌에 가깝습니다. 오픈월드 게임으로 광활한 지역을 달리고, 탐험하며 다양한 종류의 레이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프로드도, 트랙 레이싱도 모두 가능하죠.

반면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서킷, 트랙 위를 달리는 승부에 집중한 타이틀입니다. PS 진영의 그란 투리스모처럼 아케이드 레이싱보다는 시뮬레이션 요소에 더 집중하고요. 그런 만큼 보다 사실적인 운전 감각, 혹은 사실적인 것처럼 구현된 가상의 레이싱을 체험할 수 있죠.

레이싱이라는 큰 범주 안에 함께 묶어 두 게임을 체험해본다면 한 달 간격으로 전혀 다른 플레이를 느껴볼 수 있을 겁니다.


소니 독점, 플랫폼 라이벌 모두 상대하는 마리오

기존의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 특유의 플레이에 이름처럼 환상적인 요소를 더해 출시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특히 이번 작품은 본가 마리오라고 할 수 있는 브라더스 시리즈의 완전 신작으로는 무려 11년 만에 출시되는 작품입니다. 여러 이식작과는 다르게 한껏 달라진 요소들이 가득한 만큼 닌텐도의 하반기 대표 타이틀이라고 부를 만하죠.

그런데 게임이 출시되는 10월 20일,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대표 독점 타이틀을 선보입니다. 바로 마블 스파이더맨2죠. 일찌감치 베놈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키웠던 인섬니악은 영화를 통해서도 모습을 드러낼 사냥꾼 크레이븐을 비롯해 다양한 빌런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히어로 게임으로서 워낙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이니만큼 마리오 대신 이쪽을 선택하는 유저들 역시 마리오를 선택하는 유저만큼 많을 거고요.

마리오가 맞붙는 또 다른 주인공은 소닉입니다. 소닉 프론티어로 3D 소닉에서의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세가는 이번에는 횡스크롤 플랫포머로서 돌아오는데 이렇게 되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와 비슷한 시기, 같은 장르로 대결하는 셈이죠. 닌텐도와 세가가 게임 시장에서 오랜 시간 라이벌로, 또 동반자로 함께한 만큼 마리오와 소닉의 대결 역시 재미있는 결과가 기대됩니다.


소울라이크, 그리고 소울라이크 대신 메크

많은 팬들에게 국산 기대작 중 첫 손으로 꼽히는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타이틀입니다. 외형부터 유사함을 찾을 수 있는 블러드 본을 비롯해 많은 플레이에서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본 타이틀의 분위기와 플레이 감각을 느낄 수 있죠. 특히 PC, 콘솔향 타이틀로서 보여준 모습이 다양하다 보니 소울라이크를 즐기는 국내외 팬들이 기다리는 타이틀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소울 시리즈의 정신을 전 세계에 퍼트린 프롬소프트웨어는 엘든 링 이후 완전히 다른 타이틀을 들고 나옵니다. 10년 만에 넘버링 신작으로 돌아온 아머드 코어죠. 아무래도 소울 시리즈로 그 정체성을 키워온 프롬이니만큼 프랜차이즈를 다양하게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고, 판매량과는 별개로 아머드 코어 시리즈 역시 그냥 잠재워두기에는 코어 팬들이 많은 게임이기도 하고요.

소울 시리즈의 정신을 잇는 타이틀과 그 소울 본가에서 소울 없이 이어가는 시리즈 신작. 여름에 만날 수 있습니다.


호러 게임의 교본, 리메이크로

많은 팬들이 기다려왔지만, 이렇게 리메이크까지 정말 오래 걸렸던 타이틀이 이렇게 돌아옵니다.

공포 게임이야 인기는 꾸준하지만, 워낙 수요가 적은 시리즈라 큰 인기에도 시리즈가 중단되고, 리메이크보다는 이식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도 많죠. 공포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더하며 프랜차이즈를 이어오고 있는 바이오 하자드 정도를 빼면 말이죠.

그래도 두 작품 모두 공포 게임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타이틀임에 이견을 내는 게이머는 없을 겁니다. 어둠 속에 나홀로는 3D 배경에 특유의 연출력으로 바이오 하자드에 큰 영향을 준 타이틀이자 시대를 앞서 간 공포 게임이죠. 사일런트 힐은 바이오 하자드 이후 쏟아진 서바이벌 호러 게임 중에서 자신만의 색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며 인기를 얻은 시리즈고요.

이제는 고전이 된, 또 한때는 후속작이 절대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두 타이틀이 이렇게 리메이크되어 팬들을 찾습니다.


리부트와 리부트, 어떻게 다르나

리메이크가 있다면 리부트가 빠질 수 없죠? 리부트는 보통 코믹스, 혹은 코믹스 기반 영화로 더 익숙한 표현일 겁니다. 브랜드의 힘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내용이나 세계관, 설정 등을 뒤바꾸는 작업이죠. 팀 버튼의 모던 에이지 배트맨 이후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로 불리는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이 리부트 시리즈로도 불리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그런데 하반기 선보일 두 리부트 타이틀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이름 자체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게임 자체의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로드 오브 더 폴른은 새로운 개발사를 통해 완전히 다시 개발됩니다. 그래서 제목도 그대로 로드 오브 더 폴른입니다. 대신 기존 작품에 2014라는 부제가 붙었죠. 공개된 영상에서 보여준 플레이도 기존과는 다른 액션성을 체험할 수 있고요.

반대로 아예 넘버링을 1로 되돌린 모탈컴뱃은 전작과 별개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신 11의 리우 캉 스토리를 통해 완전히 다시 만들어진 세계가 무대가 됩니다. 그래서 몇몇은 인간 시절로 돌아오고, 캐릭터들간의 관계도 달라지고요. 즉, 게임 속 세계관이 리부트된 거지 프랜차이즈 자체는 계속 이어지는 거고요. 완전 리부트와 리부트했다는 설정만 남은 두 게임. 어느 리부트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까요?

이야기의 확장, 외전과 확장팩

6편을 통해 그 이야기의 끝을 맞은 줄 알았던 키류. 그는 어떻게 용과 같이7에 등장하게 된 걸까요? 그 이야기를 새로운 게임으로 담아낸 작품이 바로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입니다. 카스가 이치반을 새로운 주인공으로 삼고 뒤로 빠졌던 키류의 공백기 기간 이야기를 신작으로 만날 수 있는 거죠. 새로운 주인공 체제에서는 RPG로 그려졌던 장르도 키류가 주인공인 이번 작품에서는 다시 액션 RPG 형태로 돌아오고요. 여러 일본 배우들과 함께 배우 김재욱도 참여하게 되니 그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용과 같이가 이야기의 공백을 외전으로 채운다면 포켓몬스터는 확장팩 제로의 비보를 통해 세계관을 보다 넓힙니다. 벽록의 가면, 남청의 원반 두 편으로 나뉜 이번 확장팩은 북신의 고장, 블루베리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지역을 무대로 합니다. 포켓몬, 전설 포켓몬, 등장인물 등 새로운 요소들이 게임을 보다 크게 넓히는 형태죠.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두 시리즈인 만큼 서로 다른 확장의 방향을 어떻게 게임으로 만듦새 있게 다룰지도 기대됩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 호평, 이후의 넥슨은

얼리 액세스 기간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만듦새를 높였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정식 출시 이후 국내외 미디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발 브랜드인 민트로켓의 이름을 달고 나오긴 했지만, 이번 작품의 호평과 함게 일찌감치 준비한 넥슨의 다른 개발 스튜디오의 작품들도 그에 못지않은 성과와 평가를 받고자할 테고요.

실제로 PC, 콘솔 지향 타이틀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몇몇은 테스트까지 이루어진 만큼 하반기, 내년에는 더 많은 넥슨 타이틀을 만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백병전 전투를 앞세운 워 헤이븐을 시작으로 루팅 요소를 더한 퍼스트 디센던트, 능력 활용 택티컬 슈터 베일드 엑스퍼트, 자본주의에 물든 슈터 더 파이널스 등이 넥슨, 넥슨게임즈, 엠바크의 이름을 달고 준비 중이죠.

무대를 넓힌 넥슨이 이들과 함께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국내 팬들에겐 새로운 재미일 겁니다.


잠자던 유비여, 일어나세요

유비소프트의 2022년은 분명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한해였습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신작은 잠시 멈추거나, 혹은 만족할 성과를 내지 못했죠. 신작 정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고요. 그런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시작이 이번 2023년 하반기입니다.

일단 신화 3부작보다는 더 전통적인 어쌔신 크리드 타이틀에 가까워지는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를 시작으로 꽤 오래 기대작으로 꼽혔던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도 12월 출시됩니다. 여기에 내년 초에는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이 출시되고 톰 클랜시 타이틀 다수를 F2P 플레이 타이틀로 선보일 계획도 있죠. 이름만으로 기대를 모았던 매시브의 스타워즈 타이틀도 마침내 공개됐고요.

비욘드 굿 앤 이블2처럼 아예 아무런 정보도 없는 타이틀도 있고, 스컬 앤 본즈처럼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는 타이틀도 있지만, 적어도 무언가 기대할 게 있는 2023년의 유비소프트 되겠습니다.

여기에 꾸준히 좋은 성과 내는 저스트댄스도 있고, 메타와 함께 메타 퀘스트용으로 개발 중인 어새신 크리드 넥서스 VR도 기존 시리즈 주인공이 된다는 애니머스스러운 설정으로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이고요.


VR도 아직 살아있다

어새신 크리드 넥서스 VR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는 VR 게임도 있습니다. 바로 베히모스죠. 잔혹한 세계, 장엄한 보스전, 1인칭 시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수준 높은 연출을 예고한 게임은 VR 게임에 한정하지 않고도 분명한 기대작으로 꼽히는 타이틀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 그 장대한 세계를 분명하게 확인할 정도로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슈터 크로스파이어를 VR로 곧 선보입니다. GDC, SGF 등 해외 게임 행사나 글로벌 게임 이벤트를 통해 먼저 모습을 보였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죠. 특히 슈터 타이틀이 쏟아지는 VR 게임 중 크로스파이어라는 이름이 주는 관심도 역시 분명 존재하고 말이죠.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역시 VR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메인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베크나를 주역으로 뒤집힌 세계의 끔찍함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친숙한 인물, 장소도 등장할 예정이지만, 아무래도 뒤집힌 세계가 주는 호러 요소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2편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니

앨런 웨이크2, 카운터 스트라이크2, 스토커2: 초르노빌의 심장부, 시티즈 스카이라인2, 워해커 40,000: 스페이스 마린2까지. 이 게임의 공통점은 뭘까요? 2라는 넘버링도 있겠지만, 위에 소제목에도 나와 있듯 넘버링 신작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도 같습니다. 실제로 각각의 타이틀이 전작, 혹은 넘버링 시리즈 이전작과 13년, 11년, 14년, 8년, 12년의 텀을 두고 있을 정도죠. 8년 만에 나온 시티즈 스카이라인2가 너무 이른 시기에 후속편이 나온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이렇게 오랜 텀을 두고 출시된 작품들이니만큼 전작과 비교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그래픽의 개선이 가장 눈에 띄죠. 이제는 PS5, XSX|S가 본격적인 현세대 기기로 자리 잡았는데 이전 작품은 PS4-XBO, 오래는 PS3나 Xbox 360 시절에 나온 게임도 있으니까요.

오랜 시간을 거쳐 출시됐다고는 하지만 각자의 스토리는 다릅니다. 같은 프랜차이즈이지만 다른 작품이 더 잘나가 나오지 못한 경우도 있고, 굳이 신작을 만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줄곧 인기를 끈 타이틀도 있습니다. 판권 문제로 신작 출시가 더뎌지기도 했고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기도 했고요.

확실한 건 2편이 오랜 팬들의 갈망 속에 출시되는 만큼 더 수준 높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