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만듦새로 처참한 평가를 기록한 '반지의 제왕: 골룸'의 여파가 퍼블리셔인 데달릭 엔터테인먼트(데달릭)의 향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게임 전문 매체 gameswirtschaft는 데달릭이 자체적인 개발에 손을 떼고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다양한 게임의 유통과 마케팅, 라이선스 관리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한 데달릭이지만, 오랜 기간 데포니아 시리즈로 개발 부서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다크아이, 어 뉴 비기닝 등 그래픽 어드벤처 타이틀로 꾸준히 강점을 보여왔다.

회사의 방향성 전환에 불을 지핀 건 게임 '반지의 제왕: 골룸'이다. 2023년 출시된 게임은 J.R.R. 톨킨의 가운데 땅 이야기 중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골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특히 출시 전 골룸과 스미골의 갈등, 기존 주역들과는 다른 형태의 활약상 등이 예고되며 색다른 모습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출시된 게임은 버그와 기술적인 문제,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의 부족함에 미디어와 팬 양쪽으로부터 큰 혹평에 시달렸다.

게임 출시 이후 이어진 혹평과 비판에 데달릭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개선 패치를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골룸'이 큰 비용과 시간이 투자된 게임임에도 만족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08년부터 이어진 회사의 게임 개발 경력을 끊어내고 말았다.

데달릭은 성명을 통해 90명 이상의 직원 중 25명의 인력이 감축 계획에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반지의 제왕 IP를 활용한 다른 게임 역시 개발이 중단된다.

앞서 엠브레이서 그룹이 인수한 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는 '반지의 제왕: 골룸', 모리아 광산의 드워프들을 주역으로 하는 생존게임 '반지의 제왕: 리턴 투 모리아' 외에도 다수의 반지의 제왕 게임을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데달릭은 2013년부터 조금씩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고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5종 이상의 게임을 꾸준히 퍼블리싱했다. 2022년에는 네이콘이 회사를 인수했으며 이 시기 이후 퍼블리싱 숫자 역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이미 퍼블리싱 역량을 꾸준히 높여온 만큼 회사의 방향성 전환이 나은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단, 앞서 언급한 대로 유럽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은 데달릭의 그래픽 어드벤처 타이틀은 외주 개발사의 협력 정도를 제외하면 앞으로 만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