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액티비전 블리자드(ABK)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인수 과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은 현지 시각으로 11일 FTC가 낸 가처분 신청을 거부했다. 판결을 맡은 콜리 판사는 MS가 Xbox와 같은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 측에 10년 동안 제공하기로 한 점, 게임을 또 다른 게임 플랫폼인 닌텐도 스위치 출시를 위해 닌텐도와 계약한 점, 엔비디아 등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등에 액티비전 게임을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콜 오브 듀티에 여전히 소비자 선택권이 있음을 지목했다.

또한, 콜리 판사는 FTC가 MS의 ABK 인수 반대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짐 라이언 대표의 증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 언론들은 FTC가 MS의 ABK 인수 기한인 7월 18일을 넘기기 위한 가처분 신청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이루어진다며 기각 판결을 우세하게 점치기도 했다. 이는 FTC의 리나 칸 위원장과 관련이 있다.

칸 위원장은 일찌감치 독점금지, 경쟁법 관련 내용을 다수 기고했고 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이런 성향에 맞게 FTC는 메타의 VR 피트니스 기업 위딘 언리미티드 인수 당시에도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이 메타의 손을 들어주며 리나 칸 주도의 FTC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MS-ABK 인수에도 또 다시 법원이 FTC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리나 칸의 빅테크 규제 움직임이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MS 게이밍의 필 스펜서 대표는 법원의 결과가 나온 뒤 법원의 결정에 감사를 전하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MS의 ABK 인수가 업계에 좋은 일이며 FTC의 주장이 게임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 많은 기기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약속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많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Xbox 퍼스트 파티 게임, 게임 패스 등 다양한 타이틀을 통해 플레이어의 접근성과 선택권 확대 노력이 자랑스럽다고도 이야기했다.

법원이 FTC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며 자연스럽게 영국 경쟁시장국(CMA)에 눈길이 쏠린다. 주요 규제 기관 중 인수를 승인한 EU와 달리 CMA는 FTC와 함께 거래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여기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모양새다.

MS의 부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FTC의 판결 이후 7월 28일 청문회를 앞둔 CMA와의 항소 절차를 일시 중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CMA의 우려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지만, CMA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CMA와 함께 해당 취지를 항소 재판소에 공동제출했다고 전했다. CMA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MS의 제안을 고려할 준비가 됐다며 서로 한발 물러나 합의점을 찾는 움직임을 취했다.

FTC 가처분 신청 기각에 이어 CMA까지 합의를 위해 움직이며 MS의 ABK 인수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