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규모의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3(이하 세덱)'의 마지막 날, 일본 최고령 게임 개발자이자 코에이의 창업자, 에리카와 요이치 개발자의 기조 강연이 진행됐다. '시부사와 코우의 게임 개발'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의 강연은 게임 개발 경력 42년의 베테랑 개발자인 에리카와 요이치가 자신이 걸어온 게임 개발자로서의 지난 날을 소개하고,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 개발자로서의 신조를 젊은 개발자들에게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여기서 '시부사와 코우'란 에리카와 요이치의 또 다른 이름으로,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인 일본인 사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 그리고 코에이의 코우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코에이 테크모 에리카와 요이치 대표

일본 토치기현 염료 도매상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에리카와 요이치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가게를 물려받아 경영자로 활동하다가 이윽고 게임 개발자가 되기까지의 지난 날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아내의 도움이 있었기에 자신이 컴퓨터를 만날 수 있었고, 당시엔 인베이더나 팩맨 같은 액션 게임밖에 없었기에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당시에 그가 직접 개발한 게임인 '카와나카지마의 전투'와 '노부나가의 야망'은 전국의 게이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결국 그는 경영자였던 경험을 살려 전문 게임 개발 업체를 설립하기에 이르게 된다.

▲ 에리카와 요이치가 초창기에 작업한 '카와나카지마의 전투', 그리고 '노부나가의 야망'

에리카와 대표는 1981년부터 42년간 줄곧 게임 업계에서만 일해왔다며, 당시에는 게임 산업이 이렇게 큰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22년엔 코로나의 영향으로 22.9조엔 규모로 살짝 축소했지만, 2025년이 이르러서는 총 25.9조 엔(한화 약 235조 원) 규모까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카와 대표가 직접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게임 시장의 플랫폼 구조는 50%가 모바일, 21%가 PC, 나머지 29%가 가정용 게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코에이의 '인왕' 시리즈가 누적 7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 중인데, 이중 90%가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꼭 PC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2025년엔 25.8조 엔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

▲ 2022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의 플랫폼 구조

에리카와 대표는 코에이 테크모의 정신이 '창조와 공헌'에 있다고 말한다. 그의 경영 기본 방침은 최고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실현하고, 또 이를 통해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나아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절차를 순환시키며 새로운 가치를 계속해서 창조하고,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것이다.

에리카와 대표는 '세계 NO.1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는 것'이 코에이 테크모의 장기 비전이라며, 고객들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좋은 게임을 계속 새롭게 만드는 것이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향성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실제로 코에이 테크모가 지난 3년간 계속 영업이익을 키워왔는데, 이것이 '좀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라'라고 말하는 고객의 기대감 그 자체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익을 다시 투자하고, 계속 노력하는 방식으로 42년 간 게임 개발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즐거움과 마주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최근에도 디아블로4와 FF16을 플레이하며 새로운 재미를 만나는 재미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에이 역시 계속해서 새로운 재미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근엔 '레벨 업 유어 해피니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고 노력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는 것이 장기 비전

▲ 최근 새로운 즐거움으로 기쁨을 전달하겠다는 슬로건도 정해졌다

코에이 테크모에서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IP의 중요성이다. 그는 글로벌 IP를 중심 축으로 두고 플랫폼 전개, 장르 전개, 콜라보 전개, 라이선스 전개 등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넓혀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에이 테크모는 시리즈 총합 700만 장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한 인왕 시리즈를 시작으로 콜라보 IP인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무쌍과 젤다무쌍, 와룡, 라이자의 아틀리에 등 다양한 글로벌 IP를 전개 중이며, 다가오는 2024년에는 팀닌자에서 개발 중인 신작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을 공개할 예정이다.


▲ 오는 2024년에는 신작 '라이즈 오브 더 로닌' IP를 글로벌 시장에 전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코에이 테크모는 게임 IP를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하나의 장르에 계속 머물지 않고 더 다양한 장르로 IP를 전개해나가는 것 역시 중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힘을 합쳐 IP 파워를 키우는 콜라보레이션 전개 역시 코에이 테크모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코에이 테크모는 젤다 무쌍, 파이어엠블렘 무쌍, 도검난무 무쌍,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FF 오리진, 페르소나5 스크램블 등을 작업하며 콜라보레이션 전개에도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하나의 IP를 활용한 장르의 다변화는 물론,

▲ 콜라보레이션 전개에도 특히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리카와 대표는 코에이 테크모의 강점이 중층적 수익구조, 뛰어난 개발력과 기술력, 그리고 탁월한 휴먼 파워에 있다고 말한다. 특히 뛰어난 사내 개발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 사내에 탄탄한 체계가 마련했고, 현재 코에이 테크모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이들 모두가 한 명의 신입 개발자에서부터 시작한 이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 전반부의 발표를 마친 후, 신작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트레일러를 소개하기도 했다

에리카와 대표는 마지막으로 프로듀서로서 42년간 게임 업계에 종사하면서 가지게 된 자기 나름의 신조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며, 다소 어려운 일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이라면 충분히 극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성장해가는 업계에서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가업을 물려받았을 때 쇠퇴하고 있는 일을 계속 이어갔다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것'이다. 그는 만약 자신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내가 PC를 사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게임 업계에 뛰어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가정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에리카와 대표는 현장에 자리한 게임 개발자들에게 '야망을 가져라'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모두가 자신의 야망을 품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며,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보람을 느끼는 충실한 인생이 되길 응원하겠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