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는 오늘(29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언리얼 페스트'를 개최했다. 언리얼 페스트는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게임 엔진이자 게임을 비롯해 여러 산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언리얼 엔진'과 관련해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2020년부터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나, 코로나19의 종식으로 오프라인으로 재개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도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 한국의 개발자들과 크리에이터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박성철 대표는 "2009년 에픽게임즈의 최초 해외 지사로 설립된 한국 지사에서 언리얼 전용 컨퍼런스인 '서밋'을 시작했던 이래로 10년 정도가 지났다"며 "작년에 코로나가 점차 완화되고 언리얼 엔진도 4부터 무료로 개방하면서 이전에 큰 회사, 큰 프로젝트만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던 양상에서 벗어나 인디 개발사뿐만 아니라 각 업계에서도 다각도로 활용하더라. 소수를 위한 '서밋'보다는 축제 같은 분위기이자 각 업계 사람들이 공유하는 장이라는 차원에서 '언리얼 페스트'로 새롭게 브랜드화했다"고 설명했다.

▲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

아울러 언리얼 엔진5의 그래픽 기술뿐만 아니라 생산성까지 폭넓게 장점을 파악해서 활용하는 국내 개발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3일 동안 메타버스 시대 어느 분야에 있든 상관 없이 언리얼 엔진의 폭넓은 컨버전스에 대응, 모두가 발전을 일구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무대에 올라온 팀 스위니 대표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훌륭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탑급 모바일 게임은 타 지역을 뛰어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뜻 깊은 곳이다"라며 4년 만에 현장에서 키노트 강연을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뒤이어 언리얼 엔진이 가져온 비주얼적인 혁신과 생산성에 대해 추가로 언급했다. 실제로 언리얼 엔진5는 나나이트, 루멘 등 실시간으로 리얼한 가상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였고, 이는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TV 업계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퀄리티 그래픽의 작업물을 더 싸고 빠르게 생산성 있게 만들 수 있도록 여러 기술을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그 예로 든 것이 언리얼 엔진 5.2에서 선보인 프로시저럴 콘텐츠 생성 기능이다. 일일이 애셋을 배치하고 렌더링하는 것이 아닌, PCG 그래프 등을 활용해서 생물군이나 월드를 훨씬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트리플 A급의 실사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메타 휴먼'도 소개됐다. 에픽게임즈의 메타 휴먼은 버추얼 캐릭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 그리고 언리얼 엔진과 연결해 누구나 쉽게 살아숨쉬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마켓플레이스에서 확장된 새로운 마켓플레이스, '팹'을 구축해 크리에이터들이 3D 애셋을 좀 더 쉽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

뒤이어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생태계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애플 및 구글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팀 스위니 대표는 "모든 사람들이 30%의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스토어에서 유저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이 유저가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국의 규제 당국에서도 구글 등과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성공적이지 않지만,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는 현재 개발자 88: 수수료 12의 수익 배분 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난 24일에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PC 게임을 선출시하는 개발자에게 첫 6개월간 발생하는 게임에 수수료 없이 수익 전체를 고스란히 100% 제공하는 '에픽 퍼스트런'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PC뿐만 아니라 콘솔까지 크로스플레이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에픽 온라인 서비스의 크로스 플레이 오버레이를 확대지원하는 등, 개발자를 위한 지원에 다각도로 나서고 있다.


▲ 트리플A급 게임 개발을 더 쉽게 하기 위한 기술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 크리에이터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이러한 지원이 가능한 요인으로 에픽게임즈의 대표작 '포트나이트'를 꼽았다. 에픽게임즈가 직접 언리얼 엔진의 다양한 기술을 먼저 적용할 뿐만 아니라, 크로스플랫폼 및 라이브 서비스를 직접 겪으면서 개발자 입장에서 보완해나갔기 때문이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이제 포트나이트는 배틀로얄 게임에서 이제는 유저 및 창작자를 위한 생태계까지 구축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나이트 유저들은 이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배틀로얄 게임뿐만 아니라 각 크리에이터들이 포트나이트를 토대로 만든 새로운 '섬'에 할애하는 시간도 늘었으며, 이에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를 통해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수익화를 따로 신청하지 않고 조건에 부합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포트나이트 순수익 40%를 환원하는 새로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메타버스를 위해 새로운 언어 '벌스'도 소개하면서 메타버스의 발전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철학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그간 메타버스는 가상화폐나 NFT와 엮이면서 소문만 무성하고 악용되어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메타버스는 이미 실존한다"는 철학을 견지했다. 온라인 게임을 같이 즐기고 채팅하는 것이 메타버스의 초기 단계라 설명한 그는 앞으로 메타버스는 인터넷처럼 표준화될 것이며, 그 하나의 스탠다드에서 업체들이 경계를 넘나들면서 서로 경제적으로 호환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례로 각 게임의 아이템이 어느 한 게임 내에서만 사용되지 않고 다른 게임에서도 활용되거나 어느 한 메타버스 내 콘텐츠로 수익을 올려서 다른 곳에서 활용하는 등 인터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오픈 메타버스는 규제와 안전, 표준 등 여러 가지가 갖춰져야 하는 만큼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가 전세계적인 하나의 커뮤니티로 귀결될 것이며, 언리얼 엔진5에서 언리얼 엔진6로 넘어가는 과정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과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앞으로 10년 내에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메타버스'가 여전히 에픽게임즈의 주요 관심 분야로 손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