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의 'P의 거짓' 정식 출시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긍정적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P의 거짓을 향한 순풍의 조짐은 출시 이전부터 예견됐다. 게임 리뷰 엠바고가 풀림과 동시에 메타크리틱 및 오픈크리틱을 비롯한 전 세계 비평가가 남긴 평가는 긍정을 거듭하며, 유저들의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출시 이후에는 게임 평론 사이트 평균 점수 80점대 이상, 게임 이용자들의 평가는 90% 이상일 정도로 호평이 이어졌다.

긍정적 평가의 요인은 여러 가지다.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다크 판타지 세계관으로 재해석 한 시나리오, 박진감 넘치는 보스전, 무기 조합을 통한 변칙적인 액션과 독창적 플레이 스타일로 참신함이 제시됐다. 버그의 부재 또한 높은 점수 반영에 한몫했다.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지난날의 끊임없는 담금질이 빛을 발한 것.

P의 거짓 인기 비결 중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안정적인 최적화와 멀티플랫폼으로 꼽힌다. PC 플랫폼에서 프레임 드랍이 거의 없는 완벽한 최적화를 선보여 자연스러운 캐릭터 움직임과 전투 묘사를 연출했고 이는 높은 몰입도로 연결됐다. 라운드8 박성준 스튜디오장은 P의 거짓 출시 이전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사명감 갖고 최적화에 신경 썼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 라운드8 박성준 스튜디오장 "사명감 갖고 최적화에 신경 썼다"

특히 해외 AAA 게임들의 잇따른 최적화 문제가 불거진 점이 대비된다. 스타워즈 IP와 뛰어난 연계를 보인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는 게임성 자체만으로 탄탄하다는 평가가 쏟아졌지만 저열한 최적화에 발목을 잡혀 복합적인 평가로 전락했다. 또한, 양질의 컨텐츠를 보인 '스타필드'는 고티(올해의 게임) 후보로 점쳐졌으나, 최적화 부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P의 거짓은 게임 완성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최적화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 다른 AAA 게임과 비견된다.

P의 거짓은 PS, Xbox, 윈도우, 맥OS를 포함한 멀티플랫폼을 지원한다. 특히나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맥OS까지 지원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맥OS 플랫폼 인기 게임은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토탈 워 워해머' 등이 있지만 AAA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하지만 애플 실리콘 M1 칩 이후, 얘기가 바뀌고 있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데스 스트랜딩', '발더스 게이트3'에 이어 'P의 거짓'까지 '게임 불모지'라고 일컬어져 온 맥 운영체제에 최근 게임 개발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애플 역시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메탈 FX를 최신화하고 게임 모드 운영체제를 개선하는 등 AAA 게임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베테랑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가 애플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23에 깜짝 출연해 맥에 도입된 게임 모드를 소개하기도 했으며, 자사의 게임과 맥 환경에서 시너지 효과에 대해 설명한 바가 위를 뒷받침하는 근거인 셈이다.

▲ 애플 연례행사 WWDC 2023에 출연한 '코지마 히데오'

원인은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의 변화다. 글로벌 시장 및 트래픽 조사업체에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3년 중반 전 세계 OS 시장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윈도우 점유율은 62.06%로 전년 대비 13.48%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 맥 점유율은 18.96%로 전년 대비 3.98% 상승했다.

국내에서 맥OS 점유율의 성장 또한 가속을 거듭하고 있는 추세다. 23년 중반 13.83%로 작년 대비 7.41% 가량 치솟았으며, 윈도우는 78.36%로 11.56% 급락했다. 그간 맥OS는 북미나 유럽에서 강세를 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권역에서 약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영역에서는 OS 프로세서 점유율 변화가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스팀 하드웨어 통계에 따르면, 23년 8월 인텔 점유율은 35.34%로 전월 대비 2.50% 하락한 가운데, 맥OS는 64.62%로 2.53% 상승했다. 두 OS 사이 격차는 매우 빠르게 좁혀지다 못해, 지난 4월 맥이 인텔을 추월하게 됐다. 구세대 인텔 프로세서가 장착된 기기들이 차세대 애플 프로세서 제품으로 변경되고 있다는 것.

모든 기기마다 게임 개발 조건이 다르고 시장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낮아 황무지나 다름없는 맥OS를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홀대는 지속돼 왔지만, 그에 반해 최신 트렌드를 인지한 P의 거짓이 던진 맥OS 출사표는 매우 도전적이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 스팀 하드웨어 통계 애플 프로세서 점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