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아틀러스는 페르소나5의 IP를 활용하여 개발 중인 시리즈 최신작, `페르소나5 택티카(이하 택티카)`의 최신 시연 빌드를 TGS 2023을 통해 공개했다.

택티카는 전세계 누적 판매 수 900만 장을 돌파한 인기 원작 `페르소나5`의 주연들이 총출동하는 신작이다. 원작은 시리즈 전통의 JRPG였으나, 스핀오프 타이틀인 택티카는 시리즈 최초로 `시뮬레이션 RPG` 장르에 도전한 것이 특징이다. 원작 시리즈 특유의 비주얼 대신 데포르데된 새로운 인상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도 기존 시리즈와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페르소나5 택티카의 개발을 총 지휘한 아틀러스의 `노무라 아츠시` 프로듀서는 단순히 넘버링을 이어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 도전하는 시뮬레이션 RPG이지만 분명히 페르소나다운 게임으로 완성했으니 시리즈의 팬이라면 꼭 플레이해볼만 타이틀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한 바 있다.


정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작품인 만큼 택티카의 시연 빌드는 꽤 긴 볼륨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부스에서 시연할 수 있는 분량은 딱 15분으로 제한됐다.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이번 시연에서는 스토리 분량은 빠르게 넘기고 오직 전투 콘텐츠 부분의 전략을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사실 시연 빌드에서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기에 스토리를 면밀히 살펴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연은 초반 부분을 살짝 건너 뛰고, 조커와 모르가나, 그리고 택티카에서 처음 등장하는 신규 캐릭터 '엘'이 3인 파티를 이루어 전투를 치르게 되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택티카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3인 파티 구성으로 진행되고, 3인 파티에 포함될 구성원은 각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매번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당장 시연 빌드에서는 다른 괴도단 멤버를 선택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가장 먼저 택티카의 핵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트라이뱅글'이 소개됐다. 트라이뱅글은 약점을 맞춰서 다운시킨 적을 세 명의 팀원으로 둘러싸서 협공하는, 원작 시리즈의 '총공격'에 해당하는 시스템이다. 모든 적을 다 쓰러트려야 발동할 수 있는 총공격과 달리, 트라이뱅글은 한 명의 적만 다운시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때 남아있는 적들이 모두 삼각형 구역 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팀원들의 움직임을 잘 조절하는 것이 택티카에서의 핵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전투의 핵심은 '트라이뱅글을 얼마나 잘 발동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트라이뱅글의 발동을 고려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면 어렵지 않게 첫 번째 구간에 있는 적을 모두 쓰러트릴 수 있으며, 원작처럼 선택지가 포함된 스토리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보면 두 번째 전투 구간이 시작된다. 택티카에서의 전투는 원작처럼 조커를 조작하여 적에게 부딪히는 심볼 인카운터 방식이 아닌, 시나리오에 따라 준비된 스테이지에 자동으로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번째 전투에서는 '차지' 시스템이 소개됐다. 공격을 하지 않고 턴을 한 차례 보내면, 다음 턴에 해당 캐릭터가 더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이때 발동되는 차지 공격은 캐릭터에 따라 다른 효과를 보여주는데, 신규 캐릭터 '엘'의 경우 장애물 뒤에 숨어있는 적도 무조건 다운시킬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유했다.

택티카의 전투에는 '명중률'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몸이 벽에 몸이 붙어 있으면 무조건 가드 상태가 되고, 이땐 뒤로 돌아가서 뒤통수를 공격하더라도 유효 피해를 줄 수 없다. 때문에 단순히 적을 몇 번이고 무작정 때리는 대신, 근접 공격이나 페르소나를 사용하여 적을 벽에서 떨어트리고, 무방비 상태가 된 적에게 유효타를 넣으려는 전략이 계속 요구된다. '운이 안좋아서 공격이 빗맞았다' 같은 일은 일절 발생하지 않으니, 하나하나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여 제일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부분엔 묘수풀이 요소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 '어떻게 적을 다운시킬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 어떻게 보면 퍼즐 게임 같은 부분이기도 하다

방향에 따라 추가 대미지를 주는 요소는 없지만, 해당 방향으로 적을 밀어내거나 튕겨내서 파생되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근접 공격을 사용하면 적을 해당 방향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데, 이때 경로에 있는 적들이 함께 대미지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날아가는 방향에 벽이 있다면 반동으로 벽 반대 방향으로 튀어 나가게 할 수 있고, 이때의 적은 벽에 몸이 닿아있지 않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페르소나 스킬의 각 속성에도 이처럼 상대의 위치에 변화를 주는 능력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적의 가드 상태를 무효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운' 요소에 기대지 않는 시뮬레이션 RPG를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전투 이후에 감옥에 갇혀 있던 또 한 명의 신규 캐릭터 `카스카베 토시로`를 구출하게 되고, 이후 적으로 등장하는 괴도단 멤버 타카마키 안, 사쿠라 후타바와 싸우는 세 번째 전투가 이어진다. 안과 후타바는 이세계 킹덤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는 `마리에`에게 세뇌당해 조커 일행에게 적대적인 모습이다. 이번 시연에서는 이후의 전개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 전투를 마치면 둘에게 걸린 세뇌가 풀리고, 안과 후타바가 파티 멤버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는 새로운 전투 시스템으로 맵 곳곳에 놓여 있는 `폭탄통`이 소개됐다. 폭탄통은 일반 적들을 공격하듯 타겟으로 지정하여 때릴 수 있으며, 피해를 주면 폭탄통으로부터 2칸 이내에 있는 모든 캐릭터가 폭발 범위에 휘말려 피해와 동시에 바깥으로 밀려나게 된다. 적이 폭탄통 주변에 있을 때 폭탄통을 터트려 가드 상태를 해제시키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배워온 전략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안과 후타바를 쓰러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여기서 제공된 15분의 시연 시간이 모두 마무리됐다.

▲ 세뇌에 걸린 동료와의 싸움, 아마 나머지 괴도단 동료들의 합류도 비슷한 전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 적을 직접 때리는 대신 폭탄통을 공격, 가드를 무효화시켰다

페르소나5 택티카는 '페르소나5'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누구나 쉽게 익히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본편과 로얄로 원작을 2회차 이상 플레이했었기 때문인지, 원작으로부터 얼마 뒤 시간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택티카가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시리즈 최초로 시도되는 SRPG'라는 점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원작 '페르소나5'를 플레이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택티카를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의 동료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반적인 SRPG와 달리 택티카는 '괴도단'이라는 한정된 집단의 캐릭터성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각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전개되는 이야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르소나5 인기 캐릭터들이 다시 활약하는, 페르소나 시리즈 최초의 SRPG가 궁금하다면 꼭 페르소나5 택티카를 주목해보길 바란다. 페르소나5 택티카는 오는 11월 17일, PC와 콘솔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