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 출전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긴 선수는 팀의 맏형이자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선수인 김관우였다. 김관우는 28일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결승전 경기에서 대만의 린 리웨이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고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번 승리로 김관우는 대한민국 최초의 e스포츠 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관우는 결승전 경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관우는 "이전에 경기를 치렀고, 이겨봤던 선수였다. 그래서 여유롭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도 준비를 확실히 많이 했더라. 나에 대한 움직임, 버릇,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도 빠르게 상대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여 이길 수 있었다"라며 상대의 전략에 빠르게 대처한 점이 승패를 갈랐다고 말했다.

김관우는 한 캐릭터만 몰두한 이른바 장인이다. 그는 스트리트 파이터 V에서 '베가'라는 캐릭터만 7년을 사용했다. 김관우가 베가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캐릭터의 외형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베가는 잘 생겼다. 그리고 아름다운 캐릭터이다.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하는 건 분명히 장점이 많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캐릭터의 약점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 공략하고 연구하는 걸 좋아한다"라며 한 캐릭터를 고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79년생, 어렸을 적 오락실을 다니던 세대가 불혹을 넘어 게임으로 자신의 국가에 금메달을 안겨줄 걸 상상이나 했을까? 김관우는 시대가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게임을 좋아했지만, '게임으로 무언가를 해내겠다' 같은 상상은 해본 적이 없다. 어렸을 적, 50원짜리 100짜리 동전을 넣고 즐기던 게임이었다"라며 게임으로 자기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관우는 금메달을 따기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먼저, 자신의 연습을 위해 몰려와 준 동료 스트리트 파이터 V 선수들에 감사를 전했다. 김관우는 강성훈 감독의 도움으로 전국의 스트리트 파이터 고수를 불러 모아 김관우의 연습을 도왔다. 그리고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음식부터 연습 공간, 공항 입수속 절차, 호텔 숙식, 차량 이동, 멘탈 관리, 체력 관리까지 많은 부분에 신경을 쓴 한국e스포츠협회의 도움이 있었다.

김관우는 "감독님께서 전국의 고수를 모아 연습을 도와주셨다. 또, 협회 직원들이 제가 게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나를 도와줬다"라며 그런 도움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나이 44세 김관우는 30~40대 오락실 세대 남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그런 응원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함께 노력하자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김관우는 "마흔 살은 반응도 늦고, 머릿속에서 하라는 대로 손발이 안 움직인다. 그래도 연습을 더 많이 하면 옛날 실력을 되찾을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하면 나처럼 금메달 딸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김관우는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 김관우는 더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아시안게임 경기까지 준비해서 또 한 번 금메달을 들어 올리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