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리바이브로 돌아온 트릭컬이 부활 3주차를 맞이했다. 매출 TOP10까지는 올라오지 못했지만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 달성 이후 최고 16위까지 매출 순위를 달성한 뒤 현재는 20위~30위권에서 안착한 상태다. 모바일 게임에서 그간 매출 10위권 혹은 Top5라는 광고 문구가 자주 나온 만큼 이러한 성과는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트릭컬'은 조금 이야기가 달랐다. 개발사 에피드게임즈가 30여 명 규모의 작은 중소 기업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그 옛날 원시고대신화전설 시절은 아니고 2년 전 그날, 야심차게 출시했다가 결제 이슈까지 다양한 문제를 고루 겪고 몇 시간만에 OBT 선언 후 리바이브를 했던 '트릭컬' 아니던가. 내기 바둑이나 장기에서도 쉽게 용인되지 않을 '무르기'를 하고 빠졌다가 다시 왔으니, 좋은 의미로 관심을 받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트릭컬은 관심을 넘어서 각종 소란과 이런 일련의 사태까지도 밈으로 승화시키는 보기 드문 행보를 이어가면서 명줄을 잡고 궤도에 올라타고 있다.


2년 동안 다듬은 내실, 그러나 실전은 쉽지 않았다

▲ 아트는 좋았지만 나머지가 뒷받침되지 않아 결국 리콜 후 리바이브로 이어갔던 '트릭컬'

최초 트릭컬은 인기 작가 '디얍' 영입과 그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로 관심을 받았던 게임이다. 그러나 이미 '디얍'은 재출시 결정 이후 3달이 조금 지난 2022년 1월부로 에피드게임즈를 퇴사한 상태다. 그 그림체를 아트팀이 계승했지만, 아무래도 유저들의 관심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에피드게임즈는 주기적으로 아트 결과물을 개발자 노트로 공개하는 한편, '수상쩍게 돈이 많은 퍼리' 원작가와 협의한 '퍼리컬' 만우절 캠페인 등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으로 관심을 유지한 '트릭컬'은, OBT 전환 후 1년만에 1차 CBT로 리뉴얼된 게임플레이 일부를 드러냈다. 수집형 RPG에 종족값 시너지, 직업별 시너지 등 오토배틀러의 요소를 더했지만 멀리건에만 적용되거나 설명과 실제로 적용된 것이 달라서 혼파망 그 자체였던 기존의 전투 로직을 갈아엎었다. 스킬 및 전투 방식, 연출도 새롭게 다듬었다. 단순히 패를 조합하고 업그레이드해서 전장으로 나서는 방식이 아닌, 각종 아티팩트와 스펠 카드까지 더하고 졸업 스킬까지 더했으며, 여기에 특유의 귀여움을 살린 연출과 각종 밈을 응용한 작명 센스까지 트릭컬만의 특징을 담아낼 기틀이 마련됐다.

▲ 그 옛날 원시고대 트릭컬과

▲ 그 뒤로 1년이 지난 뒤 1차 CBT의 트릭컬,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그 뒤로 파이널 CBT를 거치면서 피드백을 받았고, 이를 정식 출시 버전에서 적용하면서 한층 더 세련된 게임플레이를 구축했다. 같은 캐릭터 카드를 획득해서 업그레이드하는 오토배틀러식 게임플레이지만 웨이브가 적어서 최종 단계까지 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아들였다. 그래서 최종 단계까지 가야만 사용 가능했던 '졸업 스킬'을 4학년 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수동적이던 전투 양상을 한층 더 능동적으로 바꿨다. 이론상 조합을 잘 짜고 패가 좋게 나오면 전투력 몇 만 차이도 극복해서 뚫어버릴 수 있었고, 그 뒤에는 소탕으로 편하게 파밍하면서 차원대충돌, 이벤트 스테이지 등을 기다리는 이른바 '분재 게임'으로서의 큰 틀이 갖춰졌었다.



▲ 1차 CBT 이후 한 번 더 CBT를 거쳐 정식 출시까지 게임플레이와 각종 편의 기능을 다듬었다

그러나 2년 만에 다시 마주한 실전에서는 이론처럼 게임이 흘러가지 않았다. 두 차례 CBT 동안 전체적인 게임플레이를 검증하긴 했다. 그러나 일일 퀘스트와 숙제를 거쳐서 다양한 재화를 파밍하는 루틴과 이를 거듭해서 재화가 얼마나 소비되고 축적될지 검증하는 절차는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지난 OBT에서는 게임플레이 자체가 엉성한 정도를 넘어서 로직조차 알기 어려운 난장판이었으니, 이 이미지를 먼저 걷어내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엔드 콘텐츠까지의 게임플레이를 빠른 시일 내에 압축적으로 테스트하고자 재화를 화수분처럼 뿌렸고, CBT 때부터 느껴진 재화 부족 문제가 어느 시점부터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이와 엮여서 언급되는 문제가 '엘다인' 사도 문제였다. 해당 신규 캐릭터들은 리바이브 이전의 이야기와 세계관을 언급한 소설에서 나오긴 하지만, 그간 두 차례의 CBT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정식 출시 때도 뽑기 확률도 타 캐릭터에 비해 낮게 나왔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엘다인'이라는 정식 명칭보다는 타 게임에 빗댄 '볼그림'이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하면서 그리 좋지 않은 평을 보였다.

▲ '볼그림'이라는 별칭이 더 많이 불렸던 엘다인 사도

타 게임에 나온 용어를 붙였다는 말에서 보듯, 이 이슈는 어찌 보면 크게 보일 문제가 아니었다. 최고 등급 위에 또다른 캐릭터 라인업이 있는 구조는 최근 수집형 RPG에서 자주 채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게임은 트릭컬의 경우와는 달랐다. 최상위 라인업 캐릭터풀을 따로 마련해둔 게임을 훑어보면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 자체는 고되지 않다. 따라서 신규 캐릭터를 뽑으면 어느 정도만 지원해서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트릭컬은 앞서 말한 것처럼 재화가 부족한 구조적 문제가 있었고, 발목이 잡혔다.

거기에 프리코네식으로 마련해둔 장비 체계에 보드, 스킬, 연구, 호감도와 이를 높이기 위한 각종 설비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처음부터 열린 상태였다. 이 방정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에 '엘다인'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니 못 뽑고 갔을 때의 기회비용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과금 관련해서 필터를 끼고 보는 실전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판에, BM도 효율이 좋지 못한 상품들 위주라 무과금 유저도 과금 유저도 행복하기 어려운 기묘한 구조가 이어졌다. 그나마 OBT 그리고 사전예약 때 서버가 수도 없이 터지고 결제 오류 이슈가 터진 것에 비해 게임은 잘 돌아갔다는 점은 다행이었다고 할까. 그런 안도감도 잠시, 패키지 이슈까지 터지면서 이러다가 두 번째 섭종이라는 희귀 케이스가 또 닥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잠시 스쳐지나갔다.





▲ 여러 콘텐츠를 귀엽고 유쾌하게 풀어내긴 했지만, 하나하나 풀어보면 가볍지는 않았다


"버터야 두 번째는 위험해" 개선책에 힘입어 빛나는 스토리
▲ 출시 전에 떠도는 루머에 공지로 담보 대출 내역까지 공개한 '트릭컬'

출시 이전부터 이런저런 밈으로 잘 알려졌던 '트릭컬'이지만, 그 중 몇 개는 밈이 아닌 실제인 것도 있었다. 밈 자체는 유쾌했지만, 그게 사실이었다는 내막이 밝혀지게 된 이유는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어느 시점부터 대표의 집이 아닌 다른 집을 걸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고, 이에 한정현 대표가 직접 등기부 및 대출 내역을 공개하면서 해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한정현 대표가 은행권 대출뿐만 아니라 본인 소유의 집을 담보로 대출, 개발 비용을 집행하면서 지난 2년 간 개발을 이어왔다는 것이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절박한 상황이었던 만큼, 에피드게임즈는 트릭컬 정상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캐릭터 강화 재료 마련이 부담스러워지자 재료를 모을 수 있는 획득처를 확장하고, 이를 모을 수 있는 일일 던전 '클론 팩토리'의 입장 가능 횟수도 일 3회에서 5회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임시방편으로 보드 시스템에 활용되는 재화 수급량을 줄이고, 이미 재화를 사용한 유저에게는 소급 적용해서 재화를 반환했다.

뽑기로 획득하는 마일리지는 이전부터 이미 이월이 가능했지만, 여기에 모든 캐릭터의 조각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을 따로 마련하고 마일리지도 해당 상점에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재화로 교환이 가능하게 했다. 어느 정도 뽑기를 하면 픽업 캐릭터 외에도 원하는 캐릭터, 심지어 '엘다인'까지도 확정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 소위 '없찐' 문제는 캐릭터를 확정해서 얻을 수 있는 수단을 늘리고 그외 캐릭터를 보완하는 식으로 해소했다

거기에 해당 상점인 '엘시드 상점'의 재화인 엘시드까지 300개를 전체 지급하고,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초보자 뽑기는 30회에서 50회로 늘린 데다가 엘다인 1종 확정으로 변경됐다. 따라서 엘시드 100개만 추가 확보하면 엘다인 2종은 확정으로 들고 갈 수 있게 됐고, 각종 재화 지원과 추석 이벤트까지 그리고 추석 연휴 이후에 들어오는 유저도 엘다인을 확보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엘다인 '없찐' 문제는 상당히 완화시켰다. 아울러 2성에만 한정되어있던 관심 사도 지정 시스템을 엘다인을 제외한 3성에도 적용이 가능하게끔 변경, 엘다인에 가려진 3성 캐릭터의 활용도를 높였다.

없찐을 유발하는 또다른 요소였던 스테이지 난이도도 조정됐다. 출시 초 트릭컬은 단일속성 컨셉덱이나 엘다인팟이 아니면 스테이지를 밀기가 어려운 정도였으나, 지난 10월 5일 패치로 난이도가 완화됐다. 특히 마법 딜러들을 주로 키운 유저에게는 통곡의 벽이었던 달팽이 같은 특정 팟 저격형 몬스터도 스펙을 낮춰서 딜이 들어가는 것이 체감이 됐다. 이외에도 여러 버그들을 고치고 스킬 계수도 수정하면서 스테이지 클리어가 한층 더 쉬워졌다.

▲ 전투력 차이가 나도 이제 순한 맛은 어느 정도만 조합하고 몸비틀면 클리어 가능해졌다

여기에 엘다인을 획득하기 쉽게 다양한 장치가 마련된 만큼, 몸을 비틀면서 스토리를 뚫는 구간이 짧아지고, 스토리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이와 함께 '트릭컬'의 강점이 살아나면서 시너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트릭컬'은 흔히 디얍겜, 볼따구겜이라고 불리지만 그 볼따구의 매력을 뒷받침하는 엉뚱발랄한 스토리도 빠질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크게 훑어보면 이세계 '엘리아스'에 건너간 유저가 교주가 되어 트릭컬의 캐릭터들을 사도로 받아들인다는 흔한 이세계물의 클리셰 그 자체이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흔히 생각하는 이세계물과는 거리가 멀다. 설탕과 빵 그리고 단것만 먹고 분위기에 휩쓸리기 일상인 요정과 (무)지성 그 자체인 여왕 에르핀, 그 외에도 어딘가 하나씩은 꼭 모자란 구석이 있는 여러 종족의 캐릭터들까지 얼렁뚱땅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난장판이기 때문이다. 그걸 보면서 웃었던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지 막막할 정도로 원초적인 슬랩스틱과 유머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스토리가 산으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나름 짜임새가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 스킵 요약본으로는 도저히 그 특유의 감성을 설명할 수 없다

여기에 10월 5일 업데이트로 선보인 테마극장, '멜트다운 버터'가 그 잠재력을 한껏 폭발시켰다. 어딘가 모자라고 별난 캐릭터가 많은 트릭컬에서 유난히 독보적으로 착하고 귀여운 '버터'의 트리거가 발동한다면? 이라는 IF 스토리를 담은 이 테마극장은 각종 밈과 짤방이 퍼지면서 호응을 얻었다. 특히 "두 번째 서비스 종료는 진짜 위험해"라는, 트릭컬 특유의 제4의 벽을 넘나드는 자조적인 코미디가 그간 유저 비판과 피드백을 받고 개선하면서 초유의 사태를 막으려고 했던 맥락에 더해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자칫하면 "너희가 그런 소리를 할 때냐"라는 비난을 들을 수 있는 수였지만, 급한 불을 어떻게든 잡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재화를 파격적으로 지급하고 캐릭터 수급 체계와 전반적인 난이도까지 폭넓게 개선하면서 웃음으로 승화시킨 비장의 한 수가 됐다.




▲ 착한 버터가 폭발하면? 이라는 IF 스토리를 담은 '멜트다운 버터', 제4의 벽을 넘는 개그로 호평을 받았다


울다가 웃고 뿔나면서도 굴러가는 '트릭컬', 그 다음 이야기는?

그렇게 웃고 떠들고 해피하게 쭉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트릭컬'의 구조적인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재화는 많이 풀고 수급할 곳도 늘렸지만 어디까지나 캐릭터 뽑기 및 한계돌파에 치우쳐 있었고 캐릭터의 성장과 장비 파밍이라는 문제는 그대로였다. 여기에 스텝업 패키지 구성품 누락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 패키지 구성품 누락 문제는 해당 상품을 구매했던 유저에게 단계에 따라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것으로 일단락했으나, 장비 파밍 문제는 이야기가 달랐다. 12일에 스테이지 난이도 완화와 함께 추가로 스테이지를 늘리고 랭크5 장비에서 랭크6 장비로 최종 단계를 높이면서 더 문제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고 랭크가 하나 더 추가된 만큼 그만큼 추가로 장비를 파밍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요구량은 이전에 비해 줄어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일부 캐릭터는 랭크6 장비 효율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사실까지 밝혀지고, 일부 스테이지 장비 제작 재료가 누락되기까지 했다.

이에 에피드게임즈는 드랍 테이블을 긴급 롤백하고 랭크6 장비를 상향하는 한편, 이현승 PD가 직접 나서서 사과문을 올렸다. 이현승 PD는 지난 13일 공지를 통해 "게임의 장기적 수명에만 집중한 나머지 본 IP와는 어울리지 않은 무리한 아이디어와 레퍼런스를 차용했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소홀했다"며 버그를 최대한 줄이고, 사내에 QA팀을 추가로 구축해서 원활한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파밍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일반 스테이지 클리어 중에 얻는 추가 재화로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비 상점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랭크 등 경쟁 콘텐츠 예고로 인한 유저들의 우려에 "순위와 관계 없이 모두 동일한 보상을 받는 '놀이터'를 컨셉으로 리뉴얼해 제작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2주 동안 불거진 여러 문제에 이현승 PD가 등판, 사과문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그 뒤, 14일 일부 스킬 범위가 비정상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수정하기 위한 임시 점검까지 거쳐서 '트릭컬'에 잠잠한 시기가 찾아왔다. 매일 무언가가 일이 터지고 이를 잘 수습하나 했더니만 또 어디선가 일이 발생하기 일쑤였던 트릭컬이었지만, 그 한 주기의 마지막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이제 또다른 주기 그리고 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셈이다.

말 그대로 '멜트다운'급의 일련의 사태와 엮여 제4의 벽을 깬 테마극장이 오는 19일로 종료되고, 두 번째 테마극장 '엘리아스 오디세이아'가 새롭게 선보이게 된다. '엘리아스 오디세이아'는 수인들의 조직 '사료스탕스'의 핵심인 티그가 '지배자의 자격'이라는 책을 우연히 얻은 뒤, 엘리아스의 지배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드러내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이벤트다. 이벤트 재화 보너스 사도로 수인들의 우두머리이자 "진정한 치료는 그 근원의 강냉이를 터는 것"이라는 철학을 앞세운 '디아나'도 껴있는 만큼, 과연 디아나의 숨겨진 철권이 티그에게 작렬할지 이번에도 제4의 벽을 넘나드는 트릭컬만의 개그를 보여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 두 번쨰로 선보일 이벤트 스토리, '엘리아스 오디세이아'

▲ 인연 스토리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근원을 제거하는 지원가 '디아나'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까?

19일 업데이트와 함께 PVP 콘텐츠 '승자의 줘팸터'와 보스를 총력으로 공략하는 '차원대충돌'도 시즌이 바뀌면서 초기화된다. 이와 함께 승자의 줘팸터 그룹 결정 방식 개편 및 엘다인을 제외한 다른 사도들에게도 ​머리 쓰다듬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그간 공약했던 여러 가지 기능 중 일부를 적용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루틴 주기에 유저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9명의 풀편제로 고난도 보스를 공략하는 핵심 콘텐츠 '차원대충돌'

▲ 첫 시즌이 종료된 이후, 이제 두 번째 시즌으로 찾아온다

그간 '트릭컬'의 3주를 살펴보면, 이 지면으로 도저히 다 담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일이 벌어졌었다. 일각에서는 '두 번째 서비스 종료'를 운운할 정도였다. 그러나 트릭컬은 절박함과 이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기책으로 한 차례 반전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암초마냥 계속 드러나는 문제도 어찌저찌 보상과 롤백과 사과문 그리고 패치와 임시 점검이라는 모든 수단을 다 써서 어떻게든 굴러가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트릭컬의 행보를 누군가는 온정과 볼따구에 기대는 그런 얄팍한 수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구나 사정은 있고, 절박한 상황에 어떻게든 살리고자 노력하지 않던가.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최근의 상황이 다 그런 판이다. 그런 상황에서 단순히 어렵고 절박한 사정 때문만으로 주목 받기는 어렵다. 볼따구도 이미 그 원안을 그린 아티스트 '디얍'이 나간지 오래고, 지금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그림 하나만으로 먹고 살 만큼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그보다는 지난 2년 동안 절치부심해왔던 결과물이 이제야 실전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트릭컬'은 부활하기 전 2년 동안 개발자 노트를 꾸준히 올리고 CBT 피드백을 공개하면서 꾸준히 갈고 닦아왔다.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졌지만, 지난 3주 동안 수도 없이 공지와 개발자 노트를 올리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그때의 그 간절함과 OBT 때의 안일했던 초심으로 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온갖 온라인 밈은 물론이고 비판도 자학적인 개그로 승화하는, 트릭컬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빛을 발했다. 한 번 주기가 끝나갈 무렵에야 조금은 조용해진 '트릭컬'이, 이번에 두 번째로 맞이하는 주기에서는 실전에 좀 더 적응해서 조금은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울다가 웃다가 뿔나다가 어찌저찌 굴러가는 게 트릭컬 스토리라 그거대로 흘러가는 게 어찌보면 트릭컬답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유저로서는 마음 편히 2년 동안 못 꼬집어봤던 볼따구를 꼬집으면서 마음 편히 즐기고 싶은 게 진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