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개발사 코그(KOG)는 현재 진행중인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을 통해 자사의 신작 액션 게임 '리턴 얼라이브'의 데모를 한정 기간 공개했다. 데모는 태평양 표준시 기준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진행되었으며, 과거 CBT 이후 변경되고, 새롭게 추가된 게임 내 콘텐츠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리턴 얼라이브'는 전쟁으로 인해 몰락한 인류 사이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소수의 인간들이 생존을 위해 자원과 물자를 확보하는 모습을 그리는 탑다운 방식의 온라인 슈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제한된 시간동안 전장에 진입해 자원를 수집하고, 확보한 물자를 가지고 안전하게 되돌아와야 한다.

게임의 전반적인 콘셉트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익스트렉션 장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적대적인 NPC가 등장하는 전장에서 가치 있는 물자를 찾아 제한 시간 내에 탈출을 해야 하며, 플레이어 외에도 여러 명의 용병이 함께 전장에 투입된다.

데모에서는 파티를 꾸려 전장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로비에서는 자신 외에 다른 인원을 추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버튼이 존재했다. 추후 정식 서비스에 가까워질 경우 2인 이상 파티를 꾸려 전장에 함께 투입되는 것도 기대해볼만 하다.

▲ 대부분의 행동이 소리를 내니 주의가 필요하다

게임의 핵심 플레이는 배경 세계관과도 맞닿아 있다. 인류가 스스로 몰락을 불러 일으킨 과거 전쟁으로 인해 지구 대부분에는 유독 가스가 퍼졌고, 가스에 오랜 기간 노출된 야생 동물들 중 살아남은 개체는 변이를 일으켜 괴물로 변모했다. 지하나 산 속 깊은 곳에 거점을 마련한 일부 생존자들은 자원을 찾기 위해 가스 마스크를 쓰고 전장에 투입하며, 이에 따라 세션 당 플레이 타임은 10분 내외로 진행되는 셈이다.

이처럼 게임의 규칙은 매우 간단하다. 정해진 시간 동안 '돈 될만한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가지고 나오는 것. 희소한 물자를 챙기는 과정에서 전투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행동불능에 빠지면 해당 세션에서 모은 물자는 물론, 전장에 침투할 때 들고 간 장비까지 잃어버린다. 게임의 제목과도 상당 부분 일맥상통하는 면모를 보인다.


전투 또한 탑다운 방식의 슈터에 익숙하다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WASD로 자신의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을 바라보거나 공격을 할 수 있다. 스페이스 키로는 회피를, QWER 라인으로는 전투 보조 아이템이나 캐릭터별 능력을 활용 가능하다.

무기는 두 종류를 들고 진입할 수 있으며, 마우스 휠을 돌리거나 숫자키를 사용해 언제든 주 무장을 바꿀 수 있다. 탄약은 제한이 없기에 총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무기 별로 다른 재장전 시간을 고려하며 전투를 진행하는 것은 일반적인 슈터와 동일하다. 모든 무기는 좌클릭과 우클릭에 각각 다른 방식의 공격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다른 탄약을 사용하는 것으로 취급되기에 전략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 주변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근처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형태로 연출한다. 주변에 발자국 소리가 났다면 해당 방향에 '저벅' '저벅'이라는 아이콘과 함께 거리가 나타나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물자를 구하기 위해 상자를 열고 있을 때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며 주변에 상대가 있다면 자신의 위치를 금새 들키기 십상이다.

▲ 교전 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편이었다

커서와 플레이어의 총기가 연결된 선은 사정거리가 벗어나면 빨갛게 표시되며, 초록색으로 표시되었을 때 가장 최적의 대미지를 기대할 수 있다. 소리를 통해 탐지하는 주변의 거리는 생각보다 넓은 반면, 상대와 교전 거리는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이기에 다 잡은 적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반대로 플레이어 또한 가까스로 목숨을 잃지 않는 경우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소리를 통해 감지한다는 콘셉트에 따라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걷기' 또한 지원된다. 거기에 더해 수풀에 들어갈 경우 모습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숨죽여 적을 기다리면서 완전한 '킬각'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장비 또한 익스트렉션 장르를 표방함에 따라 전장 내에서 파밍을 통해 확보하거나, 설계도를 입수한 뒤 로비에서 제작해 사용할 수 있다. 낮은 등급의 방어구나 무기는 금방 확보할 수 있는 편이고, 등급이 높아질수록 얻는 데 따른 리스크도 당연히 늘어난다. 높은 등급의 장비를 장착하면 캐릭터의 장비 레벨이 증가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레벨대와 비슷한 NPC 몬스터를 공략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필드에서 구한 장비를 가지고 안전하게 탈출할 경우, 로비에서 접근 가능한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이후에는 자신의 장비를 보관할지, 아니면 다음 진입에 입고 갈지 취사 선택이 가능하다. 장비를 입고 진입할 경우 처음부터 높은 장비 레벨로 시작이 가능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망할 경우 모든 장비를 잃어버리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탈출은 기지로 복귀하는 헬리콥터를 불러 수행할 수 있으며, 맵 특정 지역에 위치한 헬리콥터 착륙장에서만 가능하다. 전장 진입과 동시에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시간이 맵에 표시되고, 한 명에 한 플레이어만 탈출할 수 있다. 모든 헬리콥터가 전장을 이탈할 경우 다시 타이머가 초기화되며, 가스 마스크 시간이 다 되기 전에 어떻게든 헬리콥터를 불러 기지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출 장소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헬리콥터 착륙장에서는 교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다. 넉넉히 물자를 모은 플레이어를 탈출하기 직전 처치하는, 일명 '존버'의 경우 체험 기간에는 마주치지 않았지만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그 존재를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헬리콥터를 부르면 일정 시간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는 것도 핵심 게임플레이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중앙으로 향할수록 어려워지는, 직관적인 구조를 띈 맵

데모 버전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마름모꼴로 구성된 전장은 꽤나 직관적인 기물 배치를 가지고 있었다. 맵의 가장자리에서 무작위로 전장에 진입하게 되고, 전체 맵보다 조금 작은 마름모꼴 형태로 엘리트 몬스터 출현 지역이나 탈출 장소 같은 주요 거점들이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맵 중앙에는 가장 강력한 적대 NPC가 등장하는데, 그만큼 매우 희소한 물자를 드랍할 가능성이 높다.

엘리트 몬스터는 전장 진입 이후 몇 분 뒤에 출현하는, 일반 NPC 적들보다 강력한 개체다. 상대하다 죽을 위험이 높은 만큼 좋은 보상을 드랍하지만, 레벨이 대부분 25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어 초반 장비 레벨로는 혼자서 물리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너무 엘리트 몬스터에게만 집중할 경우 상대 플레이어의 기습을 받아 밥상을 차려 놓은 채로 행동불능에 빠지게 될 위험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초반에는 비교적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가치가 높은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몬스터나, 물자 드랍 등 이벤트도 존재한다. 이를 통해 운 좋게 전설급 재료나 설계도를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다음 진입때는 보다 수월한 전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 희귀 자원을 가진 몬스터를 노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장에서 가지고 나간 자원은 이처럼 이후 게임플레이를 위한 준비로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중에는 판매해 재화를 벌 수 있는 아이템도 존재하며, 무기 개조에 쓰이는 부품이나, 고가치 장비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는 재료도 존재한다. 또한 거래소도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필요한 자원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판매해 자금을 충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CBT에서 보여준 무작위로 무기의 부품을 부착하는 시스템은 개편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전장에서 획득하거나, 거래소를 통해 구매한 부품을 활용해 자신의 무기를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부품은 무기의 제조사별로 호환되는 종류가 다르고, 총기의 종류에 따라 부착 가능한 부품도 다르기에 역시 최대한 자원 수집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자원을 수집하는 재미'는 조금 더 다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처럼 이번 '리턴 얼라이브' 데모는 탑다운 뷰 방식에 익스트렉션 장르의 규칙을 적용한 신선한 접근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으로 전장에서 수집하는 자원이나 부가적인 게임플레이 요소에 대해서는 아쉬운 면이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아이템의 가치는 여느 RPG처럼 등급을 통해서 그 차이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해당 아이템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또 얼마나 희소하냐에 따라서도 자연스러운 가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한 가지 사례로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서는 거점에 존재하는 여러 NPC가 나눠주는 퀘스트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아이템이라도 퀘스트를 수행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면, 자연스럽게 해당 아이템의 가치는 높게 책정되는 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턴 얼라이브는 익스트렉션 장르를 표방했음에도 게이머들이 소위 이야기하는 '폐지 줍기'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향한 과정이 정석적인 방향(등급에 따라 다른 난이도를 가진 NPC를 처치하는 것)에 치우쳐 있어 운 좋게 '대박'을 터뜨릴 요행을 바라는 것도 쉽지 않다.

▲ 아직도 조금 '무작위성'이 많게 느껴졌던 이번 데모

개발사는 이번 데모에 79종에 달하는 무기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지만, 무기의 다양화가 게임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메리트로 다가온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매번 같은 전장에 진입해야 한다면, 적어도 플레이어 각자에게 저마다 다른 목표를 심어주는 편이 중요할 것이다. '일일 미션'으로 일부 도전 과제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것마저 다 진행한 이후에는 무엇이 나올지도 모르는 전장을 헤매며 그저 마주치는 상대와 PvP를 진행하는 게임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익스트렉션 장르를 일부 차용한 '콜 오브 듀티 워존'의 모드 DMZ는 필드 곳곳에 위치한 임무나 팩션별 미션, 특정 보스에게서만 취득할 수 있는 고유 무기 등을 제공하며 무작위에 의지하지 않고도 반복적으로 플레이할 가치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보인 바 있다.

반복되는 게임플레이를 독려하기 위해 무작위성에만 의지하는 것은 때로 이용자에게 큰 피로감을 안겨줄 수 있다. 특정 지역에 가면 어떤 종류의 자원을 기대할 수 있는지, 또는 이번 진입을 통해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전에 계획할 수 있는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정식 버전에서는 보다 탄탄한 게임플레이 구조를 가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