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여운 고양이가 반겨주는 인조이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쇼 '지스타 2023'에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시연회가 준비됐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인조이가 어떤 게임인지 알아볼 수 있는 첫 번째 자리로서 지스타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연할 수 있습니다.

인조이는 그리스어로 생명, 삶을 뜻하는 ZOI와 IN이 만나 '삶 속에 있는' 혹은 '삶의 즐거움'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게임명대로 플레이어는 진짜 현실처럼 꾸며진 가상의 세계에 신이 되어 조이(아바타)를 관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나만의 개성을 담아 인조이의 인격을 설정하고

조이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현실 속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듯 조이들 역시 게임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그 과정을 플레이어가 개입하거나 혹은 조절하면서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여러가지 경험을 간접 체험하는 게 가능합니다.

직접 시연해본 인조이는 아직 개발 중인 만큼 모든 게 갖춰져 있진 않았지만, 게임의 뼈대를 살펴볼 정도는 충분했습니다. 아바타를 만들고 그들을 삶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담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구성에 짜임새가 있었으며,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이었습니다.

▲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외모를 설정하면 인조이 세계로 떠날 준비 끝!

먼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게임 속 아바타가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고 대리 만족하는데서 재미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일도 게임 속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게 게임이 갖는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게임은 리얼리티를 추구할수록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인조이는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되어 사실적인 느낌의 그래픽을 보여줬습니다. 아바타의 외형은 물론이고 환경을 구성하는 텍스쳐와 자연 조명 등의 품질이 뛰어났죠. 최신 AAA급 액션 게임에서 선보이는 그래픽과는 살짝 결이 달랐는데 정말 현실처럼 보이기 위해 공들였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덕분에 처음 게임을 봤을때 시각적으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 대한민국을 모티브로 만든 가상의 국가에서 다양한 조이를 만나봅니다

그리고 고퀄리티의 그래픽이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던 요소 중 하나가 조이들의 생생한 표정 변화였습니다. 사람은 기쁨, 슬픔, 분노 등의 감정에 따라 표정에 변화가 생깁니다. 서로 대화를 나눌 때도 단순히 육성으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게 아니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메시지나 통화를 할 때 의사소통이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표정을 보지 못해서기도 하죠.

조이들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정서 안정성 등의 성향에 따라서 특정 상황에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를 얼굴에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기쁠 때는 활짝 웃으면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슬플 때는 울상을 짓습니다. 화났을 때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건드리면 안될 것 같은 아우라를 풍기죠. 이러한 표정 변화는 다른 조이와 대화를 나눌 때 관계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 사실적인 표정 변화가 압권입니다

사실 게임 속 캐릭터가 표정을 드러내는 게 최신 게임이라면 그렇게 새로운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인조이 속 아바타들의 표정 변화가 더욱 와닿았던 점은 대본대로 흘러가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나오듯 자연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조이 성격을 자유로움, 남의 눈치를 안 봄으로 했더니 너무 쿨하게만 대화해서 평판이 깎였는데 그때마다 대화 상대가 보여주는 "얜 뭐하는 녀석이지?"란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그외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능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신의 관점에서 능력을 휘두를 수 있는 디렉터 모드로 전환하면 가족, 일정, 날씨, 도시 등의 편집이 가능합니다. 좀 더 색다른 느낌을 내고 싶다면 이를 통해 주변 상황을 급격하게 바꿀 수 있죠.

▲ 쿨한 조이에게 상처받은 석준아 미안하다

이렇게 주변 설정을 마쳤다면 조이에게 자유 의지를 부여해 스스로 활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를 구경하다가 몇몇 상황에 조금씩 개입하면서 상황을 즐길 수 있죠. 참고로 조이는 배고픔, 청결함, 수면, 용변, 즐거움, 사교, 인정, 활력 등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갖는 욕구가 존재하며, 특정 욕구가 부족해지면 자동 혹은 수동으로 해결하는 게 가능합니다. 다만, 욕구에 따라 주변을 대하는 반응도 달라지니 가급적 수동보단 자동으로 두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구경하는 모습도 꽤 재밌었습니다.

반면, 시연에서 아쉬웠던 점은 앞서 언급했던 것 외에 대부분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장르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를 제외하고 속살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조이가 여러 활동을 하면서 이를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기엔 아직 활동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도원이라 불리는 가상의 대한민국 도시도 도시의 형색은 갖췄지만 어딘가 휑한 느낌이 들었죠.

▲ 입맛대로 환경을 꾸밀 수 있는 디렉터 모드

몇 가지의 활동을 제외하면 그 안에서 여러 조이를 만나 커뮤니티를 쌓아가는 즐거움도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같은 조이가 똑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다거나 집으로 갔는데 정작 집이 없어서 잠을 잘 수 없다는 등의 문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는 앞서 언급했듯 개발 중인 작품이니 앞으로 콘텐츠를 쌓아가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뼈대를 튼튼하게 세웠으니 속을 채우는 일은 비교적 쉽게 끝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직업을 만들어줘서 여러가지 직업을 체험하고 관계를 쌓아가는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도시를 걷기만 해도 꽤 느낌 있습니다

정리하면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를 느낄 요소가 충분한 게임이었습니다. 사실적인 느낌의 고퀄리티 그래픽과 조이를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는 시스템, 깔끔한 인터페이스 등 현재는 탄탄하게 기반만 다져둔 느낌입니다. 이번 지스타 시연을 통해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을 검증받은 후 콘텐츠를 쌓아간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조이가 궁금하다면 19일까지 펼쳐지는 지스타 2023 크래프톤 부스에서 한 번 시연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수면 부족으로 매우 화가 난 조이

▲ 아이돌 지망생으로서 열심히 준비하는 조이

▲ 그녀의 아이돌 데뷔는 정식 출시 이후에나 볼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