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메타버스' 키워드로 다뤄졌던 소식들을 모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여 전달 드립니다. 너도나도 말하지만 아직도 막연하게 느껴지는 '메타버스', 그래도 관련 소식을 계속 보고 듣다 보면 점차 윤곽이 명확해지지 않을까요? 인벤 월간 기획 '메타버스 이모저모'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2023년 11월 '메타버스' 키워드 뉴스

■ 우주정거장의 우주 비행사, VR HMD와 메타버스로 '평범한 일상' 만난다

▲ 우주비행사 Andreas Mogensen (이미지 출처: HTC)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을 둘러볼 때, 대부분의 사람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독특한 경험을 기대하곤 한다. 마법이 존재하는 판타지 세상 속 용사가 되어본다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단독 콘서트 1열 좌석에 앉아보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일상과 단절되어 우주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 우주 비행사들이라면 어떨까?

HTC가 국제 우주 정거장(ISS)의 보급 임무를 맡은 우주 비행사에게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3'를 전달하고, 우주 정거장의 직원들이 VR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끔 지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주 정거장에서 장기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들은 좁은 공간에서 여러 기기 소음에 노출될 수 밖에 없으므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한 멘탈케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ISS에 도착한 보급선에는 '바이브 포커스3' 헤드셋이 포함됐다. 우주 비행사들은 이를 활용하여 낮은 언덕에서 석양을 바라보거나 유럽의 조용한 숲길을 걷는 가상의 경험을 할 수 있을 예정이다. 한편, HTC는 중력이 있는 곳에서 사용될 것을 기본 전제로 개발된 기존의 기기와 센서를 우주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운전 시뮬레이터의 트래킹 기술 등을 응용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지구에서도 VR과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우주 대비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HTC)


■ 로블록스 3분기 결산, "비북미권 사용자 증가, 적자 규모 감소"


지난 8일, 세계 최대 규모의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운영 중인 로블록스가 2023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7억 1,322만 달러(한화 약 9,196억 원)를 기록했으며, 로블록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일간 액티브 사용자 수(DAU)와 총 체류 시간, 유저 지불 총액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블록스의 DAU는 `비북미권`과 `13세 이상`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유럽이 1,890만 명, 아시아 태평양이 1,620만 명, 북미가 1,57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고, 13세 이상의 DAU는 처음으로 4,000만 명에 달하게 됐다. 어린 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십대 이상의 연령층이 다수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로블록스의 데이비드 바주키 CEO는 "지출 삭감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과 동시에 강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으며, 서유럽과 동아시아에서의 성장이 돋보인다"라고 전했다. 로블록스에서 나타난 비북미권 사용자들의 증가 추이가 나아가 메타버스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 세계 최상위 명문대학교 10개 곳 참여, 가상의 캠퍼스 `메타버시티` 프로젝트 진행


미국의 명문 주립대학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에 VR과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교육 과정이 신설됐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은 THE 세계 대학 랭킹의 `개교한 지 50년이 안 된 학교 랭킹`에서 1위를 기록한 세계 최상위권의 명문 연구 중심대학이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전통적인 종합대학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 과정을 마련했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다.

수업에서 사용된 메타버스 공간의 제작사 VictoryXR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외에도 메타와의 제휴를 통해 미국 10개 대학에 가상 캠퍼스를 설립하는 '메타버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신설된 VR 교실은 2023년 가을 학기부터 활용되기 시작했다. 강의에는 '메타 퀘스트2' 헤드셋이 활용되며, 약 40명의 학생이 수강할 수 있는 구성이다. 지난 2일에 진행된 첫 번째 수업에서는 가상의 공간에서의 '리본 컷팅식'까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 군사 훈련은 '메타버스'로


전투기 개발사로 잘 알려진 미국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체 기업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이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군사 훈련 솔루션을 공개했다. 록히드 마틴의 메타버스 솔루션 'AMAZE'는 시각적 디스플레이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고품질의 군사 교육에 몰입할 수 있도록 현실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록히드 마틴은 군대가 가상의 공간에서 항공, 해상 및 지상 영역 전반에 걸쳐 학습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훈련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Prepar3D', 가시선 제한이 없는 실시간 훈련 기술인 'SIMRES', 그리고 상황에 맞는 전투 공간을 복제하여 생성할 수 있는 'LMT BST'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군대가 다양한 워게임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각 상황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 관계자는 "메타버스 기반 군사 훈련 솔루션은 군대의 현대화에 있어 큰 진전을 의미한다"며, "군사 훈련의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고, 현대 전쟁의 복잡한 과제에 대처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 "Varjo XR-4,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4분의 1 이상이 선택한 메타버스를 위한 장치"


사람들에게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2023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대부분이 선택한 메타버스용 헤드셋'이 무엇일지 묻는다면, 대부분 메타의 '메타 퀘스트3'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영예를 안은 것은 메타가 아닌, 핀란드의 VR 스타트업 바르요(Varjo)에서 개발한 'Varjo XR-4' 헤드셋이다.

'Varjo XR-4'는 바르요가 선보이는 최신 혼합 현실 헤드셋으로, '자연 시각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가상, 혼합 현실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장치다. 듀얼 4K X 4K LED 디스플레이와 120X105도의 시야각, 고해상도 실시간 비디오 패스스루 등 최신 기술 사양을 탑재하여 이전작인 XR-3 대비 LiDAR 해상도가 8배 가량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포비티드 렌더링 기능과 유사한 자동 초점 카메라가 탑재되어 실제 객체와의 상호 작용이 요구되는 훈련 시뮬레이션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비록 3,990달러(한화 약 515만 원)에 달하는 기본 가격은 일반 소비자에게 있어 부담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XR-4는 B2C가 아닌, 산업 현장에 보급되는 기기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바르요는 우주 비행사와 조종사를 교육하고, 자동차 생산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위한 놀라운 3D 시각화 렌더링을 제공하는 포춘 500대 기업 중 4분의 1 이상에 달하는 고객이 `Varjo XR-4`를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 "메타버스 시장 규모, 2032년엔 '4,0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가 다가오는 2032년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3조 1,186억 7천만 달러(한화 약 4,027조 원)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 이미 684억 9천만 달러(한화 약 88조 원)를 넘어섰고, 10년 뒤인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44.5%까지 확대되어 결국 3조 1,186억 7천만 달러 규모에 이르게 되리라는 것이다.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게임 콘텐츠의 증가, AR 및 VR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 새로운 메타버스 앱 개발, 주요 기술 기업의 투자 증가, 몰입형 경험에 대한 수요 증가, 벤처 투자자의 투자 증가 같은 여러 요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하드웨어 및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높은 비용, 기술적 복잡성, 부족한 표준화,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EU 의회, 회원국에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 촉구


유럽연합(EU) 의회가 지난 29일, 회원국들에게 전략과 기술 구현 측면에서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앞장서서 나서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큰 규모의 메타버스가 형성되었을 때를 대비한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고, 다른 국가에의 의존도를 줄여 관할권의 관련 당사자가 책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 의회의 파블로 아리아스 에체베리아(Pablo Arias Echeverria) 의원은 "유럽은 다음 디지털 혁명에서 뒤처져서는 안되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라며, "강력한 EU 디지털 규칙과 원칙 및 가치에 뿌리를 둔 기반을 마련하여 미래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요인들이 특히 더 두드러지고 있는 요즘, EU의 적극적인 행보가 향후 산업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인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 에버퀘스트 프로듀서가 만드는 메타버스? 신작 Web3 MMORPG '아발론(Avalon)' 공개


온라인 게임 개발 스타트업 아발론에서 개발 중인 동명의 MMORPG `아발론(Avalon)`이 공개됐다.

지난 2022년에 처음 출범한 스타트업 아발론은 에버퀘스트와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엘든 링 등 다수의 명작 게임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인 팀이다. 팀의 최고 제품 책임자이자 에버퀘스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을 역임했던 제프리 버틀러(Jeffrey Butler)는 그들이 만드는 신작 게임 `아발론`이 다른 팀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도구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에서 탄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아발론'은 직접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는 MMORPG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던전을 공략하고, PVP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거나 희귀 아이템을 수집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경험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는 자원, 장비, 토지 등 다양한 상품을 직접 만들고 거래하며 자신의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제프리 버틀러는 아발론의 세계가 사용자들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며, 모든 자산과 세계는 플레이어에게 소유되고, 이는 아발론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시에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게임을 항상 공정하게 유지하고, 잠재적인 IP 문제를 억제할 수 있는 필터링 시스템도 함께 담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제프리 버틀러는 "우리가 제공하는 초기 콘텐츠 패키지는 일반적인 MMO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와 이어져있다"라며,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도구로 던전과 퀘스트 등 대부분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AI 기반 캐릭터 엔진으로 디자인된 다양한 NPC의 모습, 그리고 중세와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잇는 포털을 통해 두 개의 서로 다른 가상의 세계가 빠르게 이어지는 시스템이 소개되고 있다.

게임 업계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여 제작하는 신작 '아발론'은 2024년에 진행되는 플레이 테스트 이후, 오는 2025년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제프리 버틀러는 아발론의 정식 출시 시점에는 콘텐츠 개발자들을 위한 수익 창출 기능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 메타버스 도입한 현대자동차,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에서 혁신보여줄 것"


전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싱가포르에 `자동차 공장`이 들어섰다. 돈이 썩어 넘칠 정도로 부유한 세계적 재벌의 일탈인가 싶어 살펴보니, 다른 곳도 아닌 현대자동차의 행보가 아닌가. 현대차그룹은 이달, 싱가포르에 미래차 시대 혁신기술 개발 거점을 세웠다. 약 1만 3천 평의 부지에 지어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HMGICS`는 일반적인 자동차 공장과 다르게 기술, 제조, 비즈니스 분야의 혁신을 담은 미래 모빌리티 연구를 위한 전초기지가 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작업 대부분은 200대의 로봇에 의해 수행되며, 작업자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형태로 이뤄진다. 싱가포르 공장과 같은 모습의 디지털 트윈 시설을 만들고, 한국의 작업자들이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제어하는 식이다. 현대자동차는 해당 시설을 활용하여 고객 개개인의 입맛을 반영한 맞춤형 전기차를 연간 약 3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보여준 메타버스 기술의 활용과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의 혁신은 다른 제조업 분야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메타버스 기술이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