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IP와 한때 대단했던 개발사가 만났습니다. 2009년 개봉 당시 온갖 기록을 갈아 치우며 '대작의 속편'이 아님에도 엄청난 흥행을 거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시리즈', 그리고 요즘은 좀 형편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래도 AAA급 게임 라인업으로는 어디서 밀리지 않는 '유비소프트'. 최초 발표 당시 너무나 뜨거운 기대를 받은 그 결과물이 얼마 전 선을 보였습니다.

리뷰에 앞서 몇 가지 사전 정보를 살펴봅시다. '아바타 시리즈'는 21세기에 최초로 등장한 IP중 아마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IP중 하나일 겁니다. 문명의 폭주로 자신들의 모행성마저 박살내버리고 우주의 정복자가 되어 새로운 식민지를 찾아다니는 인류, 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태고의 행성인 '판도라'와 판도라의 자연을 누리며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원주민 '나비'족들. 꽤 흔하다면 흔한 클리셰적 구성이지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막대한 자본을 때려박아가며 깎은 2009년 기준 말도 안 되는 수준의 VFX로 대중의 눈을 홀렸습니다. '아바타'가 순식간에 거대 IP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지요.

이번 작품의 아버지인 '아바타 시리즈'를 말했으니 이번엔 어머니 격인 '유비소프트'를 말해 보겠습니다. 일단 그 어떤 개발사보다도 많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어온 오픈월드 게임의 전문가들이자, 꾸준히 AAA급 게임들을 출시하는 꾸준한 개발사이기도 합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할 만 하지만 최고급은 아닌, 굉장히 많이 만들지만 딱히 특별할 건 없는 어중간한 위치로 인식되고 있지만, 어쨌거나 개발 경력은 어디서 밀리지 않는 개발사죠.

이들이 합작해 한 쪽은 IP를, 다른 한 쪽은 개발을 맡아 탄생시킨 게임. 바로 오늘 리뷰할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입니다.

게임명: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
장르명: 오픈월드 슈터
출시일: 2023.12.07
리뷰판: 1.0.0
개발사: 매시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유비소프트
플랫폼: PC, PS, Xbox
플레이: PC


판도라에 어서 오세요

우주의 동인도 회사인 RDA가 판도라를 침략했습니다. 지구를 쪽쪽 빨아먹어버려 반쯤은 유랑민이 되어버린 인류는 새로운 자원 확보처와 거주지가 필요했고, 자연 상태의 초전도체인 '언옵테늄'이 널려 있는 판도라 행성을 찾아냈습니다. 눈이 돌아 버린 RDA는 전초 기지인 '헬스 게이트'를 설립하고, 채굴에 들어갔지만 곧 불편한 이웃들을 만나게 됩니다.

푸른 피부에 4미터에 가까운 신장, 고분자 탄소섬유 골격을 지녀 웬만해선 뼈가 나갈 일이 없는 선천적 전투종족. 뒤통수에 신경다발까지 달려 있어 혹여나 젤나가가 만든 그 종족 같지만 과학 기술이 없는 대신 제대로 된 이목구비를 받은 판도라의 원주민 '나비족'입니다.

▲ 커스터마이징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임 중 언제나 변경 가능하기 때문이죠.

두 종족이 조우한 초기, RDA는 나름 상식적인 방법으로 나비족에게 접근했습니다. 인조 혼혈 육체인 '아바타'를 만들어 나비족에게 접근했고, 나비족 고아들을 데려다 '대사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문명화 교육(을 빙자한 세뇌)도 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절반의 평화는 영화 1편의 주인공인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에 붙어 RDA를 박살내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경색되어 버리죠.

여기서 게이머는, 어린 시절 얼떨결에 대사 프로그램에 합류한 나비족 어린이가 되어 판도라에서의 첫 발을 디디게 됩니다. 그렇게 여차저차 하다 보니 8년의 세월이 흐르고, 시간적 배경은 RDA가 임시 철수 후 본격적인 무력 시위를 벌이게 되는 영화 2편(15년 후)과 1편의 딱 중간에 이르게 됩니다. 야금야금 판도라를 넘보는 RDA와 싸우며 나비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판도라를 지켜나가는 과정. 이것이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의 중심 주제입니다.

▲ 제이크 설리 이녀석...

이 모든 과정은 마치 개발진이 이를 갈며 만들어낸 듯한 영화 속 배경인 '판도라' 행성에서 진행되게 됩니다.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의 배경이 되는 판도라 행성. 감히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그 만큼 배경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또한, 중반부에 이르면 주인공은 이크란(아바타 시리즈에 등장하는 승차용 익룡 비슷한 무언가)을 타고 다니게 됩니다. Z축 구성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아바타 시리즈의 성공의 큰 이유가 완전한 이세계를 구현한 듯한 VFX속 판도라 행성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리고, 유비소프트는 이 '판도라'행성만큼은 게이머의 이가 갈릴 정도로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자연산 네온사인마냥 발광하는 온갖 외계 식물들부터 성장 단계에 따라 크기와 성향이 다른 야생 동물들, 적대적 환경과 아웃랜드의 와돋이 명소 나그란드를 생각나게 하는 부유섬들까지 골고루 집어 넣었습니다.

▲ 비주얼 면에서 흠 잡을 곳 없는

영화 1편에서,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네이티리와 함께 나비족의 홈트리를 방문했을 때 연출되는 몽환적인 조명과 컬러링 연출도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높은 채도의 퍼플 톤으로 알록달록 꾸며진 세계는 무척 넓으면서도 판도라 다운 모습을 잃지 않고 있죠. 게이머의 시선이 아닌, 대중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비주얼은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왜 게이머의 시선을 굳이 언급했는지는 하단에서 더 말해 보도록 하죠.

하여튼 플레이어는 이 아름다운 판도라의 야생 속에서 선조들의 기억을 읽고, 나비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RDA와의 대립을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굶지 않게 밥도 주고 제법 수준 높은 교육(경제 시스템이나 정치 구조에 대한 내용도 다룹니다)까지 해준 RDA이지만, 솔직히 나쁜 놈들인 건 맞으니까요. 그리고 이 과정은, 유비소프트가 꽤 오랜 시간 유지해온 한 게임 시리즈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 판도라의 야생 생태도 나름 신경써서 구현했다


이것은 아바타인가? 파 크라이인가?

"'파 크라이 프라이멀' 외계 버전이라더라"

게임을 시작하기 전, 동료 기자가 말해준 한 줄 요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말을 듣고는 상당히 기대했습니다. '파 크라이 프라이멀'은 파 크라이 시리즈 중 그렇게 주목받은 작품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댓잎으로 대충 휘휘 감은 뗀석기 돌창으로 날리는 헤드샷은 5.56mm 소총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스토리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돌도끼 휘두르는 맛이 그렇게 찰진 게임은 또 없을 겁니다. 애초에 돌도끼가 나오는 게임이 몇 없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동료 기자의 이 요약은, 거의 정확하다 해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파 크라이' 시리즈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게임의 기본 메커니즘 구성이 완전히 동일하다 봐도 과언이 아니죠.

▲ 랜덤 요리같은건 살짝 다르지만 기본은 거의 비슷한 편

주변 땅을 오염시키는 채굴 기지들을 사보타주하고, 사냥과 채집으로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가 하면 적당히 잠행과 암살도 해야 하고, 경보가 울리면 쏟아지는 적들을 대상으로 한바탕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까지, 게임 플레이 내내 기시감을 느끼게 합니다. 심지어 베이스캠프에서 임무를 받고, 장비와 소모품을 정비하는 과정까지 동일하죠. 나비족의 주력 무기인 활을 당길 때의 손맛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임 개발에 있어 전작이나 기존 작품을 벤치마킹한다는 건 단순히 장점이나 단점 중 하나로 말하기는 다소 애매한 주제입니다. 어떤 게임이 전작 혹은 기존작과 유사할 때, 대중의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자가복제다', 혹은 '전작을 잘 계승했다'. 반대로 완전히 다를 경우도 두 가지로 나뉩니다. '새로운 매력이 있다', 혹은 '얘들 게임 맞냐'. 게다가 원체 자가복제와 시스템 계승에 거리낌이 없는 유비소프트이다 보니, 사실 이번 게임이 '파 크라이'와 무척 닮아 있는 건 그렇게까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 슈터, 오픈월드, 거점 점령과 랜덤 이벤트 중심이라는 것부터 비슷하다는 뜻

다만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 그렇게 벤치마킹한 시스템이 작품의 컨셉과 잘 맞아떨어지냐는 겁니다. 그리고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파 크라이'의 시스템을 그대로 투영하기엔 영 맞지 않는 컨셉을 지닌 게임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길게 말해보도록 하죠.

일단,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되는 나비족 주인공은 무척 큽니다. 인간의 두 배 정도의 신장을 지니고 있죠. 그렇다 보니 적대 개체인 인간 보병들은 게이머의 시선에서 매우 작게 보입니다. 조준이 힘들 정도로 작게 보이죠. 게다가 큼직큼직한 엄폐물이나, 판도라 특성 상 지형적 이슈로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멀리서 하나씩 조용히 처리하기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못 할 건 없지만, 잠입 플레이를 하면서도 뭔가 심리적 위화감이 계속 게이머를 괴롭힙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시설물들은 대부분 인간 사이즈에 맞춰 제작되어 있고, 대부분 나비족이 숨기엔 영 작고 오밀조밀합니다. 게다가 채굴 기지 주변은 오염된 땅 판정으로 대부분의 배경이 흙갈빛인데 게이머는 그 와중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파란 외계인인 셈이죠.

살짝만 움직여도 들킬 것 같은 느낌, 게임이니 당연히 안 들키겠지만, 인간보다 훨씬 큰 시퍼런 외계종이라는 애매한 정체성과 잠입 플레이의 불편한 동행은 곧 게이머의 근심으로 이어집니다.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래 걸리죠.

▲ 하면서도 내가 왜 안 들키나 싶다

'파 크라이'에서 볼 수 있었던 자원 채집과 제작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동물을 사냥하는지, 어떤 자재를 채집하는지에 따라 더 좋은 장비를 만들 수 있지만, 이 장비들이 어떤 환경에 딱 걸맞게 만들어지기보다는 단순히 피해량 +5%, +10% 하는 식의 단순한 차이이기 때문에 새롭게 만든 장비들이 전투 형태를 유의미하게 바꾸진 않습니다. 그냥 좀 더 쉽고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죠.

이러다 보니 날씨와 수확 방향을 맞춰 완벽하게 채취해야 하는 자원 채집이나,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야생 동물 사냥은 그 자체로 꽤 잘 만들어졌음에도 결과물이 영 신통치 않다는 단점 때문에 딱히 보람있는 활동으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물론, 잘 맞지 않을 뿐,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슈터 게임으로서의 기본기는 충실히 갖추고 있습니다. 해변가에서 진행하는 파티에 쓰리피스 정장을 입고 간다 해도 그저 불편할 뿐 딱히 안될 건 없는 것처럼, 그 정도의 아쉬움이죠.

▲ 주먹으로 로봇 패는 주인공


아쉬움보다 이상함이 느껴지는 묘한 부분들

위에서 말한 부분들보다 더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본작을 플레이하면서, 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잘 만들어지지 못한 게임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이나 불쾌함과는 다른, 말 그대로 '이상하다'는 느낌입니다.

최근의 유비소프트는 창의성이 바닥난 것 처럼 보이고, 핵심이 아닌 의미 없는 이야기에 서사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을 못 만드는 개발사는 아닙니다. 한 때는 꽤 대단한 게임들을 턱턱 내놓던 이들의 업력이 그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왜 굳이 이렇게 했을까?'싶은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중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바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시인성(視認性)'이죠. 기본적으로 게임은 뭐가 되었든 잘 보여야 합니다.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나 액션에 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어야 게이머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기에, 시인성의 확보는 무척 중요하죠.

▲ 야간엔 대충 이 정도 분위기가 계속 유지된다

동시에 미적 아름다움까지 챙기면 무척 좋겠지만, 아름다움과 시인성 중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게임에서는 무조건 시인성입니다. 그리고, 유비소프트는 게임 내에서 시인성을 꽤 훌륭하게 확보해왔습니다. 파 크라이 시리즈에서 파쿠르 포인트에 노란 오브젝트나 노란색 페인트를 덕지덕지 칠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유도한다던가, 더 디비전 시리즈에서 배경 및 오브젝트와 최대한 겹치지 않는 주황색을 핵심 UI 컬러로 삼는다거나 하는 식이었죠. 적어도, 뭐가 뭔지 보이지 않는 수준의 게임은 없었습니다.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정 반대입니다. 정말 지독할 정도로 뭐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미지로 설명하면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하실 겁니다.

▲ 지금 해당 화면에는 제가 방금 사냥한 따끈한 사냥감이 있습니다. 어디 있을까요?

▲ 짜잔...

채집 대상도 정말 찾아보기 어렵고, 그나마 시인성을 보완해주는 나비족의 시야도 화면 중심부가 일그러지면서 대상이 강조되는 효과인데 강조가 무척 약할뿐더러 연출도 주변 색상과 거의 비슷한 푸르딩딩한 일그러짐으로 묘사되어 '이거면 됐다'싶은 느낌이 없습니다.

수많은 게임을 겪어 봤지만, 이건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을 놓친 느낌입니다. 그 뿐 아니라 판도라에는 수많은 고지대가 존재함에도 어느 것이 발판이고, 어느 것이 발판처럼 보이는 단순 오브젝트인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아 나비족보단 겁쟁이 인간의 심정으로 등반을 해야 하고, 이중 점프도 공중에서 몸 한번 부르르 떠는 거로 끝나는 등 이상할 정도로 게임 내 편의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비주얼은 잘 뽑았는데, 영 불편함이 가시지 않는 괴상한 게임 경험이 이어지죠.

며칠 간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그나마 합리적인 답변이 나오긴 했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이니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안 되겠지만, 제 생각엔 IP 홀더인 디즈니 측과 어딘가 안 맞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너무나 아름답지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공한 IP는 그 성공 자체에 역사가 필요합니다. 워크래프트도, 스타워즈도, 심지어 반지의 제왕도 단편만으로는 대중의 시선은 끌지언정, 팬덤이라 할 만한 파워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워크래프트에 속편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관련 소설들이 더해졌고, 스타워즈에 조지 루카스의 설정 설명과 스핀오프가 더해졌고, 반지의 제왕에 실마릴리온과 호빗이 더해졌듯, 팬덤이 있는 IP는 팬들이 사랑해주고 파고들 디테일이 더해질 시간이 필요합니다.

▲ 설정에 디테일을 더하려는 노력은 보였다

하지만, '아바타' 시리즈는 서사나 설정에 대한 팬보다 비주얼 이펙트로 몰린 시선이 훨씬 막대한 IP입니다. 당연히, 디즈니 입장에서는 IP의 핵심이라 할 만한 컬러링과 비주얼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게임적 편의를 위해서는 여기서 적당히 힘을 뺐어야 했을 텐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와 고집을 지닌 디즈니가 이를 허락했을리 없습니다.

게임 플레이의 단순함 또한 영화의 2편과 1편의 사이라는 애매한 시간대가 시대적 배경인 만큼 2편에서 위화감을 느끼게 할 만한 설정과 무기 등을 넣을 수 없어 평이한 느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거고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겠지만,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그나마 합리적인 이유는 이 정도일 뿐이었습니다.

▲ 그나마 배경이 오염지라 저렇지 시퍼런 곳에선 배경과 구분이 잘 안 된다

그만큼,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잘 만들어진 부분에 비해 극명할 정도로 못 만들어진 부분이 두드러졌습니다. 비주얼만 보면 90점대도 넘볼 수 있겠지만, 실제 평가가 70점대에 머무는 이유가 아마 그 두드러지는 아쉬움들이 평균치를 맞춰 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는 굉장한 비주얼과, 딱히 잘 맞진 않지만 수용 가능한 레벨의 게임 디자인, 그리고 곳곳에서 이상할 정도로 못 만든 부분들이 섞인, 팬들이라면 나름 맛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그저 평이하다 느낄 정도의 작품입니다.

조금 더 유저 편의적으로 만들었다면, 그리고 조금의 상상력을 더했다면 훨씬 좋은 게임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했죠. 그 이유가 누구에게 있는지 화살을 겨누긴 어렵습니다. IP 관리에 확고한 태도를 고수하는 디즈니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유비소프트 또한 자신들의 게임에서 획기적인 무언가를 보여준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거든요. 그러니 섣부른 추측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게이머의 시선에서는 잠재력 대비 아쉬웠다는 평을 마지막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