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플레이스테이션 쇼케이스에서는 많은 게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끈 게임이 있었으니, 스퀘어에닉스와 토이로직이 함께 개발 중인 거품 슈터 '폼스타즈'였습니다. 사실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어느 게임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인기에 편승한 게임으로만 여겼던 거였죠. 하지만 게임을 해본 해외 미디어의 반응은 조금 달랐습니다. 스퀘어에닉스의 '다크호스'라는 평가와 더불어 색다른 재미로 무장했다며,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리 오래지 않아 TGS에서 '폼스타즈'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그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통통튀는 듯한 재미로 무장한, 스퀘어에닉스의 다크호스라고 할만한 게임이었습니다. 미디어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참관객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렇게 '폼스타즈'는 호평 속에서 기대작으로까지 발돋움했습니다.

그 '폼스타즈'가 2월 6일 정식으로 출시됩니다. 출시까지 이제 2주 정도 남은 상황. 이에 스퀘어에닉스는 해외 미디어를 초대해 출시에 앞서 '폼스타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상쾌한 재미로 무장한 '폼스타즈' 탄생의 계기를 비롯해 앞으로서의 서비스 계획 등 궁금했던 부분을 스퀘어에닉스 오가타니 코스케 PD에게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스퀘어에닉스 오가타니 코스케 PD


Q. '폼스타즈'를 보면 다크호스라는 표현이 떠오르는데요. 거품 슈터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출발점이라고 해야 할지 '폼스타즈'를 개발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안 그래도 굉장히 듣고 싶은 질문이었는데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폼스타즈'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번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리키(사이토 치카라) 디렉터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리키 디렉터는 평소 좀비를 죽이거나 갓 오브 워 같은 게임을 즐기는 편이었다고 하는데요. 크레토스가 괴물을 반으로 쪼개거나 하는 식의 잔인한 연출이 많아서 그런지 아내분께서는 리키 디렉터가 거실에서 게임을 할 때면 폰을 들고 안방으로 피신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의도치 않게 아내분을 방으로 쫓아내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하셨죠. 그렇게 그런 상황이 반복되던 중 문득 '같이 게임을 하는 건 아닐지라도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도 즐거운 기분이 드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폭력적이지 않은 테마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데 그때 뇌리를 스친 게 바로 '거품 파티'였습니다. 거품 파티를 테마로 해서 만들면 세련되면서도 즐거운 느낌을 줄 뿐 아니라 폭력적인 요소도 옅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거품을 테마로 한 슈팅 게임 '폼스타즈'가 형태를 갖춰나가게 됐습니다.


실제로 개발팀에서도 거품 파티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애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휠체어에 탄 할머니도 즐거워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이런 게임이라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개발하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건 거품의 느낌을 살리는 일이었습니다. 거품 파티에서 거품을 쏘는 걸 보면 느릿하게 날아가다가 어딘가에 쌓이게 되는걸 볼 수 있는데요. '폼스타즈'에서도 거품을 쌓을 수 있게 한다거나 적을 공격하고 쓰러뜨릴 때도 거품인 만큼, 피가 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물리적인 타격이 가해지는 게 아니라 거품투성이가 되어서 일시적으로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지게 하는 등 폭력적이지 않은 동시에 거품이라는 테마와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스킬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개발팀에서 비눗방울을 불어본다거나 욕조에 바스볼을 넣고 거품이 나오는 걸 참고하면서 캐릭터(폼 스타)의 스킬을 구현하는 한편, 거품을 타면 좋겠다는 생각에 슬라이드 보드를 넣는 식으로 해서 지금의 형태가 됐습니다.



Q. 작년에 진행한 오픈 베타의 경우 한국에서도 대체로 좋은 반응이 이어졌지만, 아쉬웠던 부분 역시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피드백 비롯해서 내부에서의 평가, 그리고 출시 빌드에서는 어떻게 개선됐을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내부에서는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고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질문한 것처럼 아쉬웠던 부분 역시 더러 있었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피드백으로는 튜토리얼을 끝내면 라운지로 이동하는데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저희로서는 맹점이었던 부분이었죠. 그래서 유저들이 그 부분의 UX를 개선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매칭에 문제가 많았던 거로 알고 있는데 개발팀 내부에 능력자 프로그래머가 많이 있어서 원인을 찾아 개선한 만큼, 출시 시점에서는 매칭 문제도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Q. '폼스타즈'는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비주얼인데요. 제법 준수한 그래픽임에도 두꺼운 윤곽선으로 인해 퀄리티가 낮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주얼 방향성과 더불어 윤곽선을 두껍게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폼스타즈'는 슈터인 동시에 파티 게임으로서 남녀노소 여러 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으로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 디자인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이너에게 마블 느낌의 카툰풍으로 요청했습니다. 다만, 흔히 말하는 카툰풍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캐릭터는 카툰풍이지만, 옷이나 맵의 텍스처는 사실적으로 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캐릭터의 외형 역시 이러한 부분을 반영한 건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될 수 있도록 개성적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한편, 캐릭터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는데 바로 거품이었습니다. 거품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했었는데 사실적으로 해보니 게임에서 봤을 때 어딘지 기분 나쁘다는 반응이 있어서 그걸 피하고자 그라데이션을 넣는 식으로 해서 팝한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캐릭터 윤곽선을 두껍게 한 이유는 거품에 캐릭터가 가려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구경하는 사람을 위한 게 더 컸습니다. 구경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면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만큼, 어떤 상황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윤곽선을 두껍게 표현했습니다.

▲ 구경하는 사람도 한눈에 보기 쉽도록 윤곽선을 두껍게 한 게 특징이다


Q. 스퀘어에닉스와 토이로직의 합작으로 알고 있는데 서로 개발 파트가 나누어져 있는 건가요.

= 스퀘어에닉스 쪽에서 리키 디렉터가 어떤 게임으로 만들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토이로직 쪽에서 의견을 받아서 이를 확장하는 식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개발팀 모두가 대부분 젊어서 그런지 팀워크나 분위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이런 걸 넣으면 어떨까?', '저런 걸 넣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PvP 게임인 만큼, 라이브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경우 캐릭터가 핵심일 텐데 업데이트 주기 등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한편, 현재 8명의 캐릭터가 공개된 상태인데 출시 시점에서도 그대로일지, 아니면 더 늘어날지도 궁금합니다.

= 당연히 앞으로 더 많은 캐릭터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다만, 업데이트 주기나 어떤 식으로 업데이트하게 될지는 이 자리에서 밝히기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출시 시점에서는 8명의 캐릭터로 시작되며, 이후 업데이트를 하면서 캐릭터나 맵, 그리고 모드(배틀 규칙)나 스킨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 화물 밀기 모드인 러버 덕 파티. 러버 덕의 머리에 올라섰다면 춤을 춰서 보너스를 노려보자

기본적으로는 시즌제로 업데이트를 진행될 예정이며, 방금 언급한 신규 캐릭터나 맵, 모드 역시 시즌마다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시즌 패스와 스킨은 유료지만, 신규 캐릭터나 맵, 모드는 당연히 무료로 제공되며, 현재로서는 일단 1년 치 업데이트 계획을 잡아놓은 상태입니다.

▲ 피구와 비슷한 해피 바스 서바이벌. 외야는 팀을 돕거나 상대를 방해하는 보조적인 역할이다


Q. 듀얼센스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같습니다. 적응형 트리거의 경우 무기마다 다른 장력이 발생하고 햅틱 피드백 역시 훌륭한데요. 이를 구현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요. 한편으로는 너무 잘 활용해서 그런지 다른 플랫폼, 컨트롤러에서 경험의 상대적 저하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 좋은 질문입니다. 거품을 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분 좋게 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많이 고심한 부분인데요. 다만, 그렇다고 적응형 트리거나 햅틱 피드백을 너무 과하게 집어넣으면 손에 부담이 가서 피로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손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그 기분 좋은 느낌을 주기 위한 최적의 값을 찾기 위해서 진동이나 장력을 어느 정도로 할지 개발팀에서 많이 고생했습니다(웃음).

물론, PS4에서는 이런 기능을 활용할 수 없어서 햅틱 피드백이나 적응형 트리거를 활용한 장력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있겠으나, 게임의 기본적인 콘텐츠나 진동 등은 전부 들어가 있는 만큼, 양쪽 플랫폼 모두에서 자유롭게 '폼스타즈'를 즐겨주길 바랍니다.


Q. 유저풀 역시 중요한데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나요.

= PS4, PS5 크로스 플레이와 크로스 세이브 모두 다 지원합니다.



Q. 속도감있게 진행된 프로젝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게임의 코어 메커니즘 구축에 좀 더 집중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코어 메커니즘만큼이나 중요한 게 캐릭터성임에도 아직 그 부분은 옅은 것 같습니다. 미디어믹스를 통해 캐릭터성을 구축할 계획은 없나요.

= 미션 모드라고 해서 몰려드는 거품 몬스터에게 맞서 배스베가스를 지키는 PvE 콘텐츠가 있는데요. 미션 모드를 하다 보면 캐릭터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를 통해서 '폼스타즈'의 대략적인 세계관이나 캐릭터성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도록 마련한 상태이긴 합니다. 다만, 나름의 시나리오가 있는 건 아니고요. 어디까지나 미니 게임으로서 '이런 것도 있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믹스는 아직 좀 이른 것 같습니다. 일단은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큰 만큼, 일단은 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흔히 '캐리'한다고 하죠. 승리의 쐐기를 박거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는 PvP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데요. '폼스타즈'에서도 그런 식으로 대역전극을 펼치는 게 가능할까요.

= 1:4인 상황에서 역전극을 펼친다거나 하는 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캐주얼 유저든 코어 유저든 상관없이 똑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캐주얼 유저가 레이팅 같은 게 높은 코어 유저와 매칭이 되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지는 그런 일은 없도록 매칭 시스템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편, 스타 플레이어라고 하셨는데 스매시 더 스타 모드에서는 시스템상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선택되기도 하는데요. 각 팀의 플레이어를 총 7번 쓰러뜨리면 팀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플레이어가 '스타 플레이어'로 선발됩니다.

이때 다른 플레이어는 몇 번이나 쓰러져도 무한대로 부활할 수 있어서 캐주얼 유저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데요. '스타 플레이어'는 능력치가 강화되는 만큼, 질문한 것처럼 큰 활약을 펼칠 수도 있지만, 각 팀의 '스타 플레이어'를 쓰러뜨리는 순간 그대로 게임이 끝나는 만큼, 여러모로 승패를 가르는 책임이 막중한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스타 플레이어가 되면 혼자서 무쌍을 펼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집중포화를 받을 수도 있다


Q. 단순 슈터가 아니라 파티 게임이라고 했는데요. 경쟁을 즐기는 코어 유저도 적지 않을 텐데 등급이나 랭킹 시스템을 비롯해서 지난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유저에게는 전용 스킨을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동기부여 요소는 없을지 궁금합니다.

= 정확히 말하자면 파티 슈터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캐주얼 유저든 코어 유저든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지만, 슈터라는 장르 특성상 코어 유저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질문한 코어 유저들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요소로서 일종의 보상 역시 준비 중인 만큼, 그 부분은 안심하고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Q. 구경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하니 e스포츠가 떠올랐는데요. 혹시 준비 중인 부분이 있을까요.

= '폼스타즈'는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걸 목표로 한 게임인 만큼, 일반적인 e스포츠 게임들과는 다른 게임성을 지닌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전의 형태를 갖춘 게임이기도 한 만큼, 대회를 열거나 거기서 굉장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유저가 등장하거나 하는 게 유저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커뮤니티의 축이 될 거라는 건 저 역시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시 후 대전 게임으로서 대회가 개최된다거나 하면 저희로서도 기쁠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폼스타즈'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 유저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 먼저 '폼스타즈'에 흥미를 가져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만이 아니라 전 세계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여담이지만, 한국 유저라고 하니 소아라는 캐릭터가 생각나는데요. 걸크러쉬한 아이돌 캐릭터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블랙핑크나 ITZY, 르세라핌 등 케이팝 아이돌을 모티브로 그려달라고 해서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기본적으로 '폼스타즈'의 캐릭터들은 인종이나 국적 등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 유저들에게 여러모로 친숙한 콘셉트의 캐릭터인 만큼,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 케이팝 아이돌을 모티브로 한 '폼스타즈'의 딸(?) 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