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권8의 리뷰 엠바고가 해제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선행 리뷰 코드를 받은 여러 리뷰어들이 점수를 매겼고, 턱걸이긴 하지만 90점대에 머물며 많은 격투게임 팬들을 놀라게 했죠. 하지만, 놀라운 소식은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반다이남코는 철권8의 출시를 기념해 지난 22일부터, 여의도 '더 현대' 이벤트존에 '철권8'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했습니다. 현 시점 게임 마케팅 수단으로 쏠쏠히 쓰이는 방법이지만, 철권8은 약간 느낌이 다릅니다. 간단하게 말해보죠.

격투 게임 유저들은 본인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한다'는 '아 그렇군요'로 받아들여지지만 '격투 게임을 한다'는 '아... 예...'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죠. 어쩔 수 없습니다. 대전 격투라는 장르 자체가 그만큼 매니악하고, 대중적인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이를 즐기는 본인이 남들과 다르다는 자각을 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인싸중의 인싸, E중에서도 대문자 E들이 돌아다니는 여의도 대형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연다? 철권 유저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파리 날리겠구먼'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많답니다. 정말입니다. 놀랍게도 사람이 많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동료 기자는 이제 당당히 철권 한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저 또한 놀라면서도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가자마자 외부부터 둘러 보았습니다. 팝업스토어는 내부엔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외부에서 게임 체험존을 볼 수 있게끔 배치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다양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이라든지, 격투 게임은 전혀 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선남선녀 커플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온 학생들까지 말이죠.

▲ 이벤트와 프로그램 안내 배너도 볼 수 있습니다. 상품 판매는 게임 출시일인 26일부터 이뤄집니다.

▲ 카카오 채널 추가 시 받을 수 있는 스티커, 주인공 진과 진히로인 화랑의 케미가 인상깊습니다

팝업 스토어 내부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전시 공간입니다. 지난 철권 시리즈의 역사부터 캐릭터 아트 등 다양한 관련 콘텐츠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실 공간의 제약 상 볼거리가 엄청나게 풍부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철권'이라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떤 느낌을 주는지는 충분히 느낄 만큼 준비되어 있죠.

▲ 각 캐릭터들을 담은 아트워크나

▲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간판 선수들

▲ 일러스트레이터 흑요석 님이 작업한 조선풍 아트워크도 볼 수 있습니다.

▲ 이 부분은 음 그렇구나 했지만 알파카까지 넣은건 좀 억지같기도.

▲ 지난 시리즈에 대한 소개도 있습니다. TT2와 스핀오프들이 빠진건 좀 아쉽네요.

전시 공간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실제 판매하는 상품들과 체험 존이 보입니다. 이벤트 존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게임 체험 공간과 사진을 찍어 이를 캐릭터 인트로처럼 만들어주는 액션샷, 4컷 포토존이 있으며, 26일부터 구매 가능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PS5와 철권8 타이틀 자체도 상품으로 놓여 있습니다.

▲ 왼쪽 스크린의 인트로 영상이 보이십니까. 그린월이 깔린 공간에 들어가면 만들어줍니다...

▲ 판다와 함께할 수 있는 거울형 셀카존도 있고

▲ 당연히 티셔츠도 팝니다.

▲ 이쪽은 게임 관련 굿즈 존입니다

▲ 철권8이 마스킹된 호리 스틱부터

▲ 한정판 구성을 살펴볼 수도 있고

▲ 반다이남코 온라인 매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아트 콜렉션'에 포함되는 캐릭터 카드도 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대망의 커맨드북. 예구자 전부와 팝업스토어에서 상품을 사는 전원에게 증정되는 비매품입니다.
(커맨드북은 원칙상 촬영 금지이며 본 기사 내 사진은 현장에서 허락을 얻어 찍었습니다)

▲ 커맨드 외에도 성우 인터뷰나

▲ 캐릭터별 설정화도 볼 수 있는 등

▲ 생각보다 두툼하고 구성이 알찹니다.

이렇게, 팝업스토어를 둘러 보다가 슬쩍 게임 체험 존에 줄을 서 봤습니다. 체험 버전은 이미 공개된 데모 버전이기에 특별할 건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해보는 것 자체가 뭔가 오락실 생각도 나고 설레더군요.

하지만 이내 포기했습니다. 앞에 줄을 선 세 쌍의 커플, 그리고 딱 봐도 격투 게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친구들 그룹을 보아하니 제가 낄 곳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현장을 방문할 의사가 있으신 철권 유저분들은 꼭 페어로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신규 유저가 될 지 모를 이들을 지켜줘야죠. 그쵸?

아무튼,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모이는 걸 보니 제 마음 한 켠도 훈훈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햄버거집보단 사람이 적었지만, 그 햄버거가 보통 햄버거가 아니니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언젠가 철권 팝업스토어의 인기가 미국에서 건너온 햄버거를 이길 날이 오겠죠? 주먹으로 승부하면 백프로 이길 텐데. 그런 시답잖은 생각과 함께 팝업 스토어 탐방을 마무리했습니다.

▲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