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산나비의 개발자 Q&A 영상을 통해 DLC와 후속작의 소식, 그리고 게임의 다양한 비하인드 정보 등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산나비의 개발사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가 목소리로 등장, 유저들이 미리 전달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나비는 퇴역 군인인 주인공이 정체 불명의 인물 산나비가 저지른 테러로 가족을 잃고, 딸의 복수를 위해 긴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작년 11월 정식 출시 이후 스팀 평가 19,000여개 이상,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달성하며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가장 먼저 DLC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DLC는 주인공과 마리의 과거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본편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보스나, 플레이 방식을 선보이는 짧은 분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포함될 보스나 플레이 방식 등은 미정이다. 또한 본편에서 분량 상 다 풀어내지 못한 송소령과 백대령의 이야기 역시 DLC에서 따로 공개될 계획이다.

차기작 역시 아직 많은 것들이 미정이지만, 산나비와 마찬가지로 도트 그래픽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승현 대표는 도트 그래픽이 예쁘긴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묘사하기 어려워 감정을 전달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유 대표는 "DLC 이후에는 산나비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이야기하긴 어려운 단계"라며 "다만 산나비2나 산나비 세계관의 게임은 언젠가 반드시 만들 생각"이라고 전했다.

산나비의 스토리는 유 대표가 먼저 작성하고, 팀원들이 확인하면서 완성됐다. 기획자가 유승현 대표 혼자이다 보니, 체계적이기 보다는 그때그때 썼던 스토리를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스토리 구상에는 블레이드 러너나 사이버펑크2077과 같은 전형적인 사이버펑크 장르, 그리고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영화 인터스텔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산나비는 조선 사이버펑크로 불린다. 그리고 유 대표가 조선 사이버 펑크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까지 많은 고민의 과정이 있었다. 유 대표는 "사이버펑크 배경 미디어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중국 문화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그와 비교해 조선 문화가 가진 특징을 살리기 위한 고민이 매우 깊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유 대표는 과거 건축 양식이나 문화를 참고했는데, 조선 초기의 경우 오히려 너무 예스러워 사이버펑크 특유의 퇴폐적인 느낌이 잘 살지 않았다고. 그래서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배제하고 구한말, 대한 제국의 느낌이 나도록 조선과 사이버펑크를 융합시켰다.

설정의 차별점은 다른 사이버펑크 게임에 비해 정부의 힘이 굉장히 강하다는 부분이다. 조선은 매우 강력한 중앙집권이 유지됐던 국가라, 이를 살리기 위해 조정의 힘을 강하게 묘사했다.



캐릭터의 경우 미리 역할과 성격을 정하고 그에 맞춰 디자인을 진행했다. 유 대표는 캐릭터가 그냥 단순히 등장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역할에 맞춰 캐릭터를 조형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게임을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경험이었다. 이를 위해 단순히 게임적 연출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제작했다. 유저들이 끊김 없이 몰입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원더포션의 첫 번째 게임으로 산나비를 개발한 이유도 이번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유 대표는 그 계기로 '웜즈'라는 게임을 꼽았다. 웜즈에는 산나비의 사슬팔과 비슷한 방식의 이동 도구인 닌자 로프가 있는데, 그는 이를 토대로 플랫포머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산나비라는 게임을 기획했다.


다만 산나비의 경우 원더포션의 첫 게임이기에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 중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선형적인 진행이다. 개발팀은 산나비를 메트로배니아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적절하게 콘텐츠를 배치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일련의 과정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확실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선형적 진행을 선택했다. 후속작을 제작한다면, 매트로배니아처럼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산나비를 만들 때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해줄지, 재미있게 할지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출시 후 많은 분들이 큰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개발한 4년이 보답받는 기분이고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