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이 3D 격투 게임이라 불리는 이유는 그래픽이 3D로 만들어져서가 아닌, 앞/뒤/위(점프) 방향으로의 이동 이외에 화면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움직이는 '횡이동(또는 횡)'이 가능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2D 격투 게임과는 다른 형태로 기본 공방이 이뤄지고, 횡이동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합니다.

다만 횡이동을 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기자가 과거 주위의 고수들에게 물어봤을 때에도 '알아서 적당히 치면 된다'정도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지요. 그땐 무척 당황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고수 형들이 나쁜 마음으로 얼버무렸던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적당히' 하고 있었을 뿐이었고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사용 타이밍이 자연스럽게 손에 익었을 뿐일 것입니다.

횡이동을 통한 회피는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고, 수많은 기술들의 복잡미묘한 각종 판정들과 겹쳐 명확한 정답이 있지는 않습니다. 어설프게 고수들의 횡이동을 따라 하다가는 가드만 허술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지지요.

다만 횡이동을 체득하는 데에 기본이 되는 몇 가지 기초 이론은 있습니다. 초심자가 체크해야 할 횡이동에 대한 정보와 입문 방법을 단계별로 소개하려 합니다. 본문의 내용에 대한 선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앞뒤 이동에 집중
2. 멀 때는 벽을 등지지 않는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
3. 확실히 피할 수 있는 연계기에서 횡이동
4. 손해나 이득이 크지 않을 때 횡이동 시도
5. 상대의 주력기 버릇을 파악, 해당 기술이 피해지는 방향으로 이동
6. 상대가 횡이동을 견제하려 한다면, 가드나 반대쪽 횡이동 등 이에 대응하는 심리전 시작




횡이동을 하는 이유 : 상대의 기술 회피
횡이동을 하는 주목적은 상대의 기술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상대의 기술을 피하면 가드했을 때에 비해 훨씬 유리해지고, 상대의 골치 아픈 이지선다에서 벗어날 수 있기도 합니다. 이외에는 벽을 등지지 않기 위해 위치 조정을 할 때에도 쓰입니다.

횡이동은 짧게 이동하는 횡신과 길게 걷는 횡보가 있습니다. 횡신의 커맨드는 8n(화면 바깥쪽), 2n(화면 안쪽)이고 처음 해본다면 점프가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방향 조작을 아주 잠깐만 하고 중립으로 돌아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횡보의 커맨드는 8n8_, 2n2_이고, 횡신을 한 후 다시 레버를 움직여 유지하는 형태입니다.

횡이동의 방향을 이야기할 때는 캐릭터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말하는 편이 직관적이므로 시계/반시계 방향 이동으로 표시합니다. 따라서 캐릭터 왼쪽 이동은 시계, 캐릭터 오른쪽 이동은 반시계라고 부릅니다.

▲ 인게임에서는 캐릭터 좌/우측으로 표시하는데, 시계/반시계로 더 통용되고 있습니다


짧은 이동인 횡신은 보통 기술을 빠르고 짧게 피한 후 바로 공격하기 위해서 사용하며, 길게 걷는 횡보는 크게 피하는기 위해 사용합니다.

횡이동 도중에는 기본적으로 공격에 무방비하나, 언제라도 4 또는 1 입력을 통해 가드로 바로 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큰 목적없이 횡신을 짧게짧게 돌 때는 레버를 뒤로 해 가드를 해 주면 비교적 안전합니다. 다만 너무 빠르게 가드로 이행하면 횡신이 짧아져 피하기 어려워질 때도 있습니다.

적절한 횡이동 거리와 가드 타이밍의 감각 및 상황은 설명이 어려운 부분으로, 연습과 실전 경험을 통해 차근차근 익혀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횡이동 회피 입문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데빌 진의 나살문(46RPLPRP) 3타를 시계로 피해 보는 것이 있습니다.

▲ 횡이동 입문으로 유명한 나살문 3타 회피


언제 횡이동을 해야 할까?
초보자는 고수들의 영상을 따라 하기 위해 무작정 횡이동을 시도하면 가드도 안 되고 회피도 안 되는 애매한 상황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철권이 3D 게임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앞/뒤로의 움직임이 더 강조되는 편인 만큼, 게임을 익혀나갈 때에는 무리해서 횡이동을 하기보단 앞/뒤 거리 조절에 더 집중해도 좋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횡이동을 시도해 본다면 상대의 기술이 닿지 않을 만큼 충분히 멀 때, 벽으로 몰리지 않도록 벽에서 먼 방향으로 살살 이동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상대와의 거리가 가까울 땐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불어 캐릭터 선택도 중요합니다. 잭이나 쿠마/판다같은 덩치 캐릭터는 몸이 크기 때문에 횡으로 무언가를 피하는 것이 어려운 편입니다. 이런 덩치 캐릭터가 회피하려면 더 정밀한 타이밍을 요구하기 때문에 횡이동을 알아갈 때는 추천되지 않으며, 리리나 알리사와 같이 움직임이 가볍고 몸이 작아 회피력이 좋은 캐릭터로 횡에 대한 자신감을 붙이면 좋습니다.

▲ 처음 입문할 때는 원거리에서 벽에서 멀어지는 형태 정도로도 충분


서로의 기술이 닿는 근접 거리부터는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횡이동을 하기 좋은 타이밍은 이득이나 손해가 크지 않을 때입니다.

자신의 이득이 상당히 크다면 굳이 횡이동을 하며 시간을 소비할 필요는 없고, 손해가 너무 크면 이동하기도 전에 공격에 피격당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4 에서 +4 정도의 프레임 상황에서 횡이동이 괜찮은 옵션이 됩니다.

즉, 횡 입문자라면 거리가 아주 멀 때, 나살문과 같이 피해지는 후속타가 확실히 정해진 연계기, 손해나 이득이 크지 않을 때 순으로 차근차근 횡이동을 눌러보는 식으로 연습하면 됩니다.

▲ -3 상황에서 횡이동으로 빅터의 어퍼를 회피!


시계? 반시계? 어느 쪽으로 가야 하죠?
캐릭터마다 가진 수많은 기술들은 저마다의 타격 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상/중/하로 정해진 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공격의 궤도 또는 히트 박스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기술들의 타격 판정은 대체로 모션과 비슷하긴 하나,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타격 판정이 있거나 발동 시 캐릭터의 몸 자체가 회전하는 경우도 있어 상당히 복잡합니다.

대체로 정면을 향해 직선적으로 뻗는 기술의 경우 어느쪽 횡으로도 피해지며, 오른쪽에서부터 휘두르는 경향이 큰 오른손 계열은 그 반대 방향인 반시계로, 왼쪽에서 휘두르는 왼손류는 시계 방향으로 피해지는 편입니다.

다만 모든 기술이 그렇지는 않고 오히려 반대인 케이스도 상당히 자주 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자신과 상대의 주력기가 커버하는 방향과 피해지는 방향을 익히는 것인데, 다 외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션과는 별개로 시스템적으로 양쪽 횡 방향을 추적하도록 보장된 호밍 기술도 있습니다.

▲ 초풍은 오른손 기술이지만 반시계를 잡는 편입니다


횡이동에 자신감이 붙게 되면 모든 방어 옵션을 횡으로 커버하려는 경향이 생기고는 하는데, 횡이동이 전부가 아닙니다. 상대의 호밍기에 쉽게 당하기도 하고, 호밍은 아니지만 횡을 잘 추적하는 기술들에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축보정이라고 불리는 테크닉이 있어 방어하는 측에서 한층 더 골아픕니다. 축보정은 기술을 발동하기 전에 상대를 먼저 바라보도록 하는 테크닉입니다.

뒤나 앞으로 이동하면 캐릭터가 상대방의 방향을 바라보게 되므로, 기술 발동 전에 4나 6 입력, 또는 대시를 한 후 버튼을 누르면 원래는 시계를 못 잡는 기술이더라도 몸이 돌아가서 잡을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스텝 파생 기술이라면 스텝을 끌어 써서 보정하거나, 대시 스텝을 입력해 보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캐릭터별 주요 취약 횡 방향과 같은 정보가 공유되곤 하는데, 대체적으로 약한 곳을 알 수 있긴 하지만 축보정과 같은 요소들 및 상대의 기술 선택에 따라 제대로 피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 초심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게임이 더 안 풀릴 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횡에 잘 피해지는 붕권이지만, 살짝 걷는 것으로 축보정해 붕권을 가드시키는 모습

▲ 대시를 통해 축을 보정하고 어퍼!


처음엔 앞뒤 거리 조절만 해도 충분, 횡이동은 천천히 숙지!
결국 횡이동은 이론적으로도 다 설명이 어려운 영역입니다. 횡은 만능이 아니고, 좋은 타이밍은 게임을 많이 하며 경험을 통해 익혀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됩니다.

서문에서 말했던 '그냥 적당히 아무때나'라고 하던 고수들의 가르침은, 결국 이러한 기본 이론을 감각적으로는 이미 체득한 상태에서 여러 캐릭의 많은 기술들이 머리에 입력되었기에 본능적으로 횡을 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다만 횡이동 숙지에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횡이동을 최소한으로 하고, 거리 조절에 집중하기만 하더라도 충분히 높은 계급에 갈 수 있습니다. 프로급을 지망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상당히 높은 계급 까지도 문제없이 가능하지요.

또는 호밍기가 좋은 캐릭터로 호밍기를 자주 누르며 상대에게도 횡을 치지 못하도록 강요하거나, 역발상으로 잭이나 쿠마같이 횡 성능이 나쁜 덩치캐를 해서 앞뒤 거리 싸움에 더 집중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일 수도 있겠네요.

▲ 강력한 호밍기가 다수 있는 만큼, 횡이동이 전부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