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유저들이 뽑은 최고의 게임이 2023 인벤 게임 어워드를 통해 가려졌습니다. 독자적인 연말 시상식으로서 게임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2023년을 빛낸 다양한 게임들을 되돌아볼 기회기도 했습니다. 시상 영상을 통해 '발더스 게이트3'를 선보인 라리안 스튜디오의 스벤 빈케 대표, 파이널판타지16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위쳐3 게롤트 역의 정성훈 성우 등 여러 부문 수상자들의 영상 역시 함께 확인할 수 있었고요.

2024년에도 인벤 게임 어워드는 계속됩니다. 올해 연말, 다시 업계와 팬들이 함께 2024년 최고의 게임들을 후보로 두고 최고의 게임은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보게 될 텐데요. 정식 후보 선정에 어떤 게임들이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는지, 또 팬과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되짚어볼 기회 역시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에 2024년, 그리고 2023년 게임 중 후보작 대상 기간에 들지 못한 타이틀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성과나 반응이 좋은 게임, 혹은 평점은 낮아도 특정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게임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벌써 5월이니만큼 이번에는 2023년 후보 기간 후 출시되어 2024 인벤 게임 어워드 후보에 오를 자격이 생긴 2023년 게임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소개할 텐데요. 과연 2023년 4분기에는 어떤 게임이 있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되돌아봅시다. 그리고 점수 캘린터와 함께 주요 게임들의 소개도 함께할 테니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는 것도 좋겠고요.

* 캘린더 이미지는 클릭 시 확대됩니다.
* 10월 20일 출시된 '마블 스파이더맨2'는 10월 15일 이전 플레이 코드를 받아 2023 인벤 어워드 후보 작품이었으므로 올해 시상식 후보에서는 제외됩니다.


10/20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메타크리틱 92점 | 오픈크리틱 91점
#11년만의복귀작 #게임디자인의승리 #여전히매력적인아트디자인

오픈월드, RPG, 스포츠, 레이싱, 그리고 리메이크나 이식작까지 다양하게 전개된 슈퍼 마리오지만, 메인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사이드뷰 플랫포머는 무려 11년 만에 출시됐습니다. 당연히 닌텐도 메인 타이틀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너무 오래된 장르라는 불안함도 있었죠. 결과는 정말정말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 요소를 고전적이라 할 수 있는 플랫포머와 엮어내며 마리오 시리즈 안에서도 굉장히 큰 발전을 거둔 타이틀이 됐습니다. 멀티플레이 도입 역시 성공적이었고요.


10/24 리썰 컴퍼니
유저 평가 315,000회+, 긍정평가 97% | 압도적으로 긍정적
#1인인디 #2023얼액최고성공작

공포 요소를 더했지만, 다양한 게임 플레이 상황에 코믹한 플레이를 수없이 만들어내는 협동 게임으로 2023년 출시된 얼리 액세스 게임 중에서 흥행과 인기, 모두를 잡은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평가수, 판매량, 모두 엄청난 기록을 거두고 게임 스트리머들의 최애 게임으로 오래 자리한 만큼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을 정도인데요. 비슷한 장르의 대중화를 다시 이끌기도 했고, 게임만이 가진 특징에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10/27 앨런 웨이크2
메타크리틱 89점 | 오픈크리틱 89점
#네러티브의진화 #호러소설에서진짜공포로

최근 기대 받던 후속작, AAA급 규모 게임의 실패가 잦았지만, 앨런 웨이크만큼은 그러한 우려를 피하고 기대 이상을 보여주었습니다. 2023년 주요 시상식에서도 발더스 게이트3와 함께 후보로 여럿 이름을 올렸고 특히 더욱 깊이 있는 내러티브로 이야기의 깊이를 더했죠. 그간 레메디가 쌓아온 세계관을 심도 있게 다듬고, 현세대 최고 수준 높은 그래픽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11/3 스타 오션: 더 세컨드 스토리
메타크리틱 86점 | 오픈크리틱 85점
#시리즈최고명작 #그걸또다시잘말아줌

스퀘어에닉스의 수많은 프랜차이즈를 줄 세우면 '아쉽다'쪽에 더 가까운 행보를 보여주는 스타 오션이지만, 역시 시리즈 최고 인기 작품은 달랐습니다. 기종을 바꾼 리메이크만 벌써 두 번째인데, 그만큼 시리즈가 어려울 때 해결사로 나올 타이틀이기도 했고요. 단순히 이식에 그친 게 아니라 3D와 픽셀 아트를 이은 매력적인 그래픽과 더 훌륭하게 구현된 배경 음악, 과거와 새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성우들의 연기 등도 게임의 평가를 높이는 힘이 됐습니다.


11/3 탈로스의 법칙2
메타크리틱 88점 | 오픈크리틱 89점
#1인칭퍼즐의대표작으로 #철학과게임

시리어스샘으로 유명한 크로팀의 1인칭 퍼즐로 전작 출시 당시만 해도 개발사 이름에 정신 아찔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을 깨고 게임은 훌륭한 퍼즐 요소와 그래픽, 제목처럼 철학적 이야기를 엮어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편은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되어 돌아왔고요. 비교적 인디 규모의 소규모 타이틀이 많은 장르 중에서도 이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 나온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더 높게 평가받을 가치가 있기도 하고요.


11/6 더 인빈시블
메타크리틱 72점 | 오픈크리틱 74점
#우주를이렇게그리면 #디자인과이야기의조화

더 인빈시블은 공개 당시 짧은 플레이 영상만으로도 훌륭한 비주얼을 선보였던 게임입니다. 그리고 실제 게임 역시 미지의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오는 독특한 비주얼을 앞세웠지만, 그보다도 더 주목받은 건 동명 소설의 세계를 가장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네, 흔히 말하는 워킹 시뮬레이션으로 이제는 참신할 것도, 높은 평을 받기도 어려운 장르입니다. 하지만 SF 소설의 매력적이지만, 어렵고도 복잡한 세계를 다른 매체로는 가장 효과적으로 풀어냈다고 평할 수도 있고요.


11/9 산나비
메타크리틱 83점 | 오픈크리틱 82점
#사이버펑크액션은덤 #이야기와연출이완성한 #국산명작

근래 여러 방면으로 선보인 픽셀 아트, 사이버펑크 분위기, 속도감 있는 액션. 산나비는 근래 여러 게임이 시도한 특색을 앞세운 게임처럼 보였습니다. 그 말은 자신만의 뚜렷한 특색이 없다면 비슷한 게임 중 하나에 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걸 작은 부분까지 잘 매만진 연출, 그리고 그 뒤를 받치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게임을 정말 특별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막대한 홍보가 이루어져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간 게임들도 나왔지만, 그런 게임들에 미치지 못할 것 없는, 훌륭한 국산 게임임에 분명합니다.


11/15 애스트럴 어센트
메타크리틱 87점 | 오픈크리틱 86점
#로그라이트액션의신성 #반복맛살린장르핵심

2D 로그라이트 액션은 인디 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타이틀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쉽게 주목받기 어려운 부류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애스트럴 어센트는 자신만의 인상적인 게임플레이를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죠. 엄청나게 새로운 무언가보다는 반복 플레이 유도, 전투 메커니즘, 선택을 통한 강화 시스템, 픽셀 아트의 특징을 살린 연출 등 장르적 특색 그 자체를 강점으로 만들어냈습니다.


11/16 어쌔신 크리드 넥서스
메타크리틱 78점 | 오픈크리틱 81점
#기대안한VR #유비소프트근래최고타이틀

여러모로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유비소프트지만, 근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다름 아닌 VR 게임이었습니다. 보통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를 VR로 옮겨내는 데 있어 시리즈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데 반해 어쌔신 크리드 넥서스는 1인칭 시점으로 암살자의 플레이를 제대로 그려냈습니다. 특히 암살 플레이는 물론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카산드라가 보여주는 전투 액션은 1인칭 플레이에서 더 역동적으로 그려집니다.


11/17 슈퍼 마리오 RPG
메타크리틱 84점 | 오픈크리틱 84점
#고전을그대로살린 #그래픽음악모두빼어난

슈퍼 마리오 RPG는 그래픽 개선, 오래된 작품의 낡은 플레이 편의성 향상 등 지금은 그 맛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게임을 오늘날에 맞게 변화시켰습니다. 대신 작품 자체가 시대를 가리지 않는 최고의 RPG 중 하나인 만큼 그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제작됐죠. 그래서 별도로 리메이크라는 이름을 붙이지도 않았고 고전 작품의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명작을 다시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훌륭한 타이틀입니다.




12/9 어게인스트 더 스톰
메타크리틱 91점 | 오픈크리틱 92점
#로그라이트빌더 #핵심만남아있는플레이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부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타이틀, 그리고 정식 출시 이후에는 그간의 꾸준한 업데이트가 어우러져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입니다. 건설/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복잡하고, 한 번의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을 로그라이트라는 특색을 살려 압축해놨습니다. 덕분에 여타 빌더 게임이 주는 처지는 구간을 잘라내 핵심만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그런 점이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12/12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발할라
메타크리틱 88점 | 오픈크리틱 88점
#라그나로크의진짜엔딩 #무료DLC아닌퀄리티

로그라이트 방식을 추가한 게임플레이 요소를 새롭게 선보인 무료 DLC 타이틀이며 이를 스토리와 엮어낸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확장이기도 합니다. 무료 DLC, 그리고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의 조화도 조화지만, 시리즈의 완결에 어울리는 훌륭한 마무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에필로그다운 스토리, 그리고 그간의 갓 오브 워를 정리하는 타이틀로서의 가치를 살렸죠. 시리즈 팬들에게는 최고의 마무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12/13 레디 오어 낫
메타크리틱 79점 | 오픈크리틱 80점
#택티컬슈터의적자 #장르팬최고의선택지

약 2년의 얼리 액세스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정식 출시까지 이어진 레디 오어 낫. 정식 출시 이후로도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긴 했지만, 인디 규모 개발사의 첫 작품으로 이 정도까지 높은 수준의 장르 이해, 그리고 흥행을 거둔 게임이 많지 않은 걸 생각하면 큰 성공인 건 분명하죠. 특히 택티컬 슈터가 비교적 새로운 게임이 나오지 않는 장르인 걸 생각하면 도전적인 난이도를 원하는 장르 유저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기도 하고요.


12/15 아스가르드의 분노2
메타크리틱 87점 | 오픈크리틱 91점
#전작을쇼케이스로만든 #VR최고의타이틀

12월 7일 출시된 애리조나 선샤인2와 함께 성공한 VR 게임의 후속작이자 12월을 넘어 2023년 최고의 VR 게임으로 기대받던 게임이 아스가르드의 분노2였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아쉬운 모습이 남았던 애리조나 선샤인2와 달리 아스가르드의 분노2는 2023년 VR 게임의 정점을 보여줬습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오픈 월드 VR 게임을 만나보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VR을 넘어 '그냥 좋은 게임이다'라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은 타이틀이거든요. 수많은 탐험 요소에 할 것이 많아 수십 시간은 너끈히 즐길 플레이 타임을 보면 아스가르드의 분노2는 분명 최고의 VR 게임 중 하나로 기억될 타이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