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디게임 제작자들이 비영리 게임의 심의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인디게임 전문 웹진 ‘Pig-Min (http://www.pig-min.com)’이 주축이 되어 펼쳐진 이번 퍼포먼스는 각자가 제작한 게임에 심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플레이할 수 없다는 문구를 일제히 삽입해 공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퍼포먼스에는 Cut & Paste, Sugar Cube 등의 인디게임을 제작한 터틀크림(Turtle Cream)을 비롯해 아크쇼크(Arcshock), 레몬캔디(Lemon Candy) 등 10여 개의 인디게임 개발자가 참여해 동시다발적으로 심의를 받지 않아 플레이할 수 없는 버전의 게임을 공개했다.



▲ 게임을 하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 "NOT rated by GRB, so you can't play" 퍼포먼스 참가 게임 리스트


이번 퍼포먼스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RPG 쯔꾸르 게임에 심의를 받으라고 공문을 보낸 사건이 배경이 되었다. 게임 제작툴로 제작된 비영리 게임에 심의를 받으라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공문은 인디게임계를 넘어 게임업계 전반적으로도 큰 화제가 된 사건.


사건이 알려지면서 비영리 목적의 개인 제작 게임인데도 심의 수수료를 내고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법조문을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며, 이런 조치가 개인 개발자들의 창작열을 꺾어 장기적으로 게임업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라그나로크 등을 개발한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문화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에 대한 자유라며, 비상업적 게임에 대한 심의로 게임 제작에 대한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중단하고 사행성 게임 단속을 위해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만든 법과 규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 심의를 받지 않아 게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티셔츠도 제작



논란이 커지자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거두려는 것은 아니며, 게임법이 바뀌기 전에는 심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인디게임에 대해 창작의 자유나 게임개발의 열기를 저해할 의도는 없다며, 니오티의 경우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한 상태.


한편 현재 계류중인 게임법 개정안에는 인디게임과 오픈마켓 게임에 대해 사전등급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민주당 전병헌 의원,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들은 비영리 아마추어 게임의 심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한 네티즌은 광화문 KT플라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