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블리즈컨 2010의 화제는 단연 디아블로3의 마지막 신규 직업 악마 사냥꾼. 석궁을 사용하는 원거리 클래스인 악마 사냥꾼이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블리자드가 공개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 악마사냥꾼 원화



"저무는 노을에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악마 사냥꾼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머지 괴물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악마 사냥꾼의 손이 쌍발 석궁에 닿을 때마다 이글거리는 불화살이 연달아 내 머리 위로 날아가며 거대한 괴물들을 제압했다. "










■ 악마사냥꾼 스킬














■ 악마사냥꾼 스크린샷




















■ 악마사냥꾼 배경 스토리


압드 알 하지르가 쓴 기록에서 발췌


공포의 땅이라 불리는 얼음 덮인 황무지의 변두리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한때 아름다운 땅이었지만, 어떤 참사가 발생한 후로 영원히 옛 모습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황량한 풍경과 폐허로 변한 도시만이 남아, 생명이 자랄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밤을 지내고자 브론이라는 마을로 향했는데 이제껏 구경조차 못해본 처참한 파괴의 흔적만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위험을 감지했을 때 걸음을 돌렸어야 했지만, 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마을 건물 대부분이 불타버린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고, 드문드문 보이는 그을린 나무 기둥이 아니었다면 한때 건물이었는지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연기에 숨이 막혔다. 사방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 상당수는 팔이나 다리가 떨어져 나가 있었고 몸의 절반이 불에 타 없어진 시신도 있었다. 아무도 없는, 버림받은 도시였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무너지지 않은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인 여관 바깥벽에서 회색 피부에다 괴물 같은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와 알 수 없는 악마의 언어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살덩어리였는데, 전투를 위한 근육까지 갖추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였던 나는 꼼짝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제일 앞쪽에 있던 괴물이 망토 앞자락을 붙잡고 땅에서 나를 들어 올렸다. 발톱이 망토와 살갗을 꿰뚫었다. 눈앞에서 괴물이 뜨거운 숨결을 내뿜었고, 썩은 살에서 구역질 나는 냄새가 났다. 괴물이 입을 넓게 벌리자, 날카롭고 누런 이빨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고 그 사이사이로 핏자국이 보였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렇게 끝이 난다면 우리 세계의 놀라운 일들을 더는 독자들에게 전하지 못하리라는 걱정이었다.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석궁 화살이 날아와 앞에 있던 야수의 눈을 꿰뚫었다. 괴물의 뜨거운 피가 내 얼굴을 뒤덮었다. 괴물은 고통 속에서 인간의 소리가 아닌 비명을 질러댔고 내 몸을 내팽개친 후 화살을 붙잡았다. 다른 괴물들이 보이지 않는 적을 찾는 동안 잠깐이나마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그 발치에서 두건을 찢어 머리를 내밀고 두리번거리며 화살이 날아온 곳을 찾아 보았다.


그때 처음으로 악마 사냥꾼을 보았다.

채 스무 살이 안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저무는 노을에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악마 사냥꾼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머지 괴물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악마 사냥꾼의 손이 쌍발 석궁에 닿을 때마다 이글거리는 불화살이 연달아 내 머리 위로 날아가며 거대한 괴물들을 제압했다. 한 발 한 발이 뿔 난 괴물들에게 적중했고 화살을 맞은 다수가 고꾸라졌다. 더 많은 놈들이 악마 사냥꾼의 등 뒤로 다가가는 것이 곁눈으로 보였다. 소리를 내어 경고를 전하려 했지만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악마 사냥꾼은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허리띠에 손을 가져가더니 알 수 없는 쇳덩어리 세 조각을 적이 다가오는 길에 굴려 보냈다. 괴물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곧 거대한 폭발과 함께 밝은 불길이 솟아올라 놈들을 기절시켰다. 덕분에 악마 사냥꾼은 공격할 시간을 넉넉히 벌었고, 석궁으로 놈들을 하나씩 쓰러뜨렸다.

마지막으로 마을을 한 차례 바라보고 더는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악마 사냥꾼은 슬픈 듯이 머리를 저으며 앞으로 걸어왔다. 허리춤에 석궁을 다시 차는 동안, 여러 겹 망토 뒤에 가려진 얼굴에는 깊은 실망감이 서렸다.

“생존자는 없군요,” 비통한 목소리였다.

그들은 스스로를 악마 사냥꾼이라 불렀다. 불타는 지옥의 괴물을 잠재운다는 목적을 이루기로 맹세한 광적 전사들의 집단이었다. 악마 사냥꾼은 수백 명에 달했으며 국경 내에 그런 위험한 집단을 두고 싶지 않은 국가가 간섭하지 않도록 공포의 땅에 본거지를 두었다. 그래도 언제나 반 이상의 악마 사냥꾼이 전 세계로 파견되어 이 여자처럼 지옥의 괴물을 좇는다. 모든 악마 사냥꾼에게는 어떤 특별한 힘이 있어 보통 사람이라면 미치고 말 악마의 타락에 저항한다. 그리고 악마의 타락에 저항하는 이 힘을 연마하여, 악마의 힘을 무기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명과 힘만으로 악마 사냥꾼들이 결속하는 것은 아니다.


그날 밤, 여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이 어린 아이였을 때 악마들이 고향 마을에 나타났다고 했다. 악마들이 마을을 부수고 집에 불을 지르는 광경을 모두 지켜보아야 했다. 아는 이들이 모두 살해되고 소중한 사람들은 모두 빼앗겼다. 차라리 함께 죽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는 도망쳤고 지옥의 악마들을 피해 며칠을 숨어지냈다. 그러던 중 어느 악마 사냥꾼에게 발견이 되었고, 악마 사냥꾼은 아이에게 잠재한 힘을 알아보고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악마 사냥꾼은 누구나 비슷한 사연이 있다고 여자는 말했다.

악마 사냥꾼은 살아남은 자로서, 복수를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