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너하임 현지에서 진행된 블리즈컨 2010 행사의 둘째 날. 개발자 무대의 첫 시간을 장식한 것은 디아블로3였다.


여러 명의 개발자들이 동시에 무대에 나와 각자가 맡은 파트에서 어떻게 디아블로3가 개발되고 있는지, 그 핵심적인 접근개념에 대해 설명한 이 세션에 대해서 기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보기 전에 디아블로3를 하고 싶은 마음이 90 이었다면, 이 세션을 듣고 난 후 디아블로3를 하고 싶은 마음은 300 이 되었다"고...


디아블로3의 개발자들이 말한 디아블로3의 개발 컨셉이 과연 어떠했는지, 또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디아블로3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이 무엇인지 정리해보았다.


말하지 말고, 플레이 하게...


디아블로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이고 움직이는 거의 모든 것을 죽일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디아블로2에서는 NPC와 대화를 하느라 멈춰있는 시간이 많았다. 이를테면 디아블로2에서 액트1 마을의 데커드 케인과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트로는 무려 1분 4초 동안 진행된다.

유혈이 낭자하는 액션 게임에서 이런 시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개발진들의 생각. 그래서 디아블로3에서는 액션 스토리텔링, 즉 대화와 스토리텔링이 게임 플레이 자체에 녹아들어가 있게 제작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배신당한 대장장이의 복수극을 그린 퀘스트에서, 대화는 가능하면 짧고 간격을 두어 이어지며 NPC도 따라다니는 등 게임이 멈추지 않으면서도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문에 디아블로3에는 더 많은 이야기와 대화가 있지만 모든 것이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게임의 배경을 알 수 있는 LoreBook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면 전작에 등장했던 레오릭 왕 같은 캐릭터의 자서전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던전과 필드가 아닌 '성'을 둘러싼 전투


디아블로3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핵심 컨셉은 '공성'의 느낌이 나는 필드다. 이는 다시 말해 단순히 전투가 아니라 이 전투의 실패가 '성을 잃는 것'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연결되어 있다는 뜻.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악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의 악마가 성을 공격해왔고 이를 당신이 막아야 한다'는 상황에서 플레이 하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Wall of 'Bastion's Keep'. 디아블로3 개발자는 이 성의 컨셉을 '절대 무너뜨릴 수 없는 성'으로 잡고 전함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빌려왔다고 전했다. 거대한 포탑이나 탑과 같은 구조물로 단단한 느낌을 주었다고.







디테일도 블리자드 스케일


디아블로3 스테이지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디테일에 대한 관심이다. 예를 들어 보물상자의 희귀도에 따라 색을 다르게 주었다. 또 던전에 들어갈 때면 던전의 분위기에 맞는 몬스터의 '보금자리'도 마련해 주었고, 그 자체로 이 던전이 어떤 장소이고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표현하려고 했다.

특히 디테일을 살리는 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들. 부서지는 통이나 무너지는 기둥들이 좀 더 사실적인 세상을 만들었는데, 그런 조형물 조차 어떻게 그 장소에 존재하게 되었는지도 일일이 생각해서 배치한다고.











살아있는 몬스터


몬스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죽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죽느냐에 큰 의미를 둔다. 또 몬스터의 행동에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주위에 없을 때, 누가 있을 때, 공격을 시작할 때의 행동들이 따로 디자인 된다.

특히 몬스터가 나타날 때와 죽을 때, 싸우는 도중의 모습에 중점을 두었는데, 좀 더 전투가 용이하면서도 몬스터의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근접 딜레이를 주거나, 공격 모션을 주거나 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특히 몬스터가 단순히 플레이어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도발을 하거나 도망가기도 하는 등 몬스터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되었다.









실감나는 아이템


캐릭터에 몰입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아이템에 대해서도 개발진은 언급했다. 클래스별 특징을 강조하는 장비 세트들, 이를테면 의술사의 갑옷에는 움직이는 촉수가 달려있어 의술사의 느낌을 강하게 살리고 있다.

또 장비의 아이콘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장비의 착용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

갑옷을 염색시킬 수 있으며 무기의 디자인도 고급 무기일수록 강력해진다고 설명했다.











저주캐를 도와줄 제작 시스템


힘들게 던전을 클리어해도 아이템을 얻지 못했다면? 디아블로3에서는 더이상 슬퍼할 필요가 없다. 제작 시스템이 도입되었기 때문.

장인들이 아이템을 만들거나 인챈트하고, 소켓도 뚤어주게 된다. 좀 더 자세히 언급하면, 대장장이는 갑옷 제작, 소켓 생성, 수리를 담당하고 보석세공인은 반지와 목걸이 제작, 보석 제거, 보석 결합을 할 수 있다. 디아블로3는 전작과 달리 보석이 13종류 존재하는데 드랍되는 것은 5종류로 그 이상의 보석은 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특히 대상들은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모험을 통해 함께 성장하며, 그에 따라 마차도 점차 좋은 것으로 바뀌게 된다고.











이어서 이어진 QA에서 디아블로3는 와우 같은 애드온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며, 아이템의 단계가 18단계로 구성되어 있다는 내용이 오가기도 했다. 또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2보다 어려울 것이며 헬 난이도는 정말 지옥같은 느낌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개발자들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