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뜻이 맞는 몇몇이 모여 조그마한 게임 회사를 차렸습니다. 회사 규모는 작지만 그들이 선택한 첫 프로젝트는 다름아닌 MMORPG. 그 동안의 굵직한 개발 경력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던 것일까요?


1년이 조금 넘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MMORPG는 두 번의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거쳤고, 최근 프리 오픈베타까지 완료한 후, 오는 11월 11일 오픈베타 시작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신생 개발사 ‘카봇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첫번째 게임을 통해 추구한 것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관점으로 제작된 성인을 위한 MMORPG였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아이온 같은 대작게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게임에 쉽게 접근해서 플레이 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보상을 즉각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하는 일명 ‘아저씨’ 세대를 위한 MMORPG의 탄생"


오직 적자생존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를 기반으로 PK 강탈시스템’을 비롯해 ‘NPC 연애시스템’, ‘여성캐릭터의 파괴되는 갑옷’ ‘실패하면 아이템 자체가 파괴되는 강화 시스템’ 등,

최근 게임 커뮤니티에서 토론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의 신랄한 비판의 단골메뉴로 자주 등장하는 요소들을 한데 묶어 저물어가는 2010년의 마지막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카보드 온라인방충기 부사장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 카보드 온라인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카봇엔터테인먼트 방충기 부사장




= 카봇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작년 여름에 회사를 설립했으며 성인 전용 MMORPG '카보드 온라인'을 개발, 이제 막 시장에 선을 보이려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국내 시장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해외 시장이다. 그래서 카보드 온라인 이후 다음 프로젝트는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인 타겟으로 삼으려 한다.

서비스 플랫폼에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개발 초기부터 주요 국가의 언어로 클라이언트를 만들어서 세계 각국의 어떤 유저라도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도 했다.

카봇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영광’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카보드 온라인의 세계관 구축에 참가한 류명찬 작가가 지어주었다.




= 성인전용 MMORPG를 표방한 카보드 온라인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초기 기획부터 확고했다. 게임에 접근할 때 예술적인 관점과 철저하게 상업적인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카봇엔터테인먼트는 후자를 택했다.

물론, 여러 가지 관점에 따라 타겟 유저의 영역을 넓히는 게 좋지만 그렇게 되면 그 안의 유저들의 근본적인 니즈도 달라진다.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키면서 개발하려고 하면 개발 초기부터 너무 큰 그림을 그려야 하고 그렇게 되면 같은 시간에 낼 수 있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허락된 시간과 인력으로 확실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목표를 세울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현재 MMORPG 시장은 리니지 형제를 제외하면 WoW와 아이온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온라인 게임을 초창기부터 했던 성인 유저들, 소위 ‘아저씨’ 유저들은 대작게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며 항상 자신들을 위한 게임을 기다려왔었다.

그런 ‘아저씨’ 유저들이 쉽게 접근해서 플레이하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을 구상하게 되었고, 거기에서부터 카보드 온라인의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성인용 MMORPG라고 내세운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 11월 11일 오픈베타를 시작하는 카보드 온라인





= 오는 11일 오픈베타가 시작되는 데 감회가 남다를 듯 하다.

회사가 설립되고 처음으로 오픈하는 게임이다. 지금까지 CBT와 프리오픈,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큰 문제가 없어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카보드 온라인의 실제 결과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게다가 워낙 바쁜 일정을 달려왔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의 높은 수준에 부족해 보일 수 있는데, 컨텐츠의 전체적인 양 보다는 개별적인 컨텐츠 그 자체의 퀄리티를 좀 더 살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메인컨텐츠 중에 하나인 PK 강탈시스템이 정확히 어떤 것인가?

카보드 온라인에서 유저들은 두 가지 진영을 선택할 수 있다. 단, 일반 게임들처럼 처음에 진영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내 PK에서 이어지는 ‘강탈’을 기점으로 파이오니어와 빌런으로 나뉘게 된다.

누구나 ‘강탈’ 스킬을 보유하고 있고, 상대방을 PK해서 상대방의 시체에 ‘강탈’ 스킬을 사용하면 일정시간 동안 물건을 강탈하는 애니메이션을 취하면서 일정 확률에 의해 강탈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만약 강탈에 성공하게 되면 상대방이 착용하고 있던 아이템 중에 무작위로 하나를 뺏어오게 된다. 그렇게 강탈을 통해 아이템을 뺏어오는 순간 강탈한 캐릭터는 파이오니어 자격을 박탈당하고 ‘빌런’이 되는 것이다.


파이오니어와 빌런, 각각을 플레이할 때의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몬스터를 사냥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같겠지만 파이오니어의 경우는 아무런 페널티 없이 마을 내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는 있어도 언제라도 빌런이 내 아이템을 빼앗아갈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반대로, 빌런은 극히 일부 마을만 이용할 수 있고, 경험치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 요소에서 패널티를 받게 되며, 파이오니어 뿐 아니라 같은 빌런들에게도 공격받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좋은 아이템을 빼앗아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카보드 온라인에서는 이런 두 가지 방법으로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 카보드 온라인 공식홈페이지에 소개된 PK 강탈 시스템




= 다소 하드코어한 ‘PK 강탈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비난이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RPG를 하는 유저들의 목적은 캐릭터의 성장과 아이템 수집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게임을 설계할 때 ‘캐릭터 성장이냐 아이템 수집이냐, 아니면 둘 다 냐’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캐릭터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게임의 전반적인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기에 카보드 온라인은 애초부터 노고적으로 아이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설계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PK 강탈시스템에 대한 큰 우려는 하고 있지 않다. 유저들의 반감을 줄일 수 있도록 밸런스를 고려해서 다양한 보호장치들도 추가해 나갈 생각이다. PK와 강탈은 자유롭게 허용하지만 파이오니어와 빌런, 양 진영이 서로 같은 수준의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 매직패턴 시스템이라는 ‘강화’ 시스템도 있다.

일반적인 MMORPG의 강화시스템의 장점을 더해 개량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매직 무기를 획득하게 되면 그 아이템에는 다양한 문양이 뚫려 있는데, 그 문양과 일치하는 ‘카드’를 찾아서 일치시키면 강화가 되는 방식이다.

아이템을 처음 획득했을 때는 해당 문양이 바로 보이지 않고 봉인을 해제해야 문양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대 한 아이템 당 7가지 문양을 가질 수 있다.

매직패턴이라는 것은 몬스터를 사냥하면 일정 확률로 매직패턴 상자가 드랍되고, 그 사장 안에서 다양한 카드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 카보드 온라인 캐릭터 스크린샷




= 이전부터 여성 캐릭터의 ‘파괴되는 갑옷’이 화제가 되었다.

다른 게임에 있는 검증된 시스템을 가져올 때는 그것보다 더 좋게 해서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자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전체 성인물을 볼 때 영화나 도서에서는 충분히 표현이 가능했던 것들이 오직 게임에서만큼은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카보드 온라인을 통해 최대한 플레이하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도록 표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여성 몬스터를 많이 배치하고, 특정 레벨 단계에 올라가면 꼭 여성 몬스터와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도 했다.

총 3단계를 거쳐 갑옷이 파괴되며 그것은 몬스터 뿐 아니라 자신의 여성캐릭터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홈페이지 내 관련 스샷에서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지만 실제 게임 내에서는 모자이크가 없다.




= NPC 연애시스템도 궁금하다. 시뮬레이션 모드를 도입했다고.

아직 적용은 안되어 있고 개발상황으로 봐서 내년 정도 본 서버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미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해외 업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컨텐츠이기에 특히 신경을 써서 제작 중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성인 남성을 주 타겟으로 시작한 게임이기 때문에 ‘미연시의 요소들을 MMORPG에서 표현해보자’라는 것이다. 게임 내에는 미모의 여성 NPC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게이머들은 그런 여성 NPC들로부터 퀘스트를 받아 수행하면서 각각에 대한 호감도를 올리게 된다.

호감도의 대한 보상으는 게임 내 물질적인 보상과 연출적인 보상이 주어지는데, 우리는 연출적인 보상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연출은 다른 게이머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자신의 화면에만 보여지게 되는데, 현재는 둘이서 포옹하는 장면 정도가 다이지만 시각적인 효과와 연출의 극대화를 위해 상당히 노력 중이다. 추후, 어느 정도 개발이 완료되면 공개할 생각이다.




▲ 카보드 온라인의 3단계 '파괴되는 갑옷' 시스템




= 오픈베타 때 파이오니어 대 빌런 간의 전장시스템이 들어간다.

일단은 기본 모드만 제공될 예정이다. 30레벨에 입장가능하며, 제한된 시간 동안 평지맵에서 양 진영 모두 자유롭게 전투를 하고 킬(Kill)수를 올리는 식이다. 킬수로 계산되는 저장 점수로 특정한 매직패턴 무기를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전장에서는 ‘PK 강탈’이 전혀 불가능하다.

앞으로 다양한 룰과 맵을 적용한 전장 모드를 추가해나갈 계획이며, 추후에는 길드단위의 쟁탈전도 고려 중이다.




= 타겟으로 잡은 유저층이 앞서 언급한대로 오랫동안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 해왔던 세대다. 이런 세대의 특징이 게임도 게임이지만, 운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다양한 게임에서 운영자의 부정행위 사건이 발생해 왔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도 그런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오픈베타를 대비해 운영팀을 채용 중이다. 오픈베타 이후에는 지금 사무실에서 이전해 좀 더 큰 규모의 사무실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운영자가 게임 내 개입해서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실제로 그 게임을 개발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카보드 온라인에서는 GM 툴 사용 권한을 가진 운영자의 수를 최소화 하고, 최대한 신중하게 사용하는 식으로 그런 면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 추후 구현될 NPC 연애시뮬레이션 모드(출처: 공홈)




= 퍼블리셔 없이 독자적으로 서비스하는데.

국내 같은 경우 자체적으로 서비스하고픈 욕심이 어느 정도 있었다. 그래야 나중에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고. 하지만 해외 서비스는 각국의 퍼블리셔와 협의 중이며, 이미 홍콩, 대만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 상용화 시점은 언제로 잡고 있나?

상용화 모델은 부분유료화로 잡고 있기는 한데, 언제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오픈베타 이후 상황을 잘 살펴야 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오픈베타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카보드 온라인이 PK 강탈시스템, 벗겨지는 갑옷 등으로 벌써부터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들 외에도 유저분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많은 컨텐츠들이 있습니다.

오픈베타 이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이어갈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 유저분들이라면 한번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보여주시는 기대 이상의 좋은 컨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