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소재로 하여 '위메이드'에서 개발하고 있는 액션 게임 '창천'이 지난 12월 11일부터 17일까지의 2차 전투 테스트를 마쳤다. 창천은 지난 추석 전에 3일간의 짧은 1차 전투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기존의 검객, 무사 외에 협객과 역사 2종류의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각 캐릭터의 특수 기술들이 추가되었다. 또한 채널전장, 대립전장, 국경전장이라는 새로운 전장 시스템도 공개되어 유저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창천'에서 유저는 한 사람의 재야 장수가 되어 삼국지의 시나리오에 참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동료가 되어 싸울 수도 있고, 혹은 그들과 적으로서 대면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점차 강력하게 성장하게 된다.



■ 게임 플레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캐릭터를 생성하게 되는데, 4 종류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한 다음 캐릭터의 이름, 외모, 국적을 설정할 수 있었다.




<캐릭터 생성 화면>



캐릭터를 선택하고 서버에 입장하면 마을 한 가운데의 넓은 광장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광장의 가장자리에 있는 포탈을 통해 각 전장으로 입장하게 된다. 아직은 모든 캐릭터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같은 위치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뭔가 허전한 느낌>



이번 테스트는 전투에 중점을 둔 만큼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이나 NPC와의 상호작용, 유저 간의 거래 등은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캐릭터의 조작 체계도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는 전혀 다랐기 때문에 유저들은 처음에 다소 당황스러워하기도 했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느낌의 인터페이스는 캐릭터의 경험치나 체력 등이 게이지 형태로 나타나 있고, 현재 있는 곳의 미니맵, 채팅창, 스킬 단축창이 전부였다. 다른 몇 가지 메뉴가 더 있었지만 캐릭터 정보와 아이템을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아직 기능이 없었다.


본격적인 플레이는 각 전장에 입장하게 되면서 시작되는데, 그 중 '채널 전장'에서는 황건적의 난, 호로관 전투와 같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시나리오에 참여하여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각 전장은 초급, 상급으로 난이도가 구분되며 난이도에 따라 경험치나 적의 강한 정도에 차이가 있다.




<채널 전장의 입장 형태>



채널 전장은 적을 계속 섬멸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흐르면 계속해서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끝없이 전투를 할 수 있고, 전장의 입장과 퇴장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대립 전장'은 유저들이 방을 개설하고 입장한 다음, 두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전투를 벌인다.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제한시간 내에 적의 대장급 NPC들을 모두 물리쳐야 하는데, 관우, 여포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강력한 NPC들이 출현하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팀플레이가 요구된다.







'국경 전장'은 두 나라 간의 전투에서 제한 시간 없이 적의 수장(유비, 조조, 손권)을 먼저 쓰러뜨리는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또한 대립 전장과는 달리 자신의 캐릭터가 전투와 관계된 국적이 아닐 경우 참가할 수 없다.


국경 전장의 특징이라면 전투를 하면서 얻게 되는 전술 포인트를 이용하여 전술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술 명령으로 유저가 직접 NPC부대를 이끌고 전투를 벌일 수도 있는데, 주유, 하후돈과 같은 강력한 NPC들을 얼마나 적절하게 지휘하는 지가 승패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주로 채널 전장에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어서 캐릭터를 어느 정도 강하게 키운 다음, 국경 전장과 대립 전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 새로운 캐릭터, '협객'과 '역사'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협객'은 쌍절곤와 도 계열 무기를 사용하며 빠른 공격 속도가 특징이다. 적이 밀집된 곳에서 연속 공격이 성공하면 마치 피의 비를 내리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역사'는 둔기+방패 또는 대형 둔기를 사용하며 공격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모든 공격이 상당히 강력하여, 다수의 적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호쾌함이 돋보였다.






두 캐릭터는 거의 정 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유저들의 취향에 따른 선호도가 분명히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각 캐릭터들은 크게 3종류의 무기를 사용하는데, 공격 범위는 작지만 속도와 방향 전환이 빠른 근거리 무기, 속도는 느리지만 공격 범위가 넓은 중거리 무기, 활이라는 원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는 2종류의 무기를 미리 장비해 두고, Tab키로 상황에 맞게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는 캐릭터 별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추가되었는데, 근거리와 중거리 무기로 각각 사용할 수 있는 공격 스킬 1가지와 특수 기술 2가지가 지정되어 있었다. 공격 스킬을 사용할 경우 화려한 시각 효과 함께 강한 일격을 가할 수 있지만, 스킬의 사용 모션이 크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춰야 했다.


특수 기술은 두 종류의 타입이 있는데, 적의 공격에 대한 회피나 반격을 하는 A 타입, 그리고 A 타입을 사용하는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B 타입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스킬 간의 상성으로 인해 전장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PVP시 격투 게임에서와 같은 묘한 심리전도 느낄 수 있었다.



■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세밀한 현장감


전장에서 한꺼번에 몰려오는 다수의 적들을 일당백으로 맞서 시원스럽게 베어 넘기는 맛은 이번 테스트에서도 여지없이 만족할 만 했다. 플레이어 간의 전투가 가능한 국경 전장과 대립 전장은 자칫 지루하기 쉬운 액션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매우 부드럽고 역동적이었고,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서로 다른 움직임도 현실성있게 표현되어 있었다. 유혈 이펙트 같은 시각 효과와 공격할 때의 타격음은 적을 벤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도록 만들었다.






갈대밭, 성벽, 목책 등과 같은 배경 그래픽과 모래 바람 등의 환경 효과는 실감나는 현장감을 전달해주었으며, 캐릭터의 장비 그래픽은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다. 더군다나 장비에 따른 그래픽도 다르게 표현되어 아이템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또 각 전장을 플레이 할 때 웅장하면서도 긴박감이 느껴지는 배경 음악은 세밀한 시각 효과와 더불어 플레이어가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 고성능의 시스템 요구 사항과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이러한 창천의 장점을 느끼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사양의 PC가 요구되었다. 몇 가지 종류의 PC에서 테스트를 진행하였는데, 1G 메모리는 기본이고 지포스 6600GT 급에서도 전장에서 초당 20프레임을 넘기기 어려웠다. 반면 지포스 7600GT 급에서는 초당 50프레임을 넘기는 것으로 보아 창천을 원활히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



게다가 게임 내에서 그래픽 옵션도 지원하지 않아서, 테스트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는 테스터들이 많았다. 게임의 품질도 좋지만, 하드웨어와의 적절한 타협을 얼마나 잘 이루어 내는가도 좋은 게임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처음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 플레이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서 무엇을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여러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익히게 되겠지만, 기본적인 설명이 부족해 보였다.


플레이어들이 전장에 입장하기 전의 대기실에 해당하는 마을의 경우, 단지 전투를 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외에 전장과의 구분이 모호했다. 마을에서는 MMORPG의 느낌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작 체계와 인터페이스를 구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마을에서조차 항상 전투 태세로 돌아다니며 칼부림을 하는 걸 보면 너무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또 마을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NPC의 존재감도 느낄 수 없었다. 간혹 보이는 NPC도 있긴 했으나 그저 서 있을 뿐, 유저와 상호 작용이 가능한 NPC는 전혀 없었다. 아무리 전투 테스트였다고는 하지만 플레이어의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NPC 와의 상호 작용만이 아니라 유저 간의 거래도 불가능하여,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기도 불편했다.


게다가 아직 단축키라든가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뚜렷하게 특징을 느끼기 어려웠고, 캐릭터 정보창이나 인벤토리 창이 열리는 속도가 매우 느리거나 키가 종종 먹히지 않아 게임 진행에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창천은 액션 게임이지만 넓게는 온라인 게임에 속기 때문에, 다른 유저들과 교감할 수 있는 커뮤니티적 요소도 중요하다. 창천은 아직 채팅만이 이러한 기능을 할 뿐이었다. 비록 전투 테스트이기는 하지만 서서히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개선되지 않은 조작 체계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조작성은 1차 테스트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S는 뒷걸음질을 치는 조작인데, 차라리 뒤로 돌아 달리게 하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불필요한 동작이었다. 방향 전환의 경우 마우스로 하는 편이 보다 정교하고 빠르긴 했지만, 특수 기술을 사용하는 키인 PageDowm키를 누르기가 어려웠다. 키보드만으로 할 경우, 빠르게 뒤로 돌기가 어려워서 S키의 기능이 아쉬웠다.


이런 까다로운 조작성은 창천에서 지원하는 형태의 게임 패드를 사용하면 거의 해결되긴 하지만, 콘솔 전용 게임이 아닌 이상 키보드 조작 체계를 더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투 중 캐릭터 정보나 아이템을 보기 위해서 일일이 마우스로 해당 메뉴를 클릭해야 한다는 것도 매우 불편한 부분이었다. 아무리 전투에 중점을 두었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메뉴에 대한 단축키 정도는 설정해 두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또 습득한 아이템을 장비할 때 간혹 아이템이 사라지는 버그는 플레이어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효과음의 경우 타격감은 실감나게 느껴지고 있었지만, 무기의 종류에 따라 차별화 될 필요성이 느껴졌다. 적을 공격할 때의 유혈 표현은 게임을 실감나게 만들고 있는데,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의 확대를 고려하면 과연 게임이 오픈되는 시기에도 이러한 과격한 표현이 여과없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 2차 전투 테스트를 마치며


1차 테스트 때 지적된 조작성이나 일부 하드웨어와의 마찰 문제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전투의 진행과 액션성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테스트 초반에는 각종 버그 문제로 잦은 패치가 있었지만 테스트가 진행되면서 차근차근 해결되어 가는 듯 했다.


한편, 근래 선보이는 게임 중 창천이 고성능의 사양을 요구하는 것을 제작사의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이머들은 업그레이드를 해서라도 훌륭한 게임을 즐길 수만 있다면 굳이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창천이 그러한 부담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창천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창천 관련 군벌이 생기고 있을 정도로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앞으로 창천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온라인 액션 게임 장르에 활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


Inven Pry - 나준석 기자
(pry@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