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정면 커다란 스크린에 제이 윌슨의 얼굴이 보인다. 제이 윌슨은 디아블로 3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디렉터. 블리자드 코리아의 대회의실에서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해 본사에 있는 제이 윌슨과 실시간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이다.


오늘 공개하기로 예정된 컨텐츠는 디아블로 3의 용병(Follower) 시스템. 이미 전작에서 등장했었던 시스템임에도 이렇게 따로 자리를 마련해, 그것도 디아블로 3 개발팀의 수장이 직접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용병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듯했다.



[ ▲ 디아블로 3 개발을 총괄하는 디렉터, 제이 윌슨 ]




제이 윌슨은 용병 시스템이 전작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디아블로 3의 핵심 요소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사, 퀘스트, 성격, 모습' 등 용병 각각에 고유한 특징을 부여해 유저의 주 캐릭터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게임플레이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감초 같은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용병을 어떻게 육성하고,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가. 이 고민이 디아블로 3의 플레이에서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


용병은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으며, 직업별 고유아이템도 있다. 유저가 용병의 스킬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어 각자 개성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용병에는 세 가지 직업이 있는데, 탱커 역할과 주 캐릭터 치유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사단원”과 석궁을 든 원거리 대미지 딜러인 “불한당”, 마법 원거리 공격과 주 캐릭터에게 강화 효과를 걸어 주는 “요술사”가 바로 그들이다.


또한, 용병은 혼자 플레이하는 유저들, 즉 솔로 플레이 유저들을 위해 제작되었다. 솔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파티플레이하는 유저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용병의 목표라는 설명.


제이 윌슨은 인터뷰의 마지막에 한국팬들을 위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아래는 인터뷰에 나온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 용병이 파티플레이 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는데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나.

용병에게 전지전능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파티플레이와 비교했을 때 페널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탱커, 대미지딜러, 힐러 같은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유저들의 플레이를 상당 부분 돕게 된다.



= 용병의 스킬을 설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스킬 트리나 능력치 같은 것이 별도로 제공되는지 궁금하다.

모든 용병은 고유한 스킬 트리를 지니고 있으며, 레벨업을 할 때마다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 크게 총 4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어떤 스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독특한 용병이 나올 수 있다.



= 어떤 스킬들이 있는지 구체적인 예가 필요하다.

패시브 스킬로 유저 캐릭터의 공격력을 올려주는 스킬도 있고..., 불한당은 “충격” (Shock) 스킬이 있는데 적을 멍하게 해서 움직임을 봉쇄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요술사는 적을 뒤로 밀쳐내는 스킬을 사용해서 주 캐릭터의 원거리 공격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 전작은 용병을 마을에서 랜덤하게 획득했었다. 디아블로 3 용병의 획득 방법은 어떤가?

랜덤하게 획득하는 방법은 아니다. 마을에 진입하면 마을 주변에 용병들이 서성이고 있는데, 다가가서 말을 걸고 대화를 시작하면 자신의 용병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용병마다 세트아이템을 착용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아이템인가?

기본적으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 두 개가 있다. 공통적인 무기는 아니고 용병마다 독특한 무기를 사용한다. 불한당은 석궁을, 기사단원은 창과 방패를, 요술사는 지팡이를 사용하는 식이다.

이 외에 직업별로 고유아이템도 있다. 기사단원은 WoW의 성기사처럼 성서를 착용할 수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고유아이템이다.




= 전작에서는 용병을 컨트롤 하는 게 불가능했었다.

용병 컨트롤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주 캐릭터가 공격하거나 공격을 받으면 용병도 반응하는 디아블로 2 또는 현재 WoW의 소환수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용병을 어떤 스타일로 육성했느냐에 따라서 방어 위주인지 치유위주인지 공격 위주인지 조금씩 다른 플레이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용병이 다른 플레이어의 용병과 상호작용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예를 듣고 싶다.

용병 컨텐츠 자체가 솔로 플레이를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용병끼리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특수한 버프를 주는 등의 전투적인 상호작용은 없다.

우리가 말하는 상호작용은 “대화”적인 부분이다. 엄청나게 다양한 대화문을 만들었고, 각각의 상황에 따라 용병도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내 캐릭터의 용병이 남자고 옆이 있는 다른 캐릭터의 용병이 여자라면 살짝 눈짓을 보내거나 구애하는 대사를 하는 식이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요소로 개발했다.




= 디아블로 3에서 던전 하나에 최대 몇 명의 동시 플레이가 가능한가.

최대 4명이며, 파티플레이에서는 용병을 데려갈 수 없다. 마을에서만 만남이 가능하다.



= 전작에서 용병이 플레이 도중 죽게 되면 소지하고 있던 골드로 살려냈었다.

디아블로 3에서는 용병이 죽지 않는다. 주 캐릭터가 죽어서 부활하게 되면 용병도 재생성되는 개념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유저가 용병을 살리고자 마을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야기 흐름을 강제로 끊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용병이 아니라 유저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용병은 서포트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 대미지 딜링형 스킬 외에 방어나 치유 스킬도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간단히 얘기해서 이런 게 있다. 불한당이 적에게 독화살을 쏘게 되면 화살을 맞은 적은 몸이 마비되기 때문에 주 캐릭터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된다. 용병이 직접 몸으로 탱킹하는 것이 아니라 스킬을 활용해 방어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다. 기사단원이 적에게 돌진해 주 캐릭터보다 앞서 나가는 것도 방어 역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 현재 디아블로 3의 내부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특별한 이슈가 있었나.

디아블로 3의 인터페이스에 관해 이슈가 좀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전문적으로 일해온 개발자들이지만 인터페이스의 사소한 부분에서 일부 이견이 있었다. 유저들의 플레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종 버전이 나올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 전작에서는 용병 초상화에 포션을 클릭해서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용병을 치유했었다.

디아블로 3에서도 같은 방법을 유지한다. 그 외에 디아블로 3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체력 구슬(피 슬)’도 용병의 체력을 채울 수 있다. 주 캐릭터가 죽었다 살아날 때도 용병의 체력은 모두 회복된다.

※ 체력구슬(피구슬)이란? [링크]





▶ 용병 실제 플레이 영상






▶ 용병 관련 컨셉아트











▶ 용병 관련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