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지도 편집기를 활용한 일개 MOD(혹은 유즈맵)에서 출발했으나 탁월한 게임성과 재미로 MOD의 틀에서 벗어나 장르로 정착한 게임들이 있다. 하나는 몰려오는 적들을 방어하는 디펜스 류의 게임이고, 또 하나는 개성적인 영웅들로 팀을 이루어 공방을 거듭하며 상대방의 본진을 부수는 AoS 류의 게임.

특히 AoS는 DoTA나 카오스등 여러 종류의 인기있는 버전들이 존재하며, 사실상 사양세에 접어든 '워크래프트 3'가 여전히 한국에서 5위권 안의 PC방 점유율을 유지하게 만들 정도로 탁월한 재미를 검증받았다. 결국 게임으로의 가능성과 재미를 일찌감치 눈치챈 여러 게임사들의 시선이 AoS로 쏠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치열한 AoS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네오플의 사이퍼즈는 얼마전 OBT로 먼저 한발짝을 내딛었다. 이번주에는 전세계 200만장이라는 판매고를 기록했던 킹덤언더파이어를 모티브로 TPS 시점을 도입하여 진입장벽을 낮춘 드래곤플라이의 신작 AoS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이 CBT를 앞두고 있다.










경쟁작들이 속속 등장하는 판이니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준비도 만만치 않다. 일단 AoS의 탑 뷰(Top View, 공중 시점)에서 벗어나 3D MMO나 TPS에서나 볼법한 백 뷰(Back View, 등 뒤 시점)를 채택해 AoS의 접근 방식을 달리 했고, 킹덤언더파이어를 모티브로 다양한 매력의 영웅들까지 준비를 마쳤다.

올해는 그야말로 AoS 장르의 춘추 전국 시대, TPS 시점과 매치 메이킹, 30분 제한 승점제 등 진입장벽을 낮추는 변화를 선택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은 현재 어떻게 CBT를 준비하고 있을지, 드래곤플라이김지은 개발팀장을 만났다.



Q. 게임을 발표한 이후 많이 들어봤을법한 질문같지만, 한번 더 묻겠다. 왜 하필 AoS인가?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을 발표한 이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다. 드래곤플라이에서 신작의 방향을 AoS 장르로 잡고 개발을 시작했던 당시에는'리그 오브 레전드'같은 경쟁작이 전혀 없던 시기였다. 그 당시 개발팀 내부에서도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었는데, AoS가 선택된 것이다.

카오스를 통해 이런 장르의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분들도 많으니 카오스에서 지원해주지 못했던 아쉬운 부분들을 좀 더 편하고 쉽게 가져가서 시장에 안착시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장르의 특징때문에 해외 시장이나 e 스포츠로의 가능성도 고려했다.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다.




Q. 게이머분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 게임이 테스트를 한 것도 아니니 반반이다. 게시판이나 웹진, 게임 관련 커뮤니티들을 살펴보면 기대한다는 분들도 있고 킹덤언더파이어 2와 헷갈린다는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있다. 다만 게이머분들의 의견은 모두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게이머분들이 재미라는 바람에 휘어지는 갈대와 비슷하다고 보는데, 결국 게임이 재미없으면 금방 표가 난다. 테스트가 며칠 안 남았는데, 잘 만들면 좋게 생각해주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만 하고 있다.



Q. 강력한 경쟁작들이 많다. 차별화에 대한 보완책은 있나?


처음에는 카오스만 경쟁작에 올려두고 있었는데, 개발하는 와중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나와서 경쟁작이 바뀌었다. (웃음) 그런데 사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은 같은 AoS 장르라고 해도 외형이 좀 더 캐쥬얼한 MMO에 가까워서 첫인상부터 다르다.

AoS 장르인 것은 맞지만 처음 시작에서 일반적인 MO나 캐쥬얼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게 게임의 난이도나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노력했고 , 충성도 높은 AoS 게임의 팬 이외에도 MMO나 캐쥬얼을 가볍게 즐기는 게이머들까지 모두 대상으로 넣고 있다. AoS 장르가 진입장벽이 좀 있는데,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AoS 장르의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 어떤 것이 있나?


첫번째 목표는 AoS 장르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것이었다. 진입장벽을 낮추면 바로 게이머의 저변이 확대될테니까. 쿼터뷰나 탑뷰만의 장점과 재미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의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좀 더 익숙한 환경은 MMO의 3D 화면, 백 뷰라고 본다. AoS 장르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에 접속하더라도 기본적인 조작을 익히거나 게임에 적응하는 과정이 훨씬 더 쉬울 것이다.

두번째로 AoS는 기본적인 영웅의 스킬부터 시작해서 고수들의 전략까지 알아야 하는 정보가 굉장히 많다. 그러다보니 초보 유저들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수들과 만나면 제대로 못한다고 바로 욕을 먹거나 비난받는다. 그래서 비슷한 게이머들을 만날 수 있도록 실력을 가늠하는 레이팅 시스템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밸런스. 맵이나 아이템, 영웅의 성능 등에서 밸런스를 무너트릴 수 있는 요인들은 철저히 검증해서 배제하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재미를 위한 성장이나 아이템 등의 요소는 있지만 게임의 성패는 결국 밸런스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서 언제나 AoS의 기본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Q. 세 갈래 길이 있는 형태의 맵이 보편적이다. 다른 형태의 맵은 없나?


개발팀에서도 세 갈래 길을 타파하려고 인원도 늘려보고 맵의 형태도 바꿔보고 수많은 변화를 시도해보고는 있지만,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가장 밸런스가 잘 맞는 맵이 세 갈래 길이 있는 기본 맵이었다. 이미 오랜 기간 익숙하고 검증된 재미를 보장하는 맵이기도 하고.

다만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세 갈래 맵은 단층 구조가 아니라 복층 구조라서 다른 느낌을 준다. 레벨이 낮을 때에는 약한 중립 몬스터들이 있는 지하나 동굴 등에서 레벨업을 좀 하고, 이후 초반을 벗어나면 좀 더 강력한 몬스터와 상대 게이머들을 볼 수 있는 필드에서 본격적인 전투를 하게 된다.

지하나 동굴에 들어가면 레이더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고레벨이 된 이후에는 기습이나 게릴라를 위한 전략 등에 사용하게 되는데, 기본 구조는 세 갈래 맵이더라도 좀 더 변칙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다른 형태의 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보 게이머들의 적응을 위해 길 하나짜리의 튜토리얼 맵도 있고, 두 갈래 길이나 인원의 변경 등을 고려해서 세 갈래 길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지금도 노력중이다. CBT에는 공방전을 위한 3종의 맵이 등장할 예정이다.



Q. 매치메이킹 시스템의 세부적인 내용은 지난 발표회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시스템으로야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 1차 테스트에서는 기본적인 부분들에 집중하고 싶어서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빼고 싶었다. 그래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얼마의 인원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올바로 작동하는지도 미리 검증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1차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 예를 들면 룸 리스트같은 부분이 주목적이지만 대규모 테스트를 위해서 매칭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정도는 테스트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현재 계획으로는 처음부터 공개하지는 않고 잠깐 동안 게릴라성으로 테스트를 하는 정도가 될 것 같다.






Q. AoS 장르는 프레임 및 최적화가 상당히 중요하다. 3D인데 그래픽적인 부담은 없나?


그래픽을 담당하는 분들에게 아예 시작부터 그래픽이 부담이 되어서 프레임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절대 안된다고 단언하고 시작했고, 그래픽 팀원 분들 모두가 제한된 범위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7천번대 그래픽 카드에서 50~60프레임 이상을 유지하는 중이고, 게임방에서 테스트를 해봤는데 전투 대기에서 전투 시작까지의 로딩이 5초 내외로 끝이다. 보통 대기 화면에서 게임을 시작하기까지의 로딩에 조작 설명같은 화면을 넣는데, 이런 설명을 제대로 확인할 시간이 안될 정도로 잠깐이다. 그만큼 최적화에 자신있다.

현재 램 1기가에 6600번대? 그 정도 그래픽이 최소 사양일텐데, 게임 브리오 엔진을 거의 모두 다 뜯어내다시피 분석해가면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에 맞게 적용했다. 대부분의 게임방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보다 낮은 사양을 목표로 최적화에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부담은 없을 것이다.



Q. AoS 장르의 재미는 영웅이 핵심이다. 개성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원작인 킹덤언더파이어에서만 등장하는 영웅들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관을 엄밀히 따지면 시나리오상으로 이미 죽은 영웅도 나오고 숫자에도 제약이 많다. 시연때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점차 창조된 캐릭터들이 늘어날 것이고, 세계관은 모티브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개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물론 지금은 탱커, 딜러, 힐러같은 기본적인 콘셉의 영웅들만 있지만 나중에는 적 영웅들을 땡겨온다거나 투명화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콘셉의 영웅들도 등장한다. 최종적으로는 40종류 이상의 영웅들로 규모를 갖추는 것이 목표이다.

이미 공개된 영웅 외에도 12 종류의 캐릭터가 개발이 완료되어서 준비중인데, 이런 영웅들이 하나하나 등장할 때마다 전투의 패턴이 계속 달라지게 된다. 개발이 준비된 영웅들의 플레이를 계속 테스트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보완중이다.








Q. 단축키로 시야 변환을 제공하지만 한눈에 전장을 파악할 수 있는 탑 뷰(top view)에 비해 전장 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기존 AoS의 게이머분들이 탑 뷰에 익숙하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런데 개발팀에서 이런 장점을 알면서도 탑 뷰를 포기하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만약 기존의 게임과 똑같은 재미를 주는데 그쳐 도전을 포기하면 결국 똑같은 게임이 될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이미 다른 게임에 충성도가 높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이기 힘들다.

앞서도 말했지만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AoS 장르를 모르는 분들까지도 대상에 포함하길 원했고, 여러 시점을 테스트해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차별화도 가능하고. 킹덤언더파이어는 진입 장벽에 힘들어하시던 분들이나 AoS 장르에 생소한 분들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다.

킹덤언더파이어만의 장점도 있다. 주변의 화면이 모두 보이는 탑 뷰에서는 쉽지않은 기습 공격, 속칭 뒷치기가 좀 더 쉽다. 덕분에 만약 자신의 체력이 낮은 상태라면 굉장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진짜 예상하기 힘든 게릴라도 가능하고. (웃음) 그리고 기존의 AoS 게임들보다 가볍게 3D 액션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Q. 내구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군자금이란 단어도 보이고. 어떤 형태인가?

게이머는 일종의 병영이나 부대를 운영하는 군장의 역할이다. 병영 안에 다양한 영웅들이 모집되어 존재한다는 개념인데, 그러다보니 영웅들을 위해 군자금으로 물자를 채워야 한다. 게임을 통해서 군자금을 얻고 이렇게 얻은 군자금으로 병영의 물자를 채워 놓아야 영웅들의 사기가 유지된다.

만약 물자가 충분하지 못하면 각 영웅들의 능력에 약간씩 페널티가 생겨서, 이동 속도가 빠른 영웅인데 사기가 낮으면 약간 이동 속도가 느려진다거나 한다. FPS 게임의 총기 내구도와 비슷한 느낌? 군자금으로 새로운 영웅을 영입할 수도 있고, 이외에도 다양하게 소모된다. 경제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군자금과 물자라고 보시면 된다.



Q. 국내에 다양한 AoS가 등장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결국 밸런스와 재미의 문제라고 본다. 공짜에 충성도 높은 게이머들까지 보유한 카오스가 이미 있는데 똑같은 형태로 덤비면 재미와 경쟁력을 함께 갖추기가 쉽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AoS 장르를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되었고, 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아지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모토는 빠르게, 쉽고 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짧은 시간에 '우리 한판 할까?' 라는 느낌으로, 30분 즐기기에 좋은 게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게임 시작하는데 몇분씩 기다려야 하는 문제들을 최우선으로 해결했고, 승점제 도입으로 전투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부분을 막았다.

물론 그렇게 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짧게 몇판만 해봐도 '어? 재미있네?'라는 느낌을 주는데 성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AoS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테스트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담당자의 입장에서 각오는?


AoS의 골수 게이머분들이 즐겨주시는 것도 감사하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장르의 확대, 좀 더 캐쥬얼한 분들이다. 그래서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게임을 목표로 만들었다. 가벼운 게임을 찾던 분들이 한판 해보시고 재미에 몰입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다.

가볍게 접근해서 한판 하고, 게임을 종료할 때 다음에 한번 더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느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께서 한번쯤 즐겨보시고 평가해주셨으면 한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http://kuf.fpscamp.com)은 오는 6월 22일 ~ 26일까지 5일간 CBT를 진행할 예정.




[ 드래곤플라이 김지은 KOA팀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