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를 말 그대로 풀어보면 '역할 수행 게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하는 유저마다 자신의 역할에 맞게 수행하며 게임을 즐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는 과거 TRPG시절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우리는 RPG를 즐기며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어찌보면 이러한 형태가 당연한 것 처럼 인식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패러다임에 제동을 걸며 당당하게 직업의 선을 없애버린 게임이 나타났다. 그 게임은 바로 웹젠에서 개발하고 있는 '아크로드2'. '아크로드2'는 직업의 제한 없이 캐릭터가 장착하는 무기에 따라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프리 클래스' 시스템을 도입하여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09년 개발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별다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유저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 와중에 올해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2011'에 '아크로드2'가 출품되어 시연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의 개발 끝에 드디어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이게 되는 '아크로드2', 3년의 개발기간을 가진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인벤이 지스타 준비로 한창 분주한 웹젠을 찾아가 '아크로드2'에 대해 물어보았다.




▲ 아크로드2를 총괄하는 진영환 PD


▲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의 손건호 기획팀장




Q. 2009년 개발을 시작으로 그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드디어 게임을 공개할 준비가 된 것인가?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엔진 R&D도 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 게임 내 시스템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하고 논의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부족하지만 이제는 공개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여 지스타에 출품하게 되었다.



Q. 3년동안 개발한 게임을 처음 공개하는 것인데 소감이 궁금하다.


일단 준비를 열심히 했고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보니 많이 떨리기도 한다. 전작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아 아크로드2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잘 준비된 것 같아 기쁘다. 이번 지스타를 맞아 아크로드2만의 새로운 시스템이나 콘텐츠를 공개하게 되어 설레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개발팀들도 큰 행사를 앞두고 바쁘게 작업하느라 좀 녹초가 되어있지만 다들 기대 중이다. 그래도 할 일이 많아 다들 힘든 상태지만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현재는 안정화 작업, 그래픽 퀄리티, 밸런스와 재미 요소 등을 중점적으로 작업 중이고 공개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걱정 반 기대 반 중이다.




Q. 아크로드2 개발팀의 규모는 어느정도인가?


개발팀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보면 70명 정도 된다. 초기에는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는데 점차 아이디어를 거치면서 인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도 '아크로드2'는 대작이기 때문에 역량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모두 일당백의 능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개발 중이다.







Q. 이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아크로드2에 대한 소개와 특징을 말해달라.


'아크로드2'는 아크로드의 후속작으로 전작 아크로드의 동영상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MMORPG 게임이다. 아크로드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발전시켜 개발했다. 대규모 전쟁과 직업이 없는 프리클래스 시스템이 특징이다. 특히 대규모 전쟁의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테스트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왔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게임에서 대립하는 두 진영에서 각각 한 종족씩 선보일 예정이다. 공개되는 종족은 휴먼 종족과 오크 종족으로 각 진영의 프리클래스와 관련된 스킬들, 몬스터 사냥, AI, 네임드 몬스터, 그리고 한 종의 전장이 선보이게 된다.




Q. 아크로드의 후속작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다른 것보다 아크로드1을 개발하며 많은 부분에서 노력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드래곤 등을 선보이며 아 이런 방법으로 해보니까 유저들의 반응이 괜찮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마음에 맞는 개발팀들과 2제작을 논의하게 되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개발이 시작되었다.



Q. 전작과는 어떤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나?


전작에서 가장 많이 가져온 부분이라고 하면 솔로 플레이 부분이다. 아크로드1은 솔로 플레이가 중심이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프리 클래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Q. 직업이 없는 프리 클래스 시스템이 독특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우선 프리 클래스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우리는 게임을 하며 왜 전사는 칼만들고 싸워야 할까? 전사가 활이나 지팡이를 들고 싸우면 안되는가?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검사는 검만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기도 쓸 수 있는데 왜 한가지 무기만으로 제한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정해진 무기 없이 자신이 원하는 무기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라고 해서 도입하게 되었다.


게임 내에서 유저는 한손검을 들고 전투를 하다 활로 바꿔서 원거리 공격을 할 수도 있고 지팡이를 들고 힐을 할 수도 있다. 전투 중에도 자유롭게 무기는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무기를 바꾸게 되면 퀵슬롯이 바뀌는데 이는 자신이 자유롭게 설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검을 들고 있다가 지팡이를 들면 지팡이에 맞게 설정된 단축창이 자동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무기와 스킬을 자유롭게 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컨트롤에 따라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Q. 직업이 없는 시스템이 생소하기에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기획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유저 혼자서 모든 무기를 들고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변수가 너무 많이 발생하였다. 결국에는 이 모든 상황을 검토하고 각각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지스타 전까지 100%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어느정도 공개할 수 있는 수준은 개발되어 있다.




Q. 그렇다면 현재 기획 중인 무기의 종류는 얼마나 되는가?


일단 무기는 진영 별로 조금씩 차이를 주려고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약 8종의 무기가 준비되어 있으며 차후에 추가될 수 있다.





Q. 대규모 전쟁도 특징 중 하나인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일단 대규모 전쟁은 깃발 뺏기나 점령전 등의 여러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다. AOS장르나 FPS장르 등 다른 장르 게임들의 장점을 최대한 많이 접목시켰다. 무조건 장비의 능력치가 높으면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닌 전략이 중시되는 스타일의 전쟁 시스템이다.


현재 약 7종류의 전쟁이 개발 중인데 지스타에서는 이 중 한종류가 선보이게 될 것 같다.




Q. 아크로드2는 어떤 엔진으로 개발 중이며 월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 중이다. 엔진 R&D는 현재 계속 진행 중이고 이를 구축하는데 1년 반정도가 걸렸다. 월드는 전쟁 게임이기 때문에 심리스 형태(WoW와 같이 전체 세계가 하나의 맵)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심리스 형태를 구축한 게임이 많지는 않은데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심리스 형태가 맞았다. 그래서 심리스 형태를 목표로 개발했고 지금은 어느정도 다 구현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Q. '아크로드2'의 그래픽과 사양은 어느정도인가?


전작인 아크로드도 당시 그래픽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는 게임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크로드2' 역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기에 충분히 뛰어난 그래픽을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게임의 특징 중 하나가 대규모 전쟁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최적화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다수의 유저들이 함께 전투를 해도 무리가 없도록 개발 중이다. 따라서 너무 높지 않은 사양에서도 충분히 뛰어난 그래픽을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Q.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심리스 형태의 세계를 구현한 경우가 많지 않아 이 부분에서 개발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개발자들이 꼭 심리스 형태로 해야하냐는 이야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가 본래 추구하려는 게임 자체가 존 방식으로는 나타내기 힘들었기에 계속해서 개발자들과 논의를 거쳤다. 이 부분에서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게임 자체가 전쟁 쪽에 특화되어 있어 PvP에 집중했다. 스피디한 PvP를 즐기려면 이동 전투가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최적화하는 과정도 많은 노력이 들어가 기억에 남는다.




Q. 개발 과정에서 독특한 에피소드가 있었나?


개발 과정에서 야근과 철야를 많이 했다. 직원 중 한 분이 수면실에서 잠을 자던 중 귀신을 봤다고 한 적이 있었다. 자고 있는데 갑자기 귀신이 나타나 내 집이나 나가라고 했다더라. 영화계에서도 촬영 도중 귀신을 보면 대박이 난다던데 우리도 대박이 날 수 있길 바라고 있다.(웃음)



Q. 게임 상에 구현하고 싶었는데 넣지 못한 콘텐츠도 있는지?


기획 쪽에서 넣고 싶었는데 넣지 못한 부분이 정치 시스템이다. 정치 시스템이 잘 정착된 게임을 찾기 힘들어 구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당장 지금은 이런 요소보다 게임의 전반적인 것들을 구성하는데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뒤로 밀려났다.


인던 시스템도 비슷한 경우인데 회의를 하며 기존 MMORPG와는 다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이 역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프리 클래스와 대규모 전쟁에 집중하다보니 밀리게 되었다. 오픈베타까지는 구현할 것이며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특색있는 인던을 구현할 것이니 기대해달라.


이 외에도 준비된 것들이 많은데 개발하며 차근차근 공개하도록 할 것이다.




Q. 진영환 PD는 '도쿄야화' 등 패키지 게임 시절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개발에 참여했고 손건호 기획팀장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는 경력이 있다. 이런 부분이 지금의 게임 개발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진영환 PD : 일단 처음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접한 타이틀이 '도쿄야화'였다. 당시에는 회사가 굉장히 바빠서 2교대로 근무를 했다. 그 곳에서는 그래픽 적인 경험을 쌓았다기 보다는 일을 어떻게 해야 정해진 시간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되었고 이것은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후에도 '판타지포유'의 개발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며 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어느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손건호 기획팀장 :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긴 한데 많이 유명하지는 않았다.(웃음) 우연한 기회로 개발자가 되었는데 확실히 유저가 바라보는 게임과 개발자가 바라보는 게임 사이에 갭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유저의 입장에서 정말 깊이 파고드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때의 경험으로 좀 더 유저의 입장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이라도 더 유저의 입장에서 기획을 하고 있다.







Q. 아크로드2가 어떤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지.


전작인 아크로드가 유저분들의 기대를 많이 못채워드렸던 부분이 있다. 이것을 이번 '아크로드2'를 통해 채워드리고 앞으로 이 타이틀이 롱런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 아크로드2의 목표이다.



Q. 테스트 및 오픈 일정은 어떻게 계획되어 있나?


오픈 일정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내년에 테스트를 잘 진행하여 그 때까지 게임을 오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유저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번 지스타에서 게임의 특징인 프리 클래스와 대규모 전쟁을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많은 피드백을 주시길 바란다. 공개되는 버전에서는 솔로 플레이를 중심으로 보여드릴 것 같은데 전작의 동영상 같은 느낌을 많이 내려고 노력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