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담배를 피지 않는다. 하지만,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담배가 땡기는" 게 어떤 기분인지는 잘 안다. 왜냐. 지금 이 리뷰를 시작하려는 기분이 정확하게 그러하니까. 지난 추억과 애환이 한 데 되돌아와 가슴 한 구석이 시려오는 느낌. HOMM, Heroes Of Might and Magic 시리즈. 두학기 학점을 말아먹고 나를 군대로 보낸 이 악마같은 시리즈에 대한 애환은 그런 꿀꿀함을 닮아 있다.



너무나 많은 애정을 주었지만 나를 배신하고 떠나간 첫사랑이, 세월이 흘러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난 기분이라고 하면 비슷할까. 국내의 게이머들에게도 잘 알려진 번영의 3편, 그리고 몰락의 4편,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한 5편을 지나, 야심찬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난 Ubisoft의 최신작 Might and Magic Heroes 6. 그 자세한 모습을 알아보기에 앞서 이 시리즈가 지나온 굴곡의 역사를 돌아보도록 하자.




▷ 0. HOMM시리즈가 지나온 길



[ 세기의 오역으로 유명한 이 스크린샷이 HOMM의 전신인 마이트&매직 ]




HOMM은 원래 롤 플레잉 게임의 명작 타이틀인 Might and Magic 시리즈의 외전 격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Might and Magic 시리즈는 파티를 구성해서 가상의 세계를 여행하며 NPC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몬스터와 만나서 전투를 하는 플레이어의 모험에 집중된 초기형 프론트 뷰(Front-View) RPG로써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었다.



당시 범람하고 있던 RPG라는 장르 대신, 마이트 앤 매직에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들을 유닛으로 가져와 턴제 기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HOMM.



[ NWC의 초기작중 하나인 왕의 하사품. 무려 1990년도 작품 ]




개발사였던 New World Computing에서는 왕의 하사품(King's Bounty)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트 앤 매직의 세계관을 가져와 HOMM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일(Day) / 주(Week)의 개념으로 매 턴을 분류해, 1주일마다 유닛이 생산되는 플레이어의 성을 기반으로, 몬스터가 지키는 광산을 탈환하고 자원을 모아 건물의 테크트리를 올려 병력을 증원해 상대 플레이어를 무찌르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 HOMM1 패키지 안에 동봉되어 있던 유닛 비교표 ]




단순한 번외편으로 기획했던 HOMM은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왔고, 이후 본편인 Might and Magic과는 별개로 HOMM의 후속편이 제작되기에 이른다. HOMM시리즈 명성은 이후 압도적인 사운드의 진화와 함께 위자드와 네크로멘서를 추가한 HOMM2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된다.



HOMM 시리즈의 팬들 중에서는 아직도 2편의 오페라 사운드 트랙을 최고로 손에 꼽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HOMM2가 당시의 게이머들에게 새긴 인상은 뚜렷했다.







[ 1편에 비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한 2편. 아직도 2편의 OST를 최고로 치는 팬들이 많다. ]




영웅별 특기(Speciality)의 부여를 통해 다양화를 꾀하는 동시에 그래픽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끌어낸 HOMM3는 전세계적으로 기록할만한 성공을 거둔다. 국내의 유저들에게 HOMM 시리즈가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도 대부분 HOMM3였을정도.



3편의 확장팩인 아마게돈의 칼(Amargeddon's Blade), 죽음의 그림자(Shadow of Death)의 연이은 성공을 통해 HOMM 시리즈는 당시 시드마이어의 문명과 함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양대산맥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 시스템, 그래픽 모두에서 뛰어난 발전을 보인 3편. 대다수의 팬들이 3편을 역대 시리즈 중 최고로 친다. ]




이어진 시리즈인 HOMM4에서 기존의 시스템을 대거 개편한다. 부대를 지휘하던 지휘관 대신 영웅 혼자서 적의 모든 부대를 무찌를 수 있게 전투 시스템이 크게 바뀌고, 병력을 운송하기 위한 캐러반(Caravan)이 추가되는 등 획기적인 시도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이어지는 2차례의 확장팩에서도 그 만회에 실패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작사인 New World Computing과 배급사인 3DO의 다른 사업 시도들조차도 실패하게 되면서, 자금 문제로 제작/배급사가 도산하기에 이른다. 제작사가 도산하면서 시리즈의 맥이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높아갈 즈음에 유비소프트(Ubisoft)에서 해당 시리즈의 판권을 사들이게 되고, HOMM시리즈의 명맥은 그렇게 이어지게 된다.







[ 급격한 변화 탓이었는지, 팬들에게 외면당한 4편. 확장팩도 인기를 만회하지는 못했다. ]




개발사인 나이발 인터렉티브(Nival Interactive)를 통해 세상에 태어난 HOMM5는 기존까지 지켜져오던 헥사방식을 포기하고 전투맵 타일을 사각형으로 교체하는 등 시스템적인 변화를 꾀했지만, HOMM4의 실패를 거울 삼아 대부분의 시스템을 HOMM3로 회귀하게 된다.


숨겨져 있는 궁극 스킬을 얻을 확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제외하고서는 비교적 게이머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데 성공한 HOMM5는 두 개의 확장팩 운명의 망치(Hammer of Fate)와 동방의 부족(Tribes of East)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다.





[ 대천사(Arch Angel)가 돌아온다는 루머만으로도 술렁거렸던 5편. 다리가 없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




[ 5편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사각형 타일 + 전투대기열 시스템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모든 판권을 소유한 유비소프트에서는 원조RPG인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개발을 잠정 포기하고, 이후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모든 후속작을 HOMM 시리즈로 일원화시키겠다고 발표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 HOMM(Heroes Of Might and Magic)의 이름을 MMH(Might and Magic Heroes)로 바꾸면서, 모든 시리즈를 하나로 통합한 후속작 Might and Magic Heroes VI가 2011년 10월 25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








▷1. 공평하고 전략적인 왕국의 운영



워해머 : 마크 오브 카오스를 제작한 개발사인 블랙홀의 손을 거쳐 탄생한 MMH6(Might and Magic Heroes VI)에서도 기존의 시리즈와 같이 일(Day) / 주(Week)의 개념으로 매 턴을 분류해, 1주일마다 유닛이 생산되는 플레이어의 성을 기반으로, 몬스터가 지키는 광산을 탈환하고 자원을 모아 건물의 테크트리를 올려 병력을 증원해 상대 플레이어를 무찌르는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다만, 기존 시리즈에 계속해서 존재했던 불평등/운의 요소들이 대부분 제거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왕국을 운영하는 전반적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MMH6에서는 전황이 운에 의해 달라지기보다는 좀 더 예측가능한 전략적 요소의 비중이 더 크게 증가한 점을 살펴볼 수 있다.



[ 주/일의 턴 베이스로 왕국을 경영하는 전작의 컨셉은 그대로 살아 있다. ]




기존의 시리즈를 접해왔던 게이머가 제일 처음 MMH6을 접하면 당황하게 되는 부분은 자원의 종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 성의 속성에 따라 황금(Gold), 목재(Wood), 광석(Ore), 보석(Gem), 수정(Crystal), 유황(Sulfur), 수은(Mercury)까지 최대 7종류의 자원이 필요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보석/수정/유황/수은까지 4종류의 희소자원이 모두 혈수정(Blood Crystal)으로 통합되었다.



[ MMH6의 시장 윈도우. 자원은 총 4종류로 간소화되었다. ]




헤이븐(Haver) /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 생츄어리(Sanctuary) / 인퍼노(Inferno) / 스트롱홀드(Stronghold)의 5종족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희소자원이 혈수정 하나로 통합됨에 따라, 자원의 배치/분포에 무관하게 모든 종족이 동일한 유/불리를 가지게 된다.



간략화는 각 종족별 테크트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있다. 종족별로 고유의 테크트리가 존재, 각 종족별로 자원별 중요도가 달랐던 기존의 시리즈에서 벗어나 모든 종족의 테크트리가 기본적으로 같은 형태를 가지며, 기본(Core) 유닛 3종, 정예(Elite) 유닛 3종, 챔피언(Champion) 1종 등 유닛의 기본 구성 또한 같다.



앞서 언급한 혈수정은 정예/챔피언 유닛 고용 건물을 짓거나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소모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한된 혈수정의 공급량 이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유닛 구성을 선택하게 된다.




[ 네크로폴리스의 건물 윈도우 ]



[ 헤이븐의 테크트리. 핵심 테크의 구성은 네크로폴리스와 완전히 같다. ]




이렇게 동일한 형태의 테크트리는 MMH6의 다른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된다.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적 플레이어의 성을 점령하더라도 그 건물의 종족/성격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병력의 증원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종족의 혼성 부대를 구성해야만 했고, 이러한 부대가 제대로된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기(Morale) 페널티를 줄여주는 영웅기술인 지도력(Leadership) 스킬이 강제되는 경향이 심했다.



하지만 MMH6에서는 대상 성의 테크 수준에 따른 추가적인 자원을 지불할 경우, 해당 성의 종족을 자신의 메인 종족의 것으로 변환할 수 있게 된 것. 기존까지의 시리즈에서는 없던 이러한 변환시스템을 통해 필요하다면 맵에 존재하는 모든 성을 자신의 종족과 일치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으며, 원한다면 사기 페널티 없이 한 종족만의 강력한 부대를 구성할 수 있다.



[ 적의 성을 점령하면 아군의 속성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






[ 인퍼노의 요새를 네크로폴리스의 소속으로 변환하는 모습 ]




MMH6에서는 이러한 성 변환 시스템의 기반 위에 더욱 뛰어난 편의성을 더했다.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모든 건물을 발전시킨 본성에 비해 점령한 멀티성의 경우 방어건물도 부실하고, 생산되는 병력의 질이 낮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전장에 가까운 요충지로 본성의 병력을 이동할 필요가 생기는데, 이를 위해 다수의 1레벨 영웅을 수송용으로 고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HOMM4에서 혁신적으로 내놓았던 캐러반(Caravan)의 등장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법이 되지 못했다.



MMH6에서는 병력 고용의 메커니즘을 대폭 개선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성 중 한 곳에서 모든 성의 누적 고용수를 한꺼번에 고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등장으로 인해 성 간의 병력이동을 위해 부차적인 영웅을 운용할 필요없이, 오로지 주력영웅의 이동과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배경이 마련되게 된 것.



[ 모든 네크로폴리스에서 생산되는 병력을 한 곳에서 고용할 수 있다. ]




▷2. 방대한 자유도, 원하는 대로 육성할 수 있는 영웅들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영웅의 고용에 있어 불평등/운의 요소가 많았다. HOMM3에서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치를 떠는 위자드, 솔미르(Solmyr)의 경우는 특기인 연쇄번개(Chain Lightning)의 위력이 대단해, 멀티 플레이에서 고르면 상대가 방을 나가버릴 정도로 그 강력함을 자랑했다.



영웅의 특수능력 뿐만 아니라 일반능력에서도 운의 요소는 작용했다. HOMM3 게이머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곤 했던 "매의 눈(Eagle Eye)과 신비주의(Mysticism) 중 어느 스킬이 더 나쁜가?" 처럼 레벨업시 선택해야 하는 2가지 스킬에 어떤 스킬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영웅 육성의 방향이 180도로 달라지곤 했다.



[ 핫시트/멀티 플레이시 고르면 욕 먹었던 위자드, 체라의 솔미르 ]




MMH6의 영웅의 선택과 육성에는 방대한 자유도가 주어지며, 전작의 운/불평등의 요소는 MMH6에서 대부분 제거되어 있다. MMH6에서는 영웅의 레벨업에 따라 얻게되는 능력포인트(Ability Point)를 투자해서 원하는 스킬을 배울 수 있는데, 이러한 선택에 있어 전작의 2지선다 같은 제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웅의 모든 스킬트리는 공개되어 있으며, 요구레벨만 달성하면 필요한 스킬을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스킬을 선택함에 있어 전작처럼 스킬별 효용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스킬을 재설계하여 모든 스킬들을 충분히 매력적이게끔 디자인해 두었다. MMH6에서 영웅별 스킬의 제약은 오로지 "힘(Might)영웅이 마법속성 3단계 스킬을 배울 수 없고, 마법(Magic)영웅이 힘속성 3단계 스킬을 배울 수 없다"는 것 뿐. 다만, 게임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게조차 너무 많은 정보를 제약없이 제공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진입장벽이 조금 높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 MMH6 영웅 능력 페이지. 15레벨이상 마법영웅은 마법 3단계 능력을 능력포인트 1로 배울 수 있다. ]




[ 다만, 마법영웅에게는 힘 3단계의 능력이 개방되지 않는다. ]




또한, 주점(Tavern)에서 영웅을 고용할 때도 불운은 작용하지 않는다. 싱글플레이에서는 해당 종족의 모든 영웅이, 커스텀/멀티 플레이에서는 모든 종족의 모든 영웅이 주점에 등장하며, 어떤 영웅이 주점에 등장할까 고민할 필요없이 전체 영웅들 중에서 원하는 능력을 보유한 영웅을 고용할 수 있다.



또한 MMH6에서는 2번째 이후의 영웅을 고용할 경우 플레이어에게 소속된 가장 높은 레벨의 영웅을 기준으로 5레벨이 낮은 레벨로 합류하게 되며, 이를 통해 전작과는 달리 영웅의 전략적인 보유 및 활용의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 고용 가능한 모든 영웅이 주점에 등장한다. ]




이러한 형평은 마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HOMM3를 기준으로 기존의 마법들은 기본(Basic) - 숙달(Advanced) - 전문(Expert) 등급으로 나뉘어졌으며, 감속(Slow)처럼 피해량 없이 부대의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마법의 경우에는 전문 단계시 적 모든 부대의 속도를 절반으로 깎아버리는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곤 했다.



반면 MMH6에서는 스킬간 효율의 균등화로 인해 마법의 전문화 등급에 관련된 스킬이 사라진 대신, 이러한 마법의 범위/효과 간에 적절한 균형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MMH6의 감속(Slow)은 단일 적 대상의 주도력과 이동력을 각각 20/2씩 감소시키는데 반해, 대규모 감속(Mass Slow)의 경우는 적 모두의 주도력과 이동력을 감소시키지만 그 위력이 감속의 절반인 10/1에 그친다. 즉, 적 전체에게 약한 효과를 줄 것인가, 아니면 적 하나에게 강한 효과를 줄 것인가의 선택지를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며, 둘 중 선택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몫.



[ 감속(Slow)은 한 명의 적에게 주도력 -20 / 이동력 -2의 효과 ]




[ 대규모 감속(Mass Slow)은 모든 적에게 주도력 -10 / 이동력 -1의 효과 ]




▷3. 시리즈의 핵심을 계승하는 MMH6만의 전투



무엇보다 HOMM, 아니 MMH시리즈의 백미라면 군대를 꾸릴 수 있는 다양한 몬스터와 그러한 군대를 통해 벌이는 전투라 하겠다. MMH6에서의 종족은 헤이븐(Haver) /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 생츄어리(Sanctuary) / 인퍼노(Inferno) / 스트롱홀드(Stronghold)의 총 5종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는 별도로 게임내에 존재하는 빛/어둠/땅/물/불/바람의 6가지 속성을 통해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며, 이들 중 대부분을 자신의 군대로 고용할 수 있다.



MMH6에서 등장하는 모든 유닛들은 특수능력을 가진다. 이러한 특수능력은 유닛별 세부 속성페이지에 아이콘으로 표시되며, 마우스 우클릭을 통해 그 자세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하나의 종족에서 등장하는 유닛의 종류는 기초(Core)3종 + 정예(Elite)3종 + 챔피언(Champion)1종으로 총 7종이며, 각각 업그레이드를 통해 2단계로 분화되기 때문에 하나의 종족에는 실제로 14종의 몬스터가 배치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이외 등장하는 다양한 속성의 정령 등 세력 외 몬스터를 포함하면 약 백여종에 달하는 몬스터가 존재한다.



MMH6는 기본적으로 HOMM5과 대부분의 전투 시스템이 동일하다. 전투를 대기중인 부대의 순서를 요약해주는 대기열부터, 전작과는 달리 치유마법을 통해 사망한 유닛이 부활이 가능한 점, 기존의 6각형 헥사 그리드를 포기하고 4각형 타일을 채택한 부분, 매 턴마다 한 번씩 영웅의 공격/마법을 통해 전투를 지원할 수 있는 점, 강력한 마법에는 총 사용 횟수의 제한이나 재사용 대기시간의 제약이 생기는 등, HOMM5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MMH6의 전투에도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다.



[ MMH6의 전투는 5편과 거의 비슷한 느낌 ]




[ 구조물의 경우에는 체력과는 달리 내구도라는 별도의 수치를 가진다. ]




MMH6의 전투가 가지는 HOMM5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종족별 고유스킬의 활용을 통해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헤이븐(Haven)의 영웅들은 아군부대가 사기충천 효과를 얻거나 적에게 피해를 입힐 때마나 수호천사(Guardian Angel)게이지를 채울 수 있고, 수호천사 능력을 통해 지정한 아군 유닛을 1턴간 모든 피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된다. 네크로폴리스(Necropolis)의 영웅은 전투를 통해 적이나 아군의 유닛이 사망할 때마다 차오르는 사령술(Necromancy) 게이지를 모아 아군 언데드 유닛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이러한 능력은 영웅의 성장과 함께 더욱 강화되어, 종족별로 차별화된 전략과 전술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커스텀/멀티 플레이시에 새로운 종족을 선택/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해당 종족의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거나 해당 종족의 영웅을 별도로 생성해야 하는 제약이 걸려있다. 이러한 제약은 언뜻 불편해 보이지만, 그로 인해 모든 종족의 시나리오를 플레이해보는 동기를 부여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장치로 평가할 수 있다.



[ 네크로폴리스의 사령술(Necromancy)능력. 죽은 언데드 아군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 ]


[ 마법/공격과 별도로 활용할 수 있는 종족 능력 ]


[ 사소한 전투는 자동전투(Quick Battle)로 해결 가능.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동 전투를 할 수 있다. ]




▷4. 그 외 개선 요소


HMM6의 시스템 개선은 게임 외적인 요소에도 포함되어 있다. MMH6에서 새롭게 선보인 시스템 중 독창적인 것은 바로 왕조(Dynasty) 시스템. 플레이어가 시나리오를 클리어 할 때 마다 플레이어의 계정에 경험치가 누적되고, 이러한 경험치가 누적되어 플레이어의 레벨이 오르면 다양한 고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기 전, 원하는 보너스를 주는 특수능력을 왕조의 능력으로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으며, 왕조의 등급이 오르면 더욱 강한 능력이 개방되면서 동시에 여러개의 슬롯이 개방되어 좀 더 원활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왕조 레벨/경험치를 포함, 세이브 데이터 등 모든 관련 데이터는 PC 클라이언트가 아닌 Ubisoft에서 운영하는 별도의 네트워크에 계정별로 저장되며, 이러한 네트워크의 접속을 통해 게이머의 위치에 상관없이 동일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스팀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경우 패키지를 구매하더라도 플레이를 위해서는 유비소프트 네트워크 쪽에 접속을 해서 플레이해야만 하는 이중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에게 적지않은 불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 플레이를 많이 할 수록 더욱 강하고, 더욱 많은 왕조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


[ 자신만의 영웅을 생성/편집할 수 있다. ]


[ 진행한 게임의 정도에 따라 업적을 얻을 수 있다. ]


[ 지금까지 획득/격파한 몬스터들의 정보가 저장되는 몬스터 도감 ]


[ 업적을 획득함에 따라 왕조 점수를 얻을 수 있다. ]


[ 왕조 점수로 구입할 수 있는 왕조 특성. 아이언 - 브론즈 - 실버 - 골드 - 플래티넘 등급으로 나뉜다. ]




HOMM 시리즈 팬의 입장에서 MMH6를 바라보자면, '돌아온 탕아'라는 느낌일까.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혹시켰던 2, 3편의 성공 이후, 제작사가 도산해버린 4편의 실패를 지나, 고전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5편의 등장을 거쳐 우리 앞에 나타난 MMH6. 어느덧 세월은 흘러 2D그래픽은 3D로 변했지만, 기존의 시리즈가 가졌던 단점들을 보완하고, 시리즈의 핵심을 잃지 않은 채로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한 MMH6의 모습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만,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진행하면 퀘스트에 에러가 발생한다거나, 한글판의 번역이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군데군데 오역이 눈에 띈다는 점 등에서 평가가 깎일 소지가 있다. 또한 5종족의 종족스킬 중에서 네크로폴리스의 사령술의 위력이 너무 강하다는 평이 나오는 등 종족간 밸런스에서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누가 내게 "HOMM시리즈 중 최고를 고르라면 무엇을 꼽겠는가?"라고 묻는다면 3편과 6편 중에서 갈등할만큼, MMH6의 완성도는 높다. 앞서 이야기한 단점들도 Ubisoft 네트워크를 통해 배포되는 패치에 의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 또한, 마지막 확장팩까지 밸런싱에 실패했던 3편보다 더욱 큰 기대를 가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로딩 화면에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기분도 오랫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