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0 행사 현장에서 만난 월드 오브 탱크의 워게이밍넷 부스는 다른 부스와 달리 피시방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시연공간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사실 E3 행사는 게이머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비즈니스에 아무래도 좀 더 초점이 맞춰진 곳. 아예 일반 관람객은 부스에 입장도 못하게 되어있는 베데스다 같은 부스도 이상하지 않은 행사다.


그럼에도 시연에 이렇게 공을 들인 이유에 대해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무슨 소리냐는 반응. '트라이온, EA, 블리자드 등 많은 개발자들 또한 우리 게임에서는 게이머'라는 것이다. 과연 워게이밍넷 부스의 시연대는 행사가 열리는 내내 빈 자리가 없을 정도. 타사의 개발자들 또한 자신의 게임을 즐긴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빅터 키슬리 대표의 이야기에는 거침이 없었다.





“한국 서비스는 전적으로 한국 지사에서 결정권을 가지도록 할 것입니다.”


빅터 키슬리 대표는 예정되어 있는 월드 오브 탱크의 한국 서비스에 대해 우선 입을 열었다. 시장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게 의사결정권을 주는 등 한국 지사의 권한을 존중할 계획이다. 현재는 팀을 세팅 한 후 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 중이라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서버 등의 기반 확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월드 오브 탱크가 한국에 서비스 되는 시점에는 북미나 러시아와 버전차이가 나지 않도록 맞춰서 서비스할 계획. 게다가 새로운 2가지 모드와 2개의 맵, 새로운 전차와 자주포, 구축전차 등이 추가되는 7.4 패치도 예정되어 있어, 이를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는 이용자는 3천 만 명. 이에 맞춰 워게이밍넷 또한 전 세계에 900명의 직원을 두고 서비스 규모를 맞춰나가려는 중이다. 이번 E3 부스는 작년의 4배 규모로 참가했고, 올 해 지스타 역시 참가할 계획이라고. 문득 작년 지스타에서 행사장 앞에 탱크를 갖다놓았던 워게이밍넷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만큼 워게이밍넷의 행보는 공격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완성도를 위해 어떤 비행시뮬레이션 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상의 탱크 다음은 하늘. 워게이밍넷은 이번 E3에서 차기작인 월드 오브 워플레인의 시연버전 또한 공개했다.


월드 오브 워플레인의 게임방식은 월드 오브 탱크과 대동소이하다. 15대 15의 공중전투를 5분에서 10분 사이의 짧은 시간에 맛볼 수 있다. 단순히 상대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것 외에도 대공포나 움직이는 지상 목표물을 파괴하는 승리조건도 가지고 있으며, 협곡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행하는 등 사실적인 비행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시대 배경은 항공기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2차 세계대전. 게임에 등장하는 전투기들 또한 당시 시대 배경에 맞게 고증된 것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더해 실제 생산되진 않았지만 설계도면상으로 존재했던 당시의 비행기까지 되살려냈다고.


격납고에 여러 대의 비행기를 모으고, 테크트리를 타며 비행기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수많은 파트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월드 오브 워플레인은 빠르고 기민한 파이터형, 느리지만 공격력이 강한 헤비 파이터형, 지상 목표물 제거에 특화된 그라운드 어택커형 기체를 선택할 수 있다.







“학생이나 직장인이 집에 와서 쉽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특히 3차원 비행 액션 게임이 주는 조작과 피로감에 대한 최적의 위치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너무 사실적인 게임이 되면 피로감이 클 것인데, 그렇다고 너무 캐주얼 한 게임이 되고 싶진 않았다고. 키보드는 물론 키보드+마우스, 조이스틱, 게임패드 등 8개 이상의 컨트롤 모델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한 월드 오브 워플레인은 비행 게임의 조작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은 상태라고 했다.


북미, 유럽, 러시아 지역에서 클로즈베타를 시작한 월드 오브 워플레인은 전작의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미 60만 명이 클로즈베타에 지원을 했다고. 앞으로 두 달 정도 더 테스트를 거쳐 오픈베타를 시작할 계획이며 연내 상용화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국에서의 서비스도 그에 맞춰 빠르게 진행한다고. 월드 오브 탱크가 안착하면 일부러 늦게 출시하거나 하지 않고 바로 월드 오브 워플레인도 선을 보인다.


게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외형 변경 등의 부분유료화 정책으로 서비스 할 예정인 월드 오브 워플레인. 이에 대해 빅터 키슬리 대표는 게임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다른 어떤 비행시뮬레이션 게임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며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군인 출신은 아닙니다. 하지만 밀리터리 물을 굉장히 좋아해서 특별히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죠.”


탱크, 비행기 그리고 그 다음 차기작 월드 오브 배틀쉽으로 바다까지 정복하려는 워게이밍넷. 빅터 키슬리 대표로부터 워게이밍넷의 향후 계획도 들어볼 수 있었다.


최종 목표는 한 개의 계정으로 3개의 게임을 모두 플레이하는 것이며, 친구, 훈장, 스탯 등을 모두 계정 하나로 관리하는 통합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게임 내 골드를 서로 다른 게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만렙 이후에 쌓이는 추가 경험치를 다른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한 시도로 들렸다.


전쟁 역사에 대해서도 깊은 지식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특수 군사 훈련을 자청해 로켓포 장교 자격까지 얻을 정도로 밀리터리 분야의 매니아이자, 월드 오브 탱크도 전적만 8,500판이 넘어가고 80개의 탱크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빅터 키슬리 대표.


바로 그 열정이 월드 오브 탱크 성공의 원동력이자, 월드 오브 워플레인에 기대를 걸어도 될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