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이하 ESA)가 미국 게임산업에 대한 통계자료를 공개했다.

ESA는 미국 게임쇼 E3와 미국의 게임 심의단체인 ESRB를 함께 담당하고 있으며, 불법 복제 프로그램 방지, 비지스 및 소비자연구, 정부와의 관계 및 지적재산권 보호 등 게임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다. 캡콤, 세가, 마이크로소프트, 유비소프트, 에픽게임스 등 다양한 개발사가 이 단체에 속해있다.

ESA는 매년 언론과 게임산업 관계자를 위해 미국 게임산업 통계 자료를 공개하고 있으며, 올해도 E3에 맞춰 2012년 통계수치를 공개했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미국의 게임문화. 어떤 차이가 있을지 통계 수치로 만나보자.



■ 비디오게임이 대세인 미국!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은?

온라인 게임보다 비디오게임의 비중이 높은 미국. 그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비디오게임은 뭘까?

2012년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게임 1위는 '콜오브듀티 : 모던워페어3'가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콜오브듀티 : 블랙옵스'가 1위를 차지한 이후 두 해 연속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1위를 차지한 것.

그 뒤를 이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두 딸에게 선물해줘서 더욱 유명세를 탄 '저스트댄스3'와 한국에서는 인기가 덜하지만 미국에서는 골수팬을 확보한 미식축구 소재 게임 '매든 NFL 12'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순위권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앨더스크롤 5 : 스카이림'와 '배틀필드3'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판매순위 20위권 내에서 특히 댄스 게임 타이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클잭슨 익스피리언스'와 '저스트댄스3', '저스트댄스2'와 같이 춤과 관련된 타이틀과 함께,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줌바 피트니스'도 순위권에 올랐다.




컴퓨터 부문에서는 2011년 말 북미와 유럽 게이머들을 뒤흔들어 놓은 '스타워즈 : 구공화국'이 1위의 영광을 안았다. 그 뒤를 이어 '엘더스크롤 : 스카이림'과, '스타크래프트2 : 자유의 날개'가 자리를 잡았다.

한편, 20위권 내에는 '포탈2'와 '문명 5'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게임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며, '심즈'시리즈가 20위권 내에 다섯 자리를 차지할 만큼 커다란 인기를 보였다.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리프트'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59%의 부모가 자녀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 게임을 즐긴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년층과 중년층 게이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게임의 주요 연령층은 청소년이 대다수이며, 혼자 혹은 또래 친구들과 게임을 즐긴다. 그만큼 가족과 게임을 즐기는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는 자녀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 게임을 즐긴다고 응답한 비율이 59%였으며, 최소한 한 주에 한번은 자녀와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응답도 40%에 해당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부모들은 왜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게 됐을까?

이 질문에 응답자 대다수가 "가족 전체에게 즐거운 시간이 돼서(90%)"라고 대답했으며, "아이들의 요청에 의해(85%)", "아이과 소통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서(79%)"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이는 작년에 진행된 동일한 설문에서와 비슷한 결과이다.

한가지 차이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큼 나도 게임을 하는 게 즐거워서(48%)"라는 응답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게임을 지도하는 것에서 나아가 게임을 함께 즐기는 부모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중복응답)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만큼,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 다르다. 아이들의 삶에 게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답변이 52%를 차지한 것. 부모들이 꼽은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는, 정서와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66%)는 것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며(61%), 게임으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59%)라는 답변이 많은 수를 차지했다.(중복응답)

열 명 중 한 명의 부모가 자녀가 게임을 이용할 때 아이들이 어떤 내용을 즐기는지 게임 콘텐츠를 주의 깊게 살핀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아이들의 게임 선택에 대해서도 엄격한 편이다. 미국의 게임 등급 분류 시스템인 ESRB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부모의 비중(85%)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한 가정에 최소 한 개의 게임을 즐긴다

2011년 ESA에서 발표한 통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평균 연령은 38세였다. 올해는 한층 어려져 평균 게이머의 연령이 30세로 발표됐다. 한 가정에서는 최소한 한 개의 콘솔게임이나 PC혹은 스마트폰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평균 2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가정도 49%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3%, 여성이 47%로 비교적 균등하게 나타난 편.

한편, 게임을 가장 빈번하게 구매하는 평균 연령은 35세였다. 최근 게임을 구매한 사람 중 42%는 DVD나 음악, 혹은 영화를 보러 가는 것 보다 게임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값어치 있게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즉, 열 명 중 네 명 정도는 게임이 가진 문화적인 만족도가 다른 매체를 통한 만족도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만족도는 재구매로 나타난다. 응답자 중 46%는 올해가 가기 전 한 개 혹은 그 이상의 게임을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2008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의 게임의 판매량은 대폭 늘었다. 작년 전체 매출이 169억 달러(한화 약 19조 7천억)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줄어 전체 166억 달러(한화 약 19조 3천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비디오 게임은 작년과 비교해 6억 달러 감소한 88억 달러(약 10조 2천 억 원)를 기록했으며, 온라인게임도 2억 5천만 달러 감소한 4억 5천 달러(약 5천 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기타 플랫폼은 6억 8천만 달러에서 7억 3천만 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콘솔게임의 매출이 줄었다고 해도 응답자의 대부분이 콘솔게임을 즐겼으며(70%), PC게임의 비중(65%)도 상당하다. 그리고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38%로 상당히 많은 수를 차지했다.(중복응답)

모바일게임 플레이는 주로 퍼즐이나 보드게임, 카드게임, 퀴즈게임이 대다수(47%)를 차지했으며, 다운로드 가능한 게임이 27%, 액션, 스포츠 롤플레잉 게임이 12%로 그 뒤를 이었다. 게임을 구매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게임의 그래픽, 게임의 스토리라인에 대한 흥미, 좋아하는 게임의 속편인 경우, 혹은 매체나 지인들의 추천 등이 었다.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게임을 판매하지 못하게 한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대해, "게임도 (소설, 음악과 같이)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정부가 주관하여 판단할 수 없다"며, 게임을 포함한 그 어떤 매체도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결국, 캘리포니아주의 폭력게임 금지법은 연방대법원에서 위헌판결을 받았다.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는 게임의 발전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85개의 비디오 게임이 전시되기도 했다.

미국은 게임을 이미 법적으로 문화의 한 갈래로 인정했으며, 미국인들 가정 내에서 게임은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어느 한 성별만의 문화, 혹은 특정 연령대의 또래문화가 아닌 모두가 즐기는 생활의 일부가 된 게임.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ESA의 통계자료가 아닐까? 미국에서 게임은 문화이며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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