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밸브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한 일간지의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게임업계는 크게 들썩였다. 이달 중순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하와이에서 만나 비밀 회담을 진행했다는 것.

해당 일간지의 보도에 의하면 밸브 인수 가격은 1조 원을 웃돌 것이며, 김택진 대표가 넥슨에 매각한 개인소유 지분 8,000억 원가량과 넥슨이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리츠타워 인근 대지를 매각하며 확보한 1,300억 원의 현금이 인수 대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 이후 여러 매체에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두 업체 관계자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마찬가지, 대부분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힘을 합쳐도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밸브를 인수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밸브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밸브는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CEO인 게이브 뉴웰이 10년 넘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해서 획득한 스톡옵션을 행사해 1996년에 창업한 회사이며 게이브 뉴웰이 전체 밸브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밸브 자체가 개인 소유의 회사이기 그동안 회사 수익 구조에 대한 어떠한 자료로 발표하지 않았으며 게이브 뉴웰 본인도 밸브의 구체적 수익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외부 자료를 통해서는 밸브의 가치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던 상황에서 업계는 밸브를 '최고로 잘 나가는 회사 중 하나' 정도로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이에, 미 유력 경제지인 포브스는 올해 3월 게임업계 관계자를 비롯하여 주식 분석가, 투자전문 은행, 기술 분석가들을 총동원하여 밸브의 기업가치를 측정하려는 시도를 펼쳤다.

그 결과 포브스는 최대한 보수적인 평가방법으로 분석해도 2012년 3월 당시 밸브의 기업가치가 30억 달러, 한화로 3조 4천억 원을 넘는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또한, 게이브 뉴웰의 50% 넘는 지분을 고려하면 개인재산은 적어도 15억 달러, 한화로 1조 7천억 원에 달하며 전 세계 1,226명의 억만장자 중에서 854위에 올랐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편, 일부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밸브가 PC 게임 디지털 다운로드 서비스인 '스팀'을 통해 해를 거듭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뤄왔고 AOS 신작인 도타2를 비롯해 스팀 '빅 픽쳐 모드'등 기술 혁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밸브의 기업가치는 포브스의 분석보다도 훨씬 많은 한화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 ▲ 올해 초 밸브의 기업 가치를 평가했던 포브스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