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GC의 테마는 스마트 혁명(Smart Revolution). KGC 2012의 마지막 날, 컴투스의 인기 소셜게임 '타이니팜'의 이승민 PD가 '대중적인 모바일 SNG가 가져야할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발표했다. 이승민 PD는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인 이노티아 연대기 2와 엘피스의 콘텐츠 및 시스템 기획에 참여한 바 있으며, 발표 주제인 타이니팜에서도 콘텐츠와 시스템을 기획했고 현재는 운영까지 담당하고 있다.


타이니팜이 지금까지 걸어온 주요 성과 및 본인에 대한 소개를 간략하게 마친 이승민 PD는 무엇보다 먼저 SNG, 소셜 게임의 유저 타겟팅에 대해 강조했다. 경력이 많은 베테랑일수록 게임을 만들때 스스로의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대상을 먼저 명확하게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 게이머(Non-gamer)와 여성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유저층을 대상으로 잡는 모바일 소셜 게임의 경우 대상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이승민 PD의 경우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하여 타겟층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결국 그가 타이니팜을 개발하면서 파악한 모바일 소셜게임 유저층의 특징은 전부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현실적인 소재, 사회적인 관계성, 시각적인 매력, 쉬움&단순함이다.

즉 코어게이머들이 판타지나 무협에 끌리는 것과 달리 농장이나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 등 현실에 있을 법한 소재들을 활용한 게임을 선호하며, 외부의 홍보나 광고보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게임에 입문하고 게임에서도 이런 관계를 이어가며, 시각적으로 끌리는 게임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쉽고 단순해 접근이 어렵지 않은 게임에 집중한다.


실제 타이니팜의 제작을 시작하면서 컴투스의 최초 소셜 게임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도가 필요했고, 이렇게 대상 유저층에 대해 파악한 후 목장을 기반으로 펫 키우기라는 특징을 도입하여 현재의 타이니팜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게임의 주된 콘텐츠가 동물이었던 만큼 시각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고, 벡터 기반의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에 세련되고 심플한 UI를 더했다. 단적인 예로 타이니팜의 구름 모양 인터페이스나 높은 산을 연상하게 하는 뒷배경 등 감성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집중했던 점은 쉬움&단순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임 시스템. 쉽고 단순해야 하지만 한가지 핵심을 유지해야 했는데, 이승민 PD는 귀여운 동물의 콜렉션을 초기 게임의 주된 콘텐츠로 꼽았다. 타이니팜 내에 존재하는 사냥꾼이나 수수께끼알 등의 콘텐츠들도 모두 이런 동물의 콜렉션을 보완하는 서브 시스템이라고 한다.

귀여운 동물들을 교배시키는 것 역시 차별화했다. 일반적인 소셜 게임의 경우 동물을 교배한 후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타이니팜은 동물을 교배하면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하여 접근성을 높였다는 것.


이승민 PD가 또 하나 언급했던 것은 운영의 방향성. 타이니팜의 경우 초반부터 이용자 확보라는 전략적인 입장이 있었던 만큼 주요 스토어에 전부 게임을 출시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취했고, 실제로 각 앱스토어에 오픈되는 시기마다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등 대상 유저층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계절별 이벤트를 꾸준히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시선을 잡아둘 수 있는 이벤트 역시 중요하다고. 타이니팜의 봄꽃 동물같은 경우 해당 시기에 마땅한 계절 이벤트가 없어 고심끝에 직접 이벤트를 만들어 삽입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승민 PD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타이니팜이 앞으로는 충분한 자극을 주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타이니팜의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중에 있으며, 최근의 카카오톡 등 소셜 그래프를 활용한 유저의 유입 등을 바라보며 타이니팜 내부의 소규모 커뮤니티 그룹 등 타이니팜 자체가 하나의 소셜 플랫폼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는 말로 강연을 끝마쳤다.


한편, 이승민 PD의 '대중적인 모바일 SNG가 가져야할 방향성' 발표 시간에는 타이니팜의 인기를 증명하듯 다수의 청중이 바닥에 앉아서 강연을 청취할 정도로 인기를 끌어 주목을 받았다.








계절별로 이벤트를 많이 한다고 했는데 잘된 이벤트와 의도에 못 미쳤던 이벤트가 궁금하다.

타이니팜의 유저분들은 생각보다 세계관에 잘 빠져들지 않는 것 같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욕심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타이니팜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에 루돌프를 고쳐주면 감사를 표하고 또 다른 것으로 이어지는 등 이야기가 섞인 연계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반응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유저들은 복잡하게 시키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냥 '어떤 동물 하나를 구해라.' 등 간단한 이벤트가 호응도 좋고 반응도 뜨겁다. 참고로 타이니팜의 트래픽이 가장 몰리는 시기는 저녁 드라마가 끝나는 11시인데, 유저층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그 시간에 세계관에 대한 고민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웃음)


국내에서는 소셜 게임 분야에서 타이니팜이 크게 성공했는데, 해외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지 못한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일단 첫번째 이유는 용량이다.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좋지만, 해외는 보통 20메가 정도를 넘어가는 게임은 쉽지 않다. 타이니팜은 동물 퀄리티에 많이 집중하다보니 현재 150메가 정도가 된다. 물론 이건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인데, 앞으로 최적화를 위해서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컴투스가 가장 마케팅을 잘하는 지역도 한국이라서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부분 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경쟁작이 많다. 매출은 괜찮나?

사실 아직까지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웃음) 카카오톡이 출현하면서 내부에서 위기감을 느끼긴 했는데, 여전히 큰 차이는 없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만큼 한국의 모바일 시장이 성장했다는 뜻 같다.


여성분이 내부에 기획자로 있다고 언급했는데 남자와 다른 점이나 특별히 도움을 받은 점이 있나?

예를 들어 얼마전 볼라덴이라는 태풍이 지나가서 많은 피해를 입었을때 내부 여성 기획자분의 제안으로 말하는 동물들의 대사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대사가 추가되거나 한 적이 있다. 업무야 동등하지만 감성적인 면에서 도움은 항상 많이 받고 있다.



콜렉션을 핵심 콘텐츠로 꼽았는데, 물론 온라인 게임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 볼때 너무 단순한게 아니냐는 의문이 좀 있다.


저 스스로의 성향은 사실 하드코어한 게이머에 가깝다. 그래서 처음에 기획하면서 현재의 콜렉션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해서 훨씬 동물도 많았고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런데 대상 유저층에 대해 파악한 후 만들어낸 지금은 쉽고 단순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나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까 강연 중에 짤막하게 질문도 나왔었는데, 귀여운 동물을 모두 갖고 싶다는 입장에서는 동물의 마릿수가 너무 부족하지 않냐는 불만이 좀 있다.

유저들의 불만을 알고있고 해결하려고 노력중에 있지만 스마트폰의 성능때문에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내부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최대 40 마리 정도를 목장에 넣을 수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아이폰 4S에서 느려질 뿐 아니라 3G에서는 게임 자체가 동작이 안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벨(부분 유료 아이템)로 구매해야 했던 동물 보관소를 대폭 증가시키고 동물의 칸 역시 게임 내의 골드로 구매할 수 있게 바꾸었다. 현재 같은 외형의 동물들은 따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색깔로 구분하는 등 내부에서 최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까 강연 중에 이제는 어느정도 유저들이 성장해서 좀 더 다른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이번에 한달이나 두달 정도 사이에 추가될 콘텐츠는, 구체적인 사항까지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소셜 기능과 관계된 기능이 하나 들어간다. 사냥꾼의 집도 수수께끼 알과 겹치는 콘셉이 좀 있어서 약간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타이니팜이 가진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콘텐츠를 더하려고 한다.

타이니팜은 처음 기획을 하면서 회사의 입장에서 유저를 모아야 한다는 전략적인 목표가 있었고 서로 관계를 맺는 쌍방향이 아니라 접근이 쉬운 일방향의 형태로 제작했다. 그래서 접근은 쉽지만 관계를 이어주는 고리가 약하달까? 그런 느낌이 좀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고리를 부담이 없으면서도 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형태를 기획하고 있다.


타이니팜은 농장류로 분류되는 소셜게임이지만 농작물 수확의 비중이 굉장히 낮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초기의 기획에서는 아예 밭이 없었다. 동물에 집중하자는 판단으로 그런 것인데, 여성 유저분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사로잡기 위한 장치의 역할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도입되었다. 다른 소셜 게임에서 시든 농작물 살려주는 등의 소셜 도움 기능이 없는 것도 애정을 동물에 집중해 단순하게 만들자는 판단이었다.

사실 소셜적인 기능 역시 기획에서 사라진 것이 굉장히 많다. 동물이 아파하면 친구가 찾아와 치료해주거나, 애정을 주지 않은 동물은 도망가서 친구의 집 어딘가에 숨어버리니 가서 직접 데려와야 하고.. 그런데 만약 친구가 100명이라면? (웃음) 소셜 기능에 대해서는 검토는 꾸준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