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에서 봤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위메이드의 모바일 MMORPG라인을 책임지는 '아크스피어'를 총괄하고 있는 이현승 PD는 요즘 말로 돌직구 같았습니다. 너무 솔직해서 단체 인터뷰에 모인 기자들을 적잖히 당활시킬 정도였으니까요.

게임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줄이겠습니다. 이번 지스타에서 만난 이현승 PD 인터뷰는 지난 TGS 인터뷰 이후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짧고 굵고 강렬합니다.

[ ▲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 이현승 총괄 PD ]





TGS 인터뷰 기사를 보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아크스피어의 소개를 부탁한다.

아크스피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중인 MMORPG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MO지만 약간의 커뮤니티를 추가해 MMO라 이름붙이는 작품이 많은데, 아크스피어는 진짜 필드가 존재하는 MMORPG다.

게임을 개발하는 시간은 조금 짧았고, 개발 완료 시점은 내년 초로 잡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45명 정도의 인력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출시 일정은 사업부와 대화를 한 후 정확하게 잡힐 것 같은데, 일단 내년 3~4월 정도로 잡고 있다.


아크스피어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아크는 방주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방주의 의미를 약간 다르게 해석하려 했다. 예를 들어 고대의 유산이나 유물같은 개념으로 말이다. 혹은 과거의 것을 재해석해 만든 병기 같은 개념일 수도 있겠다. 그 아크가 스피어라는 행성에 다수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그것을 뺏고 뺏기는 세계관에 놓인 것이다. 나는 되도록이면 적당히 쉬운 이름을 선호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부분에서 실패한 것 같다.(웃음)


지난 TGS 2012 때 공개한 버전에 비해 지스타 버전은 어느정도 발전했는지 궁금하다.

시간이 흐른 만큼 많이 추가됐다. 일단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으며, 근접 스킬 외에 다양한 마법 스킬까지 추가됐다. 또한 콘텐츠적 부분도 꽤 추가된 게 많다. 사실 올해 여름만해도 팀원이 30명도 채 안됐는데 콘텐츠를 충원해야함을 깨닫고 불과 몇 달 새 개발팀 인원을 대폭 늘렸다. 아이템도 현재는 기본적인 아이템뿐이지만, 정식 서비스 시에는 MMORPG에 어울리는 세트아이템 추가 및 랜덤아이템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되도록 다듬을 것이다.


본격적인 모바일 3D MMORPG 치고 개발기간이 조금 짧은 것 아닌가?

욕심을 많이 줄였다. 사실 아크스피어를 처음 기획했을 당시에는 향후 2년을 바라보는 게임을 만드려고 했었다. 그 목표를 위해 강력한 소셜 기능을 탑재한 게임 제작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개발을 진행하며 그런 개인적 욕심을 많이 죽였다.

개발자들은 알겠지만,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먹는 때가 초기 기획단계다. 기획이 계속 뒤엎이면서 아까운 시간이 떨어져 나가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애초에 그런 무리한 욕심은 과감히 버리고 개발했기에 기획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던 것이다. 초반부터 개발을 어떻게 할 지 확실히 알았고, 회사 내부에서도 모바일 게임이기에 상층에서 허들을 높게 잡지 않아 덕을 본 면도 없잖아 있다.


축소된 소셜 기능이 향후 업데이트로 추가될 여지는 있나?

소셜 기능을 활용하기 위한 연결 고리 부분까지도 제거했기에 그건 좀 힘들 것 같다. 아크스피어 프로젝트에서는 그게 게임 밸런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후에는 PvP같은 현실적인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MMORPG에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이 많은데, 아크스피어는 겉보기에 완전한 SF같다.

SF보다는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우리는 아크스피어를 개발하며 어떤 오브젝트를 첨부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다. 애초 목적도 가벼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업데이트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유저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것은 옛날 게임 방식인데, 그런 원초적인 MMORPG를 모바일에서 최대한 잘 구현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으니 크게 상관하지는 않는다. TGS에서 말했든 만만한 게임을 만들되 그래픽만큼은 예쁘게 제작하고 싶다.(웃음)


만만한 게임이라 하면 특색없는 게임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핑거 스킬 부분이나 소셜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내가 보기에도 특색없어 보인다.(웃음) 하지만 그렇다 쳐도 잘 만든 게임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목적이다. 현재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내에서는 완성도 높은 그래픽과 재미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자신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아크스피어를 즐긴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실은 나도 아직 잘 모른다. 나는 피드백을 데이터화해서 받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신빙성의 차이 때문이다. TGS는 행사 일정이 끝나고 데이터로 취합해서 내게 왔는데, 이번 지스타도 TGS와 마찬가지일 것 같다. 끝나봐야 알 것이다.


위메이드에서 준비하고 있는 타 캐주얼 모바일 게임과 유저 타깃층이 겹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별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굳이 꼽으라면 '천랑' 정도? 그 쪽 개발진과도 평소에 만나면서 게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곤 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거지만, 일단 천랑은 MO 방식의 게임인데다 추구하는 게임성도 아크스피어와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천랑의 그래픽은 동양 풍이지만, 아크스피어는 서양 풍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 강세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모바일 게임회사 작품들도 그 쪽이 많은데, 아크스피어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우리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 시장 다음을 보고 있다. 일본 유저들도 해당 장르를 오래 하다보면 그 이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사람은 게임을 하다보면 학습성에 의해 적응하게 되고, 익숙해지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다음장르로 MMORPG가 낙점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고, 아크스피어로 그 장르의 제대로 된 작품이라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물론 아크스피어가 일본 최고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즐겨 주셨으면 한다.



아크스피어의 특징으로 꼽은 핑거 제스처가 처음 들어가게 된 계기가 듣고 싶다.

나는 기본에 충실한 기획을 선호한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PC의 차이는 터치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을 최대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당 조작을 오래 사용하면 피곤하니까 기본 게임성을 유지하고 터치로 개성을 가미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실제 나온 버전을 즐기다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집중해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아크스피어의 서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려달라.

당연히 나라별로 서버를 구축할 것이며, 지역별로도 쪼갤 것이다. 네트워크 딜레이가 심할수록, 게임을 즐기는 데 치명적인 장르이니만큼 최대한 지연현상이 없도록 조율할 것이다.


3D MMORPG의 경우, 다른 개발사도 몇 번 시도했었지만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게임이 실패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은 하나다.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기본적인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저를 정착하게 만들 수 없다. 내 추측일 뿐이지만 그 게임들은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엎어진 거고 아크스피어는 재미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있다.


내년 3~4월 정도에 개발이 완료된다고 했는데, 그 때쯤 되면 어떤 모양새를 갖추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필드 13개와 큰 마을과 작은 마을이 하나씩 들어간다. 아울러 혼자서는 클리어하기 힘든 던전 타입의 필드도 2개 정도 들어갈 것이다. 몬스터 종류는 대략 70~80종 정도 생각하고 있으며, 캐릭터는 3개 클래스 확정이고, 4번째 클래스는 넣을지 안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 아마 다음 빌드 쯤 되면 확실하게 결정될 것이다.


던전이나 필드가 조금 적은 숫자 아닌가?

대신 업데이트를 통해 빠르게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아울러 우리 게임은 만레벨 개념이 여타 게임과는 다르다. 아크스피어의 만 레벨개념은 WOW 같은 개념이 아니다. 일단 콘테츠 만레벨과 계정 만레벨을 나누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마치 옛날 리니지와 같다고 보면 된다.


솔로 플레이어와 파티 플레이어의 레벨 차이가 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리니지 밸런스 스타일과 WOW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리니지는 혼자라도 열심히만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을 달성할 수 있지만, WOW는 불가능하다. 아크스피어는 리니지와 근본 방식은 같다. 혼자서 노가다를 한 후 꾸역꾸역 성장하면 아무리 높은 수준의 던전이라도 기어코 클리어가 가능하다.


향후 유료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기본적으로는 무료다. 하지만 일본 등지에서는 정액 패키지로 팔 수도 있다. 일본 유저들은 입소문이 퍼지면 바로 산다. 구매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사업부와 논의 후에 결정할 일이다.


핑거 스킬 인터페이스 외 특별한 것이 있는지.

명확하게 말하겠다. 특별한 것 없다. 아크스피어는 같은 시스템 안에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거다. 무리해서 가지 않고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만드는 게 나의 개발 철학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국내에 많은 게임 개발팀들이 작품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크스피어는 약속한 시간 안에 개발을 완료해 좋은 모습으로 선보이겠다. 많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