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FPS가 각광받는 시대에 동종 장르에서 인정받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선두를 달리는 인기 게임이 있는가 하면 왠만한 참신한 아이디어 역시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먼저 시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두고 레드 오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오브탱크는 상당히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발전을 거듭해 전차를 타고 함선을 타고 비행기를 몰고 있는 상황에서 전차를 타고 싸운다는 다소 평범한 소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월드오브탱크를 접한 유저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이 게임에는 "비슷한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현실성"이 있다고. 실제 전차와 같은 복잡한 계기판에 입각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냈다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전차를 타고 즐길 수 있는 전투, 그리고 그로 인해 신경써야 되는 것들에 대한 '현실성'을 구현해낸 것이다.


전면장갑이 두꺼워도 실제로 장갑이 약한 해치 부분을 공격하면 피해를 줄 수 있거나, 엔진부와 탄약고를 노려 화재를 노릴 수 있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입사각에 따라 포탄을 튕겨내는 도탄 시스템, 없는 경사 장갑을 무빙을 통해 만들어내는 "티타임 전술", 무게와 속력을 계산하여 적을 밀어버리거나 충각 전술을 시도할 수 있게 전차를 하나의 질량 병기로서의 구현화 까지.


▲ 포탄의 입사각부터 질량, 주요 기관부 파손까지 구현된 월드오브탱크



물론 게임 내용과 장치가 100% 완벽하게 현실과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높은 구현도와 현실성은 전 세계의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최근 골든조이스틱 2012 에서 리그오브레전드, WOW 등을 제치고 Massively Multi-player Online(MMO) 부분 1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게이머들에게 그 정교함과 게임성을 인정받은 월드오브탱크.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월드오브탱크의 개발 총괄 Chris keeling을 만나 이렇게 게임에 현실성을 부여한 이유와 앞으로의 패치 계획, 그리고 골드탄 패치 등 다양한 이슈들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월드오브탱크의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는 시니어 프로듀서, Chris keeling



지면 도탄, 경사 장갑 등 게임 메커니즘이 정말 현실성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사실 게임이라면 약간 더 가볍게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개발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다.

물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일어나는 복잡한 일들은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유저들이 그런 복잡한 부분을 신경 쓰지 않고도 현실성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재미를 느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게임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웃음)


▲ 장갑의 두께를 표현한 구조도, 실재 전차의 장갑 설계와 거의 비슷하다



몇몇 프랑스 전차들과 같은 페이퍼플렌 전차는 실제로 만들어진 적이 없다. 실제로 제작도 되지 않았던 전차들을 구현할 때 어려움은 없었는지?

최대한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는 모두 구해서 전차를 제작했고 몇몇 전차들은 청사진이나 미완성 도면 등 구할 수 있는 대로 모두 구하여 만들었다.

일부 포탑만 있는 전차들 중 다른 전차에 사용되기로 한 전차들도 있어 그런 부분은 실제 있는 부분만을 참고하여 능력치를 추정하며 전차를 개발했기 때문에 물론 실제 전차와는 성능차이가 나겠지만, 최대한 사실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사실 전차 설계도는 엄밀히 말하면 군사 자료이기도 하고, 제작도 안되었던 전차들의 도면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그런 자료들을 구했는지?

월드오브탱크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때는 존재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국가들, 예를 들면 소비에트 연방이나 독일의 제3제국 등 전차의 전보는 기밀정보가 되거나 비공개 자료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미국 전차들의 경우에도 이미 오래된 정보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기밀에 걸리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전차 설계도면 자체가 너무 오래되었고 심지어 제작도 되지 않은 전차의 경우에는 거의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는 고문서를 뒤지거나 정보를 아는 사람들을 수소문해가면서 직접 정보를 듣는 수밖에 없어 쉽지는 않았다.(웃음)



▲ 습기찬 낡은 잡지까지 뒤져가며 설계도를 구했던 일화를 설명하는 Chris



게임이다 보니 밸런스 패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월드오브탱크는 고증에 철저한 게임이니 만큼 함부로 전차의 성능을 변경하거나 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밸런스 패치는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

기본적으로는 다른 전차들과의 비교를 통해 밸런스를 찾는다. 우선 전차가 어느 티어에 들어갈지를 화력과 장갑, 기동력 등을 종합하여 결정한다. 그리고 부품과 연구 비용, 필요 경험치 등으로 밸런스를 조정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8티어 치곤 강하지만 9티어 치고는 약한 애매한 전차의 경우에는 8티어에 배치하고 전차의 모듈 업그레이드 연구 경험치와 비용을 비싸게 하는 등의 방법이다.



현재 영국 전차들은 구축전차와 자주포 트리가 없다. 아직 구현이 안된 것인지? 업데이트 예정이라면, 언제 업데이트될 것인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게임사의 입장에서 답변한다면, "준비가 된다면 출시할 생각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영국 구축전차와 자주포의 데이터나 정보, 특성과 모델 등은 정보수집을 마친 상태로, 개발이 완료된다면 바로 출시할 것이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구현화가 힘들었던 전차가 있다면?

전차를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연구 트리를 구축하는 과정이었지, 전차 자체에서는 개발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독일의 10티어 중전차인 마우스, 우리 회사의 대표인 빅터가 가장 좋아하는 전차이기에 그래픽과 액션 등을 조금 더 신경 썼던 기억이 있다(웃음).



▲ 워게이밍의 대표, 빅터옹이 가장 좋아하는 독일의 중전차 마우스



한국 같은 경우에는 아직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의 유저들이 월드오브탱크를 즐기고 있다. 혹시 한국 유저들의 게임 실력을 본 적 있나?

한국은 거의 모든 지역의 인터넷 환경이 잘 되어 있고, 유저들이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직원들과 현장 관람객 + 일반 유저팀이 7 vs 7 대결을 해서 당당히 직원 대표로 참가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단 번에 격파를 당했다. 한국 유저들의 높은 수준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웃음)



최근 패치로 성형작약탄, 이른바 골드탄이 크레딧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몇몇 중전차 유저들이 일반 포탄보다 장갑이 잘 관통되어 플레이가 조금 어려워진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우리는 골드를 구매한 사람과 골드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간의 벨런스 차이가 나길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 골드탄을 크레딧으로 구입하게 결정된 것은 골드를 구매한 사람이 무조건 승리하는 것을 벨런스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골드를 구입하지 않고도 골드탄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골드 사용 유저와 비사용 유저간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이번 패치를 진행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고티어 중전차들이 다른 전차들에 비해 너무나 강력해서 경전차와 중형전차의 입자가 좁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티어로 갈수록 경전차와 중형전차는 같은 티어나 한 단계 높은 티어의 중전차에게는 거의 피해를 주지 못한다.

물론 전차간의 임무가 나누어져 있어서 화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차이가 너무 커서 중형전차나 경전차가 중전차를 아예 상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기 발생하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한 두 개의 골드탄을 구매해서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패치를 한 것이다.

중전차 유저들이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차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번 골드탄 패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Chres



중국 전차가 이벤트 전차가 아니라 국가 트리 출시가 확정되었다. 중국 전차의 연구 트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기존 국가들과는 어떤 점이 차별화 되는가?

세계 대전 당시 중국 정부가 실제로 타 국가의 전차를 구매해 운영하였기 때문에 초반 1~5티어와 같은 저티어 전차에서는 중국 전차가 아닌 다른 국가의 전차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중국 전차들의 특징은 여러 국가의 전차를 합친 연구 트리로 고티어로 갈수록 독자적인 개조 전차들이 나오는 점이다. 그중에는 타 국가의 전차를 흉내를 내 제작한 전차들도 있어서 부품과 성능은 다르지만, 외형은 타 국가 전차와 유사한 전차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예외적인 질문이지만 개발사인 워게이밍은 러시아 회사다. 실제 게임 내에서도 '소련 전차가 좋다'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혹시 소련 전차에 살짝 사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러시아와 소련만 듣고도 이 질문을 예상했다(웃음). 많은 유저들이 러시아와 소련과의 지정학적 관계 때문에 이 질문을 자주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고증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서 어떠한 관계도 없다.

실제 역사에서는 소련 전차의 위상은 거의 바닥을 기고 있었지만 게임안에서는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실제 역사속에서는 소련 전차의 능력치보다 승무원의 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당시 독일 전차의 승무원은 정예 승무원들로 구성되어 훈련이 잘되어 있었던 것에 반해, 소련의 전차 승무원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여 전차 성능과 상관없이 활약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게임상에서는 승무원의 훈련도가 모두 같다보니 실제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실제 독일의 전차는 사정거리가 매우 길었으나, 게임 안에서는 아직까지는 지형 요건상 독일 전차의 사거리를 살리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차차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사장님도 독일 전차 매니아여서 소련 전차는 거의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웃음)



▲ 모두가 사실성에 입각한 것, 소련 전차에 특별한 감정은 없다



최근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 M3lee, amx-40, B-1 등의 전차들은 너무 고증을 철저히 지켜서 난이도를 높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어떻게 생각하는지?

전차를 만들때는 일단 무조건 사실에 근거해서 전차를 설계하긴 하지만 모든 전차에는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그 장점들을 살리면 굉장한 전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승무원의 숙련도를 올리거나 부품을 연구한다면 그런 전차들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m3lee같은 경우는 방어력이 높기도 하고 주포 성능도 좋아 하이스코어 갱신을 자주 하는 전차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월드오브탱크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Welcom to the Family. 진짜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


▲ 진정한 WOT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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