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스타 때 확인했다. 올해 넥슨은 한꺼번에 참 많은 것들을 준비 중이라는 것. '마비노기2', '워페이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 '프로야구2K' 등... 보통 게임사라면 한 작품으로 올해를 넘길 만한 규모의 게임들을 한 장소에서 확 쏟아냈다. 그뿐 아니라 최근엔 일본까지 건너가 '공각기동대 온라인' 소식을 터뜨렸다. 규모가 큰 회사기에 가능했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다. 성공이란 구멍에 하나만 꽂아넣기도 어려운 게 요즘 게임업계 아닌가.

그러던 중, '워페이스'의 파이널 테스트 소식이 들려왔다. 아는 유저들은 알겠지만, 이 게임은 해외 유명 게임사 '크라이텍'이 개발하는 최초의 온라인 게임으로 화제를 모았다. 애당초 그래픽 하나는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 안고 들어가는 회사기에 외모 걱정은 안했다. 청담 뷰티살롱 원장님만큼이나 외모 다듬는데 도가 튼 그들이 플랫폼 다르다고 해서 방심할 리 없으니까.

하지만 '워페이스'는 온라인이다. 콘솔과 온라인의 큰 그림, 그러니까 서비스를 비롯한 운영 방식 사이엔 분명한 선이 있다. 이걸 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까? 글쎄, 확답이 서지 않았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는 크라이텍이 그동안 깎고 문질러 온 결과물을 확인할 좋은 기회. 아울러 넥슨의 멀티태스킹 능력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는 때다. 게임을 설치하고 한 두판쯤 진행했을까. 넥슨에서 전화가 왔다.

"박 기자님, 워페이스 체험기 쓰실 때 연락주세요. 분대 단위 PvE 제대로 느끼려면 어느 정도 팀워크 맞아야 하는데, 이건 저희 GM 팀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옆에서 게임 설명해 줄 분도 구했어요"

잘 됐다. 머리 싸메가며 체험기 쓸 것 없이 이날의 녹취록을 공개한다. '워페이스'의 구조적인 부분은 대화에서, 본문은 '워페이스'에서 느낀 개인적 감정을 담았다. PvE와 PvP로 구분해 놓았으니, 더 관심가는 부분이라면 눈 가늘게 뜨고 자세히 읽어보길 바란다.


▲ 워페이스 체험에 임한 기자와 설명을 담당한 넥슨 사업부의 장현철 대리





1라운드= PvE 쉬움 난이도



장현철 대리(이하 장) : 기자님, 기자님! 방어구 사셔야죠.

박태학 기자(이하 박) : 아 맞다, 아직 안샀어요. 그런데 크라운은 뭐죠? 캐쉬 아이템인가?

: 크라운이라고... 캐쉬 아니에요. 경험치, 경험치라 보면 되요. 날마다 미션이 바뀌는데 거기서 순위 안에 들면 크라운 포인트가 지급되거든요.

: 1등하면 크라운 어느 정도 줘요?

: 1등하면 얼마, 꼴찌하면 얼마 이렇게 정해진 건 아니고요, 미션 난이도에 따라 달라요.

: 이 아래 밴더는 뭐에요? 뽑기같은 건가?

: 한 경기가 끝날 때마다 무기나 방어구, 그외 기능성 아이템이 랜덤 지급되는 시스템이에요. 그거 클릭하시면 어떤 종류가 있는지 세세히 나와요. 아, 그리고 밴더는 등급이 있어요. 당연히 아래로 갈 수록 더 좋은 등급이고요. 음... 어떤 아이템이 선택되는지는 랜덤이에요. 무조건 일반 다 열어야 상위등급 아이템 열리는 게 아니라, 운에 따라 달라요. 전에 보니까 정말 운 좋은 유저는 두번 만에 두번째 등급 아이템 열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다 까는 동안 계속 일반만 나왔어요.

: 아아....네. 어, 준비됐습니다. 게임 시작하면 되죠?

: 네. 첫번째 미션은 가볍게 해 보는 거니까 쉬움 난이도로 세팅했습니다. GM 분들이 잘 하시니까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을 거에요.



장 대리의 설명만큼이나 쉬움 난이도는 쉽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워페이스'만의 재미를 100% 전달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 하지만 이 난이도의 당초 목적이 재미 전달이 아닌, 인터페이스를 숙지하고 게임의 전반적 분위기를 익히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는 그의 설명을 듣자 고개가 끄떡여진다. 그래, 딱 그 정도 난이도로 보는 게 옳다.

'워페이스'의 PvE 모드는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 보이는데서 이런저런 준비 많이 한 듯 하다. PvE 콘텐츠을 플레이어가 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랜덤으로 구성한 것이 그 첫째. 아직 정식 서비스가 아님에도 꽤 많은 분량의 맵을 준비한 게 둘째다. 이게 랜덤으로 매일 바뀌다보니, 제법 신선한 맛이 난다. 그저 게임 시작 버튼을 눌렀을 뿐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게 담겨 있다.

협동 모드의 미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패스'와 '정션'이 그것인데, 패스는 출발점에서 목표점까지 무사히 가는 것이 목적이다. 패스가 전형적인 런앤건 액션을 그렸다면, 정션은 이에 전술과 박력을 더했다. 탱크를 호위한다던가, 거대한 메카닉 보스를 무찌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뉜다. 쉬움 난이도는 패스 2개로만 구성되어 있고, 정션은 노멀 난이도부터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이다. '워페이스'의 맛이 이지 난이도에서는 별로 안 난다고 한 이유가.

▲ 형이 왔는데 다 죽음이지~!



: 어, 으어악?!... 저 죽었어요. 메딕 어딨어, 메딕?

: 메딕... 죽었네요.

: 아네... 네? 저보다 먼저 죽었다고요? GM이요?

: 잠시만요. 저 잠깐 GM 방에 다녀올게요. 이 분들이 너무 대충 했나봐요.



장 대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살아남은 한 GM이 체크포인트에 도달했는지 내 캐릭터가 부활했다. 진정 그들의 실력이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넘어가자. 그들은 GM이다. 분명 방심했을거야.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워페이스'의 그래픽은 초반에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맵 오브젝트 구성과 디테일 면에서는 현존 최고라 부를만 했다. 큼직한 폴리곤 두어개 가져다 붙인 성냥갑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며 총싸움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은폐엄폐 하고 싶도록 디자인이다. 저 거친 벽에 내 등을 착 붙이고, 적군과 1초를 다투는 남자의 승부를 펼치고 싶다면, '워페이스'는 꽤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아, 여기에 하나 더 칭찬할 부분은 최적화다. 크라이 엔진은 불친절하고 무겁다고 악평이 자자하지만, 크라이텍이 직접 만들면 다르다는 게 '워페이스'로 드러났다. '당신들이 못 만드는거야!'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그래픽. 여기에 안티 올리고 셰이더 치덕치덕 붙여도 크게 느려지는 모습은 없었다. 어쨌든 그래픽은 분명한 장점이니 대놓고 칭찬해 주겠다.

▲ 그래픽은 인정!





2라운드= PvE 보통 난이도


한 번 죽긴 했지만, 예상대로 무난했다. GM들은 적이 보이는 족족 즈려밟으며 길을 텄다. 기자도 FPS를 못하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클래스는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난이도를 한 층 올렸다. '워페이스' PvE의 진짜는 여기부터다. 중간 난이도에선 프로모션 영상에서 봤던 거대 메카닉과의 전투를 내 손으로 구현할 수 있다. 기대감 한껏 품은 내 눈망울을 눈치챘는지, 옆에서 지켜보던 장 대리의 목소리도 한 템포 빨라졌다.



: 지금은 아직 구현 안됐는데 개발 중인 맵이 있어요. 산 속에서 싸우는 맵인데... 제가 이 게임 담당이라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 놀랐어요. 그 맵 보고.

: 왜요?

: 산 속에서 총을 쏘는데, 그게 메아리가 들리더라고요. 탕! 탕탕탕 하고.. 총성이 일정 주기로 울려오는 거에요. 그런 것까지 표현된 것 보고 놀랐어요. 아, 시작됐네요.

: 네. 보스가 메카닉 맞죠?

: 네. 다음 스테이지 보스죠. '정션'이라고 해요. 참고로 이 정션은 고정이에요. 맵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죠. 쉬움 난이도에서 플레이 한 스테이지들과 지금 시작한 스테이지는 '패스'라고 하는데, 정방향, 역방향으로 진행 방식이 랜덤하게 생성되요. 이 패스랑 정션이 붙어 일일 미션이 완성되는 건데, 이게 또 항상 같은 것끼리 붙는 게 아니라서 실질적으로 유저들이 느끼는 미션 수는 훨씬 많을 거에요.



중간 난이도에 진입하자 달라진 것은 적 AI 뿐만이 아니었다. 쉬움 난이도까지만 해도 기자와 별 다를 바 없는 컨트롤을 보여줬던 GM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드러낸 것. 덕분에 체감 난이도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넥슨만 모르는 비밀.

반 쯤 진행했을까. 첫 번째 패스임에도 이지 난이도에는 없던 헤비거너가 등장했다. 덩치 크고, 머신건이 시뻘게지도록 총알을 쏘아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게이머의 본능이 내게 알려왔다. '이봐! 저 놈과 정면으로 맞붙어서는 승산이 없어. 널 피곤죽으로 만들 뿐이지. 대신 머리를 써 보는게 어때'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누군가의 바짓가랑이 붙잡기를 즐기는 나에게 그런 고차원적 사고는 무리다. 다른 한 쪽 벽에 몸을 숨긴 GM 무리들을 슬쩍 쳐다봤다. 그런데, 갑자기 메딕 GM이 꼬리에 불붙은 야생마같이 헤비거너에게 뛰어가는 게 아닌가.



: 오! 좋아요. 저거 보이세요, 기자님?

: 네... 헤비거너를 사이에 두고 빙빙 돌고 있네요.

: 헤비거너가 느려요. 그래서 저렇게 움직이면 공략하기 쉬워요. 저 보세요. 헤비거너 등짝에 하얀 에너지팩 있잖아요? 저거 쏘세요. 저걸 쏴야 돼!



헤비거너까지 쓰러뜨린 기자에겐 더 두려울 게 없었다. 나야 좀 못하면 어떠한가. GM들이 알아서 잘 처리해 주는데. 그저 '워페이스'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촉각만 곤두세우면 된다.

▲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메딕의 제세동기로 헤비거너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 기자님. 이제 마지막이에요. 보통 난이도 정션 시작합니다.

: GM 분들이 잘하시니까 괜찮아요. 이번 보스가 메카닉이죠? 장 대리님은 메카닉 보스랑 싸워 보셨어요?

: 정확한 이름은 '메크2300'이고요. 음... 저도 싸워 보긴 했는데, 팀 플레이 제대로 안되면 이기기 힘들어요. 워낙 화력이 좋아서... 한 번 해보시면 아실 거에요.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거대한 공장. 지하로 숨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있고 지상에는 군데군데 판자가 배치되어 있다. 한가운데서 위용을 뽐내는 저 메크가 공격을 퍼부으면 숨으라는 듯한 디자인이다. 그래서 숨었다.



: 장난 아니에요. 공격력이. 피가 쭉쭉 달아요. 이거 어떡하지?

: 박기자님, 거기 계속 숨어 계시면 안돼요. 그 엄폐물 로켓 몇 방 맞으면 부서져요.

: 네? 아 네. 진작 말씀해 주시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메크의 집중 포격이 시작됐다. 마치 실력이 가장 부족한 유저를 식별하는 AI라도 장착된 양 모든 총구를 내 엉덩이에 겨누고 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지하 통로까지 뛰어가야 한다.

마침 잘 됐다. 숨어만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메크가 슬쩍 고개를 돌리는 사이 잽싸게 뛰어 지하로 내려갔다. 하지만 공략법이 보이 않는다. 사람 몸에는 총알이 효과 만점이지만, 저 쇳덩이에까지 데미지가 먹힌다는 보장은 없다.



: 저놈 저거 조종석이 있어요. 그걸 로켓으로 쏴야 돼요.

: 로켓이 어디 있어요? 제 총 지금 K2에요.

: 보스 주변에 로켓포 박스가 있어요. 여기서 일정 주기마다 리스폰돼요. 어, 지금 나왔다. 뛰어요. 저거 먹어요, 먹어!

: 먹었어요.

: 쏴요. 보스 머리통, 아니 저 조종석 있죠. 저기다 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종석을 명중시킨다고 해서 '메크2300'에 직접 데미지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종사가 겁에 질렸는지 메크가 잠시 앞으로 고꾸라지는데, 그 정수리 부분에 있는 코어를 집중 사격하면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이 몇 번 반복되자, 결국 '메크2300'은 쓰러지고 말았다.

▲ 1차 타격 지점

▲ 2차 타격 지점도 공격해야 비로소 데미지가 들어간다


자, 점검해보자. '워페이스'의 보스전은 나쁘지 않다. 헤비거너의 멍청한 인공지능은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그것도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희생정신과 담력, 그리고 컨트롤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플레이였다. 그리고 '메크2300'은 패키지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PvE 특유의 긴장감이 제법 잘 우러났다. 난이도 역시 팀플레이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쓰러뜨릴 수 없는 정도로 세팅되어 있다. 혼자서는 가능성 제로. 둘이 잘하면 어렵고, 셋이 잘하면 할 만 하며, 네 명이 잘할 경우 팀이 원하는 드라마틱한 전투가 구현 가능하다. 난이도 세팅 역시 합격.

다만, 이런 재미 요소들이 대체로 팀전에 맞춰져 있다는 것은 접근성에 있어 분명한 장벽이다. 혼자서 할만한 게임 뒤적이다 '오, 워페이스 한 번 해볼까' 하고 접근한 유저라면, 타 게임에 비해 작게 느껴지는 플레이어의 존재감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

▲ '워페이스' 메크2300 미션 플레이 영상 (넥슨 제공)





3라운드= PvE 어려움 난이도



: 어려움 난이도 시작할 겁니다. 기자님. 준비 되셨어요?

: 그럼요. 전 항상 준비됐죠.

: 네. 첫 패스는 지금까지 했던 것과 같아요. 목표지점까지 무사히 살아 가는거죠. 그리고 두 번째 정션은 호위미션이에요.

: 호위요? 뭘 호위하는데요?

: 이번엔 탱크에요. 탱크가 시작 지점에서 느릿느릿 움직여요. 목표지점까지. 그거 터지지 않게 끝까지 모셔다주면 됩니다.



온라인 FPS를 즐겨본 사람들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다. '아바'의 탱크 호위 미션과 기본 틀은 같다. 하지만, 상대가 유저가 아닌 AI라는 것이 차이점. 녀석들은 시작과 동시에 맵 곳곳에서 튀어나와 아군 탱크에 로켓 포를 날리기 시작했다.

GM들과 함께 부지런히 놈들의 파상공세를 저지하고는 있지만, 이놈의 탱크는 너무 느리다. 게다가 하드 난이도는 팀킬까지 된다. 즉, 내가 쏜 총알이 아군의 뒤통수를 향하더라도 예의 바르게 피해가던 그런 총알은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는 것.



: 어렵네요. 유저들이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아요.

: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저희가 이번 파이널테스트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게, 하드 난이도부터는 유저들이 병과 선택부터 신중하더라고요. 전부 돌격, 스나이퍼 하는 게 아니라 팀에 매딕이 없으면 자신이 나서고, 엔지니어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 '팀킬 조심하세요'라고 서로 알려주는 등 그런 모습이 많았어요.



▲ 방어선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저 덩치만 큰 느릿느릿 고철방패인 탱크지만 어쨌든 중반부 지점까지 왔다. 적들이 강력하다지만, 나에겐 더욱 강력한 GM들이 함께 한다. 그런데 뭔가 문제가 생겼다.



: 어, 이거 버그 아니에요? 저 탱크 속에 끼었어요!

: 어, 어...네... 그러네요. 어 이건 말이죠. 아직 저희가 테스트 기간이라...

: 이거 무적이잖아요? 저는 총 쏴지는데 적들이 절 못쏴요! 어 나왔다. 나왔습니다. 영상이었으면 큰일날 뻔 했네요.



최종 난이도의 목표지점은 GM 못지 않은 실력의 AI들이 가득했다. 말 그대로 적들이 쏟아졌다. 나는 일찌감치 누웠고, 전봇대 뒤, 쓰레기통 옆에서 고군분투하던 GM들도 하나, 둘 쓰러지고 말았다.



: 그냥 스페이스 누르세요. 부활하셔야 할 것 같아요. 얼마 안남았으니까.

: 아 코인 써도 되요?

: GM들도 코인 많이 썼어요. 지금까지.

: 아 그래요?




▲ 나쁜 놈이 너무 많다


코인을 사용해 부활한 후 남은 적들을 제거하자 드디어 기다리던 헬기가 등장했다. GM들도 무사히 시연이 마무리된 것에 기뻤는지 하늘을 향해 총을 쏘며 자축하는 모습.

어려움 난이도는 '워페이스'를 바라보느 시각 면에서 이전 난이도와 다르게 접근하는 게 좋다. 쉬움이 슈팅으로의 손맛과 화끈함이 느껴지다면, 중가 난이도는 협동해서 상대를 무찌르는 재미로 했다. 어려움은, 어깨를 맞댄 전우와 함께 총알지옥에서 살아남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즉, 생존 본능을 지독히도 자극한다.

적에게 타격을 준다기보다는 팀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클리어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나 하나가 쓰러진다면 팀 전체가 위기에 빠진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했다. 물론 이 부분은 전체 유저들이 어느정도 게임의 패턴에 숙련된다면 해결될 일이지만, 개발사 역시 난이도가 더욱 높은 모드를 출시하면 결국 동점 아닌가.

이외에도 '워페이스'는 다양한 협동모드가 준비됐다. 현장에서 플레이한 것은 극히 일부일 뿐, 헬기격추 미션, 아군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존하는 게 목적인 서바이벌 미션 등이 유저들의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정식 서비스 때는 더욱 많은 미션이 업데이트 예정이라니 한 번 기대해봄직 하다.





마지막 라운드= PvP


PvE 콘텐츠에 더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 말이 곧 '워페이스'의 PvP가 별로란 뜻은 아니다. 예전 테스트 때 접한 워페이스의 PvP 콘텐츠 수준은 중간 이상은 됐다. 오늘은 평소 몰랐던 내용도 알려줄 만한 정 대리가 함께하니 무언가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선택한 맵은 'FARM'으로 유럽의 시골 풍 배경이 특징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경 역시 낮에서 밤으로 바뀐다는 장 대리의 이야기에 흥미가 당겨 입장 버튼을 눌렀다.

▲ FARM 맵의 전체 조감도



: 낮에는 '워페이스' 세력이 유리하고, 밤에는 '블랙우드'가 유리해요. 전투복 색깔이 자연스럽게 위장색으로 작용하니까요. 그 외에도 맵 전반적으로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여기서 엎드려 있으면 그거 자체로도 엄폐가 되요. 전략적으로 이용하셔야 이길 수 있어요.

: 슬라이딩으로 이동하는 게 좋겠네요.



PvE에서는 주로 보스 공략에 사용되던 슬라이딩이지만 PvP에서는 그 중요도 수준이 다르다. 말 그대로 반드시 익숙해져야만 생존 가능하다. 특히 상대와의 거리를 급격히 줄일 때 주로 사용되는데, 덕분에 워페이스의 교전거리는 타 온라인 FPS에 비해 상당히 짧은 편이다.

현재의 '워페이스'를 보면 '메딕' 병과가 대체로 강한 모습인데, 이 역시 슬라이딩으로 빠르게 거리를 좁히는 게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기본 무기로 샷건을 들고나오는데다 자가치료까지 가능하니 타 병과에서는 불만이 생길법 하다.

하지만 장 대리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직 초기라 총기 밸런스가 완전히 잡히지 않았고, 밴더로 풀리는 고급 총기들을 사용하게 된다면, 이러한 의견은 자연히 사라진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 또한, 의외로 유저들의 병과 선택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슬라이딩과 함께 PvP에서 중요한 요소는 '협동 오르기'다.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고, 두 명이 함께해야 이동할 수 있는 장소가 맵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는데, 이 고지들이 알짜배기다. 특히 주요 전투지점에서 동떨어진 곳에 적 스나이퍼가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많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워페이스'의 수류탄은 타 FPS와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수류탄 날아가는 포물선이 상당히 낮게 세팅되어 있다. 지붕을 스칠듯 말 듯하게 던지면, 바로 자신의 사타구니에 박히는 수류탄 파편을 볼 수 있으니 주의. 또한, 수류탄을 꺼낸 상태로 오랫동안 마우스를 쥐고 있으면 그대로 폭사당한다. 정 대리의 말에 따르면, 안전핀을 제거하고 3초 정도 후에 터지도록 세팅되어 있다고. 뭐, 다르게 생각하면 독특한 전략도 구상해볼 수 있겠다. 적의 포위망에 갇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다면, 과감히 수류탄 뽑아 들고 적들을 향해 슬라이딩을 한다던가.

총평하자면, '워페이스'의 PvP는 일반적인 FPS에 비해 한 층 빠른 속도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에는 '슬라이딩'이 큰 몫을 한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병과 밸런스지만, 아직 정식 서비스가 아니기에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잘 만들어진 FPS임에는 틀림없으니 '마우스는 총을 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라 생각하는 유저라면 한 번 도전해보길 권한다.

▲ '워페이스' PvP 플레이 영상 (넥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