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첫 날이지만 작년보다 올해 GDC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모바일과 F2P 게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아예 F2P 게임은 작년에는 없던 별도의 서밋이 새로 생겼을 정도다.

해외매체 포켓게이머는 '캔디 크러쉬 사가'의 포스트포템 강연장에 놀라울 정도로 길게 늘어선 줄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며 경이로움을 표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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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GDC에서 F2P 게임에 대한 핫이슈를 첫 번째로 만든 강연은 따로 있다. '트리플 타운'과 '더 렐름 오브 매드 갓'이라는 게임으로 유명한 개발사, 스프라이폭스(Spryfox)의 CEO, COO, 디렉터가 총출동한 '독창적인 F2P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강연이다.

과연 스프라이폭스는 전 세계 게임계에서 날이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는 'F2P 게임'에 대해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었을까?

▲ 스프라이폭스의 '더 렐름 오브 매드 갓(The realm of the mad god)


"신속하게 재미 요소를 찾아라. 우리가 성공을 거든 게임을 돌아보면 재미를 찾는 과정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몇 주, 한 달 내지는 길어야 두 달이었다"

스프라이폭스의 CEO, 데이비드 에버리는 실패한 게임을 만들었을 때를 회상하며 자체적으로 마감 기한을 정해야 옳았지만, 핵심 메카닉에만 빠져 그런 기회를 놓쳤었다며 개발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준다고 전했다.

하지만 속도에만 열을 올린다고 가장 중요한 재미 요소를 놓쳐서는 안 된다. COO 대니엘 쿡은 "우리가 만드는 게임은 '서비스'와 마찬가지다. 수년 동안 지속해야 하므로 매주, 결국에는 몇 년간 플레이어들을 잡아 둘 어떤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확실한 재미를 찾을 때까지 프로토타입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서히 진화하는 게임으로서의 재미 요소를 측정해야 한다. 재미라는 것은 쉽게 깨지고 쉽게 망가지기 쉽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스프라이폭스는 앞서 언급한 신속한 프로토타이핑을 위해서 기술과 도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높은 비용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최고 등급의 기술을 사용하라는 말은 아니다. 스프라이폭스가 유니티 엔진과 플래시 기반 게임을 만드는 것도 기술과 도구를 사용하는 목적이 새로운 게임플레이와 그에 기인한 재미 요소를 재빠르게 반복 생산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재미 요소가 검증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F2P 게임을 만들 차례. 데니엘 쿡은 자사의 대표 게임 '트리플 타운'을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 스프라이폭스의 대표작 '트리플 타운(Triple Town)'


"트리플 타운과 유사한 방식으로 게임 개발을 했을 때 뒤따르는 위험 중 하나가 사람들이 정말 깊고 재밌게 수백 시간을 플레이했음에도 전혀 수익을 발생 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트리플 타운이 엄청난 수익을 냈을 거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데니엘 쿡은 트리플 타운을 개발하면서 수익 창출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으나, 사람들은 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 나아가 그들은 게임을 이용하면서 시간이 흐를 수록 더 큰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출시 이후에 그 부분을 깨닫고 플레이어들이 구입하고 싶은 아이템들 급히 추가하려 했지만, 개발 초기부터 유료화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으며 게임 디자인 자체도 이미 빡빡하고 아이템을 붙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결국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스프라이폭스가 트리플 타운으로 얻은 가장 큰 경험은 사람들이 유료아이템을 구입하는 이유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을 뽐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즉, 멀티플레이 게임은 남들에게 뽐낼 수 있는 아이템을 유료화 하는 것이 핵심 열쇠라는 것.

"우리는 더이상 싱글플레이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유료화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트리플 타운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얕다 (Triple Town is Shallow)."

멀티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스프라이폭스 개발진은 강연에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최대한 일찍 출시하라고 충고했다. 스프라이폭스가 F2P 게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경쟁자들이 미쳐 따라오기 전에 6~12개월 만에 출시해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아트', 흔히 말하는 그래픽은 최대한 늦게 개발 과정에 포함하라는 조언도 했다. '아트'는 마치 설탕과도 같아서 달콤해 보이지만 신속하게 프로토타이핑 하는 단계에서 아트에 감정을 실어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전체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망가뜨리게 된다는 설명. 애초부터 그 형태 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은 나중에 아트가 입혀지면 더 재밌게 되기 때문에 괜히 미리 신경 쓰다 게임의 본질을 놓치지 말라는 것.




스프라이폭스는 F2P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고객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하는지'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인상적인 의견도 전했다. 커뮤니티에서 제안된 해결 방법은 항상은 아니지만 옳을 때가 반드시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스프라이폭스의 강연은 F2P 게임의 인기를 증명하듯 많은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 냈지만, '싱글 플레이 게임은 허망한 프로젝트고 멀티플레이 게임을 만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주관적 의견만 전달하게 아니냐'는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스프라이폭스는 자사의 미공개 신작 스크린샷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