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여럿이 모여 함께 사냥하고 채팅하면서 플레이하는 MMORPG는 PC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대표격이지만, 아직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생소하다 싶은 장르입니다. 지금껏 보아온 모바일게임들은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심플한 방식의 게임들이 주로 많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생각해보면 PC온라인 초기부터 MMORPG가 큰 인기를 끈 것은 아닙니다. 초반에는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였지만, 점점 게이머들의 눈이 높아지고 그 수준에 맞춘 콘텐츠가 계속 발전되며 지금과 같은 MMORPG 전성시대를 맞은 겁니다.

모바일게임 계도 비슷할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간단한 캐주얼게임이 대세이지만, 점점 게임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면서 모바일로 즐기는 MMORPG의 입지가 서서히 커질거라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의 특출난 네트워크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리만 잘 잡힌다면 PC온라인 MMORPG를 능가하지 않을까 기대도 해봅니다.

지금 소개해드릴 '이루나 전기' 는 모바일 3D MMORPG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50만 명이 넘는 유저들이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하는 인기 게임으로, 곧 국내 정식 출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MMORPG의 정석을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한 '이루나 전기' 는 어떤 게임인지 국내 출시 전에 미리 만나보도록 합시다.



MMORPG에 교과서가 있다면, '이루나 전기' 는 그 기본적인 내용을 모두 응용한 형태입니다. 직업의 다양성과 그것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직 시스템, 길드, 파티 및 레이드,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 MMORPG의 필수 조건이 죄다 들어가 있는 겁니다. 다만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을 뿐이지요.

특히 '이루나 전기' 의 개발사인 아소비모 는 콘솔, 모바일, PC 등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온라인게임만 개발하는 뚝심이 있는 기업으로, 이미 일본 내에서는 온라인게임분야에서는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만큼 각 플랫폼에 맞는 인터페이스 및 게임 콘텐츠에 대해 잘 알고 있지요. '이루나 전기' 를 찬찬히 뜯어보면 모바일에 맞는 MMORPG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꽤 엿보입니다.





- 그래픽

솔직히 말해서, '이루나 전기' 가 모바일3D MMORPG라는 말을 듣고 걱정이 앞섰습니다. 단순한 캐주얼게임의 경우 그래픽이라는 요소가 아주 중요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자신의 아바타를 조종하며 그 세계에 살아야하는 RPG의 경우 그래픽 역시 눈에 차야 되거든요.

아직 PC온라인게임에는 비할 데가 아니지만, '이루나 전기' 의 전반적인 그래픽은 합격 평균점입니다. 아주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에 거슬리는 저퀄리티 그래픽은 아닙니다. 오히려 모바일 환경에서 3D 그래픽인데다가 MMORPG의 특성상 다양한 동작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제약을 감안한다면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흡사 초기 PC MMORPG의 그래픽과 같은 느낌이 가득합니다. 귀여우면서도 나름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그래픽으로, 매끄럽지 않은 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캐릭터의 코스튬 및 움직임을 다양하게 구현해놓았으며 배경이 되는 '이루나' 세계 역시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놓았습니다.






- 인터페이스

모바일로 넘어온 만큼 다소 간소화 된 인터페이스는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겠지만, 이정도면 꽤 인터페이스를 신경써서 배치했다고 생각합니다. PC와 다르게, 게임 내 UI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일명 애드온 기능이 없는 모바일 기기안에서는 다양한 스킬 및 아이템을 사용하기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보통 모바일 RPG의 경우, 수많은 스킬 및 아이템 중 단 몇가지만 선택해서 슬롯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잔뜩 듭니다.

모바일 RPG에서 간소화된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스킬 및 아이템 사용을 동시에 구현하기는 참 힘듭니다. '이루나 전기' 는 그 과제를 잘 풀었다고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킬 및 아이템 슬롯을 슬라이드해서 슬롯 목록의 끝까지 당겨 볼 수 있는 기능은 조금은 번거롭지만, 게임 내 전투를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슬롯을 자유자재로 당기고 숨기는 기능은 좁디 좁은 모바일기기 화면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게끔 하지요.

커뮤니케이션 기능 역시 세분화되어 있고, 채팅만을 위한 인터페이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러 유저가 어울려 소통하는 MMO의 경우, 일반채팅, 파티채팅, 길드채팅, 전체채팅 등 각 상황에 맞는 채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루나 전기' 역시 이런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말이 필요없는 간단한 소통의 경우 쓸 수 있는 이모션 기능도 있으니 타 유저와의 대화는 문제 없을 겁니다.






- 육성

RPG를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내 아바타의 성장이 아닐까요? 다양한 직업군 중 하나를 골라 키우며 서서히 고수로 성장시키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루나 전기' 에서는 나의 아바타를 키울 수 있는 콘텐츠들이 가득합니다.

일단, MMORPG가 으레 그렇듯이 개별 전투 및 파티 전투를 통해서 레벨업을 하며 캐릭터의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레벨업 할때마다 입맛에 맞는 능력치(INT, STR, DEF 등등)을 하나씩 찍어가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 수 있...지만 직업에 따라 찍어야 하는 능력치는 보통 정해져 있으니 근접 법사나 아이스볼트 쓰는 검투사가 될 생각 없다면 신중히 결정합시다.

플레이방식이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직업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초반에는 근접 공격 캐릭터와 마법 공격 캐릭터밖에 없지만, 전직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으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봉사정신이 뛰어나고 다른 유저들의 전투에 도움을 주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면 힐러 전직트리를 타면 되는 거지요.

퀘스트 역시 빠질 수 없습니다. 튜토리얼부터 시작해 서서히 진행되어가는 스토리, 그리고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퀘스트를 하나 둘 수행하다보면 어느새 '이루나' 세계의 고수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메인 퀘스트는 물론, 미션 퀘스트라는 특별한 퀘스트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바일치고도 꽤 방대한 퀘스트 볼륨은 목적의식을 갖게 해 반복 사냥도 덜 지루하게 할 수 있으며 좀 더 성장을 수월하게 해줍니다.


- 커뮤니케이션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가 세세하게 잘 마련되어 있어서 타 유저간의 대화도 별 어려움 없이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키보드다보니 오타는 감내해야겠지요. 이루나 전기에 마련되 어 있는 전투, 일상, 거래 등 각 상황에 맞는 텍스트 출력 및 입력 기능은 유저간의 의사소통에 혼선을 주지 않고 깔끔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MMORPG답게 파티 사냥은 물론, 길드 시스템도 있습니다. 최대 4명의 유저들이 파티를 구성해 강한 적을 공략해나갈 수 있습니다. 모바일 답지 않은 대규모 길드도 만들 수 있어, 최대 100명까지 가입해 많은 길드원이 동시에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요. 유저간의 거래도 가능해 필요없는 아이템을 상대방에게 주고, 필요한 아이템을 받으며 끈끈한 우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루나 전기' 는 전반적으로 정말 MMORPG의 기본이 융합된 형태입니다. MMORPG의 특성상 좀 오래 플레이해보면 또 그만의 특별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현재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해보면 초기 PC온라인 MMO의 모습을 계승하는 듯 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이루나전기'는 MMORPG를 가볍게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게임입니다. 또한, 앞으로 무수히 쏟아져나올 MMORPG의 기초를 대략적으로 잡아 줄 수 있을 게임이기도 합니다. 곧 국내에 서비스 될 이루나 전기를 플레이하며 앞으로의 모바일 MMORPG를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