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은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

크라이텍 체밧 옐리 대표의 말이다. 한국시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그는 분명 확실히 충격을 받았다. 콘솔과 PC게임 시장 위주의 생태계에서 게임을 개발했던 체밧 옐리 대표는 한국시장, 특히 PC방 문화를 눈으로 확인한 뒤 앞으로 게임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자사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PC온라인게임 '워페이스'를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더디게 변화는 해외게임시장과 달리 한국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했고 트랜드에 민감했다. 게이머들은 버그나 시스템 등 사소한 문제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피드백도 확실하고 빨랐다. PC온라인게임으로 체질을 전환한다면 가장 먼저 개척해야 할 시장으로 체밧옐리 대표는 한국을 생각한 것이다.

그의 생각이 통했던 것일까. 한국시장에 선보이기 전 테스트삼아 진행했던 러시아에서는 먼저 성과가 나왔다. 한국 시장에서 테스트하면서 받았던 피드백과 노하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러시아 시장의 성공은 한국 시장 성공에 대한 믿음을 가져다주었다. FPS게임의 명가 크라이텍에서 최초로 개발한 PC온라인게임 '워페이스'의 한국시장 도전과 목표는 무엇일까? 인벤은 '워페이스'의 한국 시장 가능성을 묻기 위해 넥슨 본사를 찾았다. 넥슨 워페이스팀 정찬선 팀장과 인터뷰는 오픈베타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진행되었다.



▣ 23일 오픈베타 : 워페이스 준비 완료!

23일이 대망의 오픈베타 시작이다. 출시 타이밍은 어떻게 보는가?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이 방학 특수를 노리고 시작하는데 워페이스는 좀 달리 생각했다. 우리한테 중요한 것은 동접 수치가 아니라 게임에 대한 유저 만족도다. 어찌 보면 게임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타이밍인데 우리는 덕분에 동접 거품도 거둬내고 지금부터 착실하게 서비스한다면 점점 유저가 상승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오히려 이런 시점에서 오픈해서 성공하면 시장에서 더 인정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페이스의 게임성을 살펴보면 PVE콘텐츠가 PVP 못지않게 강화되어 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PVE를 강조한 게임들이 좀처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도 그 부분은 우려했었다. 하지만 워페이스의 PVE는 구조 자체가 기존 FPS의 PVE모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재 PVE를 지향하고 나온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 AI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워페이스는 아무래도 콘솔게임을 만들던 개발사(크라이텍)다 보니 그 부분에 절대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PVE에 대한 재미를 검증했고 또 유저들의 호응도 굉장히 좋다. 현재 공식홈페이지에 PVP와 PVE에 대한 선호도를 물었더니 75% 정도가 PVE를 먼저했다고 나오더라. 이것만 봐도 워페이스의 PVE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콘솔 개발을 했던 개발사들은 온라인의 특성을 이해 못 하고 게임을 개발한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워페이스도 초반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 외형적으로 보면 콘솔 FPS와 온라인 FPS는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콘솔에서 통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온라인을 개발하면 큰 벽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콘솔은 멀티플레이가 P2P 방식이 일반적인데 온라인에서 이렇게 적용하면 보안성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워페이스도 현재 서버 클라이언트 방식으로 개발되었고 테스트 초기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지만 파이널 테스트에서 완전히 고쳐져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또한, 러시아 서비스를 먼저 진행하면서 자잘한 문제는 이미 다 겪었기 때문에 한국 서비스는 크게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이텍 대표가 한국 시장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애초에 워페이스가 한국시장을 타켓으로 하고 개발된 게임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내 시장이 아무래도 버그나 완성도 부분에서는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이 시장을 먼저 공략해야 해외시장에서 성공한다고 판단을 한 듯 하다. 그래서 크라이텍에서 한국 시장에서 해주는 리포팅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이고 개발은 내부 일정표 대로 진행하지만 국내에서 이슈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반영해 주려고 노력한다.

▲러시아에서 누적 이용자 500만명을 돌파한 '워페이스'


국내 유저 피드백을 통해 게임이 수정된 대표적인 사례가 있나?

K2 소총이 업데이트되었는데 고증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국내 유저들이 힌지가 실제 총과 다르다고 지적했고 의견을 모아서 전달했더니 곧바로 다음 버전에는 고쳐서 나오더라.

워페이스가 온라인게임 중 고퀄리티 그래픽을 자랑하긴 하지만 크라이텍 게임치고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 말을 많이 듣긴 들었다(웃음). 그 점은 사실 크라이텍에서 더 아쉬움을 보여줬다. 자기네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더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아무래도 유저 평균사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

물론 그부분은 서비스사인 우리들이 더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역시 자사의 엔진으로 개발하는 회사다 보니 최적화 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잘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워페이스 클라이언트 용량이 2기가가 조금 넘는다. 이 정도 그래픽으로 이 정도 최적화를 낼 수 있는 게임은 아마 국내에는 없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런칭된 FPS 게임 중 PVE를 신경 쓴 게임도 많았지만, 콘텐츠 수급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워페이스의 PVE는 지역별로 세팅이 되어 있는데 오픈때는 발칸반도, 중독지역 등 80개 조합의 맵이 나온다. 또, 반기별로 계속 업데이트 계획을 잡고 있는데 여름에 서비스되면 브라질 배경의 남미지역이 나오고 겨울이 되면 아시아 지역이 업데이트될 예정이기 때문에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걱정은 우선 없다.

특히 워페이스는 PVE와 PVP의 순환 고리가 잘 만들어져 있다. 하루에 정해 놓은 3가지 모드를 클리어하고 순위 안에 들게 되면 별도의 크라운포인트로 스페셜무기를 구매할 수 있는데 이 무기를 PVE나 PVP에 사용할 수 있어 PVE만 즐기던 유저들도 PVP에 소외감없이 빠져들 수 있게 설계를 잘했다.

PVE와 PVP의 유저 선호도는?

마지막 테스트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신기하게도 PVE와 PVP가 상당히 유사한 비율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밸런스 조율이 잘되었다는 것인데 워페이스는 게임에 대한 기획 자체가 FPS를 어려워하는 유저들을 어떻게 적응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PVE모드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또 실력도 쌓은 상태에서 PVP에 도전을 하는식의 설계가 되었다.

▲완성도 높게 개발된 PVE 모드


요즘 뜨고 있는 '푸른거탑' 배우들을 홍보 모델로 채용했다. 진지한 게임성의 '워페이스'에서 다소 코믹한 배우들을 고용한 게 의외였다.

여러 가지 홍보 영상이 나왔는데 재밌게 봐주셨는지 모르겠다. 워페이스가 정통 밀리터리 FPS를 추구하고 있는데 브랜드 이미지가 아무래도 다른 게임에 비해 약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픈 초기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아무래도 인지도가 있는 푸른거탑 배우들을 모델로 채용한 것이다. 다행히 배우들도 모두 협조적이었고 열심히 촬영해줘서 제작물들이 잘 나온 것 같다.

워페이스에도 정통 밀리터리 외에 다른 모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 예를 들어 좀비모드나?

모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일단 기본적인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에 우회적인 흥행 방법을 선택했다고 본다. 워페이스는 정통 밀리터리 시장에서 계속 경쟁하면서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아직 워페이스 세계관에 반하는 모드를 만들 생각은 없다.

테스트 당시 '메딕'의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너무 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내용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데 PVE는 우선 병과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편이다. PVP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데이터를 보면 병과별 선호도는 모두 25%씩 나눠 먹고 있어 아주 이상적으로 잘 잡혀 있다.

물론 고수로 갈수록 전문병과를 쓰면서 조금씩 조정되지만 아직까진 잘 잡혀 있다. 문제는 메딕 플레이어의 성향인데 고수들이 근접전에 능한데 아무래도 샷건을 들고 있다보니 메딕이 세 보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밸런스 부분은 어차피 끝까지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꾸준히 맞춰나갈 예정이다.

e스포츠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e스포츠는 그 시장 자체가 FPS에서 나왔다고 알고 있는데 이 시장도 우리가 가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당장 시작하기보다는 워페이스가 PVE에 콘텐츠를 비중있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먼저 유저들이 PVE콘텐츠에 익숙해지고 본격적으로 PVP에 참여할 때 e스포츠 진출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이다.



▣ 상용화 모델: 깜짝 놀랄만한 정책 곧 보여줄 것

▲러시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랜덤 무기 상자 'WarBOX'

상용화 시기가 언제 될지 궁금하다. 특히 부분유료화를 하게 될 경우 밸런스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FPS시장이 축소되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좀비모드와 맞물려 밸런스 붕괴 아이템이 나오거나 총에 인형이 달린다든지(웃음)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 '워페이스'는 기존 부분유료화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 쪽에서는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들을 많이 팔고 있어 워페이스 유저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되면 망하는 걸 우리도 명확히 알고 있다(웃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고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워페이스는 테스트 초기부터 '착한 유료화'에 대해 자주 언급했었다. 어떤 의미인가?

기존과 동일하게 부분유료화로 가진 않을 것이다. 과거에는 사업자가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가격을 매겨 진행했었고 이 과정에서 모든 유저가 구매할 수 없는 아이템들이 나와 유저 반발이 심했다고 생각한다.

워페이스를 맡으면서 생각했던 부분은 유저들이 원하는 흐름대로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시장에서 워페이스가 자리잡고 성공하고 장기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 부분은 따라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밸런스를 망가트리는 총기나, 과도한 캐시아이템 유료는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 당분간 초반에는 서비스 지향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FPS은 사실 캐시아이템을 만들기 적당한 게임이 아니다. 총기를 캐시아이템으로 만들지 않으면 부분유료화가 마땅하지 않을 것 같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고 역량이라 보고 있다. 현재 정책을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지만 기준과 장치를 이미 잡혀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약간 공개하자면 현재 다른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캐시용 기간제 총기나 아이템은 워페이스에 없다.

상당히 파격적인 방향을 선택한 것 같은데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 입장과 마찰은 없었나?

일단 워페이스가 시장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부분을 어필했고 설득했다. 그 부분에서 위에서도 흔쾌히 동의를 했고 모두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해야 이후를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방향은 이렇게 유저를 모으고 케어하면서 장기적으로 가고 매출 부분은 PC방 등 2차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향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